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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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상 영감
신발, 자전거, 수레바퀴자국이
뒤섞여 땅바닥은 더 질퍽하다
물먹은 박스더미 곁
볕 좋은 곳에 노인은 앉아있다
방금 커피를 마셔 입주위 주름들
커피색의 마른 골이 되었다
자동화되어 가던 직조기술도
퇴물이 되어 밥벌이 나선 고물상,
큰 도로변 끼고 들어선 대형고물상에서
몇 십 원 더 쳐준다는 말에
지금은 같은 처지 노인들만이
뜸한 발길 잇는다
밥 나르는 여자
입시 학원이 밀집한 이곳
무와 명태포 넣은 계란국 냄새
신문지의 문자들 속으로 풀어져 섞인다
지정식당 여자는 층층의 쟁반 위에
잇속을 가늠케 하는 반찬을 이고 지나간다
냉소적이어만 가는 그녀 입가에 골이 패이듯
오목하던 발도 이젠 쟁반의 수만큼 평평해졌으리라
단화 뒤꿈치가 한쪽으로 닳도록 오고간 길,
아연 벗겨진 쟁반 햇살에 부딪힌다
회장님 일단 두 작품 올렸습니다.
다른 작품도 빨리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첫댓글 이오타조회 수 368 댓글 0
눈에 집히는 대로 몇 가지 지적합니다.
<고물상 영감>의
제 8행부터 의미가 불분명하게 보입니다. 8-9행의 주어는 <노인>일텐데, 이 문장만으로 보면 <고물상>이 주어처럼 읽히고, 그렇게 읽히니 이상해 보입니다. 이 부분을 잘 생각해 보십시오.
<밥 나르는 여자>에서,
5행의 <잇속을 가늠케 하는 반찬>은 화자의 추측(생각)입니다. 그냥 눈에 보이는 시각적인 묘사를 통해서 그런 느낌이 나도록 연구해 보십시오.
6행의 <냉소적이어만 가는>이란 말이 어색합니다. <점점 더 냉소적으로 변하는>이라는 의미일텐데....?
7행의 <오목하던 발도 이젠 쟁반의 수만큼 평평해졌으리라> <오목하던 발>이 쟁반 바닥처럼 평평해졌다면 알겠는데, <쟁반의 수만큼 평평해졌으리라>라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쟁반의 수효와 평평한 모양과는 상관이 없으니까요.
마지막 행의 <아연 벗겨진 쟁반 햇살에 부딪힌다>는 <아연 벗겨진 쟁반에>든지, 쟁반 다음에 쉼표(,)를 넣든지 해야 자연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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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조회 수 164 댓글 0
선생님께서 행마다 세심하게 말씀해주시니
어렵기만 하고 부담스럽기만 하던 시였는데
두려움없이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네요.
시를 올리면서 서정성이 결여되어
참 부끄럽기만 했습니다
선생님,
하찮은 작품일 수도 있겠지만
‘눈에 집히는 대로’ 지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