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당골~350m봉/지맥분기점~401.7m봉~
~엄재~독금산~닭봉~국사봉~밤티재
도상거리 77 km에 달하는 모악지맥의 분기점으로의 들머리 산길은 전라북도 완주군 구이면 백여리 초당골의 호남정맥상의 운암 삼거리 길목이다.삼거리 길목 서편으로 굽이도는 전주와 순창 사이를 잇는 27번 국도에서 우측의 숲으로 향하는 오르막 양회임도로부터 오늘 산행은 비로소 발행이 된다(9시33분).등 뒤쪽으로는 50여 년 전, 다목적댐인 섬진강댐이 건설되면서 생긴 저수지인 섬진강 상류계의 인공호수 옥정호가 아름다운 자태로 산객들을 지그시 지켜보고 있다.
기억이 가물가물한 오랜 전에 거쳤던 호남정맥상의 양회임도 오르막은 이내 바리캉으로 아금받게 깎아놓은 것 같은 벌목지를 좌측으로 끼고 이어지고,등성이 반쯤의 벌목지를 따라서 언덕 같은 멧부리를 한 차례 거치고 나면 곧바로 오르게 되는 붕긋한 멧부리가 호남정맥에서 북쪽으로 분기가 되는 모악지맥의 분기점이기도한 호남정맥상의 해발350m봉이다.들머리를 출발하고 20분쯤이 흐르고 난 뒤가 되고, 초당골에서 1km쯤의 발품을 들인 지점이다(9시51분).
옥정호
분기점에서 호남정맥의 산길은 좌측으로 남진을 거듭하고,모악지맥은 그 반대 방향인 북쪽으로 치닫게 된다.다갈색의 가랑잎이 수북한 산길에서는 버석거리는 낙엽 밟는 소리만이 요란스러운데, 잎사귀를 죄다 떨궈낸 나목의 숲 사이로는 선득선득한 바람이 갈마들며 훑고 지나간다.산길은 언덕 같은 등성이를 한차례 넘어서고 나면 곧바로 크고 작은 바위들이 옹기종기하고 붕긋 솟구쳐 있는 멧부리로 산객을 안내한다.해발401.7m봉이다(9시59분).
정수리 한복판에는 가랑잎에 뒤덮혀 있는 삼각점(갈담311)이 번듯하다.해발 401.7m봉을 뒤로하는 산길은 다소 밋밋하고 부드럽게 꼬리를 잇는다.모든 이파리들을 떨궈낸 잡목들을 비롯한 관목들의 마른 가지들은 모세혈관처럼 가느다란 가지까지 공격무기나 되는 것처럼 산객의 얼굴 공격을 서슴치 않고 있다.수북한 가랑잎의 산길은 오르막이나 내리막이나 가릴 것 없이 눈 산행 때처럼 미끌거린다.
이러한 행색의 산길은 머지않아 신갈나무를 비롯한 참나무들이 엄부렁하고 기름한 꼴의 해발373.8m봉으로 이어지고,373.8m봉을 넘어서고 나면 진달래, 싸리나무 등을 비롯한 관목들이 무성한 사잇길이 뒤를 잇는다.자칫 한눈을 팔다가는 영락없이 얼굴 공격을 당할 수밖에 없는 잡목들의 마른 나무가지들의 산길은 머지않아 전주이가의 묵묘의 곁으로 이어지고,상수리 나무 등이 헐렁하고 성긴 붕긋한 멧부리를 한 차례 더 넘어서고 나면 내리받잇길은 이내 지맥을 가로지르는 왕복 2차선의 차도 고갯마루로 슬며시 꼬리를 드리운다.
완주군 구이면 백여리 신정삼거리 쪽과 그 반대 방향인 서쪽의 고개너머 정읍시 산외면 방면 사이를 잇는 55번,49번 지방도로가 한데 힘을 합쳐 넘나드는 고갯길 엄재다(10시59분).작금에는 엄재 고갯길도 더욱 한적해졌으니 그건 엄재 고개 땅 밑으로 엄재터널이 번듯하게 뚫렸기 때문이다.고갯마루 도로 건너 쪽으로 구이면 백여리 호동말 가는 길이 있는데,어귀에는 허름한 버스승강장이 하염없는 표정이다.
엄재
연신 꼬리를 무는 지맥의 산길은 그러한 행색의 버스승강장 옆의 오르막이다.엄재를 뒤로하는 산길은 산행 초장에 만났던 벌목지대처럼 바리캉으로 아금받게 깎아 놓은 것 같은 모양의 벌목지를 좌측으로 끼고 이어지는 산길이다.온갖 수목들을 죄다 벌목을 한 까닭에 벌목지 방향의 조망은 거칠게 없으니 시야는 시원스럽고 발치로 빠짐없이 드러난 산하로 인하여 눈의 호사는 흔전하기만 하다.
반쯤은 민둥의 벌목지 등성이는 신갈나무 등이 엄부렁하고 붕긋한 해발244m봉으로 이어지고, 초계최가의 흙무더기 행색의 봉분인 묵묘의 곁을 지나고 나면 코가 땅에 닿을 것 같은 가풀막진 오르막이 기다린다.가뜩이나 가파른 오르막인데, 가랑잎마저 수북하니 눈이 내려앉은 것보다 더욱 미끄러운 오르막이다. 미끌거리는 가풀막진 오르막을 헐떡거리며 애면글면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 멧부리가 해발 387.6m봉이다(11시30분).
저 멀리 독금산 전경
삼거리 갈림봉이기도한 387.6m봉에서 지맥의 산길은 우측 3시 방향이고, 그 반대 쪽인 좌측 방향의 산길은 이곳에서 1.2km쯤 동떨어져 솟구쳐 있는 해발 388m의 독금산(獨金山) 정상으로의 산길인데,왕복 1시간쯤의 발품이 필요한 산길이다.함께 하던 너덧의 산우들은 모두 독금산 정상을 올랐다오려는 기색이 아닌가.나혼자만 중뿔나게 안 가자니 좀 서운한 감이 없지 않은 거였다.
387.6m봉에서 독금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초장부터 잡목들이 무성하여 등성이 좌측 8부 능선쯤의 이동 가능한 구석을 찾아 발걸음을 조심스레 떼기 시작함으로써 시작이 된다.그러한 행색의 가파른 내리막은 부드러운 안부까지 이어지고,안부를 뒤로하고부터 독금산 정상으로의 본격적인 치받이 오르막은 이전의 산길보다는 이동의 어려움은 없는 셈이다.푸릇푸릇한 이끼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크고 작은 바위들의 등성이를 넘어서고 나면 높이가 어금지금한 서넛의 멧부리가 산객을 기다린다.
두어 개의 어상반한 멧부리 가운데 가운뎃것이 독금산 정상으로 여겨지는데, 그 흔한 표시기조차 없는 멧부리가 아닌가.그러나 사방팔방 거칠 게 없는 탓에 조망만은 시원스럽고 화려하다.맨 뒷편에 솟구쳐 있는 멧부리까지 알뜰하게 발걸음을 하였다가 발길을 거꾸로 돌린다.갈 때나 올 때나 다름없이 산길은 다소 험악스럽다.예상한대로 왕복 1시간쯤의 발품이 들었다.
독금산 갈림봉인 해발 387.6m봉에서 지맥의 방향은 맞은 쪽이다.미끌거리는 가랑잎의 산길은 여전하고 마른 나무가지들의 등쌀도 마찬가지다.그러한 행색의 산길은 머지않아 납주그레한 삼거리 갈림봉으로 산객을 안내한다.이곳에서 지맥의 산길은 좌측 9시 방향이고,그 반대 쪽인 우측 3시 방향은 이곳에서 200미터쯤 동떨어져 솟구쳐 있는 해발453.1m의 닭봉 정상으로의 산길이다.
닭봉 정상
닭봉 정상으로 가는 길은 다소 밋밋하고 부드러운 편이다.수북한 가랑잎의 산길은 한 차례의 넉넉하고 부드러운 안부를 거치면 곧바로 닭봉 정상으로 산객을 안내하는데,정수리는 널찍한 헬기장터다.잡목들만 엄부렁하게 우거져 있는 헬기장 행색의 멧부리가 해발453.1m의 닭봉 정상이다(12시46분).정수리 한구석에는 1984년에 재설한 삼각점(갈담312)이 아직까지도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닭봉 정상에서 다시 닭봉 갈림봉으로 되돌아오면 이제 맞은 쪽이 지맥의 방향이다.산길은 다시 민둥의 벌목지를 좌측으로 끼고 꼬리를 잇는 산길이다.그러한 행색의 산길은 벌모과 제초작업을 거친 듯하고 납주그레한 멧부리에 이르면 산길은 좌측 9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산객을 안내한다.그런 뒤에 오르게 되는 해발403.1m봉에서는 다시 우측 3시 방향이 지맥의 산길이다.
온통 드넓게 벌목이 이루어진 깊숙한 골짜기를 좌측으로 끼고 빙돌며 꼬리를 잇는 셈이다.산길은 머지않아 중치의 울창한 편백나무 숲길로 이어지고,편백의 숲을 벗어나면 가풀막진 오르막이 기다린다.수북하게 내려앉은 다갈색의 가랑잎으로 더욱 미끌거리는 가풀막진 오르막을 헐떡거리며 애면글면 올려치면 삼거리 갈림봉이다.지맥의 방향은 우측 3시 방향이고, 그 반대 쪽인 좌측 9시 방향은 복호동(4.3km) 갈림길을 거쳐 상두산(5.2km) 정상으로 이어지는 산길이다.
상두산 갈림길을 뒤로하고 5분여의 발품을 더 보태면 오르게 되는 멧부리가 해발543m의 국사봉(國士峰) 정상이다(13시44분).정수리는 온통 누런 덤불로 뒤덮혀 있는 헬기장이다.지맥의 트랙상에는 조금 전의 상두산 갈림봉이 국사봉 정상으로 표기가 되어 있는 데,막상 이곳에는 헬기장이 국사봉 정상이라고 말뚝을 박아 놓았다.
국사봉 정상을 뒤로하면 곧바로 완주군 구이면 쪽으로의 등하행 산길을 만나게 되고,머지않아 검은 색의 차광망을 이용한 울타리를 좌측으로 끼고 지맥의 산길은 산객을 이끌어 나간다.차광망 울타리 너머에는 산약초와 산양삼 재배지역이니 얼씬을 하지 말라는 경고가 담겨 있는 작으마한 현수막이 일렁이는 바람결에 나부낀다.다소 부드럽고 밋밋한 산길은 이내 지맥을 가로지르는 임도로 슬며시 꼬리를 드리운다.
완주군 구이면 안덕리 쪽과 그 반대 방향인 서쪽의 고개너머 김제시 금산면 화율리 방면 사이를 잇는 임도가 넘나드는 고갯길,오늘 산행의 날머리 밤티재다(14시8분).완주군과 김제시 사이의 소통 역할을 수행해오던 고갯길은 이제 전설이 되었고, 지금은 두 지역을 손쉽게 오고 갈 수 있는 714번 지방도로가 신설확장되어 터널로 연결이 되어 있으니, 밤티재 고갯길은 한낮 산객들만이 스쳐갈 뿐이다.
밤티재에서 우측으로 뻗은 임도로 3,4백 미터쯤 발걸음을 하면 구이면 안덕리 구안덕말(좌측) 진출입로가 되고, 그곳에서 우측으로 내처 100여 미터쯤의 발품을 더 보태면 714번 지방도로 언저리다.한참 등산을 할 때에는 선선한 기색을 느낄 수 없었는 데,산행을 마치고 나니 선득한 느낌을 지을 수 없다. 때는 이미 만추지절을 넘어 한겨울의 동장군 품 속으로 깊숙히 접어든 탓이다.
(산행거리;15km.소요시간;4시간40분). (202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