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친 보람을 느끼며

가르친 보람을 느끼며 심영희 오늘도 마음이 즐겁습니다. "춘천 남부노인복지관"에서 수강생을 가르친 지 어느새 10년이 되었습니다. 처음 몇 년은 전시회를 하지 않았지만 몇 해는 전시회를 했는데 코로나라는 바이러스는 전시회도 발목을 잡았습니다. 지난해에는 전시회를 열기는 했는데 코로나19 예방접종 3차까지 맞은 사람만 관람을 허용했기에 누구는 구경을 할 수 있고, 누구는 할 수 없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는데 올해는 그런 규제를 받지 않고 전시회를 하기에 수강생들 마음도 즐거울 것입니다. 오늘 "민화동아리반"은 1인당 2점씩 작품을 제출했습니다. 또 지난 목요일과 오늘에 이어 한지공예반 수강생도 작품 2점씩을 출품했습니다. 물론 전시회에 처음 참여하는 수강생도 있습니다. 바쁜 일정을 마치고 집에 와 회상해 보니 10년 세월의 일들이 머릿속에서 빙빙 돌아갑니다. 우리들은 누가 상을 주면 좋아합니다. 받는 사람도 좋고 주는 사람도 즐겁습니다. 처음 수업을 시작했던 한글반과 수필반에서도 좋은 일이 많았습니다. 2년 동안 수필반 수업을 하면서 수필작가를 15명이나 배출했습니다. 잘 가르쳤다기보다는 모두 젊은 시절 한가락 하던 분들이라 그 저력으로 열심히 글을 썼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이유라면 문학 장르는 등단하기 좀 수월하다는 점입니다. 겨우 이름자 쓰면서 한글을 배우려 오셨던 한글반 수강생들, 고령에도 정말 열심히 한글을 배우셨습니다. 한글을 배워 시를 지어 평생학습축제 때 전국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분과 강원도 내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회원이 나왔습니다. 더 많은 회원들이 상을 받았으면 좋았겠지만 시가 잘 써지지 않아서 못쓰기도 하지만 이웃사람들이 알까 비밀로 공부하는 처지라 그런 글쓰기를 거부하는 것입니다. 수업 시간에 아는 사람들이 볼까 봐 유리문을 가려놓고 수업을 하곤 했습니다. 그래도 두 사람이라도 상을 탔기에 다행입니다. 같은 해에 시작한 한지공예반은 3명이 한지공예 작가로 등단을 했는데 보통 5~6년이 걸렸습니다. 공예나 서예, 그림은 주어진 점수를 채워야 작가가 되기 때문에 단 한번의 응모로 작가가 되는 문학에 비하면 그만큼 시간이 많이 흘러야 합니다. 또 2~3년 정도는 배워야 공모전에 도전할 수 있는 실력이 되기 때문이지요. 이 나이(육칠십)에 작가는 따서 무엇에 쓰냐고 하면서도 도전하는 수강생들의 마음은 청춘이고 활기찹니다. 제일 늦게 수업을 시작한 "민화동아리반"에서도 올해 2명이 제16회 대한민국민화공모전에 도전하여 모두 입선을 했습니다. 민화는 이제 시작이니 민화작가가 언제 탄생할지는 모르지만 수업 시간이면 재미있어하고 열심히 그림을 그립니다. 밝은 미래를 바라보며 저도 열심히 가르치고 있습니다. 10년이란 세월이 흐르는 동안 나이는 열 살씩 더 먹었습니다. 그래도 10년 전 그때를 생각하며 청춘으로 살아가기를 기원하며 저도 그렇게 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