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대중음악계는 연이은 사망소식으로 어수선하다.
지난 25일 '로보트 태권브이'를 작사작곡한 한국뮤지컬의 선구자 최창권선생의 타계에 이어
어제 29일엔 그룹 산울림의 영원한 막내 개구장이 김창익이 캐나다 밴쿠버에서 제설작업 중
예상치 못한 압사로 세상을 등졌다고 한다.
산울림의 드러머였던 그의 나이는 이제 50세에 불과하다.
작년 년초에도 개그우먼 김형은, 가수 유니의 연이은 교통사고와 자살소식으로 뒤숭숭했는데
올해도 비슷한 양상으로 내닫고 있다.
연예계에 11월 괴담설에 이어 이제는 1월 악몽설이 굳혀지는 것인가??
막내의 비보에 충격을 받은 큰 형 김창완은 진행하던 방송도 접고 카나다로 급히 떠났다.
김창완이 맡아온 SBS 파워 FM '아름다운 이 아침'의 방송진행은 당분간 가수 박학기가 맡을 예정이다.
당분간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는 이야기 까지 나오고 있다.
그의 충격이 얼마나 큰 것인지 짐작이 간다.
김창익은 10여년 전 카나다로 이주해 개인사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김창완, 김창훈, 김창익 삼형제 록그룹 산울림은 1977년 동심 가득한 '아니 벌써'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 거야'가 수록된 1집을 내놓으며 세상을 놀래키며 등장했다.
그들의 음악이 한국 록에 있어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것은 해묵은 이야기다.
국내에서 연기자로도 활동 중인 김창완, 미국에 거주 중인 김창훈, 캐나다에 있던 김창익은
지난 2006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산울림 30주년 기념콘서트'를 펼쳤었다.
그 공연때 보았던 김창익의 모습이 마지막 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김창익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후 카나다 밴쿠버에 거주하는 한 팬은 산울림 팬카페에
‘김씨가 언덕에서 제설작업을 하던 중 리프트가 넘어지면서 그 밑에 깔리는 사고를 당했다’고
글을 올려 제설 작업 중에 압사한 것으로 전했다.
아이디 'Happy Break'를 사용하는 카나다 교민은
"방금전 故 김창익님의 유해가 안치된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어제 점심 때 만나서 앞으로 있을 공연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런데 이제 다시는 그분을 뵐 수 없다는 현실이 너무나 슬프군요. 언제나 그렇듯 해맑게 웃으시던 모습이 너무 눈에 선한데..."라고 말 끝을 흐렸다.
캐나다 현지에서 김창익을 도와 일을 했다는 팬은 "밴쿠버는 눈이 안오기로 유명한 곳인데 이상하게도 이번 겨울에는 날이 영하로 자주 떨어지고 눈이 많이 왔습니다. 지난 토요일부터 내린 눈이 간헐적으로 오늘 아침에도 내리더니 다소 많은 양의 눈이 와서 거리를 덮었습니다. 그런데 29일 갑자기 인근에 일하시던 한 아저씨가 놀란 모습으로 급히 오셔서 큰 일이 났다고 전했습니다. 작업장에 당도하니 구급차 2대가 도착해있었고 김창익님이 사고 장소 근처에서 응급조치를 받고 계셨습니다. 김창익님은 호흡에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산소호흡기를 대고 있었습니다. 눈길에서 리프트로 작업을 하시다가 리프트를 너무 들어 올려서인지 조금 언덕진 길에 리프트가 그만 중심을 잃고 쓰러졌는데, 불행하게도 김창익님이 거기에 깔리게 됐던 것 같았습니다"고 사망 당시 상황에 대해 전했다.
"김창익님의 다리가 심각하게 다쳐있었기에 생명에는 지장이 없어 보였습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사망소식을 접하게 됐습니다"며 망연자실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창익을 너무나 성실하고 다정다감했던 사람으로 기억하는 그 팬은 "평소에도 미소를 잃지 않던 김창익님이 마지막 숨을 거두게 되는 상황에서도 너무나 행복한 모습이었다고 병원의사가 전해왔습니다"라고 전해 팬들의 가슴을 울렸다.
김창익의 사망 소식을 듣고 뮤지션들은 "믿기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자우림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인 이선규는 "2006년 연말 홍대 클럽에서 산울림 30주년 기념 팬미팅을 했을 때 마지막으로 만났다. 오늘 뉴스를 통해 사고 소식을 듣고 너무 깜짝 놀랐다. 당시 공연을 마치고 함께 맥주도 마시면서 '나중에 우리 40주년 공연도 꼭 같이하자'고 말씀했는데, 이렇게 안좋은 소식을 들어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자우림은 지난 2006년 7월과 12월 산울림이 데뷔 30주년 기념 공연을 했을 때 두 차례 게스트로 섰다. 지난 1999년에는 산울림의 기념 앨범 '산울림 트리뷰트 앨범 77 99 22'에 시나위, 윤도현 등 동료 가수들과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
김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 진후 산울림 팬카페에는 추모의 글이 이어지고 있으며 팬들은
30일 오후 8시 서울 종로 나무그늘에서 추모 모임을 가졌다.
김창완, 창훈, 창익 형제로 구성돼 활동한 산울림은 1977년 데뷔, 97년에 13집을 마지막으로 발표했다.
김창익의 유족으로는 아내와 2남이 있다.
그는 영원할 것이다.
형제들과 함께 세상에 남긴 주옥같은 노래들은 대중 곁에 영원히 친구로 남을 것이다.
애통한 마음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