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가 집으로 돌아온 날(보건교사 동아리)

[편지]

목요일 밤 9시, 내일이 금요일이라는 희망은 있지만 그래도 지칠대로 지칠때다. 보건샘들이 모두들 피곤에 찌든 모습으로 줌 화면에 들어왔다. 그들의 모습이 내모습 같아 안쓰러웠다. 그런데 신기하게 마음읽기가 끝나는 11시에 그들의 지친모습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그림책 한권이 지친 영혼을 행복감으로 치유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우리는 돌아가며 몸과 마음에 대한 체크인을 했다.
as샘은 코로나 이후, 학교가 일상으로 회복되면서 보건실에 외상으로 많은 학생들이 와 힘들고 지친다고 했다. 이렇게 지칠 때는 유튜브를 보거나 책을 읽으면서 즐거움을 찾는다고 했다. jh선생님은 코로나 이후 대외활동이 많아서 바쁘다고 했다. 비대면으로 만나던 사람들을 이제 슬슬 대면으로 만나 수다를 떨고나면 즐거움이 온다고 했다. YJ선생님은 작년보다 좋지만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많이 피곤하다노 했다. 그래도 집 마당에 피는 꽃들을 보면 행복하단다. HJ선생님은 3월의 코로나 긴장상태에서 어느 정도 해방되었는데 다시 외상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또 다른 긴장상태에 돌입했단다. 산책하면서 초록이들을 보면 긴장된 몸과 마음이 좀 풀린다고 했다. NL샘은 요즘 해방일기를 보면서 연애세포가 살아나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집에서 맥주 한 캔 마시고 한치 뜯으면서 야구 볼 때 행복하다고 했다. SB샘은 요즘 몸과 마음이 지쳐 힘든데 여름방학에 친구들과 제주도 갈 생각을 하면 행복하다고 했다. BJ샘은 비대면 수업이 모두 대면 수업으로 바뀌면서 학생들의 외상이 많아지고, 손이 가는 학생들도 많아지면서 가끔 코로나 때가  그립기도 하다고 하셨다. 금요일을 기다릴 수 있는 목요일이 있어 행복하다며 내일 힘내서 일하자고 하셨다. QW샘은 너무 피곤해서 퇴근하고 자다가 오늘 동아리 활동을 잊었는데 갑자기 생각나서 씻지도 않고 줌에 들어왔다고 하셨다. 저번 주말에 당일치기로 안면도에 가서 회 먹고,  대천해수욕장에서 차 한잔 마시고, 선운사에서 라면 먹고 내려왔는데 참 좋다고 했다. 6월 1일 제주도 여행도 할 거라며 다른 샘들도 때를 기다리지 말고 즐기고 놀라고 하셨다. 나도 저 정도 경력이 되면 저렇게 여유러워질까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UJ샘은 넷플렉스 드라마를 볼 때 행복하다고 하셨고 오늘은 피곤하고 몸과 맘이 지치지만 그 안에서 또 다른 행복함이 있다고 하셨다.
 
'그림책은 글과 그림의 행복한 결혼이다.', '그림책은 이야기를 전적으로, 주로 그림으로 말한다.', '우리가 알지 못하거나 늘 잊고 있는 것 같으나 우리가 의식하고 있는 모든 것은 하나의 이미지고 이미지는 정신이다.'
 
그림책의 이미지만 몸과 마음으로 5분간 읽었다. 
QW선생님은 그림책의 녹색과 파란색이 눈에 들어온다고 했다. AS선생님은 초원에 많은 동물들이 모여 있는 그림에서 '답답해서 미처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했다. MO샘은 파란색 바탕에 책 읽고 있는 로렌스와 코끼리들이 모여 있는 그림을 보며 자신도 그렇게 있고 싶다고 했다. HJ선생님은 주황색 바탕에 로렌스와 나나가 걸어가는 장면이 인상적이었고 NL샘은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 주황빛 초원 이미지가 해 질 무렵이라 집에 가야 하는 느긋한 마음이 들어 편안하다고 했다. UJ선생님은 그림 자체가 영화 같은 장면들이 많아서 영화 보는 느낌이 들어 흥미롭다고 했다. QW선생님은 로렌스 집의 환경을 보며 참 아름답지만 나는 못 살겠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뱀이 들어왔는데 빗자루로 청소하고 거미줄이 있는데 거미줄을 그대로 내버려 두고 원숭이가 먹을 것을 가져가도 그대로 내버려 두는 장면을 보며 '저런 장면에서 사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다른 세계의 사람 같다.'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아름답지만 내 세계는 아닌 것 같은 느낌이란다. 꿈꿀지언정 내가 받아들이기 힘든 세상 같다고 했다.
 
목소리를 초대하여 그림책을 읽은 후 다시 각자 그림책을 읽었다.
 
나에게 들어온 이미지와 나에게 의미있게 다가온 내용에 대해 이야기했다.
JH샘은 나나가 울타리에서 코로 로렌스의 배를 쓰담 쓰담하는 장면에서 동물이지만 사람에게 믿음을 표현하고 우정을 나누는 장면을 보니 '동물과 사람도 저렇게 교감할 수 있구나!' 하는 하는 생각이 들어 감동적이었다고 했다. 코로나로 인해 업무가 많고 너무 힘들 때 동료직원이 어깨 한번 토닥토닥해주고 위로의 말 한마디만 해줘도 힘이 났던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의미 있는 문장은 로렌스가 '낮에는 내가 함께 있어주고 밤에는 야영을 하면서 네가 외롭지 않게 항상 옆에 있어주겠다.'라고 표현했는데 로렌스가 나중에 세월이 흘러 죽었는데도 나나와 친구들도 프랑스와즈가 혼자되었을 때 로렌스가 해주었던 것처럼 옆에서 함께 있어 주었다는 부분을 읽으면서 가슴이 뭉클해졌다고 했다. AS샘과 JH샘은 첫 장면 '이분은 로렌스입니다. 동물을 사랑하죠. 이분은 프랑스아즈입니다. 그녀는 로렌스를 사랑 해요.'라는 문장이 의미 있게 다가온다고 했다. AS샘은 남편을 사랑하는 프랑수아즈가 남편이 사랑하는 동물까지 사랑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과연 '내 남편이 사랑하는 모든 것들을 사랑하나?' 하는 의문이 들었고 앞으로는 남편이 사랑하는 것들도 사랑해봐야겠다는 다짐했다고 했다. JH샘은 로렌스는 동물을 사랑하고 프랑수아즈는 로렌스를 사랑하는데 그림책을 읽다 보면 프랑수아즈도 로렌스랑 같이 동물을 사랑하고 코끼리들을 찾아다니고 하는데 '로렌스와 프랑수아즈는 서로 사랑했고 동물도 사랑했다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림책의 첫 장면을 보면서 자신도 말년에는 자신이 사랑하는 누군가와 함께 지내며 여유롭게 살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 장면에 '그들은 걷고 또 걸었어요. 코끼리들이 돌아왔어요.'라는 문장을 보니 코로나 시작되고 보건교사로서 해야 하는 업무들을 감당하며 정말 힘들게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코로나 끝났으니 이제 좀 살겠다 싶었지만 외상 등으로 보건실 방문 학생들도 많아지고 코로나 전에 했던 업무들도 다시 시작되면서 산 하나 넘으니 또 산이 오고 끝없이 걸어야 하는 우리의 모습이 보여 씁쓸한 마음이 든단다. 그래도 힘내고 열심히 다시 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JH샘은 맨 끝장면에서 프랑수아즈와 코끼리들이 있는 장면 옆의 의자가 눈에 들어왔다며 날마다 학교에서 지치고 긴장하는 요즘 저 의자에서 여유롭게 좀 쉬고 싶다, 멍 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단다.  AS샘은 자신에게도 로렌스같이 늘 자신을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단다. JH샘은 코로나로 인한 긴장은 풀렸지만 학교 내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로 인한 긴장감에 버거운 마음이 든다고 했다.
ej샘은 사춘기 아이들을 데리고 있어서 그런지 집에서 부모가 아이를 사랑하고 그러는데 아이들은 밖으로 나가려고 한다면서 언제 가는 나나가 로렌스에서 오는 것처럼 지금은 아이가 밖으러 나가도 결국은 집에 들어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로렌스가 만들어주었던 보마 울타리를 나나와 코끼리들이 망가뜨린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고 그것을 지켜보는 나의 생각이나 느낌은 무엇인지 이야기 나누었다. jh샘은 코끼를들이 불안하고 긴장되기도 하니 그것을 분출하기 위해서 보마 울타리를 망가뜨린 것 같다며 때로는 짜증 나고 불안하고 힘든 경우 그것을 내가 혼자 다 참고 가만히 있기보다는 분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하셨다. 보마 울타리를 나가려는 나나와 코끼리가 걱정되기도 하지만 이런행동도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km샘은 로렌스는 코끼리를 돕겠다고 보호장치를 이미 해 놓았는데 어쩌면 이것은 부모가 자식에게 '이것은 해.', '이것은 하지마.'라고 말하는 간섭인것 같다며 코끼리 입장에서는 자유를 찾아서 가고 싶었기 때문에 보마울타리를 망가뜨린 것 같다고 했다. 자신도 아이를 혹시 보호장치라고 만들어 놓은 울타리가 많았을 것 같다며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고 하셨다. AS샘은 얼마나 보마 울타리가 답답했으면 코끼리가 울타리를 망가뜨렸겠냐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경우 그 환경이 싫어 충분히 뛰쳐나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울타리를 망가뜨리는 코끼리들이 고통 속에서 희망을 찾게 될 것 같아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하셨다. 자신도 아마 누군가 울타리에 가두면 그 울타리가 안전하든, 안전하지 않든 뛰쳐나갈 것 같다고 했다. HJ샘은 보호장치가 코끼리들이 주도하지 않고 로렌스에 의해 만들어진 울타리기 때문에 나나나 코끼리들은 당연히 그것을 수용하지 않고 답답하고 불안하고 억압된 마음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느낌이 너무 컸을 것 같다고 하셨다.  학교에서 일하다 보면 교사인 자신도 학교가 답답해 어쩔 땐 학교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은 충동이 생기는데 학생들은 어떨까? 싶다고 하셨다. 자유를 갈망하는 학생들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고 했다. YJ선생님은 코끼리들은 그전에 인간에게 당했고 보마 울타리를 쳐준 것도 인간이기에 코끼리들이 느끼기에 보마 울타리가 인간이 만든 안전하지 못하고 위해를 가할 수 있는 곳으로 느꼈기 때문에 울타리를 부수고 나간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코끼리들이 울타리를 벗어나는 장면을 보고 있는데 너무 비참해 보이고 슬퍼 보인다고 하셨다. 내가 코끼리라도 울타리를 무너뜨리고 나올 것 같다고 했다. BJ샘은 코끼리 울타리를 보며 우리가 학생들에게 보건실에서 치료할 때나 교육할 때 학생들의 말은 듣지 않고, 학생들의 의견도 묻지 않고 너희들을 위해 무조건 이렇게 하라고 설명하지 않고 지시하는 경우가 있는데 앞으로는 학생들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설명하면서 학생들을 이끌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하셨다. UJ샘은 코끼리가 인간으로부터 학대받고 상처받았는데 낯선 환경에서 인간이 만들어 놓은 울타리기 때문에 당연히 뛰쳐나가려고 했던 것 같다면 코끼리의 상황을 모른다면 다른 사람들은 버릇없는 코끼리라고 말한 텐데 겉모습만 보고 나쁘게 판단하는 반면 로렌스는 '집으로부터 떠나면 누군들 안 그러겠어.'라고 말하며 코끼리의 마음을 읽어주는 장면에서 울림이 있었다고 하셨다. 학교에서 어떤 상황에서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그것이 문제가 될 수도 있고 어떤 때는 그 사람을 진정 이해해주는 모습이 될 수 있다며 그런 부분에서 다른 사람을 공감하고 새로운 시야로 보는 것도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하셨다.
NL샘은 코끼리들이 낯선 환경에서 주변을 살폈다는 장면에서 학생들이 보건실에 왔을 때 보건실 분위기를 살피고 주눅 드는 학생들이 있는데 그런 학생들과 보다 많은 교감을 하면서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이나 표현을 좀 더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하셨다. 
 
BJ샘은 비를 맞는 코끼리들이 있는 장면에서 그 많은 비에서 희망을 찾았다고 했고 SB샘은 그 비가 수많은 상처인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하셨다. KS샘은 이 책은 색감으로 감정을 많이 표현했다며 블루는 좋기도 하지만 슬프기도 하고, 책의 첫 장면에서 석양이 지는 듯한 느낌이 마음을 참 편안하게 해 준다고 하셨다. 나나와 로렌스를 보며 동물과 공감하며 더불어 살고 싶다고 했다.
 
오늘 충족된 욕구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마무리했다.
AS샘은 소모임에서 친한 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지쳤던 몸과 마음이 휴식을 취해서 편안하고 좋은 샘들과 우정을 쌓은 것 같다고 하셨다. NL샘은 다른 샘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나누고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셨다. JH샘은 휴식 같은 시간이었고 힐링되는 행위에서는 단순하고 편안하게 생각하는데 다른 선생님들의 주옥같은 말들로 인해 새로움 배움이 충족되었다고 하셨다. JS샘은 책 속 인물이 참 아름다운 사람이다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활동을 하며 질문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하셨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질문을 어떻게 하냐가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며 좋은 질문을 던지고 생각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하시며 오늘은 웃으며 힐링되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하셨다. EJ샘은 그림책을 읽으며 저마다 다른 해석을 된다며 책을 읽는 사람에 따라 그 사람 각도에서 해석되는 모습들을 보며, 다 내 마음 어느 저편 어딘가에 있었던 것 생각인데 끄집어내서 생각하게 같다며 내 마음 구석에 있는 그 부분이 다시 꺼내어지는 경험을 했다며 그림책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이 그래서 재미있고 소중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YJ샘은  마지막 페이지 그림 이미지를 보면 마음이 안정되고 편안하다며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옆에 있어주고 함께 온기를 나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회복되고 힐링되는 시간이라고 하셨다. SB샘은 연결이라는 키워드가 생각난다며 코로나라는 이 상황에서 많은 보건 샘들이 나와 함께 하구 나하는 연결이라는 느낌을 받았고 그간 메말랐던 마음에 촉촉한 비가 내린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했다. Km샘은 감사함이 느껴진다며 처음에 이 책을 봤을 때 다른 그림책에 비해 내용이 길고 특별히 다가오는 것이 없었는데 오늘 나눔을 하고 난 후 이 책이 다시 자신에게 의미 있게 다가온다고 하셨다. 진정으로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하셨다. JH샘은  그림책을 현시점과 연결시켜서 나와 주변 선생님이 함께 이야기를 하며 배워가는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하셨다. BJ샘은 소통하며 심리적 자유를 느꼈고 질문은 있지만 정답은 없는, 내 마음속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자유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라고 했다.
 
나나가 집으로 돌아온 날(우리 아이 인성교육 17)(원서/번역서: [해외]The Elephants Come Home (Hardcover)) | 킴 톰식 | 불광출판사 - 교보문고 (kyobob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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