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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비엥으로 가는 길
10시 10분. 버스 통로에 플라스틱 보조 의자 2개를 더 놓아 운전사 포함 48명이 메콩 강변 주차장을 출발한다. 시내를 가로질러 북쪽으로 달리는 버스 차창 밖으로 위앙짠 북쪽 시내 상점과 주택들의 모습, 자전거와 오토바이로 가득 찬 거리의 모습, 포장은 했으나 수 많은 곳이 패이고 차선이 없는 도로 등이 우리 나라 70년대 신작로와 도시 풍경을 연상시킨다. 15분쯤 달리자 도로 양쪽으로 자동차 시장이 형성되어 있는데 버스로 10여분을 달리도록 계속이어지는 자동차 판매장에는 대부분이 현대자동차의 봉고와 1톤 트럭을 진열 판매하고 있고 간간이 일제 토요타 전시판매장도 보인다. 도로를 달리는 봉고차와 1톤 트럭의 90%는 현대자동차에서 만든 것으로 보인다. 도시를 벗어 난 시골 들녘은 경지정리가 되지 않아 꾸불꾸불한 논둑에 금방 모내기를 한 곳, 한참 벼가 자라는 곳, 벼가 패여 익어가는 곳, 논 중간 중간엔 바나나 나무 등 다양한 논 풍경을 볼 수 있다. 또 옥수수를 심은 밭과 언덕진 곳엔 망고와 코코넛 농장 , 풀밭에는 소와 물소, 염소 등이 매여진 채 풀을 뜯고 있어 아열대 지방 농촌의 모습 그대로다. 도로변 넓은 곳엔 파인애플, 망고, 코코넛, 망고스틴, 람부탄 등 열대과일을 파는 노점들도 보인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농촌 주택들은 나무와 대나무, 코코아 잎 등으로 만들었던 전통주택들은 거의 사라지고 시멘트와 벽돌로 지은 주택들이 많이 보이며 주택들 사이로 작은 구멍가게와 식당들이 있는데 규모나 상품들이 너무 적어 장사가 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좌우간 우리 버스 기사는 차선을 넘나 들며 눈에 보이는 차는 모조리 추월하는 거리의 무법자처럼 보인다. 아무리 눈 씻고 봐도 교통 표지판이나 속도측정기 등은 보이지 않고 차선도 지워졌는지 눈에 띄지 않는다.
▶ 휴게소와 휴게소내 유료화장실(꼬마가 화장실료 받음), 판매점
11시 50분. 기사도 지쳤는지 휴게소에 잠시 멈춘다. 휴게소라야 버스 3~4대 정차할 정도의 노상주차장에 100여 평 정도의 가게가 전부다. 소변도 볼 겸해 화장실을 찾으니 가게 주인이 아들과 둘이 화장실 입구에 책상을 갖다 놓고 앉아 1인당 1,000kip의 화장실 사용료를 받는다. 화장실 안은 우리 시골 화장실 수준으로 악취도 나고 파리 등 벌레도 윙윙거린다. 이 가게에서는 음료수, 과자, 바게트 샌드위치 등을 팔고 있는데 장사가 꽤 잘 되는 것 같다. 오랜 기간 프랑스 식민지 시대를 거쳐서 그런지 일행 중 바게트 샌드위치를 사 먹은 부부가 맛있다고 한다. 음료수 2캔(12천kip)을 계산하면서 주인 아들(6세)에게 막대 사탕과 풍선을 불어주니 무척 좋아한다. 다른 버스가 도착했는지 사람들이 휴게소 안으로 몰려 들어 오기에 밖으로 나왔는데 주차 질서가 엉망이다. 먼저 온 차가 빠져 나갈 공간을 보고 주차를 해야 하는데 남이야 어찌 됐던 제 편한 대로 주차를 해 놓아 제일 먼저 도착했던 우리 버스가 휴게소를 빠져 나오다 정원 돌담을 들이받는 사태가 발생되었고 겨우 빠져 나와 출발할 수 있었다.
▶ 휴게소를 지나 방비엥으로
휴게소를 출발하자 이내 버스는 산길로 접어 든다. 휴게소에서 여행자버스를 타고 꼬불꼬불 산길을 달려 방비엥으로 향한다. 차 두 대가 겨우 지날 수 있는 좁은 산길을 달리다 보면, 멀리 아득하게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푸르고 검은 산들이 그림처럼 펼쳐지곤 한다. 길 옆으로는 나무나 슬레이트로 집을 지은 가난한 마을들이 가끔씩 나타나곤 한다. 비가 내리는 날이었고 길을 곳곳에 파헤쳐져 물 웅덩이가 고여 있다. 마을을 지나다 보면 팬티만 입고 바가지 물을 끼얹으며 목욕을 하는 남자들이나 발가벗고 목욕을 하는 아이들이 보이곤 한다. 마을을 지나다 보면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어린 동생을 등에 업고 있는 언니나 오빠도 보이고, 무슨 재미있는 놀거리가 있는지 마냥 뛰어다니는 아이들도 보이고, 가벼운 책보를 들고 집으로 가는 아이들도 보인다. 내가 어렸을 적, 시골의 풍경과 닮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이야 아이 둘도 키우기 힘들다고 하는데, 우리 부모 대에는 한 집에 대여섯, 예닐곱도 흔한 일이었다. 그래도 아이들이 많은 사회는 희망이 있어 보이고, '사는 것' 같은 활기가 묻어 난다. 산길 곳곳에는 최근 내린 비로 수없이 많은 산사태 흔적이 보이고 우리가 방비엥으로 가는 도중 산사태를 만나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 이 곳 산사태는 황토 밑에 암반이 있어 비가 오면 물을 잔뜩 머금은 황토가 무게를 이기지 못해 암반을 타고 흘러내리기 때문이다. 이런 산길을 1시간40분 쯤 달려 방비엥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오후 1시 45분. 위앙짠에서 방비엥까지 126km를 세 시간 반 이상 걸려 도착한 것이다.
중간 중간 유료터널이라도 뚫어 교통 및 물류를 편리하게 하지 않고는 라오스의 발전이 어려울 것 같다. 과거 우리 나라 박정희 대통령이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진행시키면서 독일에 광부와 간호사를 파견해 가면서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함으로써 우리 나라 경제발전의 초석을 놓았는데, 라오스도 그런 경험을 벤치마킹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Thavonsok Resort
▶ 리조트내 Sunset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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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난 후 주변 풍경
- 우기로 쏭강의 물이 엄청나게 불어나 튜빙이나 카약킹하는 사람들이 위태로워 보인다
▶ 레스토랑 여주인과 딸
썽태우를 타고 Malay G.H 앞에 내려 10여 분을 더 걸어 우리가 묵을 Thavonsok Resort에 도착하니 오후 2시 20분. 방 배정을 받고 샤워를 간단히 한 후 리조트 내 Sunset 레스토랑에서 생선 튀김(32천kip), 돼지고기 볶음밥(18천kip), 라오 맥주(12천kip)로 늦은 점심식사를 한다. 레스토랑 바로 옆이 송 강인데 비가 많이 내려 물이 상당히 불어 있고 유속도 매우 빠르다. 식사 도중 강에 카약킹을 하는 사람이 보이는데 카약 뒤에 전문가가 타고 있지만 카약 조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국 카약 포트에 카약을 대는데 실패하고 강을 따라 한참을 떠내려 간 후 간신히 카약을 강가에 댄다. 이어 젊은 여자 한 사람이 튜브를 타고 강을 내려 오는데 안전하게 튜빙을 마칠 수 있을지 걱정이다. 방비엥에 와 꼭 해보고 싶었던 카약킹이나 튜빙은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점심식사를 하면서 건너편 깎아지른 듯한 산이 있고 산 중턱에 비구름이 걸쳐 있는 풍경이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것처럼 환상적이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한쪽 식당에서 아이의 웃음소리가 들려 보니 레스토랑 여주인의 아이(딸)이 엄마와 예쁜 짓을 하며 놀고 있다. 준비해 간 사탕을 주고 풍선도 불어 주며 잠시나마 유쾌한 시간을 보낸다.
▶ 썽태우를 내려 탐짱동굴로 가는 유료(2000낍) 다리
▶ 다리를 건너 땀짱동굴 가는 길
우리 일행은 모두 카약킹과 튜빙을 포기하기로 하고 우리 일행 전원이 썽태우를 1대 대절해(1인당 왕복 10천kip) ThamChang으로 출발한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지만 방비엥까지 와서 그냥 보낼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썽태우를 타고 숲 길로 20분 정도 달려 도착한 다리 앞에서는 동굴로 가는 다리를 건너는데 1인당 2천kip이라며 돈을 내란다. 길잡이가 알려줘서 알고는 있었지만 모두들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돈을 내고 다리를 건너 10분쯤 걸어 가니 Tham Chang 야외 레스토랑과 매표소가 나온다. 레스토랑엔 손님이 거의 눈에 띄지 않고 종업원들만 음악과 함께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 탐짱동굴 입구의 석회석 호수
매표소에서 동굴 입장료 10천kip씩을 내고 매표소를 나오면 커다란 연못이 있다. 석회석이 녹은 하늘색 연못은 탐짱동굴에서 나오는 물이 고여서 만들어진 것으로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매우 아름답다. 건기에는 수영을 할 수 있다고 하나 오늘은 비도 오고 물도 많아 수영하기엔 부적절한 것 같다.
▶ 탐짱동굴로 올라가는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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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짱동굴 입구와 내부
▶ 동굴 옆 정자에서 본 방비엥과 남송강
▶ 리조트 앞의 방비엥 거리
동굴로 가는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니 우측에 정자가 있는데 이 곳에 숨도 돌릴 겸 주변을 바라보니 비에 젖어 흐릿한 방비엥 일대와 숲 속을 흐르는 송 강의 풍경이 아름답다. 탐쨩은 종유석 동굴로 내부에 시멘트로 길을 만들어 놓아 관람하기엔 비교적 편하지만 관람할 수 있는 부분도 적고 종유석의 규모나 모양도 많이 떨어져 내가 본 종유석 동굴 중엔 최하급이다. 입장료가 1,200원 정도로 비싸진 않지만 돈과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이 곳에 와 연못에서 수영이라도 했으면 아깝지는 않았을 텐데........ 동굴을 나오니 비가 억수같이 내린다. 동굴 밖 정자에서 비를 피하면서 일행들의 여행담을 듣고 있는데 동굴관리인이 퇴근해야 한다며 내려 가라고 한다. 비를 맞으며 10분 정도 걸어 썽태우를 타고 리조트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