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의 활약을 기준으로 패스트볼 구속은 평균 시속 145 킬로미터 (90mph)이며 최고 153 킬로미터 (95mph) 까지 나온다. 위에 링크도 있지만 KBO 시절에는 최고 속도는 변함이 없지만 평균 구속은 약간 낮아 141~2 킬로미터를 기록하는게 보통이었다. 메이저리그 진출 전에는 가장 걱정받던 부분 중 하나가 빠르지 않은 속구 구속이었지만 본인도 이를 의식해서 인터뷰에서 말한 대로 구속을 어느 정도 끌어올렸고, 끌어올린 구속은 좌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들 중에서도 그렇게까지 느리진 않다. 팬 그래프에서 제공하는 2013년 선발투수들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91.2 마일이며, 그 중에서도 좌완 투수들의 평균 구속은 90.8 마일이다. 류현진의 포심 평균 구속은 90.7 마일. 한국에서 류현진의 평균구속이 메이저리그 데뷔 후의 평균구속보다 느린 이유는 한국에서는 불펜이 약한 팀 사정상 자신이 최대한 이닝을 소화해주어야 했기 때문에 완급조절을 하면서 위기때만 전력투구를 하는 방식으로 투구를 하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동일한 타이밍으로 투구를 함에도 속구 구속을 자유롭게 조정 가능한 점이 장점으로 경기 초반에는 90 마일 정도의 속구를 던지다가 타자 일순 후 갑자기 92, 3 마일의 속구를 던져 타이밍을 어긋나게 하고, 컨디션이 좋을 때에는 95 마일의 속구를 던지기도 한다. 이런 속구의 구속 조절 능력은
잭 그레인키도 놀라워 했을 정도.
거기에 속구의 횡방향 무브먼트, 우타자의 바깥쪽으로 휘어져 빠져나가는 움직임이 뛰어나 타자들이 상대할 때 곤혹스러워 한다. 또 류현진은 좌투수이기 때문에 공의 궤적이 몸쪽으로 들어오다가 살짝 빠지기 때문에 이런 더러운 구질이 더 극대화된다. 구속은 평균적일지 몰라도 메이저리그가 가장 중요시하는, 그리고 타 리그와 메이저리그 사이에 놓여있는 거대한 벽 중 하나인 '무빙 패스트볼' 의 관점에서 본다면 류현진의 속구는 충분히 위력적이다. 체인지업 역시 횡 무브먼트는 이와 동일한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패스트볼의 이러한 무브먼트는 체인지업과의 구분을 더 어렵게 하는 역할도 한다.
또 구속이 항상 90~91 마일 대에서 노는 것도 아니고,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끌어올릴 수 있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3 마일이 찍힌 2013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3차전이 그 예. 7이닝을 던지며 6, 7 이닝은 패스트볼 구속이 91 마일 정도에 그쳤음에도 93 마일이 나왔다는 것은 5이닝까지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4 마일 이상이었다는 이야기다. 물론 이 정도 페이스는 5 이닝 밖에 유지하지 못하고 4일 휴식 후에도 정상 컨디션일 거라는 보장을 못하기 때문에 내일이 없는 포스트 시즌에서야 주구장창 94, 5 마일을 던지며 구속을 끌어올린 것이긴 하지만, 바꿔 말하면 한 경기 안에서 위급한 상황에는 얼마든지 이 구속을 보여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컨디션이 안 좋거나 피로한 경우에는 속구 구속이 88마일 가량까지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그래도 어떻게든 버틸 수 있었지만 MLB 에서는 이 정도 속구가 나올 때에는 경기 결과가 좀 부진하거나 내용이 아슬아슬한 경우가 많다. 결국 이는 구종의 기량 문제라기보다는 체력 문제인데, MLB 에 적응하기 위해 보완해야 할 부분. 이 부분이 해결된다면 속구의 평균 구속이 더 상승할 가능성도 있는데, 장거리 이동이 처음이었던 시즌 중반에 구속이 크게 내려갔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시즌 중반 장거리 이동에 익숙해지며 다시 평균 구속이 올라왔다.
가장 위력적인 구종으로 꼽히는 것은 역시 체인지업. 평속이 시속 128 킬로미터 (79 mph) 에서 잡히는 체인지업은 체인지업의 덕목인 '속구와 같은 투구폼, 타이밍에 나올 것' '그러면서 속구보다 느린 속도로 타이밍을 뺐을 것' 을 충실히 지킨다. 이 구종이 얼마나 많은 헛스윙 및 스트라이크 아웃을 양산하고 공략 당하지 않았는지 나타내는 피치 밸류라는 스탯 기준으로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콜 해멀스와
펠릭스 에르난데스의 뒤를 이어 메이저리그 전체 3위다.
평속 시속 131 킬로미터 (81 mph)의 슬라이더 역시 쓸만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그렇게까지 무서운 위력은 아니고 문자 그대로 쓸만한 정도다. 피치 밸류 상으로는 더도 덜도 말고 메이저리그 평균. 물론 평균의 기준점이 좀 높긴 하지만, 결국 류현진이 활약하는 곳이 메이저리그 인 이상 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슬라이더를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주 무기인 체인지업의 역할을 좌타자 상대로 하는 구종이 슬라이더이며 류현진은 좌타자 상대 성적이 더 좋지 않기 때문. 다저스의 스카우터 진은 류현진의 슬라이더가 발전의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고 했었는데, 무언가 가능성을 본 듯 싶다.
실제로 14시즌 7월 14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최고구속이 90마일(약 145km)까지 나온 날카로운 고속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삼으며 삼진을 10개나 뺏어냈다. 이 고속 슬라이더는 커쇼와 그레인키가 알려준 슬라이더 그립으로 던졌다고 류현진이 인터뷰에서 밝혔다. 류현진의 빠른 구종 습득능력을 알수있는 대목이다.
반면 커브는 평속 시속 115 킬로미터 (71 mph) 대의 커브는 모든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꼽는 류현진의 약점이며, 기록지 상으로도 네 가지 구종 중 성적이 제일 좋지 않다. 그날 그날 컨디션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종이라는 게 문제. 한 마디로 기복이 심하다. 이에 대해 다저스의 릭 허니컷 투수코치는 '체인지업은 기술에 가깝고, 커브는 감각에 가깝다' 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어쨌든 잘 들어가는 날은 제대로 먹히지만, 안 들어가는 날을 밋밋하게 들어가 공략도 많이 당하고 볼을 많이 만들어 내 애를 먹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꼭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샌디 쿠팩스가 다저스 투수들에게 커브를 가르쳐 주고 팀 동료
클레이튼 커쇼 역시 커브의 달인이기에 배울 여지가 많다는 점.
고속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삼기 시작한 2014시즌 7월 14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부터는 조시 베켓의 그립을 배워서 새로운 커브를 던지고 있는데, 제구와 무브먼트 또한 눈에 띄게 좋아졌다. 검지손가락을 살짝 접어서 던지는 너클 커브식이라는데, 앞으로도 커브 제구를 유지할 수 있다면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네 가지 주력 구종을 바탕으로 타자와 심리전을 즐기는 투수. 한국에 있던 시절에도 홍성흔의 인터뷰에 따르면 '레퍼토리가 다양한 투수는 아니다. 하지만 속구를 노리면 체인지업이 들어오고, 체인지업을 노리면 속구가 들어왔다. 타짜 같았다.' 라는 평을 받았고, 메이저리그에서도 좌타자 상대로 체인지업을 던지지 않다가 그걸 분석하고 나왔을 신시내티 레즈 전에서 좌타자 상대로 체인지업을 던져대
추신수를 비롯한 레즈의 좌타자들을 요리했다. 추신수는 '좌타자 상대로 체인지업을 안 던졌는데 이번에는 던지더라. 속구 타이밍을 노리고 들어갔는데 완전히 속아서 땅볼이 됐다' 라고 했다.
다만 지나친 바깥쪽, 낮은 쪽 일변도의 승부는 팬들 사이에서도 왈가왈부가 많은 부분. 몸쪽 하이 패스트볼은 평범한 구속의 공도 바깥쪽에 비해 스윙을 일찍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타자가 느끼는 체감 구속을 올려주는 효과가 있다. 다만 체중을 실어서 치기 쉽기 때문에 장타를 허용할 위험도 높다. 바깥쪽 낮은 패스트볼은 타자가 상대적으로 스윙을 느리게 시작해도 되기 때문에 컨택하기는 쉬우나, 체중을 실어서 치기 어렵기 때문에 장타가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류현진은 거의 바깥쪽 일변도로 승부하는 스타일이다.
류현진의 2013년 핫 존. 이런 류현진의 바깥쪽 승부에 대해서 팬들의 의견이 상충하는 것이다.
바깥쪽 승부를 옹호하는 쪽은 '류현진의 패스트볼은 헛스윙률에서 120명중 106등이다. 하이 패스트볼이 아무리 효과적이어도 그런 공으로 공략을 시도해 봤자 장타만 나올 뿐이다.' 라고 주장한다. 바깥쪽 승부로 일관하는 것에 반대하는 팬들은 '헛스윙률이 낮은 것 자체가 바깥쪽 일변도 승부 때문이다. 구속도 좌완 중 준수하고, 횡 무브먼트와 종 무브먼트 모두 메이저리그 상위권인 류현진의 패스트볼로 그런 소극적인 승부만 가져갈 이유가 전혀 없다' 라는 쪽. 류현진 본인은 스스로를 제구형 투수로 규정하며 제구력만이 자신의 살 길이라 인식하고 있긴 하다. 2013년 결정적인 순간 맷 아담스를 하이 패스트볼 삼진으로 되돌려 세운 것 처럼 향후 투구 패턴에 변화를 줄 지도 모른다.
실제로 2014년 시즌에 두드러지게 변한 부분이 이 부분이다. 다저스 코칭 스태프 역시 류현진의 패스트볼 구위에 대해 하이 패스트볼 승부로 가서 나쁠 게 없다고 주장한 팬들과 의견이 일치했는지는 몰라도 2014년 경기는 몇 경기 진행되지 않았지만 2013년에 비해 하이 패스트볼을 상당히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슬라이더와 커브의 구위가 올라감에 따라 삼진율도 상당히 많이 올라갔는데, 2013년 시즌에도 초반에는 삼진율이 좋았던 만큼 이 페이스가 시즌 끝까지 갈 지는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2013 시즌은 타자들이 류현진을 처음 보면서 그 생소함 때문에 헌납한 삼진이 많았던 반면, 2014 시즌은 이미 류현진에게 익숙해진 상대들에게 많은 삼진을 뽑아내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
또 볼넷을 싫어해 스트라이크 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편이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MLB 에서는 초창기 공에 적응이 덜 되며 볼넷을 싫어하는 성향에 비해 좀 많이 주긴 했지만 후반기에는 볼넷 주느니 안타맞고 만다는 신조를 잘 지키고 있다. 올스타전 이후 9이닝 당 볼넷 비율은 0.94 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안타가 좀 많아져서 (...) 후반기 경기는 신시내티 전을 제외하고 안타를 5개 아래로 맞은 경기가 없다. 대신 또 홈런은 안 맞으니 삼진/볼넷/홈런만 따지는 FIP 가 좋아져서 세이버 피쳐가 되었다. (...)
사실 핫 존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바깥쪽 승부에 대한 고집 때문에 '볼을 적게 던지는 투수' 는 아니다. 실제로도 2013년 총 3070개의 투구를 해 스트라이크는 1979 개, 볼은 1091 개다. 9이닝 당 볼넷 개수가 1.19 개에 지나지 않았던 후반기 기록만 가져와도 마찬가지다. 스트라이크 787 개에 볼 420개. 후반기 류현진과 비슷한 9이닝 당 볼넷, 삼진/볼넷 비율을 가진 투수 중 스트라이크/볼 비율이 류현진보다 적은 투수는 찾아보기 힘들다.
뉴욕 메츠의 테리 콜린스 감독은 류현진을 두고 '스트라이크를 쏟아붓는 투수' 라고 말했는데 사실 틀린 표현이다.
이런 양반이니까 맷 하비와 데이비드 라이트를 골로 보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볼넷이 적은 이유는 역시 제구력. 현대 야구에서는 '투수의 제구력이라는 건 사실 실제보다 과대평가되어 있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그래도 류현진의 제구력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상당한 수준이다. 즉 볼을 던지는 것을 아끼는 타입은 아니지만 볼넷은 절대로 내주지 않는 스타일이다. 이를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이 체인지업이라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결정구, 또 볼 카운트를 이끌어나가는 게임 운영 능력이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유사한 스타일이라면
마크 벌리인데 류현진을 벌리와 비교한 보라스의 언플이 아주 허언은 아니었던 셈. 물론 벌리의 전성기나 커리어에 비교할 수 있는 투수는 아직까지 아니지만.
단점이라면 이런 운영은 사실 매우 섬세한 운영이기에 조금이라도 균형이 무너져 내리면 볼넷을 남발할 위험, 이닝 소화력이 떨어질 위험이 높다는 것. 실제로 류현진은 전반기에는 9이닝 당 볼넷을 3.01 개 씩 내주며 볼넷을 상당히 많이 내주는 투수였다. 후반기에도 딱히 투구 패턴의 변화는 없었지만 컨디션이 올라오며 스트라이크/볼 비율에 변화도 없었으면서 볼넷이 크게 줄어든 것. 다시 말해 컨디션이 나쁘다면 언제든 다량의 볼넷을 내주면서 이닝은 많이 못 먹는 위험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당황하지 않는 멘탈과 유연한 경기 운영 능력 역시 칭찬받는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많은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이 칭찬하는 부분인데, 허니컷 코치는 '문제가 생기면 당황하지 않고 기어를 바꿔서 달리는 법을 알고 있다. 쉽게 무너지지 않고, 그만큼 나머지 선수들이 '게임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투수다' 라고 했다.
돈 매팅리 감독 역시 '스포트라이트와 기대를 두려워 하거나 부담스러워 하지 않고 즐기는 것 같다. 타고난 선수.' 라 평했다.
이게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이 KBO 에서 MLB 로 건너가며 생긴 피칭 스타일의 변화. 타자들의 힘이 부족한 KBO 에서는 플라이볼을 많이 유도하며 아웃카운트를 잡았는데, 타자들의 힘이 좋은 MLB 에서는 플라이볼을 유도하는 게 위험하다는 판단이 들자마자 땅볼 비율을 50% 로 늘리며 땅볼 투수로 변신했다. 말이야 낮은 스트라이크 존에 던지면 된다지만 그런 제구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며, 쓸데없이 자존심과 오기로 이전 스타일을 고집하는 투수들같은 어리석음도 보여주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평균(약 22초)에 비교해도 빠른 투구 간격(인터벌)도 그의 장점이라 볼 수 있는데, 김형준 해설의 분석에 의하면 류현진의 인터벌은 평균 19.5초로 전체 평균보다 2~3초정도, 길게는 25초 전후의 인터벌을 가지는 투수들에 비해 5초정도 빠르다고 보았다. 또한 류현진의 인터벌은 상황의 유불리에 관계없이 거의 일정한데, 이에 대해 어떤 기사에서는 투수가 불리한 상황에 몰려도 역으로 짧은 인터벌을 통해 상대 타자들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고 심리적으로 몰아붙이는 효과가 있으며, 류현진의 흔들리지 않는 멘탈 덕분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