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목회 본질에 목마른 목회자들의 만남
제8회 목회자•신학생 멘토링 컨퍼런스 첫째 날 스케치
목회멘토링사역원(원장 안진섭 목사)과 공동체지도력훈련원(대표 최철호 목사)은 6월 26일 월요일 '제8회 목회자•신학생 멘토링 컨퍼런스'를 경기도 가평 필그림하우스에서 열었습니다. 이날부터 2박 3일 동안 '교회란 무엇이고, 목회란 무엇이며, 목사란 누구인가' 하는 교회와 목회의 본질과 관련된 질문을 놓고 멘토들과 대화 나누는 시간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개척학교'숲'과 교회2.0목회자운동도 컨퍼런스에 공동 기획으로 참여했습니다.
8번째 멘토링 컨퍼런스입니다. 2012년 첫 회를 하고, 매년 열었습니다. 어떤 해에는 목회자 컨퍼런스, 신학생 컨퍼런스 이렇게 두 번 여는 때도 있었습니다. 작년부터 목회자/신학생 멘토링 컨퍼런스로 합쳐서 1년에 한 번씩만 열었고, 올해로 8회째가 되었습니다.
전명환 목사님은 5번째 참석입니다. 김윤관 목사님은 4번째 오셨습니다. 3번째 오는 어떤 목사님은 친구 동료 목사님 2명에게 추천해서 함께 왔습니다. 세 분을 한 방에 배정해 드렸는데, 2박 3일 동안 여기 저기서 이야기꽃이 피고 지고 계속할 것 같습니다.
▲ 6월 26일 경기도 가평 필그림하우스에서 '제8회 목회자 신학생 멘토링 컨퍼런스' 막을 올렸습니다. 2박 3일 동안 교회와 목회의 본질을 놓고 고민을 나눕니다.
현수막을 달아 올렸습니다. 등록 데스크를 열고 한 분 한 분을 맞이합니다. 부산에서 아침 일찍 출발해 경기도 가평까지 한 나절 걸려 오신 분들도 있고, 부부 함께 손 잡고 와서 명찰을 받아 들고 2박 3일 일정을 하나 하나 꼼꼼이 체크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모두 80여 명이 모였습니다.
개회 예배 설교는 정성규 목사님이 했습니다. 정 목사님은 예인교회를 담임하면서 교회2.0목회자운동에 몸담고 있는 분입니다. 설교 제목은 '아브라함을 생각하사'였습니다. 소돔과 고모라 성의 멸망을 앞두고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생각하사 그 조카 롯을 구출해 내는 장면에 주목했습니다.
정성규 목사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믿으면 구원, 안 믿으면 심판이라는 생각이 우리에게 익숙한데,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을 생각하사 롯을 구출해 내셨습니다. 누군가의 간절한 염원을 통해 또 다른 누군가가 살아날 수 있습니다. 목회자의 간절한 염원으로 쓰러져가는 교회가 살아날 수 있고, 성도들의 간절한 염원으로 교회와 그 사는 지역이 살아날 수 있습니다. 한국교회의 간절한 염원이 한국사회를 새롭게 살릴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그런 기대와 소망을 가지고 이번 컨퍼런스 2박 3일 일정을 보냅시다."
▲ 개회 예배에서 정성규 목사님은 아브라함을 생각하사 롯을 구원하신 하나님을 묵상하며, 목회자들이 간절한 염원을 가지고 교회를 살리는 일에 앞장서자고 말했습니다.
개회 예배를 마치고, 둥그렇게 모여 앉은 원탁 테이블별로 자기를 소개하고 무슨 고민을 안고 이 컨퍼런스에 오게 됐는지 얘기 나누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1시간 남짓 이야기가 계속됐습니다. 저녁 식사 시간이 다 되었는데도 일어나지 않는 모둠이 더러 있었습니다. 아내들은 아내들끼리 따로 모여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밥도 같이 먹었습니다. 아무래도 3일 동안 아내 모둠은 아내 모둠대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계속 이어 나갈 것 같습니다.
저녁에는 멘토 최철호 목사님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갔습니다. 밝은누리 이야기로 물꼬를 텄습니다. 20년 넘게 마을 공동체를 일구면서, 신앙과 일상이 분리되지 않는 공동체를 일구어 온 이야기를 쏟아냈습니다. 지금은 서울 북한산 아랫마을에 150여 명, 강원도 홍천 아미산 아랫 마을에 70여 명, 경기도 군포 수리산 아랫 마을에 20여 명이 마을 공동체를 이루며 살고 있습니다.
A4 8페이지를 빼곡하게 채운 원고를 때로는 조근조근 때로는 힘 있게 읽어 내려갔습니다. 그동안 공동체를 일구어 오면서 누적된 고민과 고뇌와 성찰의 기록이 담겨 있었습니다. 원고는 그때 그때 수정하고 다듬는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컨퍼런스 강의안을 20년 넘게 준비한 셈입니다. 청중들의 자세도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책장 넘어가는 소리가 고요하면서도 정중하게 컨퍼런스 홀을 채웠습니다.
▲ 첫째 날 저녁 최철호 목사님 인도로 '하나님나라를 증언하는 신앙 공동체의 삶' 이야기를 함께 나눴습니다.
"'주는 그리스도, 살아계신 하나님 아들입니다.' '예수가 주님'이라는 고백은 예수 믿는 사람들을 계속 불편하게 만들 수 있는 고백입니다. 세상 정사와 권세, 로마 황제가 아니라 오직 예수를 주님으로 섬기겠다는 매우 담대하고 위험한 결단입니다. 이 믿음과 결단은 지금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요구됩니다. 실제 우리 삶을 지배하는 세상 정사와 권세, 시대 우상을 분별하지 않고는 정직하게 드릴 수 없는 고백입니다. 하나님을 대신하려는 왜곡된 자아와 욕망, 세상 정사와 권세, 자본, 권력, 학벌, 부동산 등 시대 우상을 거부하고, 오직 하나님을 믿고 섬기는 삶을 살겠다는 결단입니다.
하나님 주권을 고백하는 삶은 일상에서 매우 실제적으로 작동하는 권세와 충돌을 일으킵니다. 그러다보니, 실제 삶에서는 수많은 머뭇거림과 기만을 양산합니다. 종교적으로 기독교인이지만, 식•의•주•락 생활 양식, 결혼•임신•육아•출산, 교육, 소비, 인간 관계 등 일상 삶에서는 세상 정사와 권세를 따라 사는 영적 간음이 양산됩니다. 하나님께 제사하면서, 실제 삶은 바알의 가치와 문화를 따라 살았던 죄입니다. '집단 최면적 우상 숭배'입니다.
죄와 우상의 권세에서 구원받아 하나님나라를 증언하는 삶을 살려면, 약속한 것을 받아야 한다고 성서는 가르칩니다. 약속하신 것은 성령과 교회(신앙 공동체)입니다. 성령 사건으로 생성되는 새로운 관계입니다.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몸된 공동체 지체로서 영적 싸움을 수행하며 하나님나라를 증언하는 삶을 살 수 있다고 성서는 증언합니다."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공동체의 걸음과 관련한, 공동체의 고백과 관련한, 목회자의 결단과 관련한 여러 질문이 나왔고, 이에 대해 최철호 목사님은 그간 겪었던 경험과 고민의 여정을 소개하면서 답을 했습니다. 시간이 모자라서 질문을 다 받지 못했습니다. 첫날이니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았습니다. 내일 식사 시간을 이용해, 중간 중간 휴식 시간을 이용해 못 다한 얘기를 더 나누면 됩니다.
1년에 한 번이라서 손꼽아 기다린 분들도 계실 겁니다. 교회와 목회의 본질을 놓고, 당장 답이 안 나오더라도 함께 하는 동역자들과 이렇게 마음 터놓고 얘기 나누는 자리가 있어 숨통이 그나마 좀 트인다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틀 동안 실컷 얘기 나누다 가시길 바랍니다. 이제 둘째 날 일정을 시작합니다.
▲ 강의와 예배 이외에도 대화 나눌 시간이 많습니다. 교회와 목회의 본질을 놓고 마음 터놓고 대화 나누는 동역자, 멘토를 두루 만나는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