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교인
봉투를 받았습니다
황 영 준 동산교회 원로목사
9월 2일 주일 오후 예배.
소록도 5개 처 교회가 중앙교회에서 연합예배를 드리는 날 설교자로 초청을 받았다.
광주에서 오전 9시 10분에 출발하니 소록도에 11시 반에 도착했다.
점심을 약속한 소설가 강선봉 집사 댁에 먼저 들렸다. 부인이 정성스러운 집 밥을 준비해서 내놓는다.
건너편 녹동 시장에 나가서 찬거리를 사 오셨다고.
언제부터인가 이렇게 강 집사 집에서 밥을 얻어먹는다. 지금까지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강 집사 내외가 한 끼 식사 대접하는 것을 기뻐하는 모습이 참 감사했던 것이다.
오후 1시가 오후 예배 시간인데,
12시 30분에 예배당에 들어서니 교인들이 다 나와서 찬송가를 부르며 예배를 기다리고 있었다.
소록도는 예배 마치는 시간이 늦어지면 안 된다. 장애자가 많고 고령으로 몸이 불편해서 시간이 지체되면
힘들 수 있다. 오늘 예배는 좀 일찍 시작했다.
예배 시작 1시간 전부터 나와서 기도와 찬송으로 준비하는 정성과 열심이 대단하다.
설교하는 성경은 요한계시록 4장이다.
「하늘에 열린 문이 있는데」 제목으로 설교하는 것이다. “보라 하늘에 보좌를 베풀었고 그 보좌 위에 앉으신 이가 있는데…
이십사 보좌들이 있고 그 보좌들 위에 이십사 보좌들이 있고 그 보좌들 위에 이십사 장로들이 흰옷을 입고
머리에 금관을 쓰고 앉았더라”
성도들이 살다가 개인적으로 하나님의 부름을 받을 때,
생명 호흡이 끊어질 때, 내 영혼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었다.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백성을 위해 예비하신 신령한 하늘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 소망으로 기도하고 찬송하며 살게 하고 싶었다.
“보좌 가운데에 계신 어린 양이 그들의 목자가 되사 생명수 샘으로 인도하시고
하나님께서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씻어 주실 것임이라” 한편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임재와 위로를 말씀드렸다.
나는 설교하면서 “설교하는 내 마음이 벌렁벌렁” 한 것 같다고 말씀했다.
그 천상의 문, 거기로 가는 길이 어떻게 열리느냐, 누가 인도해 주시는 것이냐 묻고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라 말씀하신 예수, 그 믿음이 그 길이라 했다.
그 경우에 합당한 찬송가도 힘 있게 불렀다.
“잠시 세상에 내가 살면서 항상 찬송 부르다가 날이 저물어 오라 하시면 영광 중에 나아가리
열린 천국 문 내가 들어가 세상 짐을 내려놓고 빛난 면류관 받아쓰고서 주와 함께 길이 살리“
인생을 다 살아오신 나이 많은 분들이라서 그럴까. 험한 인생을 살아서 그럴까.
모두가 힘 있게 부르는 찬송이 뜨거웠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도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씻어 주실 것임이라" 했으니, 한센인의 쌓인 서러운 눈물,
소록도의 눈물, 사람들 때문에 흘린 눈물까지도 닦아주실 것이라 말씀드리고, 예수 구원,
예수 보혈을 찬송하고 영원한 천국을 소망하며 노년의 삶을 살아가자고 말씀드렸다.
예배를 마치고 자주 만났던 김 집사 댁에 들렸다. 나이 80 넘은 할머니, 두 손을 중간에 다 잃고,
다리 한쪽도 의족이다. 치매 증상이 있어 병원에 입원했다가 잠시 나와 계셨다.
사람들을 만나면 두 손을 뒤로 숨기는 분인데 내가 먼저 두 손목을 붙잡고 기도를 드렸다.
목이 매이지만 간절한 기도를 올렸다. 열여섯 꽃다운 나이게 들어와서 또래들과 어울려 70년을 소록도에서 살았다.
정오기도 팀을 날마다 교회에서 만나 기도회를 인도하는 장 권사 댁에 들려 통일 통장
(남북 통일될 때 선교비로 드릴 헌금)에 대해 중간보고를 받고 여러 해 동안에
적잖은 헌금이 모아졌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신 권사님이 이번에도 봉투 하나를 내 손에 쥐여준다.
"목사님, 기름값 쓰셔요." 하고 조심스럽고 겸손한 모습이다.
"소록도 사람한테 봉투 받는 사람은 황 목사뿐일 것입니다. 감사히 쓰겠습니다." 하고 받았다.
지난번에도 그랬지만 목회자를 섬기는 교인의 정성과 사랑을 물리치지 않기도 했다.
지폐를 담은 신 권사의 봉투는 수첩에 끼워두었다. 성도들의 목회자 사랑과 섬김을 마음으로 잊지 않고
오래 기억하며 감사하고 싶어서다.
오늘도 광주에서 소록도까지 오가며 은혜와 감사가 넘치는 주일이었다.
소록도 교회의 예배와 성도들 얼굴을 생각하며 섬을 나와 광주로 돌아오니
아직도 해는 황혼빛으로 서산마루에 걸려있다.
첫댓글 목사님!!!
소록도에 다녀오신 안부를 잘 읽었습니다.
무엇보다 더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한센인의 쌓인 서러운 흘린 눈물까지도 닦아주실
예수 보혈을 찬송하고 영원한 천국을 소망하는
그들의 노년의 삶이되길 기원합니다.
항상 존경하옵는 목사선생님!
그들의 눈물을 씻어 주시겠다는 예수님의 일을 하고 오셨군요.
장하십니다,.
그러한 일을 할 수 있도록 인도해주신 분께 감사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