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고베3] 고베 기타노이진칸~메모리얼 파크~간사이 공항
방일(訪日) 이틀 밤을 보내고 맞이하는 아침 식사는 1시간쯤을 앞당겨 해치워야 합니다.이곳 오사카와 고베 사이의 도로 일정 부분에 하자가 발생하여 공사가 벌어지고 있는 모양이라, 평소처럼 진행을 하였다가는 오후의 귀국 비행기 출국시간에 혹여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랍니다.그러한 도로사정을 감안해서 1시간 앞당겨 출발을 해야 오늘 일정이 부드럽게 진행이 된다는 것이지요.호텔 식당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1시간쯤 버스투어로 오사카와 고베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는, 어젯저녁 야키니쿠 고깃집이 있는 아름다운 해안포구의 쇼핑몰로 이동을 하여 1시간여의 쇼핑시간을 갖는 것으로 오늘 일정은 시작이 됩니다.
해변가 쇼핑몰에서
단체 여행객 중에는 면세점이나 대형 쇼핑몰에 들려 쇼핑을 하는 시간을 기다리는 여행객들도 있을테고, 필자처럼 시간이 아깝다고 여기는 여행객들도 있게 마련이지요.어느 틈에 후딱 시간이 다 됐는가 하고 아쉬워하는가 하면,이제야 비로소 시간이 다 지났구나 하며 지루함에서 벗어나 안도하는 등의 두 그룹은 항시 존재하기 마련입니다.쇼핑몰에서 고베로 향하는 해변도로는 머지않아 한신고속도로로 접어들어 남쪽으로는 쪽빛 바다를,등 뒤 북쪽 방면으로는 기다란 초록의 산줄기를 의지한 고베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고가 고속도로의 높이가 상당합니다.저공으로 느릿느릿 비행하는 비행기에서의 조망처럼 우측의 해안을 따라 기다랗게 자리잡은 고베시가지가 파노라마처럼 아름답게 눈에 들어옵니다.한신고속고가도로는 3층으로 건설이 된 모양입니다.고가도로 위에 하나의 고가도로를 더 얹은 도로가 되겠지요.고베에서의 첫 일정은 고베시 등 뒤 북쪽 방면의 초록색 산줄기 중턱의,고베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비탈에 조성이 된,예전 개항 초기의 외국인들이 거주하던 마을,기타노이진칸(北野異人館) 마을 탐방입니다.
기다노초 프라자에서
한신고가고속도로를 벗어나 고베시가지로 접어들어 기다노자카(北野坂) 거리로 찾아듭니다.북쪽으로 뻗은 2차선 폭의 도로가 꼬리를 잇는 북쪽 방향으로 동서로 길게 뻗어 있는 초록색 산줄기가 눈에 들어옵니다.길은 머지않아 1차선 폭으로 줄어들고 이내 일본 등록유형문화재 제28-0112호 기다노 모노가타리 칸(北野物語館)으로 여행객들을 안내합니다.예전 외국인 마을의 문화원 노릇을 하던 건물은 아니었는지,작금에는 스타벅스가 버젓이 차지하고 있습니다.그곳을 뒤로하고 5분여쯤 완만한 경사의 오르막 골목길로 발걸음을 옮기면 기다노초 프라자(北野정廣場)가 기다립니다.휴식을 위한 긴 의자가 여럿 이곳저곳에 마련이 되어 있고,의자에 앉아 섹스폰을 손에 든 남자,트럼펫을 부는 사내 등의 동상도 보이는 마을 공원 분위기의 공간입니다.
이 일대에는 100여 호가 넘는 외국인 가옥이 있었는데,작금에는 20호 정도만 남아 있다고 합니다.외국인 가옥외에도 기다노텐만(北野天滿) 신사도 마을 한켠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기실 이와 같은 외국인 마을 탐방은 재미가 없는 게 당연합니다.서양의 개인 주택은 아주 오랜 전에는 희소성으로 궁금했었지만 지금은 너무 흔하게 보아온 모습이기 때문인 까닭입니다.대충 둘러보고 다시 조금 전의 스타벅스 앞으로 되돌아와 아메리카노 한 잔을 걸치고 난 뒤 오늘의 두 번째 일정인, 1995년 12월에 발생한 고베 대지진의 희생자를 기리는 메모리얼 파크로 달려갑니다.
고베 대지진의 흔적
이제 고베 대지진의 참혹한 흔적은 찾을 수 없을 만큼 마감처리가 완벽하게 해결이 된 모습이고, 대지진의 참혹함을 잊지 말고 기억하자는 의미로 조성된 메모리얼 파크 한켠에는 원래의 파괴된 도로의 흔적을 직사각형 2,3백 평쯤의 넓이로 고스란히 남겨 대지진의 참상을 알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시의 상황을 볼 수 있는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곳도 마련이 되어 있습니다.일본은 지진 화산 홍수 태풍 그리고 비와 눈 등의 자연재해가 비교적 잦습니다.지진과 화산은 땅과 관련이 있고,비와 눈 그리고 홍수와 태풍은 죄다 하늘과 관계가 있지요.땅과 하늘이 내린 재해이니, 그들에게 "제발 재해를 내리지 마시옵소서" 기도를 드릴 수밖에 없겠습니다.곳곳에 신사가 산재하고 있음은 아마 자연재해를 기도로써 방비하기 위한 최소한의, 지푸라기라도 붙잡고 싶은 마음가짐은 아닐런지요.
고베 대지진의 메모리얼 파크 곁의 해변가에는 여러 가지 상점과 식당들이 아기자기하게 들어서 있는 '모자이크'라는 쇼핑몰이 자리하고 있습니다.그곳에서 쇼핑겸 점심을 해결할 셈입니다.오늘 일정은 쇼핑이 관광보다 우선인 느낌입니다.어쨌든 먹자고 하는 노릇이니 두 아들과 우리 내외는 일식집에 들려 생맥주를 곁들여 일식 요리로 배를 잔뜩 채웁니다.기념품 가게에서의 쇼핑까지 거푸 마치고 나면 고베 관광 일정은 사실상 마무리가 됩니다.이제 2박3일 동안 우리 일행들의 베이스 캠프인 호텔로 돌아가 짐을 챙겨 오사카 간사이 공항으로 이동을 하여 귀국의 여정을 밟게 됩니다.인천공항행 간사이발 직항기의 출국 시간은 15시30분입니다.(2022,11/16)
고베시 전경(모자이크 쇼핑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