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6일(금), ‘임시공휴일’ 지정
- 속 타는 서민 -
(출처=공감포토)
정부가 5월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정부는 4월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5월 ‘가정의 달’과 봄 여행주간을 맞아 국내여행 활성화를 통해 내수 진작 붐업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임시공휴일 지정 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미 대부분의 학교가 이날을 ‘재량휴업’으로 지정하고 있어 나흘의 연휴기간 동안 근로자들이 가족들과 함께 지낼 수 있게 하려는 취지도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국무조정실 일반행정정책관실 이정호 사무관은 전화통화로 “이번 공휴일 지정 시행에 대해 정부의 지정 내용을 발표하고 시행할 따름이지 다른 내용은 모른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4월 25일 대한상의는 "우리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내수경기 회복이 무엇보다 절실한 상황"이라면서 임시공휴일 지정을 건의했고, 정부는 이를 즉각 받아들였다. 그 이면에 정부 측의 요청이 있었는지, 단순히 대한상의 측의 아이디어였는지 확인할 길은 없다.
임시공휴일 지정에 따른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5월 가정의 달에 젊은이들은 효도와 가족애를 돈독히 하기 위한 행사를 동시에 해야 한다. 봄 여행주간을 맞아 저소득층이나 적은 수입으로 살아가는 대구 칠성동의 주민 김달성(57세, 노무직)씨는 “휴일이 꿈만 같다”라고 했다.
[임시 공휴일 지정에 따른 찬·반 여론 조사] (출처=공감포토)
과소비에 대한 우려와 빈부의 차이가 심한 때에 여유 돈을 가진 사람이나 공무원들은 별로 부담이 되지 않지만, 하루벌이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만 같고 없는 살림에 생활이 더욱 위축된다. 대부분의 학교가 재량휴업을 지정했다는 것은 잘 못 확인된 자료다. 대구 D고교는 시험기간이고, 경북 구미의 S중학교는 현장체험학습이 계획되어 있다.
대구 H고교의 김종한(55) 교사는 “처음 수립한 계획대로 하는 수밖에 없으니 임시공휴일을 왜 정하는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임시공휴일을 1주일을 앞두고 갑작스런 결정에 당혹해 하는 업자와 국민들, 기업, 병원. 학원도 많다. 병원은 예약환자들을 위해 휴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고 학원 등에서는 결정을 미루고 학부모와 학생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입장이다.
직장 근로자가 미리 휴가를 낸 경우에는 늦게 휴가를 내거나 내지 않았으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인데 정부발표에 불이익을 당할까봐 염려하고 있다. 정부는 임시공휴일 당일인 6일 민자 도로를 포함한 전국 고속도로의 통행료와 여객선의 운임도 면제한다.
이에 따라 6일 0시부터 24시 동안 고속도로 경유 차량은 진·출입 일자와 상관없이 통행료가 면제된다. 섬 지역을 오가는 여객선의 배 삯도 무료이다. 예를 들어 5일 24시 이전에 유료도로에 진입한 차량이 6일에 톨게이트에 진출한 경우 통행료는 면제된다. 또 6일에 유료도로에 진입한 차량이 7일 0시 이후 톨게이트로 진출한 경우에도 통행료는 없다. 단 5일 24시 이전과 7일 24시 이후 통행한 차량은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다.
이정호 사무관은 “국가사업인 경우에는 무료통행으로 인한 비 수입부문에 대하여 지원을 하지 않으나 민간기업의 경우에는 최소 수입보조(MRG방식)로 수입을 보전해 주어 경영의 적자를 메워주고 있다”고 했다.
KTX·새마을호·무궁화호 등 열차에 대해서도 5월 1일부터 31일까지 3인 이상 가족단위 이용 시 전 구간에 걸쳐 운임의 20%를 할인한다. 섬 지역 여행, 농어촌체험학습의 경우 20%의 요금 활인 혜택이 있으나 200개의 지정 단체에 참여할 경우에 한정한다고 했다.
열차 할인을 받으려는 사람은 매표소에 가족관계증명서, 건강보험증 등을 제출하면 된다. 인터넷 예매의 경우 일단 정상가격 결제 후, 열차 탑승 전 매표소에서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제출하면 할인혜택이 제공된다.
아울러 정부는 연휴기간(5일부터 8일까지) 동안 4대 고궁·종묘·조선왕릉 및 과학관·휴양림·수목원 등과 지자체·공기업·공공기관의 운동장·강당 등 연수시설도 무료로 개방한다. 관련 이용 정보는 문체부 홈페이지(http://spring.visitkorea.or.kr) 등에 일괄 게시될 예정이다.
평상시 65세 이상 경로우대 혜택을 60세 이상 노인에게도 6일 하루만은 무료 또는 50% 요금 활인 혜택이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일부 시민들은 바라고 있다. 어린이날에는 태릉 국제스케이트장 등 체육시설을 무료로 개방하고 임시공휴일 당일에는 프로야구 입장권을 50% 할인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미 예약을 한 상태이거나 앞으로 예약을 할 경우에 조금이라도 혜택을 받는 방법을 찾고 있으나 각 단체마다 혜택의 시간과 장소를 달리하고 있어 혼선을 빗고 있다. 정부는 임시공휴일과 연계한 연휴를 국민들이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중소기업·비정규직 근로자를 위해 협력사 등의 납기 연장 등 경제단체 및 대기업 등의 협조를 유도하고 학원총연합회 등에 임시휴강 등을 요청하기로 했다. 또 임시공휴일에 쉬지 못하는 근로자나 맞벌이 부부 등을 위해 초등돌봄교실 운영, 어린이집 당번교사 배치, 아이돌봄 서비스 등을 시행해 맞벌이 부부 등의 부담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출처=공감포토)
대기업, 중소기업의 직원은 휴가기간이 길면 좋겠지만 자원봉사를 하거나 작은 일, 짧은 시간의 활동으로 수입을 얻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가슴만 아프게 하고 있다. 학원에서는 휴무를 한 경우 추후 보강을 해 주어야 하기에 차라리 정규 일정대로 운영하는 곳도 있다.
정부에서는 휴일을 권장하지만 실제 현장이나 업소에서는 지정하여 발표하지 않는 것이 동요가 없을 것이라고 한숨만 쉬었다. 이번 임시공휴일 지정은 국민이나 정부 각 기관, 병원, 여행사 등에서 사전에 충분한 검토 후에 계획이 세워지고 발표되었어야 했다. 말 그대로 임시 공휴일을 임시에 지정한 것에 대한 국민들의 볼 멘 소리를 정부에서는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실버넷뉴스 제14기 교육생 김영근 yongk012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