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산책] 『청정도론』④
지계의 특징은 마음안정-선법의 토대
무엇이 청정에 이르는 데 방해가 되고 도움이 되는가?
그 기준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부처님께서는 간단하게 말씀하셨다. 마음으로 짓거나, 말을 하거나, 행동을 했을 때 우리 마음이 편해지는 것이 있고, 반면에 불편해지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욕심을 부리면 마음이 불편해 지겠죠? 화나면 불편해지겠죠? 어리석음에 빠지면 불편해지겠죠?’
부처님께서는 살다 보면 욕망에 눈이 가려 지내고, 원하는 바대로 되지 않는다고 화내고, 사물의 이치에 어두어 어리석음에 빠질 때가 있는데, 그때 마음이 불편해지고, 복잡해지고, 어려워지는 것을 스스로 안다면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아야 된다고 말씀하신다.
불교에서 버리는 것과 받아들이는 기준이 분명하다. 바로 탐진치 삼독심이 기준이 된다. 탐욕, 성냄 어리석음은 버려야 되는 번뇌의 뿌리이고 탐욕이 없음, 성냄이 없음, 어리석음이 없음은 받아들여야 할 것의 뿌리이다.
앞의 것은 좋지 않음(不善)의 뿌리이고, 뒤의 것은 좋은 것(善)의 뿌리이다. 좋지 않은 것과 좋은 것의 기준 탐진치의 유무에 있다. 탐진치는 우리가 청정하게 되는 것, 최상의 행복인 열반을 얻는 것을 방해한다. 우리 마음의 때이며 번뇌의 근원이다.
번뇌를 『청정도론』(대림 스님 역, 2004)에서는 오염원이라고 번역했는데, 오염원이란 마음을 더럽히는 원천이라는 의미이다. 탐진치는 바로 오염원의 뿌리이다. 반면에 탐진치를 버린 상태는 오염원에서 벗어난 상태이며, 흔들리지 않는 행복인 열반이다. 이 열반으로 가까이 가는 것, 그것이 좋은 법(善法)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청정도론』의 내용을 실제 수행을 중심으로 정리해본다.
계를 지키는 것은 탐심과 진심을 막는 일을 도와준다.
『청정도론』에서 제시하는 계를 지키는 일은 감각기능과 의식주를 절제하는 것. 생활 수단을 청정하게 하는 일, 생활 필수품에 대해서 소욕지족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계와 검소한 수행생활법이 『청정도론』 계청정의 내용이며, ‘계에 대한 해설’과 ‘검소한 수행생활(두타행)에 대한 해설’에서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계에 대한 해설’에서 계란 의도이며, 마음의 작용이자, 단속이며, 범하지 않는 것이라고 정의를 내린다.
계를 의도적인 마음으로 지키며, 계의 항목, 마음챙김, 지혜, 인욕과 정진으로 감각기관을 단속하는 것이 계이다. 재가자의 5계이든, 출가수행자의 비구·비구니계이든 지 각 계의 항목들을 지키는데, 마음챙김으로 번뇌의 흐름을 알아차려서 막아내어 감각기관을 단속하며, 지혜에 의해서 그 번뇌의 흐름을 저지한다.
추위와 더위를 견딘다고 하면서 인내를 통해 마음을 절제하며, 욕망이 일어났을 때 욕망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마음을 절제하는 것이다.
계는 마음을 안정시킨다는 뜻을 가지고 있고, 좋은 법의 토대가 된다. 이것이 계의 특징이다. 계는 몸과 말과 마음의 깨끗함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 스스로 부끄러워하고 남에 대해 두려워하는 마음(慙愧心)이 계를 지키는 가장 가까운 원인이다.
계를 지키는 목적과 유익함은 후회하지 않음이다. 또한 계를 지킬 때 다섯가지 유익함이 있다. 게으르지 않아 많은 재산을 모으게 되며, 명성을 얻고, 어떤 모임에 가도 두려움이나 부끄러움이 없고, 죽을 때 혼미하게 죽지 않으며, 죽은 뒤에는 인간이나 천상의 세계에 태어나게 된다.
『청정도론』에서는 계를 다양한 종류로 분류하여 상세히 설명하고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생략한다. 계를 더럽히는 것은 이익과 명성 때문에 계를 범하는 것과 잘못된 음행에 관련된 것이 7가지가 있다. 계는 열반으로 가는 발판이자 모든 일을 성취하기 위한 뿌리이다. 계를 지니는 것은 바로 삶을 안정시키는 울타리를 만드는 일이며, 바로 자신의 마음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라고 분명히 자각하고 있어야 한다.
김재성 교수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출처 : 법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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