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안동 선비길 순례기, 제7코스 산림문학길
10월 세 번째 주말인 지난 19일 다시 안동(安東)을 찾았다. 전날부터 전국에 걸쳐 내리던 가을비는 이곳에도 예외 없고, 밤을
새운 것도 모자라 아침나절까지도 계속 내렸다. 나의 안동 선비길 순례도 어느새 반환점을 돌았다. 이날은 지난 10월 7일 5코
스에 이어 제6코스(역동길)를 가는 날이었다. 그러나 비가 많이 내려서 습지대를 건너가는 구간에 물이 넘친다는 정보에 의거
갑자기 코스를 변경하여 7코스를 먼저 걷기로 했다. 옛 선성현(宣城縣)이 있던 도산면 서부리에 있는 안동선비길 종합안내소
를 출발하여 영지산을 넘어 도산온천 앞 온계 3리 버스정류장까지 가는 상거 9km의 산넘이 길이다.
안동은 우리나라의 손꼽히는 전통문화도시로 곳곳에 다양하고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도산면 서부리도 그중의 하나다.
그런데 이곳의 마을 이름이 좀 특이하다. 예끼마을이다. '예술의 끼가 있는 마을'이란 의미를 알기 전까지는 마치 어른들이 곤
방대를 들고 어린아이들을 훈계하며 '예끼 이놈' 하는 마을 정도로 생각하기 쉬운 이름이다. 마을에 들어서면 옛 선성현 관아
의 모습을 재현한 선성현문화단지를 비롯한 한국국학진흥원, 호계서원 등이 넓게 자리하고, 고색창연한 종택 등 전통의 한옥
들이 안동호와 어우러져 새롭고 아름다운 호반풍경을 자아낸다.
예끼마을 한국국학진흥원을 찾았다. 본관인 홍익의 집을 비롯해 유교문화박물관, 세계기록유산전시체험관, 장판각, 인문정
신연수원 등이 각각 별채로 큰 단지를 이루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철학. 문학. 교육. 정치. 경제. 법. 종교.예술 등을 망라한 '한
국유학사상대계' 전 12권을 발간한데 이어 지금은 다시 한국근현대유학사상연구총서(전 10권) 발간을 위해 많은 연구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전한다. 이웃한 언덕 위의 호계서원(虎溪書院)도 찾았다. 퇴계 이황(李滉.1501~1570)의 위패를 봉안하고 후학
들에게 학문을 강론하기 위해 1575(선조 8년)에 월곡면 도곡리에 여강서원(廬江書院)으로 창건되어 1676년(숙종 2년)에 호
계서원으로 사액(賜額)을 받은 전통 깊은 서원이다. 이후 1973년 안동댐 건설로 임하면으로 이건 되었다가 다시 임하댐 건설
로 인해 지금의 위치로 이건 복원되었다 전한다. 지난 한 때는 90여 칸으로 컸다던 서원은 지금도 승교당을 비롯한 여러 별채
들이 60여 칸 적지 않는 규모로 자리하고 있었다.
영지산(芝山)을 올랐다. 매지구름을 두른 청량산이 동북쪽에서, 발치엔 안동호와 건너편 의촌마을이 한눈에 들어왔다. 높이
443,4m에불과한 산이지만 송림이 울울해 한철 송이버섯으로 유명하고, 일찍이 퇴계선생이 이 산 북쪽 자락에 조그만 초옥
(草屋)을 짓고 시 지산 와사(芝山蝸舍)를 읊어 이름난 산이다. 당시의 초옥이 너무 초라했던 듯 선생께선 이 시에서 "산과 달
을 바라보며 안개와 노을을 벗하고, 가까이 형님(온계溫溪 이해 李瀣 1496~1550) 댁에 계시는 어머님께 문안드리기 좋을 뿐
어찌 춥고 더움을 가리겠는가!"라고 했다. 지산 북릉을 따라 온혜리의 큰골로 하산하여 도산면행정복지센터를 거쳐 진성이
씨 온혜종택이 있는 온혜 2리 온혜천을 거슬러 올랐다. 이 길은 퇴계 귀향길이기도 하다. 퇴계는 한양에 유할 때 몇 차례의 귀
향길에 이 길을 걸어 지신이 태어난 집이기도 했던 온혜종택을 찾았었다. 수확 끝나 볏잎 누운 들녘 안쪽 산록에 온혜종택은
여러 한옥들과 함께 있었다. 7구간 날머리 도산 온천 아래의 온혜천 지산 기슭에 웅부중학교가 있었다. 안동교육지원청이 안
동 동북지역 5개 중학교를 통합해 세운 '기숙형 공립중학교'다. 학교와 기숙사가 한 곳에 세워져 있어 규모가 컸다. 오늘날 학
령인구 감소로 인한 농촌지역의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유관 기관의 고뇌를 엿볼 수 있었고, 기타 농촌의 군단위 지역에도 이
와 같은 방법을 모색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촬영, 2024, 10, 19.
▼안동 도산면 서부리, 예끼마을
▼ 안동 선비길 제7코스 안내지도
▼안동 선비길 종합 종합안내소
▼예끼마을 버스정류장
▼맹개술도가 / 진맥소주 판매점 - 1
▼ 맹개술도가 / 진맥소주 판매점 - 2
▼ 맹개술도가 / 진맥소주 판매점 - 3
▼선성현아문
▼서부동 송곡고택 - 1
▼서부동 송곡고택 - 2
▼서부동 송곡고택 - 3 / 목화꽃
▼한국국학진흥원 - 1
▼ 한국국학진흥원 - 2 / 홍익의 집(본관)
▼ 한국국학진흥원 - 3 / 유교문화박물관
▼ 한국국학진흥원 - 4 / 세계기록유산전시체험관
▼ 한국국학진흥원 - 5 / 장판각
▼호계서원 - 1 / 표석
▼ 호계서원 - 2
▼ 호계서원 - 3 / 양호루
▼ 호계서원 - 4 / 호계서원 이건 중창 연혁비
▼ 호계서원 - 5 / 진학문
▼ 호계서원 - 6 / 호계서원 숭교당
▼ 호계서원 배치도
▼호계서원 정문 앞 풍경 (양호루와 안동호)
▼한국국학진흥원 인문정신연수원 - 1
▼ 한국국학진흥원 인문정신연수원 - 2
▼ 한국국학진흥원 인문정신연수원 - 3
▼ 한국국학진흥원 인문정신연수원 - 4 / 물레방아 정원
▼영지산 산책로
▼전망대 갈림길
▼ 산책로 전망대 - 1
▼ 산책로 전망대 - 2 / 전망대에서 본 안동호(선성현 예끼마을 앞 안동호)
▼영지산 등산로 입구
▼영지산 능선 송이버섯 자생숲
▼필자의 인증
▼영지산 산정 산불감시초소
▼영지산 정상에서 본 안동호 / 안동호와 예안면 의촌리 쪽
▼영지산 정상에서 본 청량산
▼ 영지산 북릉
▼도산면 온혜리, 큰골
▼도산면 온혜리, 토계교차로
▼안동 도산면사무소
▼도산면 온혜 1리 동구 성황당 / 온혜천(좌)과 토계천(우) 합수머리
▼ 도산면 온혜 1리 / 면소재지 마을
▼ 온혜 2리
▼ 진성이 씨 온혜파 종택
▼온혜 2리 퇴계 귀향길
▼퇴계의 지산 와사(芝山蝸舍) 시비
▼온혜천과 웅부중학교 - 1
▼ 웅부중학교 - 2 (기숙형 공립학교)
▼도산면 온혜 3리, 도산온천
▼온혜리 생강밭
▼안동 선비길 7코스 날머리 / 온혜 3리 버스정류소 앞
첫댓글 사실 이번 코스는 거의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예끼마을의 벽화, 웅장한 한국국학진흥원,
안동지방의 큰 서원이라는 호계서원을 만난 것은
이외의 소득이었습니다.
코스 막바지에 좌측의 산길 대신
도산면 행정복지센터쪽으로 우회하지
않은 것이 지금도 후회될 정도입니다.
총론부문을 정독하면서
혜안과 필치에 감탄했습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4.10.21 2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