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2007년 김준성(예전 김재수 개명) 형님과 함께 풀코스(42.195km) 후기입니다
시간이 지났지만 포기하지 끝까지 완주한 형님에게 일어나서 기립박수를 보냄니다
할 수 있을까?
아니야 나는 할 수 없어?
그러면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갈까 말까 하면 가 보아라, 가서 아니면 되돌아 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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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3. 18일 서울국제동아마라톤대회 풀코스 페마(페이스메이커) 후기 입니다.
ㅇ목표 기록 : 5:00
ㅇ완주 기록 : 4:47
왼쪽부터 김재수님, 김영남님, 한준기 (광화문 도착 후 기념사진) 사진:이성노
** 대회 전 **
동마를 신청할적에는 메이저 대회답게 이번 대회에 빡세게 달려 기록을 내 볼까?
최고 기록이 3:50분대인데, 그 동안 1년이 지났으니 실력도 향상되어 3:40분이내 목표로 달리고 싶었다
일부 회원들은 3:30분이내 기록이 있어 보스톤에 간다, 섭3리를 했다 등등 기록에 대한 얘기들을 많이 하고 있어, 이번 동아대회에서 과연 내가 몇분이내 들어 올 수 있을까? 혼자 미소를 지어 본다.
최근 페이스메이커 경력으로는,
2006년도 부산비치 100키로 울트라대회 김영남(여) 14:40분 완주
2006. 가을 춘천마라톤대회 클럽회원 6:26분 완주 (포기 한다는 것을 억지로 데리고 완주)
2006 서울중앙 마라톤대회는 클럽어르신 (66세)페이스 하다가 오바 페이스 했는지, 달리다가 20키로정도에서 갑자기 쓰러져 서울 삼성병원에서 검사 를 하였다,
삼성병원 검사로 주위에서 "페이스메이켜 맞냐?, 도대체 어떻게 해 주었길래 선수가 쓰러지냐"
물론 농담이었지만 그 휴유증은 머리에 지워지지 않았다.
** 페이스메이커 의뢰**
"홍부부장, 나 동아대회에 페이스메이커 해 줄 수 있어"
"........."
전혀 생각치도 않았는데, 나에게 페이스메이커 해달라고 의뢰가 들어온다
"난 이번 동아대회에 기록을 갱신하기 위해서 혼자 달릴려고 생각했는데, 생각해 보겠습니다"
"난 몸이 아퍼 많은 연습은 하지 못했는제, 이번 대회에 페이스메이커 부탁 한다"
클럽 소식지 전 편집국장님으로, 내가 미워하는 사람은 페이스 안해줄려고 생각했으나 너무나 진지하게 부탁하여 흔쾌히 승낙을 한다.
아니, 어떤 면에서 동아대회에는 큰 부담없이 5시간이내 페이스만 해 주기 때문에 힘들게 연습을 할 필요도 없기 때문에 오히려 더 잘된 일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대회 보름전, "한준기 홍보부장, 곰곰히 생각해 보았는데, 페이스는 영남(여)씨와 같이 하기로 했으니
이번 기회에 기록을 세워 봐" 얘기를 한다.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 이번 기회에 1년이 지난 지금
과연 풀코스를 몇분에 들어올수 있나, 테스트를 해 보자.
그후, 2. 25일 국제 수원마라톤대회를 달린 후, 다시 제의가 들어온다
"영남이가 페이스 해 준다고 했는데, 아무래도 불안하거든, 다시한번 부탁 하는데, 이번에 5시간 이내
페이스 좀 해 줄수 있냐"
(아무래도 불안한지..., 언제는 해달라, 해주지 말아라, 다시 해 달라고 얘기 한다... 음.....)
마음의 결정을 다시 내린다. 그래 해 주자,
이번 기회에 내 기록에는 신경을 쓰지말고 해 주기기로 마음 먹는다
페이스를 부탁한 재수님은 5학년 4반 (54세)으로 어렸을때 몸이 불편하여, 부모님들이 잘 살아날 수 있을까? 하고 호적에도 늦게 올렸다고 한다.
더구나 태어날때 다섯손가락이 붙어, 큰 병원에 가서 붙은 손가락을 한개 한개 분리하는 대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겨울만 되면 손이 시러워 조금만 바람이 세차게 불어도 손이 차가워 장갑을 자주 낀다고 하신다.
작년에 풀코스 한번 완주, 그리고 32키로 연습 외 하프등 많은 연습을 하였다고 한다
** 출발**
목표는 5시간이내, 내 손목에는 4:30분 페이스챠트가 붙여져 있다.
과연 목표시간내에 완주를 시킬 수 있을까,
만약에 내 자신의 부상, 혹은 완주를 하지 못하면 1년내내 놀림감을 당할 수 도 있다.
광화문에서 잠실까지 풀코스는 만만치 않다. 잘 달리는 사람도 갑자기 잦은 부상 또는 예기치 않은 변수가 있어 완주를 못할수도 있다.
혼자 달리다가 부상이 있으면 포기하면 될텐데, 페이스를 잘해줄 수 있을까? 내심 걱정을 해 본다
광화문에는 2만명 이상의 많은 선수들이 달릴준비를 하고 있다.
나도 달리고 있지만, 저 많은 사람들은 마라톤이 뭐가 좋아서 달리고 있는 것일까?
작년 날씨는 영하 5도 체감온도 15도 이상 되어 매우 추웠지만 이번 날씨는 다행히 하늘이 도와 주는지 날씨는 다소 흐리고 달리기 하기에는 매우 좋은 날씨다
우리는 김동성 아나운서 총성과 함께 E조에서 힘차게 출발한다.
바닷속에 멸치는 조그만해서 무리들과 함께 이동하면 커다란 고기처럼 보이듯이, 이번 달림이들의 행렬또한 끝이 없다.
마라톤에 이런 얘기가 있다. "절대 여자 뒤를 따라가지 마라, 오버 페이스 하지 말아라"등 많은 얘기들이 있다. 나 역시 많은 경험이 있어, 이번 계획은 페이스챠트에 계획된 대로 절대 오버하지 않고 달리기로 마음 먹는다.
5키로를 지나니, 29분으로 너무 빠르다, 키로당 6:50분 생각하고 있는데 다소 빠르다.
5키로를 지나면서 통제를 시킨다
"절대 빨리 달리면 후반에 지쳐서 못 달림니다. 천천히 가세요, 그리고 힘이 남으면 후반 30키로, 아니
35키로 지나서 힘을 내서 빨리 가시면 됩니다, 하프까지는 힘을 비축해 놓았다가 천천히 가야 합니다"
달리다 보면 서울시민들이 박수를 치면서, "완주 하세요, 힘!!, 대단 합니다" 커다란 힘을 실어 준다
힘찬 박수 소리, 북소리 등 예전같지 않게 자원봉사 포함 많은 사람들이 힘차게 힘을 실어주니 10키로까지는 자연스럽게 달리고 있다.
달리는 중간중간에는 각 클럽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분들이, 자기 크럽회원들이 지나가면 물이며, 꿀물이며, 이름을 크게 외쳐 준다.
왼쪽 노란색 김재수님 오른쪽 한준기 (울트라 가방에 사탕등 필요한것 넣고 달림)
어느 덧 19키로를 지났을까?
"난 아무래도 안 될것 같아, 홍보부장 먼저 가"
내 마음을 떠 보는 것인지, 아니면 진짜로 힘이 든것인지, 힘이드니, 먼저 가라고 얘기한다.
(음~~~ 내가 누군데, 난 한번 한다고 하면 끝까지 책임지는 사람인데.......)
"무슨 소리입니까, 이제 반 정도 왔으나, 조금만 가면 됩니다. 35키로 지점에 자원봉사는 이영철, 문수경, 강창희 포함해서 파워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너무 빠른것 같으니 천천히 가세요"힘을 실어준다
아침은 집에서 간단하게 밥을 먹고, 차 안에서 떡을 먹었으나 배가 고프다. 이제 하프지점에는 쵸코파이, 바나나가 있겠지, 재수님에게 문의하니, 아직까지 괞찮다고 하신다.
드디어 하프지점에 도달하자, 바나나며, 쵸코파이가 기다리고 있다.
필자는 바나나 2개, 쵸코파이 3개를 정신없이 먹는다. 빨리 달리는것도 아니기 때문에 시간은 다소 있었다. 잠깐 스트레칭을 한 후 다시 출발한다.
하프를 지나고 25키로를 지난다.
"준기야, 난 참으로 행복하다"
"......" 지금부터가 힘이 들텐데, 갑자기 "행복하다" 얘기를 한다. " 저 역시 행복합니다......"
그 후 달리면서,
"아무래도 5시간 이내 들어 갈 수 있을까?, 난 아무래로 안 되겠지"
너무 힘이 든지, 자신없는 얘기를 반복해서 한다. 그것도 한번이 아니고 10번이상 똑 같은 얘기를 한다
(그러나, 난, 강하다, 책임을 진다) 대수럽지 않게,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35키로 지점에 자원봉사자가 있어 맛사지 해 주고, 잠시 쉬었다가 가면 됩니다"
잠시 혼자만의 생각을 하였는지 32키로 지났을까, 갑자기 재수님이 보이지 않는다.
마음이 조급하다, 여기서 놓치면 다시 만나지 못할텐데, 달리는 주자들이 워낙 많아 찾기가 힘들어 클럽 조끼인 노란옷만 계속 보아도 보이지 않는다.
나 보다 빨리갔을까, 아니, 나 보다 빨리 가지는 안았는데, 다시 키로당 4:30분 페이스로 1키로를 힘차게 전진하면서 앞을 보아도 달리는 주자들이 워낙 많아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나보다는 늦게 갔을꺼야 하고, 한참을 대 도로 옆에 기다리고 있으니 저 뒤에서 힘차게 달려오고 있다.
거리에는 응원하는 많은 인파들의 화팅 외침소리, 그리고 전국 클럽에서 달리는 주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동호인들은 꿀물, 음료수, 커피, 현수막을 가져와 자기네 친구 동료등을 응원해주고 있다
어느 동호회에서 꿀물을 제공하여, 빨리 달려가 꿀물을 가져다 재수님에게 제공한다.
나 역시 먹고 싶었으나, 재수님은 마시면서 뛰어가니 다시 쫓아갈수밖에 없다,
드디어 35키로 지점에 오자 클럽회원인 이영철, 문수경, 강창희, 김갑수님이 파워겔을 준다.
그중에서 나는 빨리 재수님에게 맛사지를 받으라고 얘기를 하니, 영철님이 빠른 동작으로 허벅지며 종아리며 로션을 발라준다. 그 다음 나도 종아리에 맛사지를 하려고 허벅지를 대니, 재수님은 아무런 얘기도 없이 시간없다고 출발해 버린다. (.......이런 나도 하고 싶은데, 포기하고 뒤따른다)
40키로쯤 되었을까,
"이제 힘들어서 못 갈것 같다. 먼저 가라, 아무래도 몸이 무리가 따르는것 같아...."
힘없이 얘기를 한다
"이제 바로 코앞에 왔습니다. 힘들면 걸으세요, 시간은 충분하니 쉬었다 가시죠, 바로 앞에 다 왔습니다
잠실운동장이 보입니다, 힘내세요 힘!!!"
비록 힘이 들어 보이지만 그래도 많은 연습을 하였는지 걸어가지 않고 키로당 7분대 혹은 8분대로 달려가고 있다,
시계를 보니 골인 완주시간이 4:45분경이면 충분히 들어갈 수 있다,
목표시간이 5시간 이었으나 재수님은 처음부터 달리면서 걸어간적이 한번도 없다. 어떤때는 키로당 5분페이스로 가면, 통제하여 너무 빠르다 얘기를 해주고, 키로당 6:30~7분대로 계속 달리고 있었다.
나 같으면 빨리 달리고 좀 쉬었다 가기도 하고, 언덕은 걸어 가기도 하는데 재수님은 한번도 걸어간적이 없다. 정말 인간승리요, 대단하신 분이시다
잠실운동장 골인 직전 사진
드디어 잠실 운동장이 보이기 시작한다,
재수님은 다소 흥분되었는지 속도가 빠르다
"속도를 내려면 운동장 트랙에서 빨리 달리시고, 지금 페이스로 천천히 달리세요, 갑자기 속도를 내면 몸에 무리가 있습니다" 다시 정상적인 속도로 맞춘다
잠실종합운동자에 도착한 후 시계를 보니 4:47분 기록이다
기쁘다, 나와같이 무사히 완주한 김재수님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주위에서 클럽회원들에게 축하의 박수를 받는다.
왼쪽: 김재수님, 오른쪽 한준기 (완주 후 김재수님 사무실에서 기념사진)
대회 종료 후 김재수님이 아무런 부상없이 재미있게 풀코스를 완주하여 나 자신 또한 기쁨을 느낀다.
첫댓글 한준기 프로♡
자랑스런 마라토너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