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 운동기간 동안 민주당은 올드리치 법안에 반대하는 척 하면서 들키지 않으려고 조심했다. “은행 및 통화위원회” 위원장이었고 민주당 소속이었던 루이스 맥패든(Louis Thomas McFadden) 하원의원은 20년 뒤에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드로 윌슨이 후보로 지명되었을 때 올드리치 법안은 의회 연단에서 비난 받았다. 민주당을 이끌던 윌슨은 정권을 잡으면 중앙은행은 없어질 것이라고 약속해 놓고 13개월 후 그 약속은 파기되었다. 그리고 윌슨 행정부는 하우스 대령(Colonel House, 윌슨의 정치참모)의 뒤에 숨어있는 월가 인사들의 섭정이라도 받듯이 자유가 넘쳐나는 나라에 빌어먹을 왕조국가에 있을 법한 왕의 은행을 만들어 저 위에서부터 우리를 지배하려 하고 요람에서 무덤까지 족쇄를 채우려 하고 있다.
<루이스 맥패든(Louis Thomas McFadden)>
윌슨이 당선되자 모건, 워버그, 바룩과 관련 기업들은 그들의 새로운 계획을 펼치기 시작했다. 워버그는 그 이름을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System)’이라고 이름 붙였다. 민주당 지도부는 새 법안을 글래스-오웬 법안(Glass-Owen Bill)이라고 부르면서 마치 올드리치 법안과는 전혀 다른 것이라도 되는 듯 환영했다. 하지만 사실 그 법안은 모든 중요한 세부사항에서 사실상 동일했다.
심지어 민주당 내에서도 2개 법안이 서로 진짜 다르다고 믿을 정도여서 2개 법안 모두를 만들어낸 폴 워버그(Paul Warburg)가 직접 개입해서 뇌물을 먹인 위원들에게 그 2개 법안이 다 같은 것이라고 안심시켜줘야 할 정도였다.
그저 껍데기일 뿐인 겉모습을 무시하고 보면 2가지 법안의 알맹이는 서로 아주 닮아있고 연결되어 있다.
<폴 워버그(Paul Warburg)>
하지만 사적인 자리에서 저렇게 인정했던 것이다.
공개적으로는 올드리치 상원의원과 프랭크 반더리프(Frank A. Vanderlip)는 새로운 연방준비제도에 반대하는 것처럼 보이게 일을 꾸몄다. 그리고 몇 년 후 반더리프는 토요석간신문(Saturday Evening Post)에서 두 가지 조치가 사실상 동일하다는 것을 인정했다.
올드리치 연방 준비위 법안은 올드리치라는 이름은 안은 채 부결되었지만 그 법안의 본질적인 내용은 최종적으로 채택된 법안에 다 들어있다.
<프랭크 A. 반더리프(Frank A. Vanderlip)>
투표에 가까워오자 의회는 오하이오 주 변호사 알프레드 크로지어(Alfred Owen Crozier)를 불러 증언하도록 요청했다. 크로지어는 올드리치 법안(Aldrich Bill)과 글래스-오웬 법안(Glass-Owen Bill) 사이의 유사점을 지적했다.
이 법안은 월가와 대형은행들이 지난 25년간 탐내던 것을 다 줘버리는 것에 불과하다. 공공기관의 화폐유통을 관장하는 게 아니라 개인의 손에 맡기는 것이다. 글래스-오웬 법안(Glass-Owen Bill)이 하는 일은 곧 올드리치 법안(Aldrich Bill)이 하는 일이다.
2개 조치는 모두 다 정부와 국민들로부터 화폐에 대한 통제권을 뺏어가는 길이다. 그리고 시중에 많은 돈을 풀어놓을 수도 있고 바짝 마르게도 할 수 있는 위험한 권력을 은행의 높은 양반들한테 독점적으로 쥐어주는 것이다.
<알프레드 크로지어(Alfred Owen Crozier)>
법안에 대한 토론이 한창일 때 상원의원들은 대형 은행들이 돈을 써서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 나라에 있는 몇몇 은행가들은 공공복리의 적이다.
상원의원 중 한명이 그런 말을 했지만 그것은 아주 약한 표현이었다. 속임수이고 부정부패가 있다는 혐의에도 불구하고 이 법안은 마침내 1913년 12월 22일에 상원을 통해 억지로 밀어붙여 통과되었다. 상원의원들은 휴가철을 맞아 시내를 떠난 상태였고 당 지도부에 의해 긴 크리스마스 휴회기간이 끝날 때까지는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는 확언을 받은 뒤에 일어난 일이었다. 법안이 통과된 날 찰스 린드버그(Charles August Lindbergh) 하원의원은 국민들에게 다음과 같이 예언하듯이 경고했다.
이 법은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기업집단을 만들어 놓았다. 대통령이 이 법안에 서명하는 순간 금권을 기반으로 한 보이지 않는 정부가 합법화 되는 것이다. 국민들은 지금은 모르고 넘어가겠지만 문제를 깨달을 날이 몇 년 뒤면 찾아 올 것이다. 이 은행법에 의해서 이 시대 최악의 입법 범죄가 저질러졌다.
<린드버그 하원의원(Charles A. Lindbergh)>
이 모든 것과 별개로 불과 몇 주 전에 의회는 마침내 소득세를 합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소득세법이 왜 중요한가 하면 은행가들이 마침내 사실상 무제한의 연방부채를 발생시킬 장치를 갖추었기 때문이다. 이 부채에 대한 이자는 갚을 수 있을까? 원금은 차치하고서라도 말이다.
개인 소유의 중앙은행이 허공에서 원금을 만들어 낸다는 것을 상기해 보라. 당시 연방정부는 작은 규모였다. 그 때까지 연방정부는 관세와 소비세에 의존해 유지되고 있었다. 영란은행과 마찬가지로 이자를 갚기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직접 과세를 해야 했다.
돈치기들은 만약 그들이 각 주정부로만 이자를 받아야 하는 식이 되면 결국 개별 주 의회들이 뒤집어엎으려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까지 안하더라고 자신들의 돈에 대한 이자지불을 거부하거나 적어도 부채를 작게 유지하기 위해 정치적 압력을 가해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1895년 대법원이 비슷한 소득세법을 위헌이라고 판결한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대법원은 심지어 1909년에 법인 소득세법이 위헌이라고 판결하기도 했다. 그래서 올드리치 상원의원은 서둘러 소득세를 허용하는 헌법 개정안을 만들어 의회를 통과시키려 하였다. 제안된 제16차 헌법 수정안은 승인을 위해 주 의회로 보내졌다. 그러나 반대편 사람들 중 일부는 제16차 수정안이 전체 주들 가운데 3/4 이상의 비준을 얻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즉 제16차 수정안은 합법적이지 않을 수가 있다. 그러나 돈치기들은 그런 세부사항에 얽매일 생각이 없었다.
1913년 10월이 되자 올드리치 상원의원은 소득세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도록 서둘렀다. 국민들에게 직접 세금을 부과하면서 동시에 주 의회를 우회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면 미국을 빚더미 위에 올려놓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는 연방준비위 법안이 그들이 바라는 만큼 유용한 것이 못되는 것이다.
연방준비위 법안이 통과된 지 1년 후에 린드버그 하원의원은 우리가 경기순환이라고 부르게 된 것을 그들이 어떻게 만들어 내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들의 잇속을 챙기는 데 이용하는지 설명했다.
물가를 올리려고 마음먹었을 때 연준이 하는 일은 재할인율(기준금리)을 낮추는 것이다. 그러면 신용이 팽창하고 빚이 늘어나고 주가는 오르게 된다. 그리고 나서 기업주들이 그런 분위기에 익숙해졌을 때 임의로 대출 이자율을 올려 한참 잘 되는 사업을 중간에 꺾어주는 것이다. 재할인율을 살짝 바꾸면 마치 진자운동처럼 경기가 천천히 올라갔다가 다시 천천히 떨어지게 할 수 있다. 만약 재할인율을 급격하게 바꾸어 버리면 경기도 요동치게 된다.
연준위는 그 내부 정보(재할인율)를 가질 수밖에 없으니까 앞으로 경기가 상승할지 하강할지 미리 알 수가 있는 것이다. 이렇게 일방적으로 이로운 패를 특권 계층이 쥐어주는 것은 그 어떤 나라의 정부에서 했던 일보다 기이하고 위험한 일이다. 이것은 사적인 시스템이고 다른 사람들의 돈을 가지고 가능한 한 최대의 이익을 추구하는 오직 그 목적으로만 운영되는 시스템이다. 그들은 언제 공황을 만들어내야 자기들에게 이득이 될지 미리 알게 된다. 공황이 언제 끝나는 지도 안다. 물가상승과 물가하락 둘 다 똑같이 그들의 이익에 맞게 작동한다. 그들이 금융정책을 정하니까.
<찰스 린드버그(Charles August Lindbergh) 하원의원>
린드버그 위원의 지적은 모든 점에서 옳았다. 그가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은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이미 수십 년 전 또는 수세기 전에 중앙은행의 먹이로 전락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에 대해 언급했다. 불과 1년 후 연준이 금을 매점매석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미 연방준비은행이 금과 금 예금증서를 사재기 해두었다.
린드버그 하원의원만 연준을 비판한 것은 아니다.
하원의원이면서 1920년부터 1931년까지 하원 은행 및 통화위원회 위원장이었던 루이 맥 패든(Louis Thomas McFadden)은 연방준비위원회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연준은 국제은행가들과 국제 산업자본가들이 장악하고 있는 나라 위의 나라이고 그들은 서로 담합해 온 세상을 노예처럼 만들려고 하고 있다.
연방준비은행 주주들이 가진 국제적 성격을 맥패든은 제대로 보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사람 1960년대 하원 은행 및 통화위원회 위원장이었던 텍사스 출신 라이트 패트먼(Wright Patman)은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오늘날 미국에서 우리는 사실상 2개의 정부를 가지고 있다. 헌법에 의해 규제되는 정부가 있고 그리고 연준이라는 조직 안에 완전 독립적이고 통제할 수도 없고 상호 조정조차도 되지 않는 정부가 하나 있다. 헌법에 따라 의회가 가져야 할 화폐권력을 그들이 가지고 있다.
심지어 전구를 발명한 토마스 에디슨(Thomas Alva Edison) 조차도 연방준비제도를 비판하는 싸움에 동참했다.
만약 국가가 1달러짜리 채권을 발행할 수 있다면 1달러짜리 돈도 발행할 수 있다. 채권이 좋으면 돈도 좋은 것 아닌가?
채권과 돈의 차이점은 돈치기들은 채권 가격의 2배 돈과 거기에 더해서 20%를 더 챙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나라에서 3천만달러어치 채권은 발행할 수 있으면서 3천만달러어치 돈은 만들어낼 수 없다는 것은 황당한 이야기다. 둘 다 값을 치르는 데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하나는 고리대금업자를 살찌우고 하나는 국민에게 봉사한다.
연방준비법이 통과되고 3년 후에 심지어 윌슨(Woodrow Wilson) 대통령 조차 자신의 첫 임기동안 자기가 얼마나 흉측한 짐승을 풀어놓은 것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문명세계에서 최악으로 완전히 외부세력에게 지배되는 정부를 만나게 되었다. 자유의사를 존중하는 정부는 없어졌다. 다수의 지지를 얻어 만들어지는 정부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 대신 소수 권력자들의 의사만 존중되고 그들에게 복속하는 정부만 있게 되었다.
미국은 상업에서 제조업에서 유력한 인사들이 뭔가를 두려워하고 있다. 어딘가에 대단히 조직적이고 있는 듯 없는 듯 하면서 아주 조심스럽고 여기 저기 다 얽혀있고 아주 철저하고 곳곳에 손이 닿아있는 최고 권력이 하나 있음을 그들은 알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그 권력을 비판 할 때는 소리를 죽여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우드로 윌슨(Woodrow Wilson)>
1924년 사망하기 전에 윌슨 대통령은 자신이 미국에 얼마나 큰 피해를 입힌 것인지 깨달았다. 그리고 이렇게 고백했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 우리 정부를 망쳐놓았다.
마침내 유통되는 돈의 양을 조절함으로써 이익을 얻는 돈치기들은 사립 중앙은행을 다시 세우게 되었다. 주요 신문들은 1913년 연방준비제도이사회법(Federal Reserve Act)의 통과를 환영하면서 대중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제 불황은 과학적으로 예방가능하게 되었다.”
사실은 그게 아니라 불황이 과학적으로 만들어 질 수 있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