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후부터 목 아프고 몸도 으슬으슬해서 저도 어쩔 수 없었어요.” 김대리가 맡은 일을 다 마치지도 않고 어제 퇴근해 버렸다. 아침 9시 임원회의에서 팀장님이 브리핑해야 할 내용이었다. 사무실은 쑥대밭이 되어 버렸다.
2. 이런 상황에 딱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바로 책임감이다. 본인 몫으로 주어진 미션은 어떻게든 알아서 해결하려는 마음이다. 김대리 본인이 일을 마무리 짓지 않을 때 다음 날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했다면 그런 무책임한 행동은 절대 못 한다. 자기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니 팀장님과 동료들에게도 피해를 입힌다.
“아니, 그럼 몸이 아픈데도 억지로 일해야 된다는 말인가요?” 아니다, 아무도 김대리에게 그런 강요는 한 적이 없다. 김대리 몸이 안 좋은 줄 뻔히 알면서 팀장님이 무리하게 업무를 지시했는가. 아니면 김대리 본인 건강이 별로라고 미리 말하기를 했는가.
3. 책임감에 대한 잘못된 오해가 있다. 지구가 멸망하는 한이 있어도 무조건 맡은 일을 끝내라는 말이 아니다. 핵심은 김대리가 아니라 마무리되어야 할 ‘그 일’이다. 팀장은 김대리가 별말이 없으니 잘 마무리 하나보다 싶어 신경도 안썼다. 김대리가 끝까지 폭탄을 꼬옥 쥐고 있다가 펑 터지고 나면 이렇게 여러 사람 다친다.
“팀장님, 죄송합니다. 오후부터 몸이 갑자기 나빠졌네요. 야근이라도 해서 끝내려고 했는데 도저히 무리입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내가 그 일을 할 수 있든 없든 상관없다. 일단 내 손에 공이 넘어왔으면 어떻게든 그 공에 대한 책임만 다하면 된다. 교통정리만 잘해도 충분하다.
4. 책임감이 없다는 말을 자주 듣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고민거리가 생길 때 너무 쉽게 손에서 놓아 버린다. 무거워서 팔이 아프면 나를 보호하기 위해 놓는 편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놓아버린 뒤 깨지거나 말거나 그다음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누가 질책하더라도 당당하다. 내 팔이 빠질 지경인데 계속 들고 있다가 병원가라는 말이냐며 오히려 큰소리를 친다. 불편하고 버겁다고 무조건 피하면 어느새 습관이 된다. 처음 한 번이 어렵고 다음부터는 너무 쉽다. 매번 밥 한 숟가락씩만 남기는 사람은 정말 목구멍까지 음식이 가득 차 올라 절대 못 먹어서 그랬을까.
5. 책임감 있는 사람도 바보가 아니다. 필요한 일이니까 기꺼이 불편을 감수한다. 거래처에 전달할 중요한 샘플이 있으면 상대가 전화도 안 받고 2시간이 지났지만 사정이 있겠지 하며 끝까지 기다린다. 일이 제대로 돌아갈 때는 아무도 책임감 따위 거론하지 않는다. 변수가 생기고 예상과 다른 일이 벌어질 때 책임감 수준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3줄 요약 ○책임감 있는 사람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맡은 일이 펑크나지 않게 애를 쓴다. ○무책임한 사람은 고민거리가 생길 때 너무 쉽게 놓아 버린다. ○평소와 다른 트러블 상황이 벌어질 때 책임감 수준이 그대로 드러난다.
첫댓글 많은이들이 내팔이 아픈데?
그러면서 깨지거나 말거나 놓아 버린다.
너무 쉽게 놓아 버린다.
책임감이란건
내가 놓아 버릴때에
후속 조치는 하고
놓아야 하지 않을까?
작은 생각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