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교수님과 사랑나누기 ^^~ :) :) :)
Autumn Day
- Rainer Maria Rilke -
LORD, it’s time. The summer overwhelmed us.
Allow your shadow fall on the sundials
and let the winds roam all over the fields.
Command the last fruits: they should fully ripen,
and give them two more southern sunny days,
to reach perfection gathering
the last nectar into the heavy grapes.
Who hasn’t built his home yet, he will never build it.
Who maybe alone now, by himself he will be
without sleep, and reading, on long letters musing,
and aimlessly walking on paths nowhere leading
when in withered gard’ens the dead lead leaves are dancing.
~ Translated by Dr. Gabriel pinter ~
릴케의 ‘가을날’
주여, 때가 되었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던져 주시고
들녘에는 바람을 놓아 주십시오.
마지막 남은 열매가 무르익도록
하명(下命)하여 주시고
남국의 날씨를 사흘만 더 베풀어 주소서.
무르익으라 이들을 재촉하여 주시고,
마지막 남은 단맛이
포도주로 담뿍 고이게 하소서.
제 집이 없는 사람은 다시는 집을 짓지 않습니다.
이제 고독한 사람은 오래오래 고독을 누릴 것입니다.
밤을 밝혀 책을 읽고, 긴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
그러다 잎이 휘날리는 날에는
불안에 떨며 가로수 길을 마냥 헤매일 것입니다.
-- 릴케의 기도이다.
‘때’가 되기까지는 즉 이 ‘때’를 위해서는 여름이 위대하였다는 것.
‘때’를 만들기 위한 여름의 헌신이 있었기에
여름의 위대성을 잊지 말고 기억하라.
‘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억하라.
그림자는 시에서 중요하다.
시작했던 것들을 가을에는 정리한다.
하이데거의 고독과 키에르케고르의 불안.
실존주의 키에르케고르는 불안이 없으면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에 없지만 꼭 있어야하고 존재해야 한다는 것.
우리는 이 불안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불안을 느끼는 것. 사색
“키에르케고르는 불안을 실존의 근본 기본으로 본다.
유한한 개인은 불안과 절망을 피할 수 없다고 보는데
원죄의 결과 혹은 원죄의 현존재이며 원죄로 인해 신을
저버린 세계를 이교도의 세계로 규정하고, 이교도의 세계는
불안 속에 있다고 주장한다.”
<참고>
덴마크철학자 Kierkogaard (1813~1855)
저서: 죽음에 이르는 병
논문: 키에르케고르의 불안의 개념과 실존의 3단계의 관점에서 『리어왕』읽기.
가을 노트
- 문정희-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몸을 떨었다
못다한 말
못다한 노래
까아만 씨앗으로 가슴에 담고
우리의 사랑이 지고 있었으므로
머잖아
한 잎 두 잎 아픔은 사라지고
기억만 남아
벼 베고 난 빈 들녘
고즈넉한
볏단처럼 놓이리라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물이 드는 것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홀로 찬바람에 흔들리는 것이지
그리고 이 세상 끝날 때
가장 깊은 살 속에
담아가는 것이지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옷을 벗었다
슬프고 앙상한 뼈만 남았다.
-- 사랑의 이별, 이별한 사랑에 대한 노래다.
시작과 마지막에 통일성을 이룬 수미상관.
통일성을 위해서 좋다.
사랑이 타들어가 까만 점으로 남았다.
낙엽이 우수수 덜어지는 모습.
허위, 허세, 권력, 지위 등등
다 벗어버리고 본질만 남는 것이다.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별함으로 인하여 자신만 남을 때
인간의 본질을 깨닫게 된다.
맞물려 균형을 이룬다
하나하나
따져보고 헤아려보면 결국
우주 자연의 모든 것이 맞물려 균형을 이룬다.
지속성이 있는 것은 모두 맞물려 균형을 이루는 것들이며,
지속성이 없는 것은 맞물리지 않아 치우친 것들이다.
지속성이 있는 것과 없는 것,
맞물려 균형을 이루는 것과
맞물리지 않아 치우친 것이
또한 맞물린다.
- 원황철의 <인생길 새롭게 열다>중에서 -
* 어느 것 하나
홀로 있는 것은 없습니다.
서로 맞물려 있고 얽히고 섞여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균형과 조화를 이루면 아름다워집니다.
그렇지 않으면 깨지고 치우치고 일그러집니다.
진정한 사랑은 맞물려 균형을 이루는 것입니다.
진정한 믿음도 서로 맞물려
조화를 이루는 것입니다.
--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듯 우주도 세상도
모든 것들이 맞물려 균형을 이룬다.
인간관계도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
균형이 있는 작품이 오래 남는다.
균형 있는 작품을 만들어 내야한다.
아버지의 성기를 노래하고 싶다
이승하
볼품없이 누워 계신 아버지
차갑고 반응이 없는 손
눈은 응시하지 않는다
입은 말하지 않는다
오줌의 배출을 대신해주는 도뇨관(導尿管)과
코에서부터 늘어져 있는
음식 튜브를 떼어버린다면?
항문과 그 부근을
물휴지로 닦은 뒤
더러워진 기저귀 속에 넣어 곱게 접어
침대 밑 쓰레기통에 버린다
더럽지 않다 더럽지 않다고 다짐하며
한쪽 다리를 젖히자
눈앞에 확 드러나는
아버지의 치모와 성기
물수건으로 아버지의 몸을 닦기 시작한다
엉덩이를, 사타구니를, 허벅지를 닦는다
간호사의 찡그린 얼굴을 떠올리며
팔에다 힘을 준다
손등에 스치는 성기의 끄트머리
진저리를 치며 동작을멈춘다
잠시, 주름져 늘어져 있는 그것을 본다
내 목숨이 여기서 출발하였으니
이제는 아버지의 성기를 노래하고 싶다
활화산의 힘으로 발기하여
세상에 씨를 뿌린 뭇 남성의 상징을
이제는 내가 노래해야겠다
우리는 모두 이것의 힘으로부터 왔다
지금은 주름져 축 늘어져 있는
아무런 반응이 없는 하나의 물건
나는 물수건을 다시 짜 와서
아버지의 마른 하체를 닦기 시작한다.
-- 시인은 아버지의 성기를 찬양하고 싶다.
성기는 생명력의 원천이다.
시는 사실이다.
시는 팩트다.
시는 진실성이다.
시는 측은지심(惻隱之心)을 불러일으킨다.
직설법 같은데 직설이 아니다.
글은 진실한 마음으로 써야 한다.
요즘 시의 경향은 산문화이다.
(교재)11p. 나무
안도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사시사철 나무가 버티는 것은
귀뺨을 폭풍한테 얻어맞으면서
이러 저리 머리채를 잡힌 채전전긍긍하면서도
기어이, 버티는 것은
이제 막 꼼지락꼼지락 잎을 내밀기 시작하는 어린 나무들에게
보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최대한 버티는 게 나무의 교육관이다
낮은 곳을 내려다볼 줄 아는 것,
가는 데까지 가 보는 삶이
아름답다는 것을 온 몸으로 가르쳐주며
나무는 버틴다
나무라고 해서 왜 가지가지 신경통을 모르겠으며
잎사귀마다 서러움으로 울컥일 때가 왜 없었겠는가
죽어버릴 테야
하루에도 몇 번씩 고개 휘저어 보던 날도 있었을 것이다
트럭을 푹, 고꾸라져도 좋을 것을
죽은 듯이 쓰러져 이미 몸 한쪽이 썩어가고 있다는 듯이
엎드려 있어도 될 것을 나무는
한사코 서서, 나무는 버틴다.
-- 나무= 인간= 아버지
핵심단어: 버티다
귀뺨을 얻어맞는 수모를 당해도
죽고 싶을 정도로 절망이 있어도
아무리 큰 고난이 닥쳐와도 버틴다.
버티는 것이 교육관이기 때문이다.
가족에 대한 사랑, 자녀에 대한 사랑, 가장으로의 책임
(교재) 12p. 나무에 대한 변증법
윤종대
숲속에 (나)가 있다.
숲속에 (무)가 있다.
숲속에 (나무)가 있다.
(나)와 (무) 사이에 숲이 있다.
그 숲은 이야기로 되어 있고
이야기의 사이사이에
이야기의 모양대로 생김새와 색깔이 다른
꽃이 피었다가 지곤 한다.
꽃이 지는 자리에는 언제나
물방울이 맺히게 되고
물방울 속에는 요정이 있어
물방울을 먹고 자란 흰 손이 나온다.
-- 내가 있다가 내가 없어지는 것.
그런 다음 숲속에 나란 자아가 합쳐지는 것.
모든 것의 해결은 변증법이다.
이야기는 상상이다. 내가 없어졌을 때 상상이 나온다.
이야기는 작품이다. 이런저런 꽃이 피어 열매를 맺는 것이다.
흰 손= 찬란한 빛.
-- 헤겔의 변증법
작품이 만들어지는 변증법이다.
정반합: (정립=these, 반정립=Antithese, 합=Synthese)은
헤겔의 논리학을 해설하는 과정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용어이다.
철학용어로 논리적인 전개 방식의 일종이다.
이러한 식으로 반복하다보면 진리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이 정반합 이론이다.
“正(these)은 반대되는 反 (Antithese)과 갈등을 거쳐
正과 反이 모두 배제되고 合(Synthese)으로 변화하는 단계를 거친다.
正은 모순적 상태를 말하고 이 正을 부정하여 모순을 극복한 상태가 反이된다.
反이 모순을 극복하였다고는 하지만 또 다른 모순된 면모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反의 상태에서 취사(取捨)의 과정을 거친 새로운 안정된 상태를 合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合 또한 일정한 모순적 한계를 가지게 됨으로써 새로운 正의 상태로 변하게 된다.”
<참고>
논문: 狂人日記 텍스트 구조의 변증법적 분석 –정반합을 중심으로-
(교재) 12p. 봄똥
안도현
봄똥, 생각하면
전라도에 눌러 앉아 살고 싶어진다
봄이 당도하기 전에 봄똥, 봄똥 발음하다가 보면
입술도 동그랗게 만들어 주는
봄똥, 텃밭에 나가 잔설 헤치고
마른 비늘 같은 겨울을 툭툭 털어 내고
솎아 먹는
봄똥, 찬물에 흔들어 씻어서는 된장에 쌈 싸서 먹는
봄똥, 입안에 달싸하게 푸른 물이 고이는
봄똥, 봄똥으로 점심밥 푸지게 먹고 나서는
텃밭 가에 쭈그리고 앉아
정말로 거시기를 덜렁덜렁거리며
한 무더기 똥을 누고 싶어진다
-- 봄똥의 음악성
봄똥! 봄똥! 단어를 반복하면서 언어의 재미와
리듬감으로 음악성을 보여준다.
언어적 유희가 돋보인다.
* 해야 할 것: 똥의 미학으로 시, 수필 등 써보기.
첫댓글 미소천사님,
많은 작품을 정리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교수님~ 잊고 있다가 늦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