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의 채식가이드 4
두 발 포기! 네 발 포기 ! - 패스코(pesco) 채식단계
채식을 처음 시작하는 분들이 보편적으로 시작하는 단계는 두 발과 네 발 달린 동물을 먹지 않는 페스코 채식단계이다. 고통에 대한 감수성이 인간과 다르지 않고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동물들이 공장식으로 사육되고 인공적인 사료와 항생제, 호르몬제를 먹고 자라 도살되기까지의 반생명적인 과정을 겪게 되는 동안 그들은 극도로 욕구불만에 쌓이게 되고, 공격적이 되며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고스란히 세포에 축적되었다가 식탁에 오르게 되는데, 영양적인 면에서 동물성 성분의 과잉축적으로 인한 질병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면에서도 공격성과 폭력성을 유발하고,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우울하게 만드는 근본적인 이유를 제공한다. 따라서 오늘날의 육식은 먹는 것만으로도 폭력적인 문화를 만드는 데 일조를 하게 되는 것이다.
가정의 식단 속에서 소고기, 돼지고기와 닭고기, 오리고기 대신 생선류와 식물성 콩단백으로 된 요리들을 통하여 단백질과 양질의 지방을 섭취하게 되면 몸도 마음도 정신도 가볍고 맑아지게 됨을 저절로 느끼게 된다. 이 단계를 실천할 때, 가장 어려운 것은 고기맛에 길들여진 입맛과의 전쟁이다. 또한 대부분 사회생활을 하는 분들이 외식을 하거나 회식자리에서 선택하는 식재료들이 육식이기 때문에 모난 사람 취급을 받으며 살아가게 된다는 부담감을 떨치기가 어렵게 된다.
두 발과 네 발 가진 동물들(소, 돼지, 닭, 오리 등의 육류)을 먹지 않는 페스코 채식단계로 몇 개월간 식사를 하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생선요리에서 너무 비린내가 난다거나, 젓갈 냄새가 역겹게 느껴지는 체험을 하곤 한다. 뿐만 아니라, 어떤 경우에는 평소에는 고소하게 여겨졌던 달걀요리에서 이상한 노린내가 나는 듯한 거부반응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것은 우리 몸이 채식을 하게 되면서부터 점점 후각과 미각이 예민해져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맑고 신선하고 정결한 음식을 취하고자 하는 본능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이 단계에서 자연스럽게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되는데, 바로 생선류와 해물류까지 먹지 않는 단계이다. 생선과 해물류마저 먹지 않게 되면 풀만 먹고 어떻게 살아가느냐고 반문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단백질과 지방성분은 콩과 통곡류, 견과류, 색이 풍부한 야채속에 들어있는 양질의 식물성 단백질을 통하여 충분히 섭취가능하고, 우리 몸에 이로운 오메가-3, 오메가-6 등의 불포화지방산 성분은 동물성 지방이 아닌, 식물성 오일류나 견과류에 더 풍부하게 들어 있다. 동물성 성분들이 과잉 축적되어 혈관계통의 질병과 각종 알러지 등의 염증성 질환, 비만을 야기하는 반면, 식물성 단백질과 지방은 오히려 노화방지와 항암작용이 뛰어나다. 살생을 전제로 한 육식 대신 신선한 자연식으로 식단을 바꾸게 되면, 몸과 마음과 정신, 영혼까지도 정화되는 단계로 진입할 수 있다.
성인 한 사람이 하루에 필요한 단백질 섭취량은 평균 약 50~70g인데, 두부 1모에는 46.5g현미밥 1공기에는 6.8g의 단백질이 들어있는 반면, 소불고기 1인분에는 40.2g이 들어있고, 우유 1컵(200ml)에는 6.4g, 삶은 달걀 1개에는 5.5g, 흔히 참치통조림에 사용되는 황다랑어의 1회분량에는 10.8g의 단백질이 들어있다.
(교문사 [쉽게보는 식품칼로리와 영양성분표] 참조)
그러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도 개인의 선택을 주체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문화는 다른 사람이 아닌, 내 스스로가 만들어 나가야 한다. 소수의 선택이 정당한 경우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현미밥을 먹으면서 육식 대신 콩으로 만들어진 된장, 청국장, 두부 등을 충분히 섭취해 주고, 고기맛이 그리울 경우에는 콩고기나 콩햄을 선택하거나, 생선류를 담백하게 조리하여 입맛의 변화를 시도해 보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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