백마고지 전적지~대마리~259m봉~334.3m삼각점봉~갈마동고개
백마고지는 강원도 철원군 묘장면 산명리에 위치한 해발395m의 야트막한 야산이다.
6.25전쟁 이전에는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던 무명고지에 불과했으나 전선이 고착되면서
부터 철의 삼각지 좌견부를 감제하는 중요 지형지물로 유명해진 곳이다.명칭의 유래는
전쟁 중 포격에 의해 수목이 다 쓰러져 버리고 난 후의 형상이 마치 누워있는 백마처럼
보였기 때문에 백마고지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설과,당시 참전했던 어느 연대의 부연대장
이 외신기자의 질문에 '화이트 호스 힐(Whlte horse hill)' 이라고 대답하여 비롯되었다는
설 등이 있으나,일반적으로 격전을 치루고 난 후 처절한 산의 형상이 백마의 와상(臥象)과
같다하여 불리게 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안내글 참조).
이 작은 고지를 차지하기 위하여 국군 제9보병사단과 중공군 제38군 3개 사단이 벌인 투쟁
은 피아를 합쳐 물경 13000여 명(아군3400명,중공군 1만여 명)의 사상자를 내고서야 비로소
국군의 승리로 백마고지를 차지하게 된다.그러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전적지의 상징인
백마의 석조 와상(臥象)의 조형물이 백마고지역 앞 작으마한 광장 한복판에서 산객을 기다
린다. 사위를 뒤덮고 있는 희뿌연 안개는 더욱 짙어지면서 는개를 흩뿌려댄다.다소 답답한
안개 속에 흩뿌려대는 는개라면 차라리 자욱한 시야가 사라진 비내리는 상황이 더 낫지싶다.
소요산역에서,소요산역과 백마고지역 사이를 잇는 대체셔틀버스의 도움으로 백마고지역
으로, 백마고지역에서 연천군 대광리 방면과 월정리 쪽 사이를 잇는 3번 국도 변의 평화
누리길로 내처 발걸음을 옮긴다.3번 국도 변 인도로 나 있는 평화누리길은 데크로 마감이
되어 있다.우측 저만치 희뿌연 안개 속으로 소이산의 실루엣이 눈에 들어온다.지난 번,
보개지맥 첫 번째 구간 때 이미 한 번 거쳤던 곳이기에 오늘은 그냥 건너 뛰기로 의견일치를
본 터이다.3번 국도의 평화누리길은 머지않아 사거리에 이르게 된다.
맞은 쪽으로 곧장 이어지는 3번 국도에는 군부대의 초소가 3번 국도를 오고가는 차량들과
민간인들을 검문하고 있다.이 사거리에서 우측 방면으로 뻗은 도로는 신철원(동송) 쪽으로
연결이 되는 87번 국도이고,그 반대 방향인 좌측으로 나 있는 463번 지방도로는 대마리와
백마고지 방면이다.좌측으로 나 있는 463번 지방도로의 어귀 한켠에는 '大馬里 백마고지'
라고 깊숙하게 새겨진 큼지막한 빗돌이 우뚝하게 세워져 있다. 그리고 차도를 가로질러
현수막까지 걸려 있는데,철원읍 주민일동 명의의 'DMZ투어 철원읍 방문을 환영합니다'
라고 써 있는 현수막이다.
463번 지방도로는 머지않아 삼거리를 내놓는다.우측으로 꼬리를 잇는도로가 백마고지
전적지와 대마리로 향하는 길이다.어귀에는 '백마고지 0.5km'라고 화살표시까지 곁들인
장방형의 갈색 입간판이 산객을 안내한다.삼거리에서 우측의 길로 접어들면 바로 '두루미
평화마을'이라는 이름의 대마리 안내지도가 담겨 있는 입간판과 마을의 생성배경,입주
시기 그리고 입주동기 등의 유래가 빼곡하게 적혀 있는 입간판도 함께 세워져 있다.그곳
을 지나면 삼거리가 기다린다.우측은 백마고지 전적비가 있는 추모공원 쪽이고, 좌측은
두루미 평화마을 대마리 부락 방향이다.
우측의 도로로 발걸음을 옮긴다.한국농어촌공사 대마양수장을 지나고, 흐르는 물이 거의
말라붙은 행색의 개천에 걸쳐 있는 다리를 건너가면 백마고지 전적비가 자리하고 있는
전적지 추모공원의 널찍한 주차장이고,우측 산기슭에는 휴게소와 안내소가 있고 널찍한
공터 한복판에는 앞발을 모두 치켜 세우고 포효하는 듯한 백마의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전적비로 향하는 길 양측으로는 무수한 태극기가 게양이 되어 있으며, 태극기 사잇길이
다하면 '백마고지 위령비'라고 새겨진 빗돌과 완만한 오르막 길은 한 쌍의 대리석 조형물
앞으로 방문객을 안내한다.
백마고지 전투 사상자의 이름이 빠짐없이 새겨져 있는 검은 색의 사상자 빗돌이 세워져
있고,그 곁을 지나면 바로 대리석으로 빚은 백마고지 위령비가 우뚝하다.위령비 곁을
지나면 '常勝閣(상승각)'이라고 써 있는 편액이 걸려 있는 종각으로 발걸음은 이어진다.
종각 뒤편에서는 백마고지 쪽으로 시야가 터져 있는데, 희뿌연 안개로 인하여 그나마의
조망은 기대할 수가 없다.기실, 상승각에서 북쪽으로 1.5km쯤 발걸음을 하면 백마고지
조망대가 있는데 그쪽으로의 통로는 철문이 굳게 잠겨 있다.군사시설 보호구역이기 때문
이다.여기에서 발걸음을 되돌릴 수밖에 없다.그런 뒤에서야 백마고지 전적지를 뒤로한다.
백마고지 전적 추모공원을 벗어나면 곧바로 만나게 되는 삼거리에서 우측의 도로를
따르면 대마리 두루미 평화마을 공원이다.공원을 뒤로하면 대마리 마을인데, 마을 한복판
을 가로지르는 왕복2차선의 도로를 따르면 묘장초교 앞을 지나고 도로 한켠에 우뚝한
'開拓地(개척지)'라고 새겨진 빗돌의 곁을 지나게 된다.이러구러 마을을 얼추 지나고 나면
맞은 편으로 흑록의 야트막한 멧덩이가 산객을 부른다.그 앞 쪽 삼거리에서 좌측의 임도로
접어들면 본격적인 산길이 기다린다.
꺽다리 잣나무 숲의 오르막은 다갈색의 솔가리로 푹신하다.바람 한 점 불어오지 않는
숲은 눅눅하고 축축한 습기로 가득하고 기온까지 높아 초장부터 팥죽땀을 내놓으라
다그친다.주능선을 올려치면 지맥은 우측 3시 방향으로 꼬리를 잇는다.다소 밋밋한
산길은 군부대의 참호와 교통호 등으로 얼룩져 있는 등성이다.그러한 행색의 산길은
넙데데한 멧부리로 산객을 안내하는 데,이 봉우리가 해발259m봉이다.사실상의 왕재지맥
의 분기점인 셈이다.정수리 한복판에는 삼각점이 자리하고 있는데 군사용으로 심어놓은
삼각점으로 여겨진다.
이 해발259m봉에서 지맥의 산길은 2,3십미터쯤 발걸음을 되돌려 259m봉에서 북서 방향
으로 꼬리를 잇는다.축축한 물기의 가랑잎이 수북한,다소 잡목들로 희미한 산길을 거치고
한 차례 둥긋한 멧부리를 올려치면 지맥의 산길은 좌측 9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꼬리를 잇는다.군부대의 참호로 여겨지는 구덩이의 멧부리를 뒤로하면 곧바로 지맥을
가로지르는 임도로 지맥의 산길은 꼬리를 드리운다.대마리 봉양동 부락과 모호동 부락
방면 사이를 잇는 산간 임도이다.지맥의 산길은 이 임도 고갯마루를 곧장 가로지르며
산객을 안내한다.
해발259m봉의 삼각점
교통호가 구불거리며 나 있는 멧부리를 넘어서면 다시 지맥을 가로지르는 수렛길이
기다리는데 수렛길은 수북한 잡풀이 무성하다.고갯마루 우측 저만치 초록색의 비닐을
씌운 낡은 간이 건물이 눈에 띈다.그러한 행색의 임도를 뒤로하면 봉긋한 해발378m봉
이고,이 봉우리 한복판에도 참호로 여겨지는 구덩이가 차지하고 있다.자우룩한 운무로
산길 이외에는 눈길을 돌려봤자 보이는 것은 희뿌옇게 드리운 모습뿐이다.답답하게
드리운 운무처럼 산객의 호흡도 거칠어져만가고 팥죽땀은 그에 호응이라도 하는 것처럼
거침이 없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오르막을 올려치면 싸리나무를 비롯한 어린 수목들의 넙데데한
해발334.3m의 멧부리에 이르는 데,정수리 한복판에는 2004년에 재설된 삼각점(철원306)
이 번듯하다.334.3m의 삼각점봉을 뒤로하고 잡풀이 무성한 임도의 우측 가파른 오르막을
짓쳐 올려치면 해발372m봉인데, 이 봉우리 한복판에도 삼각점이 의젓하게 자리하고 있는
삼각점봉이다.해발372m의 삼각점봉을 뒤로하면 산길은 다시 널찍한 임도이고 임도에는
잡풀이 무성하다.널찍한 임도 우측 저멀리 해발485.9m의 야월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기름한 꼴의 정수리 일대는 통신시설이 우뚝우뚝 세워져 있는 군부대의 차지가 되어 있다.
한동안 널찍한 임도를 따르다가 우측의 등성이를 올려치면 야월산은 더욱 가깝게 조망
이 된다.그것은 조금 전부터 사위가 좀 더 밝아졌기 때문이다.간혹 뜨거운 햇살이 두터운
구름을 헤치고 잠시잠깐 얼글을 내밀고 있는 상황을 연출하기도 한다.그러나 아무리 날씨
가 후텁지근하더라도 이따금씩은 바람의 얼쩡거림이 있게 마련인데 오늘은 아상하리만치
바람의 기척을 전혀 느낄 수가 없다.바람이 산객들을 혼내려고 부러 그러는 것만 같다.
한동안 널찍한 임도는 꼬리를 잇는다.이러한 행색의 임도는 삼거리 임도로 이어지는데
좌측의 임도를 길래 따르면 대광리 쪽으로의 이동이 가능하다.
지맥은 우측의 오르막으로 꼬리를 잇는데 오르막은 양회임도다.임도를 거치고 참호용
구덩이와 교통호 등으로 얼룩진 붕긋한 봉우리를 넘어서면 머지않아 지맥을 가로지르는
임도로 구르듯이 내려서게 된다.갈마동고개다.갈마동고갯마루 양측은 방호벽으로
삼엄하고 그 주변은 크고 작은 바위들이 2중으로 방호벽을 구축하고 있다.그러한 삼엄한
갈마동 고갯마루를 곧장 가로지르며 지맥은 이어지는 데, 갈마동 고개를 뒤로하는 지맥의
산길은 작금에는 군의 통제구간이니 발걸음을 할 수가 없다.
갈마동고개
군의 통제구간 쪽 어귀에는 현수막이 하나 걸려있다.인근 부대장과 철원군청의 명의로 된
이 현수막에는 '민통선 이북지역 산채채취는 불법입니다'라는 제목의 경고문이 담겨 있는
현수막이다.산채채취를 위한 입산객들이 잦은 모양이다. 갈마동고개에서 더 이상의 지맥을
잇기는 어렵다.이러한 통제구간은 신서면 대광리 방면과 신서면 중면 적거리 쪽 사이를
잇는 376번 지방도로가 넘나드는 부령고개까지의 구간이다.어쨌든 갈 수 없는 지맥 쪽을
연신 흘낏거리며 갈마동 고개를 뒤로하는 양회임도를 따라 좌측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왕복2차선 폭의 널찍한 임도를 시오릿쯤 발걸음을 재우치면 신서면 마전리 쪽과 면소가
있는 신서면 대광리 방면 사이를 잇는 왕복2차선 차도로 발걸음은 모아진다.그런데 임도가
왕복2차선의 도로와 한데 어우러질 무렵쯤에 차량 등의 진출입을 제한하는 철문이 기다
린다.물론 문은 활짝 열려 있다.그 문을 통과하면 왕복 2차선 도로인데, 그 도로를 가로
막아선 군부대의 초소가 삼엄하다.초소부터 우측 방향인 북쪽으로는 민간인 통제구간인
거였다.항차 갈마동고개에서 여기까지 발걸음을 한 것부터가 민간인 통제구간이었던 거다.
이러저러한 사정을 인정받아 민간인 통제구역 초소를 벗어난다.
그리고 그곳으로부터 2km쯤 발걸음을 더 재우치면 신서면 대광리 방면과 연천읍 쪽으로
의 삼거리인데, 이 삼거리의 답곡교 어름에서 연천읍 택시의 도움을 받기로 한다.그런데
갈마동 고개에 이르기 얼마 전부터 날씨는 호전이 된 상황이라 갑갑증은 다소 해결이 되었
지만 후텁지근함은 여전하다.물가에서 후즐근한 행색을 어떻게라도 해결하려고 했지만
대개의 개울은 바닥을 이미 드러낸 상태이고, 그나마 한 바가지쯤 남아있는 개울 물은 푸른
이끼가 온통 차지하고 있으니 어쩌겠는가. 뒤풀이를 위한 식당의 비좁은 화장실 개수대
신세를 질 수밖에는 딴 도리가 없지싶다.(오늘의 동반자;김영선,상현,로마').
(산행거리;15.6km.소요시간;5시간30분), (2019,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