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옹기장이
효원 / 진은정
흙을 밟습니다
자세를 돌립니다
바람은 시간을 좇고
덧칠해진 유약이
불빛에 여위어 갑니다
장인의 충혈된 눈빛에
투영된 시간들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생애
그 한 귀퉁이 서서
긴 한숨 한번 내뿜어 봅니다
세상에 태어날 아이들의 미래
꿈은 꾸어야 미래지!
상처 난 몸체를 망치로 부숴가며
눈물짓는 아픔이야
어제오늘이 아닌데
불빛에 사위어 가는
생의 주름살
옹기그릇에 그어진
한숨
고단한 역사는
탄생의 아픔입니다
2. 시 항아리
효원 / 진은정
유리그릇 속에 숨 쉬고 있는
유년의 환희
사랑이 실눈을 뜨고
창밖을 본다.
봄이 시냇물처럼
소리를 낸다.
詩가 시답잖은 모습으로
담긴 항아리 속의 전설은
유혹의 잔설이 되고
장년의 머리에 핀 꽃은
할미꽃의 노래를 부른다.
가는 세월 잡아맬 수 없지만
여기까지 오게 해 준 것도
다행이다.
항아리 속의 노래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사랑과 이별은
하나란다.
3. 통증
효원 / 진은정
삶은 동통이다.
붕괴된 멘털은 허공을 헤매고
육체는 빈 하늘이다.
산다는 이유로 하여
떠날 수 없는 천형
폭풍의 언덕
바위 등에 기대어 앉아
새벽 안개 속에 묻어 버린
시간의 파편을 찾는다.
빈센트 고흐의 별과
윤동주의 별은 천공에 떠 있고
내 육신은 몸살에 떨고 있다.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갈 것인가?
좌표가 필요 없는
또 하나의 나
나의 별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카페 게시글
덕향문학 통권 12호방
덕향문학 12호 진은정 시인 원고
지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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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03 13:5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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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시 항아리에 그득 하게 담긴 시심을 짖씹고 곱씹다 보면
삶의 동통이 가실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