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비안느추천 1조회 39915.02.23 06:35댓글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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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글 본문내용
2. 모든 일에서 하느님과 하나 되기
우리는 우리에게 닥치는 불행이 우연히 생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나
순전히 사람들에게 그 책임을 돌려서는 안 된다.
언제나,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들이 하느님의 뜻에 의해 생겨나는 것이라고
나 자신을 설득시키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런 강한 신념의 예를 한가지 들면 두 사람의 순교자 에픽테투스(Epictetus)와
아토(Atho)에서 볼 수 있다.
두 사람은 박해자들에 의해 그들의 몸이 수없이 쇠갈고리로 찢기고
활활 타오르는 횃불로 지져 고통을 받았으나 그 입에서는
"하느님, 당신의 뜻을 이루소서." 라는 말이 새어 나왔다.
심한 고문이 끝나고 마침내 형장에 이끌려가 사형이 집행되기 직전에
그들은 다음과 같이 외쳤다.
"영원하신 하느님, 당신 이름 영원히 찬미받으소서.
이제 당신의 뜻이 저희 안에 온전히 이루어졌나이다."
하느님의 뜻에 순명하는 좋은 예로, 수도원장인 체사리우스(Cesarius)아빠스의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 수 있다.
그의 수도원에 한 수사가 있었는데, 그 수사는 겉으로 보기에
다른 수사들과 똑같이 수도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수사의 성덕이 얼마나 높았던지 그의 옷자락만 만져도 아픈 사람이 치유되는 기적이 일어나고는 하였다.
(역자 주- 약 80년 전 캐나다의 몬트리올에 있는 안드레아라는 수사가 있었는데
그는 집안이 가난하여 초등학교를 겨우 마치고 수도자가 되었다.
이렇게 교육도 많이 받지 못한 그였으나 그의 안수를 받으면 병자들이 치유되는 기적이
일어나게 되자 구름같이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고, 치유된 후 버리고 간 목발이나 지팡이
수백 개가 지금도 보관되어 있다.
그의 생전에 시작한 성전 건립이 그가 죽은 후에 굉장히 크게 완성되었다.
그 성당은 성 요셉에게 봉헌되었기 때문에 성 요셉 대성당 이라는 이름으로
몬트리올 한복판의 높은 산 위에 우뚝 서 있고,
매년 수십만 명의 순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를 않는다.
안드레아 수사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의해 1985년 복자품에 올랐다.)
이러한 놀라운 기적들을 보면서, 그가 다른 수사들보다 더 모범적인 삶을 사는 것이
아니었음을 알고 있는 수도원장 체사리우스 아빠스가 어느 날, 이 수사에게 그런 기적을 일어나게 하는 성덕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 수사는 자기도 왜 그런 능력이 생기는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신기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빠스가 물었다.
"수사님, 무슨 특별한 수덕행위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요?
그게 무엇인지 말해 주십시오."
"원장 수사님, 뭐 제가 특별히 닦고 있는 수덕행위란 없습니다.
다만 저는 하느님의 뜻이 무엇이든지 그것을 열심히 따르려고 모든 노력을 기울이며
수도생활을 하는 것뿐인데, 하느님께서는 제 소원을 들어 주시어 제 자신을 완전히 버리고
그분의 뜻을 따르는 은총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일이 잘된다고 해서 제 마음이 기쁘지도 않고,
불행이 닥쳤다 해도 제 마음이 땅에 떨어지는 일이 없습니다."
수도원장이 되물었다.
"얼마 전에 강도떼가 우리 수도원을 습격해서 한바탕 털어 간 일이 있지 않았소.
그 강도들이 우리 식량을 모조리 털어 가고 가축은 있는 대로 몽땅 몰고 갔지요.
그것뿐인가요, 그자들이 떠나면서 창고에 불을 질러 창고가 다 타버렸는데도
이 일로 해서 수사님은 속상하지 않던가요?"
"예, 원장 수사님."
그 수사는 이렇게 태연하게 대답하는 것이 아닌가?
"속상하기는커녕 저는 오히려 하느님께 감사했는걸요.
저는 모든 어려움을 당할 때마다 늘 이렇게 하느님께 감사하는 버릇을 들였거든요.
왜냐하면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을, 좋은 일이건 궃은 일이건 간에,
우리의 선을 위하여 일하신다는 것을 저는 철저히 믿고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저는 제게 무슨 일이 일어나도 마음이 늘 평화롭습니다."
그 수사가 이렇게 철저히 하느님의 뜻에 일치하여 살아가는 것을 알고 난 후,
수도원장은 더 이상 아무것도 물어 볼 필요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