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전터널~미사치~820m봉/지맥분기점~안치~계족산~용계산~
~541m봉~구상치[압곡육교/순천분기점]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순연이 되고, 코로나19 감염병 여파로 다시 차일피일 미루다
가 종당에 이르러서는 올해는 취소한다고 맥없이 밝히더니 불쑥 행사를 열어야 겠다
는 거다.해마다 정초가 되면 의례적으로 시행하게 마련인 산악회의 시산제(始山祭)
가 뒤늦게 시행이 되는 사연이다. 광양시 봉강면 쪽과 구례군 간전면 방면 사이를
잇는 865번 지방도로가 남북으로 연락부절이고,그 도로와 순천시 소재지 쪽 사이를
잇는 840번 지방도로가 한데 어우러지는 삼거리 길목의 도로 어름의 여유공간에서
시산제는 어렵사리 이루어진다(10시35분).
번문욕례(煩文縟禮)의 제례의식은 어지간히 간소화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번잡한
예절과 절차 등의 형식적이고 번거러운 구석은 아직도 남아 있다.그런데 이러한
산악인들의 연중 의례적인 행사를 종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경향은 여전하다.
크리스천이 사찰을 방문할 때는 합장을 하는 게 자연스럽고,불자가 교회나 성당을
들릴 때에는 그곳에 맞는 예절을 갖추는게 진실한 종교인의 자세는 아닌지.기실
산악회의 시산제 의례는 종교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자연에 대한 인간들의 공손
함을 제례의식을 빌려 표현한 비종교적인 행사에 불과한 행위인 거다.
황전터널
어쨋든 2십분여의 제례의식을 마치고 의식을 마무리 짓는,제례의 화룡점정(畵龍
點睛)인 음복(飮福) 까지 두루 거친 뒤 산행에 나선다. 산행들머리는 시산제 장소
에서 북쪽으로 100여 미터쯤 떨어져 있는 865번 지방도로의 황전터널 직전의 우측
오르막 산길이다.들머리 어귀에는 큼지막한 흰 바탕의 장방형꼴 입간판이 서 있는
데,'전국최대의 철쭉재배지 계족산 입구'라고 써 있는 입간판이다.
터널 주변을 뒤로하고 숲으로 접어들면 꺽다리 소나무와 편백나무의 그늘이 시원
스럽고 신산하다.오르막은 부드럽게 꼬리를 잇더니 이내 부드러운 사거리 안부로
산객을 안내한다.호남정맥상의 주요한 고갯마루 미사치(美莎峙)다(11시3분).좌측은
호남정맥상의 갓거리봉 쪽이고,북쪽 방면인 맞은 쪽은 순천시 황전면 회룡리 방면의
등하행 산길이며, 우측은 여수지맥의 분기점으로의 산길이자 호남정맥의 산길이다.
쉼터용의 긴 의자와 계족산 등산로 안내도가 담겨 있는 입간판까지 마련이 되어 있는
사거리 안부인 미사치를 뒤로하는 산길은 제초작업을 거친 것처럼 멀쑥하고 가지런
하다.그러한 행색의 산길은 거대한 덩치의 송전철탑의 곁으로 이어지고,신갈나무를
비롯한 활엽수목들의 넙데데한 멧부리를 거치고 나면 산길은 좌측 9시 방향으로 꼬
리를 잇는다.
부드럽고 수더분한 산길은 아직은 어린 연두색 잎사귀 수준의 녹음에 불과하지만
생기가 가득하고 숲향은 그윽하다.산길은 평지처럼 평편하고 쉼터용의 긴 의자들이
여럿 마련이 되어 있는 쉼터로 이어지고, 쉼터를 가로지르면 산길은 좌측 9시 방향
으로 산객을 이끌어 나간다.한 차례의 넉넉하고 부드러운 안부를 거치고 나면 오르막
이 꼬리를 잇는데,오르막 산길 길섶에는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연분홍색 철쭉꽃이 줄
을 잇는다.
해발820m봉/지맥분기점
진홍색,연분홍,하얀색 등의 철쭉꽃의 오르막은 돌부리와 돌니의 비탈을 거치고 나면
넙데데한 멧부리에 오르게 되는데,돌탑1기와 쉼터용의 긴 의자 등이 놓여 있는 이 봉
우리가 해발820m의 여수지맥 분기점이다(11시41분).이 분기점은 구례군의 서면,
황전면 그리고 광양시의 봉강면 등 삼면의 경계를 짓는 삼면봉이기도 하고,이곳에서
북쪽 방향인 좌측 9시 방향의 산길은 호남정맥상의 깃대봉으로 이어지는 산길이며,
그 반대 쪽인 우측 3시 방향의 산길은 여수지맥 시발구간의 산길이다.
호남정맥 종주 때 한 차례 올랐던 깃대봉은 이곳 분기점에서 2,3백 미터쯤 동떨어져
솟구쳐 있는 해발858.4m봉이다.그 반대 방향인 우측 3시 방향의 산길로 발걸음을
옮긴다.이제부터 온전한 여수지맥의 첫 발을 떼기 시작하는 거다.산길은 울창한 철쭉
의 숲길이다.이미 꽃은 지고 이파리만 무성하지만 군데군데 흐드러진 연분홍색 꽃을
자랑하고 있는 축도 여럿 눈에 띈다.
안치
그러한 행색의 다소 밋밋한 산길을 따라 5분여 발걸음을 재촉하면 좌측으로 광양시
봉강면 방면의 등하행의 갈림길을 만나게 되고,봉강면 갈림길을 지나고 나면 곧바로
가파른 내리받잇길이 기다린다.연두색 이파리의 신갈나무 식솔들과 철쭉의 내리받
이는 부드럽고 수더분한 안부사거리로 산객을 안내한다.광양시 봉강면(좌측) 쪽과
순천시 서면 심원마을(우측) 방면의 등하행 산길이 넘나드는 사거리 고갯길, 안치
(鞍峙)다(11시58분).
계족산 등산로 안내도가 담겨 있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고, 쉼터용의 긴 의자도 두어
개 마련이 되어 있는 쉼터이기도 한 안치 고갯마루를 뒤로하면 산길은 여전하게 철쭉
이 무성하다.그러한 행색의 산길은 철쭉만의 붕긋한 해발655.6m의 멧부리로 이어
지고,엄장한 바윗덩이의 곁을 지나서 한 차례 더 오르막을 올려치면 펑퍼짐스레하고
기름한 꼴의 해발708.2m의 멧부리다.
계족산 전경
산길은 순천시에서 세워놓은 노란바탕의 네모난,국가지점번호가 담겨 있는 긴급구조
를 위한 입간판이 군데군데 세워져 있다.아름드리 신갈나무 두어 그루가 지키고 있는
붕긋한 해발722.3m의 멧부리에 이르면 맞은 쪽 저만치 계족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722.3m봉을 뒤로하는 가파른 내리받잇길을 구르듯이 내려서고, 넉넉하고 수더분한
안부를 거치고 나면 완만한 오르막이 기다린다.
부드럽고 완만한 오르막을 한 차례 올려치면 비로소 오르게 되는 납주그레한 봉우리
가 해발729.4m의 계족산(鷄足山) 정상이다(12시32분).납주그레한 정수리 주변에는
쉼터용의 긴 의자 등이 마련이 되어 있는 쉼터봉의 행색이고,우측으로는 신라시대
때 혜조국사가 창건하였다는 천년고찰 정혜사(定蕙寺)로 연결이 되는 산길이고,지맥
의 산길은 그 반대 쪽인 좌측 9시 방향으로 꼬리를 잇는다.
신갈나무 등의 식솔들과 철쭉의 밋밋한 산길을 10여 발품을 더하면 언덕 같은 등성
이에서 산길은 좌측으로 불쑥 방향을 바꾸며 산객을 아금받게 안내한다.완만한 내리
받이를 거쳐 비탈을 올려치면 봉긋한 해발714m봉에 닿게 되는데,삼거리 갈림봉이
다.좌측 10시 방향은 이곳에서 십릿길인 해발595.5m의 비봉산(飛鳳山) 정상으로의
산길이고,지맥의 방향은 우측 2시 방향인 용계산(2.3km) 쪽이다(12시52분).
산길은 머지않아 폐헬기장을 가로지르며 이어지고,크고 작은 돌덩이들로 서너 평
쯤의 공터를 둥그스름하게 두른 등성이를 거치고,골리앗 덩치의 송전철탑의 곁을
지나고 나면 지맥을 가로지르는 임도로 지맥의 산길은 꼬리를 드리운다.이 임도는
순천시 서면 청소리 쪽과 그 남동 방향의 구상리 방면 사이를 잇는 임도다.이러한
임도를 좌측으로 비스듬히 가로지르며 지맥의 산길은 꼬리를 잇는다.
오르막 산길은 머지않아 팥죽땀이 필요한 가파른 오르막으로 이어지고,크고 작은
돌들이 널려있는 행색이다.굵직한 PE로프가 안전한 이동을 돕고 있다.헐떡헐떡
가파른 비탈을 올려치면 걀쭉한 멧부리에 오르게 되는데,이 봉우리가 정수리 한복
판에 돌출한 삼각점을 갖추고 있는 해발624.7m의 용계산(龍溪山) 정상이다(13시
30분). 이러한 행색의 용계산 정상에서 지맥의 산길은 맞은 쪽의 구상마을(3.5km)
방면이다.
용계산 정상을 뒤로하는 산길은 가파른 내리받잇길이다.구르듯이 내리받잇길을 내
려서면 아름드리 소나무 숲길이 기다린다.이러한 행색의 산길은 둥글둥글한 모양의
크고 작은 바위들의 바위 사잇길을 거쳐 한 차례 비탈을 올려치면 해발 541m봉이
다(13시49분).삼거리 갈림길이 나 있는 541m봉에서는 산행 안내를 맡고 있는 이정
표가 세워져 있는 데,그가 가리키고 있는 구상마을 방면이 지맥의 방향이다.
541m봉을 뒤로하면 엄장한 크기의 바윗덩이들의 곁으로 이어지고,폐헬기장을 가로
지르고 나면 꺽다리 소나무들이 울창하게 우거진 숲길이 뒤를 잇는다.다갈색의 솔가
리가 푹신한 고즈넉한 소나무 숲길은 울창한 편백의 숲의 곁으로 이어지고,골리앗
덩치의 송전철탑의 곁을 지나고 나면 지맥을 가로지르는 임도로 지맥의 산길은 슬며
시 꼬리를 드리운다.
이 임도는 순천시 서면 지본리(우측) 쪽과 압곡리(좌측) 방면 사이를 잇는 임도다.
이 임도를 좌측으로 비스듬히 가로지르며 지맥의 산길은 산객을 아금받게 안내한다.
등성잇길 좌측의 산사면은 벌목이 이루어져 있는,등성이 절반은 벌목지이고, 그 반대
편은 온전한 소나무 숲길이다.그러한 행색의 내리받잇길은 머지않아 지맥을 큰 폭
으로 가로지르는 전주-광양간 고속국도를 맞닥드리게 되는데,이 고속국도를 통과할
수 있는 지하통로가 마침 우측 50여 미터 상거에 마련이 되어 있다.
구상치(압곡육교/남해고속국도)
양회임도를 따라 우측으로 50여 미터쯤 발품을 보태면 전주-광양간 고속국도의 지하
통로가 기다린다.비행기 격납고 모양의 지하통로를 거쳐 고속국도를 벗어나고,작으
마한 용곡저수지를 우측으로 끼고 이어지는 840번 지방도로의 갓길을 좀더 따르면
이번에는 지맥을 다시 가로지르는 남해고속국도를 만나게 되는데,이번에는 남해고속
국도를 손쉽게 넘어설 수 있는 압곡육교가 도움을 주고 있지 않은가(14시50분).
이렇게 전주-광양간 고속국도와 남해고속국도 등 두 개의 고속국도가 남북과 동서를
가로지르며 줄달음을 치는 순천분기점 어름의 고갯길이 구상치(九上峙)다.구상치의
압곡리 용림마을 동구의 여유공간에 우리의 이동베이스 캠프가 진을 쳤다.오늘은
허두에서 밝힌 시산제가 치뤄졌으니,뒤풀이가 없을 수 없는 노릇이다.으레 이런 행사
때 코밑이 부실하면 안 되는 법이다.산행을 죄다 마무리 짓고 인근 순천시의 '나주곰탕'
집에서 푸짐한 양의 도가니탕으로 배를 잔뜩 불리고,목도 넉넉하게 적신 뒤 귀경을
하게 된다.(산행거리;17km.소요시간;4시간) (2020,5/14)
여수고흥.jpg
여수지맥 (麗水枝脈)의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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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지맥 1구간(미사봉분기점(820m)-계족산鷄足山 725m)-남해고속도로-순천제일교회).지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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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지맥 1구간(미사봉분기점(820m)-계족산鷄足山 725m)-남해고속도로-순천제일교회).지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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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지맥 1구간(미사봉분기점(820m)-계족산鷄足山 725m)-남해고속도로-순천제일교회).지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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