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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오답노트 활용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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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서울대학교08학번 박제의 | ||
우리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볼 때마다 빈틈이 없다는 생각을 한다. 예를 들어 야구 국가 대표 선수들은 단순히 공을 잘 치는 것뿐만 아니라 수비에 있어서도 뛰어난 실력을 보이고, 김연아 선수도 약점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멋진 공연을 선보인다. 이러한 모습들이 가능한 것은 바로 끊임없이 자신의 약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들을 잘 수립하여 노력해 왔기 때문이다.
오답 노트의 의미 또한 마찬가지다. 오답 노트의 정리와 활용이야 말로 자신의 약점을 파악하고 극복하기 위한 최고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마치 성을 공략할 때 전략을 세우고 차근차근 포위망을 좁혀나가는 과정과 유사하다. 오답 노트는 이런 식으로 한 영역을 정복해 나가기 위해 자신의 빈틈을 촘촘히 메워나가는 과정이다. 하지만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이러한 오답 노트를 만들어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의 약점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한 채 의미 없는 공부만을 해 나가고 있다. 그 결과 만족스러운 성적도 나오지 않고 자신의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해 스트레스만 극대화 한다.
물론 지금까지 학생들은 오답 노트를 작성하라는 말을 여러 차례 들어왔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이 잘 안 되는 이유 중 하나는 구체적인 오답 노트 작성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답 노트를 대충 시작했다가도 어느 순간 오답 노트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그만 두곤 한다. 따라서 필자가 해 왔던 영역별 오답 노트의 작성 방법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는 수능 시험에서 성공했던 방법 중 no.1이라고 말할 수 있고, 이를 꾸준히 실천한 학생 또한 빛나는 결과를 얻을 것이라 확신한다.
영역별 오답노트 중 가장 중요한 파트가 바로 탐구영역과 더불어 수리영역이다. 수리영역의 경우 단원별 대표 유형 문제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오답 정리를 통해 유형을 공략해 나가야 하는 영역이다. 뿐만 아니라 유형별 정리만 잘 해 두더라도 수리 영역은 2등급 이상 충분히 접근할 수 있다. 다른 영역과는 달리 일부 학생들이 수리영역은 오답노트를 정리하는 경우를 조금 볼 수 있는데, 아쉬운 점은 꾸준히 이것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오답노트는 만들어서 꾸미고 장식하는 것이 아니라 활용할 줄 알아야 그 진가가 발휘된다.
우선 수리영역 오답노트를 작성하는 방법은 언어영역과 비슷하다. 일반 대학노트를 구매한 후 자신이 틀린 문항을 적는다. 이 때도 한 페이지에 한 문제 정도만 있으면 된다. 무한 등비급수 문제와 같이 그림이 복잡한 문제가 있는 경우 그림을 잘라서 붙여도 괜찮다. 그렇게 작업을 마치고 나서 보면 아래 공간이 꽤 많이 생긴 것을 알 수 있다. 중간 부분에는 해당되는 문제와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찾아서 쓰도록 한다. 또는 해당되는 문제에 핵심 개념 중 자신이 놓치거나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 그 개념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 놓도록 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문제를 쓴 후 그 밑에다가 마치 교재의 정답처럼 풀이 과정을 쫙 적어서는 안 된다. 다시 한 번 오답노트의 의미를 말하지만 문제를 쓰고 풀이를 쓰고 풀이를 외우는 과정이 아니다. 자신이 어떤 유형의 문제를 이해하고 풀 수 있다는 것은 해당 유형의 응용문제 또한 접근하는 시각을 가질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풀이 과정을 필기하는데 급급 하는 공부 자세는 버리도록 하자. 수학이야말로 선생님의 풀이 과정과 필기 과정을 주목하며 말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이해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자신이 오답을 내서 정리한 문제를 설명 듣고 이해했다면 밑에 적은 유사한 유형의 문제를 푸는 연습을 하도록 한다. 만일 유사한 유형의 문제 풀이가 접근되지 않는다면 방금 정리한 오답 문제를 다시 읽어보고 풀어보도록 한다. 그리고 해당 유형의 문제에 해당되는 개념 내용을 교과서를 찾아 다시 천천히 살펴본다. 듣기만 해도 굉장히 답답한 과정의 학습이란 생각이 들 수 있겠다. 이러한 마인드가 생기는 이유는 종전까지 매우 단순하고 쉬운 수학 공부 방법을 택해 왔기 때문이다. 이해가 되지 않으면 답안지를 얼른 보고 끄덕끄덕하며 이해 됐다는 수학 공부를 했으니 말이다. 허나 자신이 원하는 이상의 점수는 얻지 못해 왔을 것이다. 그렇다면 분명 잘못된 학습 방법을 교정해야 한다고 본다. 필자 60후반~70초반의 수학 점수를 받다가 오답 노트 정리 후 약 70여일 만에 97점으로 수직 상승했다. 이후 수리 영역은 2개 이상으로 틀린 적이 거의 없었고, 2교시 수리영역 시간은 그저 여유롭게 쉬어가는 한 타임으로 간주할 정도가 되었다. 이런 식으로 오답 노트를 정리한 후 해당되는 문항 밑에는 풀이를 적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출제된 단원과 어떤 핵심 개념을 가지고 출제했는지를 쓰도록 한다. 그리고 정리해 둔 오답 문제와 같은 유형의 다른 문제를 주말에 수학 오답노트 풀이 시간을 갖고 다시 한 번 쭉 풀어보도록 한다. 1주일이라는 시간이 지났을 때도 이 문제를 보면 접근이 될 정도로 완벽하게 이해를 했는가 점검하기 위한 의미이다.
마지막으로 수리영역 오답노트에 대해 언급할 사항은 특정 단원에 대한 사항이다. 경우의 수, 확률, 통계 단원 문항은 오답노트를 따로 만들어 정리하기를 추천한다. 경우의 수는 지금까지 배우며 풀었던 방식과는 매우 다른 방식의 풀이 과정이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굉장히 혼란스러워 한다. 필자의 수학 점수도 오답 2개 이하를 쉽게 달리다가 이쪽 단원이 등장하였을 때 잠시 브레이크가 걸렸던 것 같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세야 할지, 정확하게 경우의 수를 다 셌는지, 덜 세거나 더 센 것은 아닌지에 대한 불확실성 문제 때문이다. 하지만 경우의 수의 난관도 결국은 길이 있게 마련이었다. 서로 상이한 것 같은 경우의 수 문제도 결국 교과서에 등장하는 개념을 이용해 접근하는 문항별 유형이 다 있었다. 그리고 그 유형별로 경우의 수를 세는 요령과 접근 방식이 존재하였다. 따라서 경우의 수에서 난관을 겪고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경우의 수 오답노트를 따로 마련하여 유형별 정리를 해 보아야 할 때이다. 경우의 수, 확률, 통계에 해당되는 조합, 중복순열, 원순열, 조건부 확률, 독립시행, 정규분포 등의 개념이 실제 문제에서 어떻게 적용되는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또한 경우의 수는 세는 것이 번거롭고 복잡하게 느껴져서 그렇지 실제 그 과정의 시간이 오히려 다른 단원의 문제보다 더 짧으니 차분하게 세 나가는 연습을 하길 바란다.
수리 영역 오답 노트를 이용하는 의미는 아직 정리되지 못한 내용을 파악하고 스스로 고민해서 해결하는 연습을 하자는데 있다. 오답 노트의 습관화를 들이고 공부하는 사람은 학교 선생님이나 스타 강사의 휘황찬란한 풀이를 보며 어떻게 ‘여기서 저런 생각이 나올 수 있지? 저 사람은 타고난 수학적 천재야’ 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비웃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