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라 3:1-3:7 [일제히 예루살렘에 모인지라] - 20160807

[다누림교회]

본 문 : 에스라 3:1-3:7

제 목 : 일제히 예루살렘에 모인지라

01 이스라엘 자손이 각자의 성읍에 살았더니 일곱째 달에 이르러 일제히 예루살렘에 모인지라

02 요사닥의 아들 예수아와 그의 형제 제사장들과 스알디엘의 아들 스룹바벨과 그의 형제들이 다 일어나 이스라엘 하나님의 제단을 만들고 하나님의 사람 모세의 율법에 기록한 대로 번제를 그 위에서 드리려 할새

03 무리가 모든 나라 백성을 두려워하여 제단을 그 터에 세우고 그 위에서 아침 저녁으로 여호와께 번제를 드리며

04 기록된 규례대로 초막절을 지켜 번제를 매일 정수대로 날마다 드리고

05 그 후에는 항상 드리는 번제와 초하루와 여호와의 모든 거룩한 절기의 번제와 사람이 여호와께 기쁘게 드리는 예물을 드리되

06 일곱째 달 초하루부터 비로소 여호와께 번제를 드렸으나 그 때에 여호와의 성전 지대는 미처 놓지 못한지라

07 이에 석수와 목수에게 돈을 주고 또 시돈 사람과 두로 사람에게 먹을 것과 마실 것과 기름을 주고 바사 왕 고레스의 명령대로 백향목을 레바논에 서 욥바 해변까지 운송하게 하였더라

1. 일제히 예루살렘에 모인지라

제가 지금 목사가 되어 교회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지만 사실 제가 하나님을 처음 만난 곳은 교회가 아니라 가톨릭 성당이었습니다. 1988년 꽃다운 스물다섯 나이에 동갑내기 한 여자를 알게 되었고, 그 여자를 따라 성당에 나간 것이 하나님과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그해 8월 다니엘이라는 세례명을 받으면서 가톨릭 세례도 받았고, 1990년 7월 늦은 나이에 군대에 입대하면서 그 여자와 헤어질 때까지 한 2년간 성당에서 신앙생활을 했었습니다.

교회를 처음 나간 것은 그로부터 3년 후쯤 됩니다. 지금 저 자리에 앉아서 굳세게 저를 째려보고 계신 아내를 만난 직후였습니다. 1992년 10월 군대를 제대했고, 그 다음해 8월 14일 아내를 만났습니다. 만나자마자 저는 아내가 저의 아이들의 엄마가 될 것 같다는 직감이 들었지만 아내는 처음에는 저를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였습니다. 그래서 아내의 마음에 들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고, 급기야는 아내가 다니는 교회로까지 발걸음을 향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서울에 살고 있었고, 아내는 수원에 살면서 수원중앙침례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요일 아침마다 전철을 타고 내려와 아홉 시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나란히 옆 자리에 앉아 오순도순 정답게 같이 예배를 드렸던 것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아내는 찬양대원으로 활동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예배당 2층에서, 아내는 찬양대석에서 서로 멀리 떨어져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나마 조금 위안거리가 되었던 것은 수원중앙침례교회 찬양대석은 강대상 뒤쪽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예배 시간 내내 정확히 12시 방향 정면에 앉아있는 아내를 한 틈도 놓치지 않고 바라볼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여쭈어 보겠습니다. 이게 저에게 예배였을까요, 고문이었을까요? 고문이었습니다. 기독교 교리도 모르고, 기독교 예배형식도 모른 채, 아는 사람이라곤 한 사람도 없는 곳에서 드려지는 한 시간 가량의 예배시간이 저에게는 말도 못할 고문이었습니다. 목사의 설교가 귀에 들어올 턱이 없었고, 그저 예배가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리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래도 일요일 아침이면 꼭꼭 수원에 내려와 예배에 참석했습니다. 그런 정성에 감동되었는지 아내는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어주기 시작했고, 드디어 저와 아내는 부부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혼 이후 오히려 신앙과는 더 멀어졌습니다. 바쁜 회사 일과 잦은 해외출장, 큰 아이의 출산, 또 퇴사 후 사업 등으로 인하여 오히려 하나님과 더 멀리 하는 삶, 교회와 더 멀리 하는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아내도 저도 교회에 나가는 주일보다 교회에 안 나가는 주일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여러 가지 어려운 일을 겪은 이후인 2002년 가을 무렵부터 제가 주일마다 반드시 예배를 드리는 사람으로 변화되게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정상적인 신앙생활, 정상적인 교회생활, 정상적인 예배생활을 하는 사람으로 변화된 것은 아닙니다. 그저 일요일만큼은 빼먹지 않고 반드시 교회에 나가는 사람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그러다가 저의 신앙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일이 있었습니다. 2006년 7월 ‘목적이 이끄는 삶’이란 책으로 유명한 릭 워렌 목사가 우리나라를 방문했고,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십이만 명이나 모인 초대형 집회가 열렸습니다. 그 자리에 아내와 함께 또 수원중앙침례교회 여러 성도들과 함께 참석을 하게 되었습니다. 십이만 명의 성도들이 한 목소리로 뜨겁게 찬양을 하고, 뜨겁게 기도를 하는 장관을 현장에서 보게 되었고, 그 장면이 저에게는 정말로 신선하면서도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정말로 열심을 내어 하나님을 섬기고 있구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뜨겁게 예배를 드리는 것을 보면 하나님은 뭐가 달라도 다르신 분이겠구나.’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제가 급격히 달라졌습니다. 형식적인 기독교 성도, 소극적인 기독교 성도에 머물러있었던 제가 남들보다 더 큰 하나님의 복을 받기 위해 진심을 다해, 사력을 다해, 아주 적극적으로 신앙생활, 교회생활에 임하는 성도로 변화가 되었습니다. 남전도회에 가입해서 이 모양 저 모양으로 봉사도 많이 했고, 또 찬양대원으로, 남성 중창단 단원으로 열심히 활동도 했습니다.

그로부터 4년 후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십만여 명이 모이는 또 한 번의 초대형 집회가 열리게 됩니다. 2010년 6월 조지 부시 전 미국대통령을 주강사로 한 구국기도회가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게 되었고 저 역시 그 자리에 참석하게 됩니다. 이번에는 개인 자격으로가 아닌 연합찬양대원의 일원으로 참석을 합니다. 비록 릭 워렌 목사 집회 때보다 감동은 덜했지만 그래도 국가와 민족을 사랑하는 한국 기독교 성도들의 뜨거운 신앙심을 확인했던 자리였던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제가 왜 이런 말씀을 드리느냐? 앞서 말씀 드린 두 번의 초대형 집회가 하나님께서 계획하시고, 하나님께서 진행하시고, 하나님께서 이루신 하나님의 일이었느냐, 아니면 사람에 의해 계획되고, 사람에 의해 진행되고, 사람에 의해 이루어진 사람의 일이었느냐를 생각해 보기 위해서입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두 번의 초대형 집회가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사람이 행한 일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전자입니까, 후자입니까? 저는 후자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두 번의 집회를 통해 저처럼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깨닫고 경험한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두 번의 집회를 통해 저처럼 신앙생활의 큰 변화를 겪은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 집회가 하나님의 일이었느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모두가 사람이 계획하고, 사람이 진행하고, 사람이 이룬 사람의 일입니다. 그 사람의 일을 하나님께서 아름답게 선용하셔서 감동을 얻는 사람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고, 변화되는 사람이 나올 수 있었던 것입니다.

마태복음 10장에 보면 예수님께서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제자들을 세상 속으로 보내는 장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당부하시는 말씀, [마태복음 10:9-10], ‘너희 전대에 금이나 은이나 동을 가지지 말고 여행을 위하여 배낭이나 두벌 옷이나 신이나 지팡이를 가지지 말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이 무슨 뜻입니까?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의 원리로 하나님께서 이루어 가신다는 의미입니다.

사람들은 남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우선 나부터 잘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부터 부자가 되어야 하고, 나부터 출세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남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남에게 무엇인가를 줄 수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사람들의 그런 생각이 틀렸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께서 이루실 일이기에 사람의 수단과 사람의 방법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이런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그 비싼 월드컵경기장을 빌리고, 수천 대의 버스를 동원하고, 최첨단 방송장비를 동원하시겠습니까? 각 분야의 유명 인사들을 초청하고, 또 수많은 사람들을 같은 시간, 같은 장소로 일제히 불러 모으시겠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런 식으로 일을 하실 리가 없습니다. 또 모인 사람들이 획일적으로 일사분란하게 하나님을 찬양하게 하고, 하나님께 기도하게 하시지도 않습니다. 그런 모습은 사람들에게는 좋게 보일지는 몰라도 하나님께 아름답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오늘 본문도 똑같습니다. 오늘 본문은 [에스라 3:1], ‘이스라엘 자손이 각자의 성읍에 살았더니 일곱째 달에 이르러 일제히 예루살렘에 모인지라’라고 시작합니다. 혹시라도 이런 표현 속에서 감동을 느끼시면 안 됩니다. ‘아, 이제 이스라엘 백성들이 정신을 바짝 차린 모양이구나!’라고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지난 주 말씀드렸듯이 ‘각자의 성읍에 살았더니’라는 표현은 하나님 없이 살았다는 표현입니다. 하나님과 상관없이 살았다는 표현입니다. 사사기의 맨 마지막 말씀, ‘각기 자기의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라는 표현과 같은 의미의 표현입니다.

그런데 하나님 없이 살던 이스라엘 백성이 일곱째 달에 이르러 일제히 예루살렘으로 모였다고 합니다. 여쭈어 보겠습니다. 이 일을 과연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일까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 너희는 몇 날, 몇 시에 반드시 어디로 모여라’라고 지시하셔서 이루어진 일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사람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이시며, 언제나 사람을 인격적으로 대해주시는 하나님이시며, 언제나 사람에게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주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순리의 하나님이십니다.

그런 하나님께서 억지로 사람을 다루어 가실 리가 없습니다. 그런 하나님께서 획일적으로 사람을 다루어 가실 리가 없습니다. 그런 하나님께서 일사불란하게 사람을 다루어 가실 리가 없습니다. 획일적인 모습, 통일된 모습, 일사불란한 모습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사람들이 원하는 사람의 모습일 뿐입니다. 윗사람들이 아랫사람들을 효과적으로 지배하고 통치하기 위하여 이런 모습들을 지닌 사람으로 훈련시키고, 이런 모습들을 지닌 사람으로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결코 억지를 강요하지 않으시며, 하나님은 결코 사람을 통치하고 지배하기를 원하시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사랑과 은혜를 베풀어주시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주신 사랑과 은혜에 대하여 사람이 자연적으로, 자발적으로 반응하기를 원하시는 분이십니다. 즉 이스라엘 백성이 일제히 예루살렘에 모인 것은 하나님으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럼 누구로 인하여 일제히 예루살렘으로 모였을까요? 바로 사람으로 말미암아서입니다. 그 증거가 [에스라 3:2], ‘요사닥의 아들 예수아와 그의 형제 제사장들과 스알디엘의 아들 스룹바벨과 그의 형제들이 다 일어나’입니다.

2. 예수아와 스룹바벨

예수아와 스룹바벨은 [에스라 2:2], [느헤미야 7:7]에 기록된 대로 1차 포로 귀환 시 바벨론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본토로 돌아온 열두 명의 지도자 그룹에 속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는 다른 사람들의 이름들이 모두 사라지고, 오직 예수아와 그의 형제 제사장들, 스룹바벨과 그의 형제들이 다 일어났다고만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기록이 무엇을 의미합니까? 이제 본토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들에 대한 통치력이 예수아 및 스룹바벨과 그들의 형제들에게 집중되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일곱째 달에 이르러 일제히 예루살렘에 모인지라’라는 기록을 볼 때 본토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들이 각자의 성읍에 살기 시작한지 몇 달의 시간이 흘렀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여쭈어 보겠습니다. 그 몇 달의 시간 동안에 열두 명의 지도자들 그룹 사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서로 일치하고 단결해서 이제는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어보자고 연합했을까요, 아니면 서로 권력을 잡기 위한 암투가 벌어졌을까요? 전자일까요, 후자일까요? 후자입니다.

사람의 속성, 죄인의 속성을 잘 이해하셔야 됩니다. 사람의 원리, 죄인의 원리는 사랑과 배려와 자비와 화평의 원리가 아닙니다. 언제나 시기와 질투와 다툼과 분쟁의 원리입니다. 당연히 권력을 잡기 위한 암투가 있었을 것이고, 그 암투에서 예수아와 스룹바벨이 승리를 거두었기에 오늘 본문은 ‘예수아와 그의 형제 제사장들’, ‘스룹바벨과 그의 형제들이 다 일어나’라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아 및 스룹바벨과 그들의 형제들이 그 승리의 사실을 모든 백성에게 알리고, 그 백성들을 효과적으로 지배하고 다스리기 위해 일제히 예루살렘으로 불러 모으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주 재미있는 사실은 예수아와 그의 형제들은 제사장 그룹, 즉 종교적 그룹에 속한 사람들이었고, 스룹바벨과 그의 형제들은 정치적 그룹에 속한 사람들이었다는 점입니다. 물론 패망 이전 왕정시대에도 왕을 중심으로 한 정치적 그룹이 있었고, 제사장을 중심으로 한 종교적 그룹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왕정시대에는 정치적 그룹이 강했을까요, 종교적 그룹이 강했을까요? 왕정시대에는 왕을 중심으로 한 정치적 그룹이 훨씬 더 강했습니다.

그러나 에스라에 들어온 이제는 이스라엘에서 정치적 그룹과 종교적 그룹이 서로 대등한 힘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포로기 시대를 마치고 본토로 돌아온 이후부터는 정치와 종교가 서로 연합하여 그 두 축이 이스라엘 역사를 이끌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예. 앞으로 이스라엘 역사는 더욱 견고해진 정치와 종교로 연합된 틀 안에서 전개되리라는 것을 능히 짐작할 수 있게 됩니다.

여기서 질문을 하나 드려보겠습니다. 정치와 종교가 연합하면 그 사회가 더 건강해질까요, 아니면 더 부패해질까요? 더 부패해집니다. 역사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유럽 중세 때 가톨릭의 역사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고, 우리나라 고려 시대 때 불교의 역사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예. 성경에는 아무 기록이 없지만 앞으로 이스라엘의 역사는 더욱 부패해질 것입니다. 더 포악해질 것입니다. 더 살기 어려운 세상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오시는 것입니다.

3. 이스라엘 하나님

조금 전 말씀 드렸듯이 예수아 및 스룹바벨과 그들의 형제들이 이스라엘의 정치권력과 종교권력을 완전히 장악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간섭할 사람들도 없고, 더 이상 눈치 볼 사람들도 없습니다. 이제 그들의 세상이 되었고, 그들이 원하는 이스라엘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된 것입니다. 지금부터는 모든 권력을 장악하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일제히 예루살렘으로 불러 모은 예수아 및 스룹바벨과 그들의 형제들이 어떤 일을 벌여나가는지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그들이 하고자 하는 첫 번째 일은 2절에 기록된 대로 ‘이스라엘 하나님의 제단’을 만들려는 일입니다. 글자만 보면 아주 멋있는 것 같습니다. 글자만 보면 아주 신실한 것 같습니다. 글자만 보면 아주 감동적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표현은 ‘이스라엘 하나님의 제단’이라고 되어있지만 그 하나님이 구약의 창세기에서 사람을 지으신 온 인류의 하나님이 아니라는 사실을 주목하셔야 합니다. 사람의 삶을 돌보시고 보호하시는 사랑과 은혜의 하나님이 아니라는 사실을 주목하셔야 합니다.

이스라엘은 나라 잃은 백성이 되어 있습니다. 북 이스라엘은 앗수르에게 패망했고, 남 유다는 바벨론에게 패망했습니다. 이스라엘은 패망의 원인이 그들이 하나님을 떠나 패역한 삶을 살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패망의 원인이 자신들의 탓, 더 확장하면 죄의 탓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은 오히려 패망의 모든 원인을 무능력한 하나님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이 힘이 없어서 다른 신들이 지배하는 나라들에게 자신들을 내어 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스라엘이 구약의 하나님을 찾을 리가 없습니다.

바벨론의 포로에서 돌아온 이스라엘의 목표는 당연히 강력한 독립 국가를 세우는 일이었습니다. 더 이상 외세의 힘에 휘둘리지 않으며 독자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나라를 세우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목표를 자신들만의 힘으로는 결코 이룰 수 없습니다.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외교, 국방 등 모든 영역에서 바벨론의 신보다, 바사의 신보다 훨씬 더 강력한 신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헬라의 신보다, 로마의 신보다 훨씬 더 능력 많은 신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구약의 하나님은 그런 신이 되지 못했습니다. 자신들이 처했던 상황을 개선시켜 주는 신이 아니라 언제나 추상적으로 사랑과 은혜의 원리만을 강조하던 신이었습니다. 그런 신은 지금 같은 상황, 즉 어떻게든 다시 강력한 나라를 일으키려는 상황에서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필요한 게 힘인데 사랑을 강조하는 신은 별로 쓸모가 없습니다. 필요한 게 상대방을 무찌를 수 있는 능력인데 은혜를 강조하는 신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그들만의 하나님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온 인류의 하나님이 아니라 오직 이스라엘만을 위해 존재하며, 오직 이스라엘만을 위해 일하며, 오직 이스라엘만을 돌보는 하나님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사랑의 원리보다는 저주와 징계의 원리로 무장한 무서운 하나님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은혜의 원리보다는 상벌의 원리, 보상의 원리로 무장한 두려운 하나님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래야만 백성들을 효과적으로 지배하며 다스릴 수 있고, 그래야만 백성들의 힘을 한 곳으로 결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아와 스룹바벨, 그리고 그들의 형제들이 다 일어나 ‘이스라엘 하나님의 제단’을 만들려고 한다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이스라엘 하나님의 제단’이라는 표현 속에 등장하는 하나님이 바로 만들어진 하나님이 되는 것입니다. 구약의 하나님이 아니라 이스라엘에 의하여 만들어진 이스라엘만의 하나님이 되는 것입니다. 앞으로 등장하게 되는 유대교의 하나님, 즉 저주와 징계의 하나님, 상벌의 하나님, 보상의 하나님이 되는 것입니다. 기독교의 하나님과 유대교의 하나님은 원천적으로 다른 존재임을 반드시 기억하셔야 합니다.

그런데 참으로 안타깝게도 오늘날 대부분의 기독교 성도들이 구약의 하나님과 유대교의 하나님을 거의 구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구약의 하나님보다는 오히려 유대교의 하나님 쪽에 훨씬 더 가깝게 다가가 있습니다. 온 인류의 하나님이라는 생각보다는 선택받은 백성들만의 하나님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의 하나님이라는 생각보다는 저주와 징계의 하나님이라고 생각합니다. 은혜의 하나님이라는 생각보다는 상벌의 하나님, 보상의 하나님이라고 생각합니다. 말로만 온 인류의 하나님, 사랑의 하나님, 은혜의 하나님일 뿐입니다.

그러니 하나님으로 인하여 기쁘지가 않습니다. 그러니 하나님으로 인하여 즐겁지가 않습니다. 그러니 하나님으로 인하여 자유하지가 않습니다. 그러니 하나님으로 인하여 행복하지가 않습니다. 언제나 신앙생활이 마음의 짐이 되어 있습니다. 언제나 신앙생활이 마음의 부담이 되어 있습니다. 성도의 의무와 책임과 역할을 다 한다고 하지만 항상 부족한 것 같고, 하나님을 위하여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서 언제나 찝찝한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번 주 기독교 교계에 참으로 참담한 뉴스가 하나 전해졌습니다. 교회 후면 게시판에 ‘Rise Up Korea’ 포스터가 붙여져 있는데, 그 참담한 뉴스를 접하고 바로 없애버리려다가 오늘 말씀을 전한 이후에 없애려고 아직까지 놓아두었습니다. 바로 저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라이즈업무브먼트’의 대표인 어느 목사가 한 여고생과 수년 동안 상습적으로 그것도 강제로 성관계를 맺어왔다는 소식이 폭로되었습니다. 그 목사는 순순히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를 한 이후 대표직에서 물러났고, 8월 7일로 예정되었던 저 행사도 전격적으로 취소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강제로 성관계를 맺을 때 그 목사가 하나님을 팔았다는 사실입니다. 자세히는 보도되지 않았지만 성관계를 거부하는 여고생에게 겁을 주었다는 사실 속에서 목사의 요구를 거부하는 사람에 대한 하나님의 저주, 하나님의 징계 운운했을 것은 너무나도 뻔한 사실입니다. 그 여고생이 당한 일은 정말로 안 된 일이고, 정말로 속상한 일이고, 정말로 불행한 일입니다. 그런데 그 여고생이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만 분명히 알고 있었다면 과연 그런 일을 당했을까요? 저는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오늘날 교회가, 특히 선교단체가 무엇을 가장 많이 강조합니까? 열심을 가장 많이 강조합니다. 열심히 하나님을 섬겨야 하고, 열심히 교회를 섬겨야 하고, 열심히 목사를 섬겨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열심히 기도를 해야 하고, 열심히 찬양을 해야 하고, 열심히 전도를 해야 하고, 열심히 봉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래야 하나님의 큰 상을 받고,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으로부터 큰 벌이 임한다고 겁을 줍니다. 그러니까 말도 안 되는 일에 속아 넘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하나님이 기독교의 하나님입니까? 그런 하나님이 성경의 하나님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기독교의 하나님은, 성경의 하나님은 절대로 그런 분이 아니십니다. 잘 하면 상주고, 못 하면 벌주는 하나님은 기독교의 하나님이 아니라 유대교의 하나님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성도들이 기독교의 하나님과 유대교의 하나님을 바르게 분별하지 못하기에 스스로 불행한 일을 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럼 성도들은 따지고 들 것입니다. 우리가 교회에서 지금까지 그렇게 배웠는데, 우리가 목사들로부터 지금까지 그렇게 배웠는데 우리보고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고 따지고 들 것입니다. 그때 우리가 할 수 있는 말, ‘성경을 바르게 읽으십시오.’ 뿐입니다. ‘성경을 바르게 배우십시오.’ 뿐입니다. ‘목사들로부터 하나님을 배우기에 앞서 성경을 통해 하나님께서 소개하는 하나님을 먼저 만나시고, 성경의 하나님을 바르게 가르치는 교회를 찾으십시오.’라고 말할 수 있을 뿐입니다. 예. 그 말 이외에는 달리 해 줄 말이 없습니다.

4. 하나님의 사람 모세의 율법

이야기가 잠시 다른 길로 샜습니다. 다시 본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이스라엘의 모든 권력을 손에 쥔 예수아 및 스룹바벨과 그들의 형제들이 하고자 하는 첫 번째 일은 ‘이스라엘 하나님의 제단’을 만들려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하나님’은 구약의 하나님이 아니라 유대교의 하나님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것을 꼭 기억하시고 계셔야 합니다. 그래야 에스라, 느헤미야를 바르게 이해할 수 있고, 신약의 복음서와 서신서까지 아무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게 됩니다.

이제 그들이 벌이고자 하는 두 번째 일을 살펴보겠습니다. 예수아 및 스룹바벨과 그들의 형제들이 하고자 하는 두 번째 일은 2절에 기록된 대로 ‘하나님의 사람 모세의 율법에 기록한 대로 번제’를 드리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표현의 강조점이 ‘하나님의 사람 모세’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모세의 율법’에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채셔야 합니다.

마치 ‘하나님의 사람 모세’라고 하면서 하나님도 인정하고 모세도 인정하는 표현처럼 되어있지만 실상은 ‘모세의 율법’을 강조하면서 하나님을 부인하고 오로지 모세와 율법만을 강조하고 있는 표현입니다. 왜냐하면 지금 이스라엘이 필요로 하는 것은 구약의 하나님이 아니라 모세와 율법이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이 구약의 하나님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앞에서 충분히 말씀드렸습니다. 지금부터는 왜 이스라엘이 모세와 율법을 강조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2절, ‘하나님의 사람 모세의 율법에 기록한 대로 번제를 그 위에서 드리려 할새’같은 표현을 대하시면 그냥 무심코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우선 의심부터 가지셔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스라엘이 율법을 운운하는 일이 정말로 낯선 일, 정말로 새삼스러운 일, 정말로 황당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여쭈어 보겠습니다. 출애굽기 20장에서 모세가 시내산에서 하나님께로부터 율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 율법을 온전히 지키며 살아본 적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없습니다. 예. 이스라엘은 초지일관 율법과 무관한 삶, 율법과 동떨어진 삶을 살았습니다.

만약 이스라엘이 율법을 온전히 지키며 살았다면 이스라엘은 결코 패망의 역사를 겪지 않았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여러 왕들에게 하나님의 율례와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면 늘 이스라엘과 동행할 것이고, 이스라엘을 견고하게 세워주실 것이라고 약속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북 이스라엘이 망했고, 남 유다도 망했습니다. 두 왕국이 망했다는 것은 두 왕국 모두 하나님의 율례와 하나님의 말씀을 전혀 귀 기울여 듣지도 않았고 지키지도 않았다는 뜻이 됩니다. 그들이 하나님의 율례와 하나님의 말씀을 지켰는데도 망했다면 하나님이 거짓말쟁이 하나님이 되시기 때문입니다. 예. 이스라엘은 철저하게 율법과 무관한 삶을 살았고, 그래서 결국은 망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스라엘이 낯설게 율법을 다시 찾고 있습니다. 그 이스라엘이 새삼스럽게 율법을 다시 찾고 있습니다. 그 이스라엘이 황당하게 율법을 다시 찾고 있습니다. 여쭈어 보겠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께서 주신 율법을 귀 기울여 듣지도 않았고 지키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망했습니다. 그런 그들이 지금 율법을 다시 찾고 있다면 그 목적이 순수한 의도일까요, 아니면 불순한 어떤 의도가 있어서일까요? 전자일까요, 후자일까요? 정답은 후자입니다.

즉 이스라엘이 다시 찾는 율법은 구약의 하나님께서 주신 율법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사랑과 은혜의 원리가 충만한 하나님의 율법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지금 이스라엘에게 그런 율법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강력한 독립 국가, 강력한 사람의 나라를 일으키려는 판에 사랑의 원리, 은혜의 원리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습니다.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구약의 하나님도 부인하고 있는 이스라엘입니다. 그런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율법을 인정할 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성경은 ‘하나님의 율법’이라고 하지 않고 ‘모세의 율법’이라고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주신 하나님은 인정하지 않고 오로지 받은 모세만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그럼 ‘모세의 율법’은 어떤 율법입니까? ‘모세의 율법’은 이스라엘을 원활히 다스리고 효과적으로 지배하기 위한 통치이념으로서의 율법입니다. 지금 예수아와 스룹바벨과 그들의 형제들은 이스라엘의 모든 권력을 장악했습니다. 그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백성들의 마음을 한 곳으로 모아야만 합니다. 자신들에게 충성할 수 있도록 백성들에게 특정 이념과 사상을 주입해야 합니다.

그 이념과 사상이 바로 ‘모세의 율법’이 되는 것입니다. 사랑과 은혜의 원리로 가득했던 ‘하나님의 율법’이 이제 이들에 의해 상벌의 원리, 보상의 원리로 가득 찬 무시무시한 ‘모세의 율법’으로 변질되게 되는 것입니다. 신약 복음서와 서신서에 등장하는 유대교의 율법, 즉 반드시 지켜 행해야 하는 법 조항으로서의 율법, 의무와 책임이 따르는 율법이 바로 ‘모세의 율법’이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질문을 드려보겠습니다. 앞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의 삶이 더 곤고해질까요, 더 편안해질까요? 당연히 더 곤고해집니다. 법을 만드는 자와 법을 행해야 하는 자 사이에 더 큰 차별이 발생할 것이라고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대다수 백성이 반드시 지켜 행해야 하는 법, 의무와 책임이 따르는 법 아래에서 불행한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죄의 원리가 더욱 더 판을 치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오실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5. 모든 나라 백성을 두려워하여

2절에 기록된 ‘이스라엘 하나님’이 구약의 하나님이 아니고, ‘모세의 율법’이 출애굽기에서 주신 하나님의 율법이 아니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럼 사람들은 말할 것입니다. 아니 하나님이면 다 같은 하나님이지 무슨 구약의 하나님이 따로 있고, 유대교의 하나님이 따로 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무슨 하나님의 율법이 따로 있고, 모세의 율법이 따로 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너무 억지이고, 너무 논리의 비약이 아니냐고 따져 물으면서 그렇게 생각하는 증거를 제시해보라고 요구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 증거가 성경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증거가 바로 [에스라 3:3], ‘무리가 모든 나라 백성을 두려워하여’입니다. 여쭈어 보겠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구약의 하나님을 바르게 이해하고 있고, 그 하나님을 온전히 섬기고 있다면 모든 나라 백성을 두려워할 필요가 있습니까, 없습니까? 없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께서 주신 율법을 바르게 이해하고 있고, 바르게 행하고 있다면 모든 나라 백성을 두려워할 필요가 있습니까, 없습니까? 없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무리가 모든 나라 백성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구약의 하나님을, 하나님의 율법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이 그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제단을 세우고 아침 저녁으로 여호와 께 번제를 드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아침 저녁으로 번제의 제사를 받으시는 여호와가 구약의 하나님이 되겠습니까, 아니면 이스라엘에 의하여 임의로 만들어진 하나님이 되겠습니까? 전자입니까, 후자입니까? 후자입니다.

이스라엘이 생각하는 구약의 하나님은 실패한 하나님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이 생각하는 구약의 하나님은 북 이스라엘과 남 유다를 앗수르와 바벨론에게 빼앗긴 실패한 하나님이었습니다. 출애굽기에서 사랑과 은혜의 원리가 충만한 율법을 주신 하나님은 실패한 하나님이었습니다.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그런 실패한 하나님, 그런 무능한 하나님, 그런 힘없는 하나님께 번제를 드릴까요, 드리지 않을까요? 드리지 않습니다. 그런 하나님의 도움을 받기 위해 번제를 드릴까요, 드리지 않을까요? 드리지 않습니다. 결국 3절에 기록된 아침 저녁으로 번제를 받으시는 여호와는 구약의 하나님이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바벨론으로부터 돌아온 이스라엘은 지금 오직 이스라엘만의 하나님을 만들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을 지극 정성을 다해 섬기게 되는 것입니다.

3절, ‘아침 저녁으로 여호와께 번제를 드리며’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쭈어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이 구약의 하나님께 아침 저녁으로 번제를 드린 적이 있었습니까, 없었습니까? 없었습니다. 이스라엘은 그런 적이 없었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보다는 오히려 바알 같은 이방 신을 섬기는데 더 열중했었습니다. 바로 그 이방 신을 섬겼던 방식으로 구약의 하나님이 아닌 만들어진 하나님을 섬기는데 모든 정성을 다하는 것입니다. 신을 향해 공덕을 쌓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4절, ‘기록된 규례대로 초막절을 지켜 번제를 매일 정수대로 날마다 드리고’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쭈어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이 기록된 규례대로 절기를 온전히 지킨 적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규례대로 살았더라면 이스라엘은 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부터는 규례대로 절기를 지키는데 온 힘을 기울입니다. 그리고 매일 매일 정수대로 번제를 드립니다. 형식적인 종교생활로 빠져들어 가는 것입니다. 모든 절기와 모든 번제를 거룩히, 경건히 지키고, 또 각종 예물을 드리며 그들이 만든 하나님을 감동시키기 위해 모든 정성을 다하는 것입니다.

6절 후반부로부터 7절, ‘그 때에 여호와의 성전 지대는 미처 놓지 못한지라 이에 석수와 목수에게 돈을 주고 또 시돈 사람과 두로 사람에게 먹을 것과 마실 것과 기름을 주고 바사 왕 고레스의 명령대로 백향목을 레바논에서 욥바 해변까지 운송하게 하였더라’라고 기록합니다. 이스라엘은 구약의 하나님이 아닌 유대교의 하나님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하나님은 사랑과 은혜의 하나님이 아니라 상벌의 하나님, 보상의 하나님입니다. 그러니 그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는 곳은 온전해야 합니다. 흠이 없어야 합니다. 멋있어야 합니다. 신령해야 합니다. 그래야 하나님의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전 지대를 놓기 위해 아주 많은 돈을 들여 백향목을 수입해 오는 것입니다. 참으로 어리석은 이스라엘의 모습을 오늘 본문 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어리석음이 결코 이스라엘만의 어리석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의 신앙생활이 어리석은 이스라엘 백성들과 다를 게 무엇입니까? 똑같습니다. 되도록 화려하고 웅장한 교회건물 안에서 최첨단 방송장비를 동원하여 일정한 시간에 일사분란하게 예배를 드려야 하나님이 기뻐하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예배를 즐겨 받으신 하나님이 더 큰 복을 내려주실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기독교의 하나님이, 성경의 하나님이 그런 하나님이신가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본문 4절, ‘번제를 매일 정수대로 날마다 드리고’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 말씀을 읽는데 떠오르는 장면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 장면은 바로 릴레이 기도입니다. 큰 교회에서 40일 특별기도회를 할 때마다 항상 따라붙는 프로그램이 바로 릴레이 기도입니다. 40일 특별기도회 기간 중 한 사람이 한 시간씩 책임을 지고 기도를 이어가는 프로그램입니다. 하루가 스물 네 시간이고 기간이 40일이니까 총 960시간 동안 끊이지 않고 기도가 하나님께 전달되는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의 취지가 무엇입니까? 하나님께 정성을 보이자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1초도 끊이지 않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를 드리고 있으니 우리의 마음을 보시고, 우리의 정성을 보시고, 우리를 기특히 여겨 큰 복을 내려달라고 매달리는 것입니다. 여쭈어 보겠습니다. 이 릴레이 기도가 기독교적 방식입니까, 이방 종교적 방식입니까? 이방 종교적 방식입니다. 그런데 그 이방 종교적 방식을 교회가 하고 있고, 그 프로그램에 참석한 것이 나의 자랑, 나의 의가 되고 있습니다. 어리석기 짝이 없는 종교행위를 여전히 기독교가 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기독교는 종교행위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기독교는 하나님께서 먼저 일하시는 종교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필요를 먼저 아시고 그 필요를 먼저 충만히 채워주시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독교는 종교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감사의 예배, 감사의 찬양, 감사의 기도, 감사의 축제를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의 백성들이 서로 나누고 즐기는 것입니다. 종교행위를 통해 하나님을 감동시키려 하지 말고 나의 필요를 먼저 채워주시는 사랑과 은혜의 하나님을 아는 일에 먼저 집중할 수 있는 우리 다누림의 성도, 그리고 대한민국 모든 교회의 모든 성도가 될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