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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遂至遼東而還.
수지료동이환.
[解釋] 연이어 2세 황제는 요동으로 갔다가 돌아왔다.
52
於是二世乃遵用①趙高, 申②法令. 乃陰與趙高謀曰 : 「大臣不服, 官吏尙彊, 及諸公子必與我爭, 爲之柰何?」
어시이세내준용①조고, 신②법령. 내음여조고모왈 : 「대신불복, 관리상강, 급제공자필여아쟁, 위지내하?」
[解釋] 이 때 2세 황제는 趙高의 건의에 따라 법령을 공표했다. 그리고는 은밀히 조고와 상의했다. 「대신들은 복종하지 않고, 관리들은 아직 세력이 강하며, 여러 공자들은 기필코 나와 권력을 다투려 하니 이를 어찌하면 좋겠소?」
[註解] ①遵用 : 건의를 따르다. ②申 : 申明. 공표하다.
高曰 : 「臣固願言而未敢也. 先帝之大臣, 皆天下累世①名貴人也, 積功勞世以相傳久矣. 今高素小賤, 陛下幸稱擧②, 令在上位, 管中事③.
고왈 : 「신고원언이미감야. 선제지대신, 개천하루세①명귀인야, 적공로세이상전구의. 금고소소천, 폐하행칭거②, 영재상위, 관중사③.
[解釋] 趙高가 말했다. 「신이 본래 말씀을 드리고자 했으나 감히 하지 못했습니다. 선제 때의 대신들은 모두 천하에 대대로 이름을 떨친 귀인들로, 그 쌓은 공이 대대로 전해진지 오래 되었습니다. 지금 이 조고는 본래 비천한 몸이었으나 폐하께서 발탁하시어 높이 써 주신 덕에 궁중의 일을 관장하게 되었습니다.
[註解] ①累世 : 대대로. ②稱擧 : 발탁하다. 보살피다. ③中事 : 궁중의 일을 관리하다.
大臣鞅鞅①, 特以貌從臣, 其心實不服. 今上出, 不因此時案郡縣守尉有罪者誅之, 上以振威天下, 下以除去上生平所不可者.
대신앙앙①, 특이모종신, 기심실불복. 금상출, 불인차시안군현수위유죄자주지, 상이진위천하, 하이제거상생평소불가자.
[解釋] 대신들은 이를 불만스럽게 여겨 단지 겉으로 복종하지만 실제로 마음속으로는 복종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황제께서 순시하는 때 군현의 군수와 군위들 중, 죄를 지은 자들을 가려내어 처벌하시어 위로는 천하에 위엄을 떨치시고 아래로는 황제께서 평소 못마땅하게 여긴 자들을 제거하시는 기회로 삼지 않으십니까?
[註解] ①鞅鞅 : 怏怏과 같다. 불만스러운 모양.
今時不師文①而決於武力, 願陛下遂從時毋疑, 卽群臣不及謀. 明主收擧餘民, 賤者貴之, 貧者富之, 遠者近之, 則上下集而國安矣.」
금시불사문①이결어무력, 원폐하수종시무의, 즉군신불급모. 명주수거여민, 천자귀지, 빈자부지, 원자근지, 즉상하집이국안의.」
[解釋] 지금은 문치를 중시할 시기가 아니라 무력으로 결정해야 하니 원하옵건대 폐하께서는 의심하시지 말고 時勢를 따르시면 신하들도 미처 모의할 겨를이 없을 것입니다. 영명한 군주는 버려진 인재를 모아 기용하고 천한 자는 귀하게 만들고 가난한 자는 부유하게 만들며 멀리 있는 자는 가까이 오게 만드니 위아래가 단결되어 나라가 편안해지는 것입니다.」
[註解] ①師文 : 文治를 중시하다.
二世曰 : 「善.」 乃行誅大臣及諸公子, 以罪過連逮少近①官三郎②, 無得立者, 而六公子戮死於杜. 公子將閭③昆弟三人囚於內宮, 議其罪獨後. 二世使使令將閭曰 : 「公子不臣④, 罪當死, 吏致法⑤焉.」
이세왈 : 「선.」 내행주대신급제공자, 이죄과련체소근①관삼랑②, 무득립자, 이륙공자륙사어두. 공자장려③곤제삼인수어내궁, 의기죄독후. 이세사사령장려왈 : 「공자불신④, 죄당사, 이치법⑤언.」
[解釋] 2세 황제가 말하기를, 「좋다.」고 하였다. 이에 대신과 여러 공자들을 주살하였으며, 그 죄명을 심지어 近臣과 三郎까지 연좌시켜 체포하여 제대로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자가 없었으며, 공자 여섯은 杜縣에서 피살되었다. 공자 將閭 삼형제는 내궁에 가두었다가 나중에 죄를 다스렸다. 2세 황제가 사신을 보내 장려에게 말했다. 「公子가 신하의 도리를 다하지 않았으니, 그 죄가 죽어 마땅하니 형리가 형을 집행할 것이다.」
[註解] ①近 : 近臣. 황제를 가까이 모시는 신하. ②三郎 : 中郎、外郎、散郎을 말한다. ③將閭 : 진나라의 황족으로 시황제의 아들이다. ④不臣 : 신하의 도리를 다하지 않다. ⑤致法 : 죄를 다스려 벌을 주다.
將閭曰 : 「闕廷①之禮, 吾未嘗敢不從賓贊②也;廊廟③之位, 吾未嘗敢失節④也;受命應對, 吾未嘗敢失辭⑤也. 何謂不臣? 願聞罪而死.」
장려왈 : 「궐정①지례, 오미상감부종빈찬②야;낭묘③지위, 오미상감실절④야;수명응대, 오미상감실사⑤야. 하위불신? 원문죄이사.」
[解釋] 장려가 말했다. 「궁중의 예절에서 나는 이제까지 예의를 담당하는 관리의 지시에 따르지 않은 적이 없다. 조정의 순서에서도 나는 지금까지 감히 예절에 어긋나는 행동을 해본 적이 없다. 명령을 받아 응대할 때도 나는 감히 말을 실수한 적이 없었다. 어째서 신하의 도리를 다하지 않았다고 하는가? 무슨 죄인지 알고 죽기를 원한다.」
[註解] ①闕廷 : 궁정. ②賓贊 : 예의를 담당하는 관리. ③廊廟 : 朝廷. ④節 : 예절. ⑤失辭 : 失言.
使者曰 : 「臣不得與謀, 奉書從事.」 將閭乃仰天大呼天者三, 曰 : 「天乎! 吾無罪!」 昆弟三人皆流涕拔劍自殺. 宗室①振恐. 群臣諫者以爲誹謗, 大吏持祿取容②, 黔首振恐.
사자왈 : 「신부득여모, 봉서종사.」 장려내앙천대호천자삼, 왈 : 「천호! 오무죄!」 곤제삼인개류체발검자살. 종실①진공. 군신간자이위비방, 대리지록취용②, 검수진공.
[解釋] 사신이 말했다. 「신은 그 문제에 대해 논의할 수 없으며 명을 받들어 일을 처리할 뿐입니다.」 장려는 하늘을 우러러 큰 소리로 세 번 외쳤다. 「하늘이여! 나는 죄가 없소이다!」 형제 세 사람이 모두 눈물을 흘리며 검을 뽑아 자살했다. 종실들은 두려움에 떨었다. 신하들은 간언하면 비방으로 간주되었으며, 고관들은 녹봉과 자리를 지키려고 비위를 맞췄고, 백성들은 두려움에 떨었다.
[註解] ①宗室 : 皇族. ②取容 : 비위를 맞추다. 영합하다.
53
四月, 二世還至咸陽, 曰 : 「先帝爲咸陽朝廷小, 故營阿房宮爲室堂①. 未就②, 會上崩, 罷其作者, 復土③酈山. 酈山事大畢④, 今釋阿房宮弗就, 則是章先帝擧事過也.」 復作阿房宮.
사월, 이세환지함양, 왈 : 「선제위함양조정소, 고영아방궁위실당①. 미취②, 회상붕, 파기작자, 복토③력산. 역산사대필④, 금석아방궁불취, 즉시장선제거사과야.」 부작아방궁.
[解釋] 4월, 2세 황제가 함양으로 돌아와서 말했다. 「선제께서 함양의 조정이 좁다고 여기셨기 때문에 아방궁을 방과 거실로 건축하셨다. 실당이 완공되기 전에 마침 선제께서 세상을 떠나시어 공사를 중단하고 여산으로 가서 봉분을 만드는 복토 작업을 했다. 여산의 일이 모두 끝났는데 아방궁 공사를 하지 않고 그냥 두는 것은, 선제께서 벌이신 일을 잘못이라고 밝히는 것이 된다.」 이에 다시 아방궁을 짓기 시작했다.
[註解] ①室堂 : 방과 거실. ②未就 : 준공하지 못하다. ③復土 : 봉분을 만드는 작업을 함. ④大畢 : 전부 완공하다.
外撫四夷, 如始皇計. 盡徵其材士①五萬人爲屯衛咸陽, 令教射狗馬禽獸. 當食者多, 度不足, 下調郡縣②轉輸③菽粟④芻稿⑤, 皆令自齎糧食, 咸陽三百里內不得食其穀. 用法益刻深⑥.
외무사이, 여시황계. 진징기재사①오만인위둔위함양, 영교사구마금수. 당식자다, 도부족, 하조군현②전수③숙속④추고⑤, 개령자재량식, 함양삼백리내부득식기곡. 용법익각심⑥.
[解釋] 밖으로 사방의 이민족들을 다독거리는 일은 시황제의 책략과 같았다. 건장한 병사 5만 명을 징집하여 함양에 주둔시켜 지키게 하고, 활쏘기와 군견, 군마, 금수를 훈련시키게 했다. 먹어야 할 사람은 많은데 식량이 부족하다고 여겨 군현에 식량과 사료의 징발을 명하여 운송하도록 하되, 운반하는 인부들은 모두 식량을 각자 휴대하여 오도록 하고, 함양 300리 이내에서 나는 곡식은 먹지 못하게 했다. 법의 집행이 갈수록 가혹하고 엄격해졌다.
[註解] ①材士 : 건장한 병사. ②下調郡縣 : 각 군현에서 징발토록 명하다. ③轉輸 : 운송하다.
④菽粟 : 식량. 콩과 좁살. ⑤芻稿 : 사료. 꼴과 볏집. ⑥刻深 : 가혹하고 엄격하다.
54
七月, 戍卒①陳勝等反故荊地, 爲「張楚.」 勝自立爲楚王, 居陳, 遣諸將徇②地. 山東郡縣少年苦秦吏, 皆殺其守尉令丞反, 以應陳涉, 相立爲侯王, 合從西鄕③, 名爲伐秦, 不可勝數也.
칠월, 수졸①진승등반고형지, 위「장초.」 승자립위초왕, 거진, 견제장순②지. 산동군현소년고진리, 개살기수위령승반, 이응진섭, 상립위후왕, 합종서향③, 명위벌진, 불가승수야.
[解釋] 이해 7월, 변방의 수비병으로 가던 陳勝 등이 옛 荊지역에서 반란을 일으켜 나라 이름을 張楚라 칭했다. 진승은 스스로 楚王에 즉위하여, 陳縣에 머물면서, 장수들을 보내 점령지를 순행하게 했다. 山東 군현의 젊은이들은 진나라의 관리들에게 고초를 당하다가 군수, 군위, 현령, 현승을 모두 죽이고, 陳涉[진승]에 호응하여 서로 제후왕이 되어 합종하여 서쪽으로 향했으며, 진나라를 토벌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니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
[註解] ①戍卒 : 변방의 수비병. ②徇 : 점령지역을 군사를 거느리고 순행하다. ③鄕 : 向과 같다. 향하다.
謁者①使東方來, 以反者聞二世. 二世怒, 下吏②. 後使者至, 上問, 對曰 : 「群盜, 郡守尉方逐捕, 今盡得, 不足憂.」 上悅. 武臣自立爲趙王, 魏咎爲魏王, 田儋爲齊王. 沛公起沛. 項梁擧兵會稽郡.
알자①사동방래, 이반자문이세. 이세노, 하리②. 후사자지, 상문, 대왈 : 「군도, 군수위방축포, 금진득, 부족우.」 상열. 무신자립위조왕, 위구위위왕, 전담위제왕. 패공기패. 항량거병회계군.
[解釋] 산동에 사신으로 갔던 謁者가 돌아와서 반란이 일어났음을 2세 황제에게 보고했다. 2세 황제는 노하여 알자를 법관에게 넘겼다. 그 후 다른 사신이 와서 황제가 물으니 대답하였다. 「도적떼에 불과하며 군수와 군위가 곧 추적하여 지금 모두 잡아들였으니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2세 황제가 기뻐했다. 武臣은 스스로 趙王이 되었으며, 魏咎는 魏王이 되었으며, 田儋은 齊王이 되었다. 沛公 劉邦이 沛縣에서 군사를 일으켰고, 項梁은 회계군에서 군사를 일으켰다.
[註解] ①謁者 : 내빈을 접대하고 군주에게 보고를 담당하는 직책. ②下吏 : 법관에게 넘기다.
55
二年冬, 陳涉所遣周章等將西至戲, 兵數十萬. 二世大驚, 與群臣謀曰 : 「柰何?」 少府章邯曰 : 「盜已至, 眾彊, 今發近縣①不及②矣. 酈山徒多, 請赦之, 授兵以擊之.」
이년동, 진섭소견주장등장서지희, 병수십만. 이세대경, 여군신모왈 : 「내하?」 소부장한왈 : 「도이지, 중강, 금발근현①불급②의. 역산도다, 청사지, 수병이격지.」
[解釋] 2세 황제 2년(기원전 208년) 겨울, 진섭이 파견한 周章 등은 서쪽으로 진격해 戲水에 이르렀을 때 병력 수가 10만에 이르렀다. 2세 황제는 크게 놀라서 신하들과 상의하여 말했다. 「어떻게 하면 좋겠소?」 少府 章邯이 대답했다. 「도적이 이미 여기까지 이른데다 수도 많고 강하니 지금 가까운 현에서 징발하기에는 이미 때가 늦었습니다. 여산에서 일하는 죄수들이 많으니 사면시키기를 바라오며 무기를 주어 도적들을 공격하게 하게 하십시오.」
[註解] ①發近縣 : 근처의 군현에서 병력을 징발하다. ②不及 : 미치지 못하다. 제 시간에 댈 수 없다.
二世乃大赦天下, 使章邯將, 擊破周章軍而走, 遂殺章曹陽. 二世益遣①長史司馬欣、董翳佐章邯擊盜, 殺陳勝城父, 破項梁定陶, 滅魏咎臨濟. 楚地盜名將已死, 章邯乃北渡河, 擊趙王歇等於鉅鹿.
이세내대사천하, 사장한장, 격파주장군이주, 수살장조양. 이세익견①장사사마흔、동예좌장한격도, 살진승성보, 파항량정도, 멸위구림제. 초지도명장이사, 장한내북도하, 격조왕헐등어거록.
[解釋] 이에 2세는 곧 천하에 대사면령을 내리고 장한에게 그들을 이끌고, 周章의 군대를 격파하게 하여 주장이 달아났으나, 마침내 주장을 曹陽에서 죽였다. 2세 황제는 長史 司馬欣과 董翳를 증파하여 장한이 도적들을 공격하는 것을 돕게 하여, 진승을 城父에서 죽이고, 항량을 定陶에서 격파했으며, 위구를 臨濟에서 죽였다. 초땅의 도적들의 명장이 죽자 장한은 곧 북쪽으로 황하를 건너 조왕 歇 등을 巨鹿에서 공격했다.
[註解] ①益遣 : 증파하다.
56
趙高說二世曰 : 「先帝臨制天下久, 故群臣不敢爲非, 進邪說①. 今陛下富於春秋②, 初卽位, 柰何與公卿廷決事③? 事卽有誤, 示群臣短④也. 天子稱朕, 固不聞聲.」
조고설이세왈 : 「선제림제천하구, 고군신불감위비, 진사설①. 금폐하부어춘추②, 초즉위, 내하여공경정결사③? 사즉유오, 시군신단④야. 천자칭짐, 고불문성.」
[解釋] 趙高가 2세 황제를 설득하여 말했다. 「선제께서 즉위하여 천하를 다스린 지 오래되었기에 신하들이 감히 잘못된 짓을 하거나 그릇된 말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지금 폐하께서는 아직 젊으시고 이제 막 즉위한 터라 어찌 공경들과 더불어 나라 일을 결정하시겠습니까? 일에 잘못이 있으면 신하들에게 약점만 보이게 됩니다. 천자가 짐이라고 하는 것은 본래 목소리만을 들을 뿐 신하들이 그 얼굴을 볼 수 없게 하려고 한 것이었습니다.
[註解] ①邪說 : 그릇된 주장. ②富於春秋 : 나이가 어리다. 젊다 春秋는 나이, 富는 어리다. ③廷決事 : 조정에서 대사를 결정하다. ④短 : 약점.
於是二世常居禁中①, 與高決諸事. 其後公卿希②得朝見, 盜賊益多, 而關中卒發東擊盜者毋已.
어시이세상거금중①, 여고결제사. 기후공경희②득조견, 도적익다, 이관중졸발동격도자무이.
[解釋] 이에 2세 황제는 늘 깊은 궁중에 거처하면서, 조고와 모든 일을 결정했다. 그 후로 공경들이 황제를 볼 기회는 드물어졌고, 도적들이 더욱 많아지니, 관중의 병사들을 징발하여 동쪽 도적들을 쳐야 하는 일이 끊이지 않았다.
[註解] ①禁中 : 깊은 궁중. 궐내. ②希 : 稀와 같다. 적다. 드물다.
右丞相去疾、左丞相斯、將軍馮劫進諫曰 : 「關東群盜并起, 秦發兵誅擊, 所殺亡甚眾, 然猶不止. 盜多, 皆以戌①漕轉②作③事苦, 賦稅大也. 請且止阿房宮作者, 減省④四邊戍轉.」
우승상거질、좌승상사、장군풍겁진간왈 : 「관동군도병기, 진발병주격, 소살망심중, 연유부지. 도다, 개이술①조전②작③사고, 부세대야. 청차지아방궁작자, 감생④사변수전.」
[解釋] 우승상 馮去疾, 좌승상 李斯, 장군 馮劫이 나아가 간언했다. 「관동 일대에서 도적떼들이 일시에 일어나 진나라가 병사를 징발하여 토벌하여, 아주 많은 수를 죽였습니다만 아직 평정하지 못했습니다. 도적이 많아지는 것은 수자리와 운송, 노역 등이 힘들고 세금이 많기 때문입니다. 청하옵건대 아방궁 축조를 잠시 멈추시고 사방 변경의 수자리와 물자 수송을 줄이십시오.」
[註解] ①戍 : 수자리. 변방을 지키는 일. ②漕轉 : 운송. 漕는 수로 운송이며 轉은 육로 운송이다. ③作 : 노동하다. 힘 드는 일을 하다. ④減省 : 줄이다. 감소하다.
二世曰 : 「吾聞之韓子曰, '堯舜采椽不刮①, 茅茨不翦, 飯土塯, 啜土形, 雖監門之養, 不觳於此. 禹鑿龍門, 通大夏, 決河亭水, 放之海, 身自持筑臿, 脛毋毛, 臣虜之勞不烈於此矣.' 凡所爲貴有天下者, 得肆意極欲, 主重明法, 下不敢爲非, 以制御海內矣.
이세왈 : 「오문지한자왈, '요순채연불괄①, 모자부전, 반토류, 철토형, 수감문지양, 불곡어차. 우착룡문, 통대하, 결하정수, 방지해, 신자지축삽, 경무모, 신로지로불렬어차의.' 범소위귀유천하자, 득사의극욕, 주중명법, 하불감위비, 이제어해내의.
[解釋] 2세 황제가 말했다. 「내가 듣자하니 韓非가 말하기를, '堯舜은 다듬지 않은 참나무를 서까래로 하고, 지붕을 띠풀로 이고도 다듬지 않았으며, 질그릇에 밥과 물을 담아 먹고 마셨으니 문지기의 삶도 그보다는 누추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임금은 龍門山을 뚫어 大夏로 통하게 하여 막힌 황하의 물길을 터서 바다로 흐르게 했는데, 몸소 가래와 방망이를 들고 일하느라 정강이 털이 다 닳아 없어졌으며, 노예의 노고도 이보다 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고 했다. 그래서 천하를 얻어 귀하게 된 자는 하고자 하는 바를 마음 내키는 대로 다 할 수 있으며, 군주가 엄중히 법을 밝히면 아랫사람이 감히 그릇된 짓을 못하게 되어 천하를 통치할 수 있는 것이다.
[註解] ①采椽不刮 : 다듬지 않은 참나무를 서까래로 쓰다. 采는 참나무, 椽은 서까래, 刮은 깎다. ②茅茨不翦 : 지붕을 이은 띠풀을 다듬지 않다. 茅茨는 짚 이엉. 翦전은 (가위로) 자르다. ③飯土塯 : 질그릇에 밥을 담아먹다. 土塯는 土簋. 진흙으로 만든 원형 식기. ④啜土刑 : 진흙으로 만든 국그릇에 국을 담아 먹다. 刑은 鉶과 통용된다. ⑤監門 : 문지기. ⑥觳 : 누추하다. ⑦鑿 : 구멍을 파다. 뚫다. ⑧亭水 : 고인 물. 亭은 停과 같다. ⑨筑 : 방망이. ⑩臿 : 가래. ⑪脛 : 정강이. ⑫臣虜 : 노예. ⑬烈 : 심하다. 혹독하다. ⑭所爲 : 所以와 같다. 그래서. ⑮制御 : 통치하다.
夫虞、夏之主, 貴爲天子, 親處窮苦之實, 以徇①百姓, 尙何於法①? 朕尊萬乘, 毋其實, 吾欲造千乘之駕, 萬乘之屬, 充吾號名.
부우、하지주, 귀위천자, 친처궁고지실, 이순①백성, 상하어법①? 짐존만승, 무기실, 오욕조천승지가, 만승지속, 충오호명.
[解釋] 순임금과 우 임금은 천자의 귀한 몸이었는데 직접 궁핍하고 고단한 현실에 처해, 백성들에게 몸을 바쳤으니 오히려 무엇을 본받을 수 있겠는가? 짐은 천하가 만승을 가진 군주라 하지만 실제가 없으니 나는 천 승의 수레를 만들고, 만 승의 군대를 만들어 나의 호칭과 걸맞게 하려고 한다.
[註解] ①徇 : 殉과 같다. ~에 몸을 바치다. ②尙何於法 : 오히려 무엇을 본받을 수 있겠는가? 法은 본받다. ③萬乘 : 周나라 때의 天子는 자기 직할영토에서 1만 대의 병거를 갖추어야 하는 제도가 있었으므로 만승은 천자의 호칭이 되었다. 千乘은 병거 1,000대를 갖출 수 있는 제후라는 뜻이다.
且先帝起諸侯, 兼天下, 天下已定, 外攘①四夷以安邊竟②, 作宮室以章得意, 而君觀先帝功業有緒.
차선제기제후, 겸천하, 천하이정, 외양①사이이안변경②, 작궁실이장득의, 이군관선제공업유서.
[解釋] 게다가 선제께서는 제후의 신분에서 일어나 천하를 병합하고, 천하를 평정하신 다음에는, 밖으로 사방의 이민족들을 물리쳐 변방을 안정시키셨고, 궁실을 지어 그 뜻을 내보이셨으니, 그대들도 선제의 공적을 차례대로 보았을 것이다.
[註解] ①攘 : 물리치다. 배척하다. ②竟 : 境과 같다.
今朕卽位二年之閒, 群盜并起, 君不能禁, 又欲罷先帝之所爲, 是上毋以報先帝, 次不爲朕盡忠力, 何以在位?」
금짐즉위이년지간, 군도병기, 군불능금, 우욕파선제지소위, 시상무이보선제, 차불위짐진충력, 하이재위?」
[解釋] 지금 짐이 즉위한 후 2년 사이 도적떼가 일제히 일어나고 있는데도, 그대들은 막지 못했으며, 또 선제께서 하신 일을 없애려 하니, 이는 무엇보다 선제에 대한 보답이 아니며, 다음으로는 짐에 대한 충성과 힘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니, 어째서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인가?」
下去疾、斯、劫吏, 案責他罪. 去疾、劫曰 : 「將相不辱.」 自殺. 斯卒囚, 就五刑.
하거질、사、겁리, 안책타죄. 거질、겁왈 : 「장상불욕.」 자살. 사졸수, 취오형.
[解釋] 풍거질, 이사, 풍겁을 옥리에게 넘겨 그들을 심문하고 여죄를 추궁했다. 풍거질과 풍겁이, 「장수와 재상은 모욕을 당하지 않는 법이다.」고 말하며 자살했다. 이사는 결국 옥에 갇혔다가 오형을 받았다.
57
三年, 章邯等將其卒圍鉅鹿, 楚上將軍項羽將楚卒往救鉅鹿. 冬, 趙高爲丞相, 竟①案李斯殺之. 夏, 章邯等戰數卻, 二世使人讓①邯, 邯恐, 使長史欣請事①. 趙高弗見, 又弗信. 欣恐, 亡去, 高使人捕追不及.
삼년, 장한등장기졸위거록, 초상장군항우장초졸왕구거록. 동, 조고위승상, 경①안리사살지. 하, 장한등전수각, 이세사인양①한, 한공, 사장사흔청사①. 조고불견, 우불신. 흔공, 망거, 고사인포추불급.
[解釋] 2세 황제 3년(기원전 207년), 장한 등이 자신의 군대를 이끌고 鉅鹿을 포위하니, 초의 상장군 項羽가 초의 군사를 거느리고 거록으로 가서 구원했다. 겨울, 조고가 승상이 되어 끝내 사건을 꾸며 이사를 죽였다. 여름, 장한 등이 전투에서 여러 차례 후퇴하자, 2세 황제는 사신을 보내 장한을 꾸짖으니, 장한이 두려워 長史 司馬欣을 보내 하명을 청했다. 조고는 만나주지 않았고 또 믿지도 않았다. 사마흔이 두려워서 도망치자 조고가 사람을 시켜 쫓아가 체포하게 했으나 잡지 못했다.
[註解] ①竟 : 끝내. ②讓 : 꾸짖다. ③請事 : 정황을 보고하고 지시를 청하다.
欣見邯曰 : 「趙高用事於中, 將軍有功亦誅, 無功亦誅.」 項羽急擊秦軍, 虜王離, 邯等遂以兵降諸侯.
흔견한왈 : 「조고용사어중, 장군유공역주, 무공역주.」 항우급격진군, 노왕리, 한등수이병항제후.
[解釋] 司馬欣은 장한을 만나 말했다. 「조고가 조정에서 정권을 잡고 있으니, 장군은 공을 세워도 죽고, 공이 없어도 죽을 것입니다.」 항우가 진나라의 군대를 기습하여 王離를 포로로 잡으니 장한 등이 병사를 이끌고 제후 편에 투항했다.
八月己亥, 趙高欲爲亂, 恐群臣不聽, 乃先設驗, 持鹿獻於二世, 曰 : 「馬也.」 二世笑曰 : 「丞相誤邪? 謂鹿爲馬.」 問左右, 左右或默, 或言馬以阿順①趙高. 或言鹿(者), 高因陰中②諸言鹿者以法. 後群臣皆畏高.
팔월기해, 조고욕위란, 공군신불청, 내선설험, 지록헌어이세, 왈 : 「마야.」 이세소왈 : 「승상오야? 위록위마.」 문좌우, 좌우혹묵, 혹언마이아순①조고. 혹언록(자), 고인음중②저언록자이법. 후군신개외고.
[解釋] 8월 기해일, 조고는 반란을 일으키고자 했으나, 신하들이 듣지 않을까 염려되자, 먼저 시험을 해보려고, 2세 황제에게 사슴을 가져와 바치면서 말하기를, 「말[馬]입니다.」고 했다. 2세 황제가 웃으며 말했다. 「승상이 잘못 본 것 아니오? 사슴을 말이라 하다니.」 좌우에 물으니, 입을 다문 자도 있고, 말이라며 조고에게 아부하는 자도 있었다. 사슴이라고 말하는 자도 있었으나, 조고는 사슴이라고 말한 사람들에게 은밀히 법을 적용하며 헐뜯었다. 이후로 대신들은 모두 조고를 두려워했다.
[註解] ①阿順 : 아부 순종하다. 자기의 뜻을 굽혀서 순종하다. ②中 : 中傷하다. 헐뜯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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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前數言 : 「關東盜毋能爲①也」, 及項羽虜秦將王離等鉅鹿下而前, 章邯等軍數卻, 上書請益助, 燕、趙、齊、楚、韓、魏皆立爲王, 自關以東, 大氐②盡畔秦吏應諸侯, 諸侯咸率其眾西鄉. 沛公將數萬人已屠武關, 使人私③於高, 高恐二世怒, 誅及其身, 乃謝病不朝見.
고전수언 : 「관동도무능위①야」, 급항우로진장왕리등거록하이전, 장한등군수각, 상서청익조, 연、조、제、초、한、위개립위왕, 자관이동, 대저②진반진리응제후, 제후함솔기중서향. 패공장수만인이도무관, 사인사③어고, 고공이세노, 주급기신, 내사병불조견.
[解釋] 이전에 조고는 누차 말했다. 「관동의 도적들은 어떤 일도 이룰 수 없을 것이다.」 항우가 진나라의 장수 王離 등을 거록성 밑에서 사로잡고 진격해오자, 章邯 등은 군을 여러 차례 패하며 후퇴하면서 상서하여 원군을 청했다. 燕、趙、齊、楚、韓、魏는 모두 스스로 왕을 칭하고, 함곡관 동쪽부터는 대체로 모두 진나라의 관리를 배반하고 제후들에게 호응했다. 제후들은 모두 자신들의 무리를 이끌고 서쪽으로 향했다. 패공 유방은 수만 명을 이끌고 武關 지역을 살육한 후 사람을 보내 조고와 비밀리에 접촉했으므로, 조고는 2세가 노하여 자신을 죽이지 않을까 두려워 병을 핑계로 조회에 나가지 않았다.
[註解] ①毋能爲 : 일을 성사시키기 불가능하다. ②大氐 : 대체로. 대개. 氐는 抵와 같다. ③私 : 비밀리에 접촉하다.
二世夢白虎齧①其左驂馬②, 殺之, 心不樂, 怪問占夢. 卜曰 : 「涇水爲祟③.」 二世乃齋於望夷宮, 欲祠涇, 沈四白馬. 使使責讓高以盜賊事.
이세몽백호설①기좌참마②, 살지, 심불락, 괴문점몽. 복왈 : 「경수위수③.」 이세내재어망이궁, 욕사경, 침사백마. 시사책양고이도적사.
[解釋] 2세 황제는 白虎가 자신의 수레 왼쪽 곁말을 물어뜯는 백호를 죽이는 꿈을 꾸고는, 마음이 언짢고, 기괴하여 해몽을 하게 했다. 점쟁이가 말하기를, 「涇水의 水神이 훼방을 놓고 있다.」고 하였다. 2세 황제는 곧 望夷宮에서 재계하고 경수의 신에게 제사를 드리고자 흰말 네 마리를 경수에 던져 넣었다. 그리고 사신을 보내 조고에게 도적과 가까이 지낸 일을 책망하였다.
[註解] ①齧 : 물다. 깨물다. ②左驂馬 : 수레 좌측 바깥쪽의 곁말. ③爲祟 : (귀신이) 뒤에서 장난치다. 훼방을 놓다.
高懼, 乃陰與其婿咸陽令閻樂、其弟趙成謀曰 : 「上不聽諫, 今事急, 欲歸禍於吾宗. 吾欲易置上①, 更立公子嬰. 子嬰仁儉②, 百姓皆載③其言.」
고구, 내음여기서함양령염락、기제조성모왈 : 「상불청간, 금사급, 욕귀화어오종. 오욕역치상①, 경립공자영. 자영인검②, 백성개재③기언.」
[解釋] 조고가 겁이 나서 사위인 咸陽令 閻樂, 아우 趙成과 의논하며 말했다. 「황제가 간언을 듣지 않더니 이제 일이 급해지니까 그 화를 우리 집안으로 돌리려 한다. 내가 황제의 자리를 바꾸어 공자 嬰으로 세우고자 한다. 공자 영은 인자하고 겸손하여 백성들이 모두 그의 말을 따를 것이다.」
[註解] ①易置上 : 황제를 다시 세우다. 황제를 대신하다. ②儉 : 겸손하게 자기를 낮추다. 검소하다. ③載 : 떠받들다.
使郎中令爲內應①, 詐爲有大賊, 令樂召吏發卒, 追劫樂母置高舍. 遣樂將吏卒千餘人至望夷宮殿門, 縛衛令仆射②, 曰 : 「賊入此, 何不止?」
사랑중령위내응①, 사위유대적, 영락소리발졸, 추겁락모치고사. 견락장리졸천여인지망이궁전문, 박위령복야②, 왈 : 「적입차, 하부지?」
[解釋] 조고는 낭중령을 시켜 궁 안에서 호응하게 한 다음 거짓으로 큰 도적이 들었다고 하며, 염락에게 관리를 소집하여 군사를 일으켜 체포하였으며, 염락의 모친을 겁박하여 조고의 부중에 인질로 가두었다. 염락에게 병졸 천 명을 이끌고 망이궁의 궁전 문 앞으로 보내 衛令과 僕射를 포박하게 하고는 말했다. 「도적이 여기까지 침입했거늘 어찌 막지 않았느냐?」
[註解] ①內應 : 내통하다. 안에서 호응하다. ②衛令仆射 : 衛尉는 秦나라의 관직으로, 궁문을 호위하는 둔병을 관장하며, 그 속관에 令이 있으며, 仆射는 대신이다.
衛令曰 : 「周廬①設卒甚謹, 安得賊敢入宮?」 樂遂斬衛令, 直將吏入, 行射, 郎宦者大驚, 或走或格, 格②者輒死, 死者數十人.
위령왈 : 「주려①설졸심근, 안득적감입궁?」 낙수참위령, 직장리입, 행사, 낭환자대경, 혹주혹격, 격②자첩사, 사자수십인.
[解釋] 衛令이 대답했다. 「숙소를 설치하여 병사들이 삼엄하게 지키게 했는데 어떻게 도적이 궁에 침입할 수 있단 말이오?」 염락이 위령의 목을 베고는, 곧바로 장수들을 이끌고, 궁내로 들어가 마구 활을 쏘며 다니자, 낭관과 환관들이 크게 놀라, 어떤 자는 도망치고, 어떤 자는 맞서 싸웠으나 맞서는 자는 즉시 죽이니 죽은 자가 수십 명에 이르렀다.
[註解] ①周廬 : 궁궐을 경호하는 군사가 교대하면서 자던 곳. ②格 : 격투하다. 맞서 싸우다.
郎中令與樂俱入, 射上幄坐①幃②. 二世怒, 召左右, 左右皆惶擾③不鬬. 旁有宦者一人, 侍不敢去. 二世入內, 謂曰 : 「公何不蚤告我? 乃至於此!」 宦者曰 : 「臣不敢言, 故得全. 使臣蚤④言, 皆已誅, 安得至今?」
낭중령여락구입, 사상악좌①위②. 이세노, 소좌우, 좌우개황요③부두. 방유환자일인, 시불감거. 이세입내, 위왈 : 「공하부조고아? 내지어차!」 환자왈 : 「신불감언, 고득전. 사신조④언, 개이주, 안득지금?」
[解釋] 낭중령과 염락이 함께 안으로 들어가 황제의 휘장으로 가려진 자리를 향해 활로 쏘았다. 2세 황제가 노하여 좌우를 불렀으나 측근들은 모두 당황하고 혼란하여 싸우지 못하였다. 곁에 있던 환관 하나가 시종하며 감히 달아나지는 못했다. 2세 황제가 안으로 들어가 물었다. 「너는 어째서 일찍이 내게 말해주지 않았느냐? 그래서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다!」 환관이 대답했다. 「신이 감히 말씀드리지 않았기에 목숨을 보전하신 것입니다. 신이 일찍이 말씀드렸더라면 모두 벌써 죽임을 당했을 것이니 어찌 지금까지 무사했겠습니까?」
[註解] ①幄坐 : 사방이 휘장으로 둘러쳐진 황제가 있는 자리를 말한다. ②幃 : 장막. ③惶擾 : 당황하고 혼란하다. 당황하여 떠들썩하다. ④蚤 : 早와 통용된다. 일찍.
閻樂前卽①二世數②曰 : 「足下③驕恣, 誅殺無道, 天下共畔足下, 足下其自爲計④.」 二世曰 : 「丞相可得見否?」 樂曰 : 「不可.」 二世曰 : 「吾願得一郡爲王.」 弗許. 又曰 : 「願爲萬戶侯.」 弗許.
염락전즉①이세수②왈 : 「족하③교자, 주살무도, 천하공반족하, 족하기자위계④.」 이세왈 : 「승상가득견부?」 낙왈 : 「불가.」 이세왈 : 「오원득일군위왕.」 불허. 우왈 : 「원위만호후.」 불허.
[解釋] 염락이 2세 황제 앞으로 다가가 죄상을 열거하며 말했다. 「足下는 교만 방자하여 무도하게 사람을 죽여 천하가 모두 족하에게 반란을 일으켰으니, 족하는 스스로 어찌하는 것이 좋은지 생각해보시오.」 2세 황제가 말했다. 「승상을 만날 수 없겠는가?」 염락이 말했다. 「안 되오.」 2세 황제가 말하기를, 「나는 하나의 군을 얻어 왕이 되고자 하오.」라고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 말하기를, 「만호의 후가 되길 원하오.」라고 했으나,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註解] ①卽 : 접근하다. 다가가다. ②數 : 열거하다. ③足下 : 귀하. 옛날에 상대방을 높이 부르는 말. 여기서는 황제를 낮추어 부른 말이다. ④自爲計 : 스스로 ~할 것을 생각해 보다.
曰 : 「願與妻子爲黔首, 比①諸公子.」 閻樂曰 : 「臣受命於丞相, 爲天下誅足下, 足下雖多言, 臣不敢報.」 麾②其兵進. 二世自殺.
왈 : 「원여처자위검수, 비①제공자.」 염락왈 : 「신수명어승상, 위천하주족하, 족하수다언, 신불감보.」 휘②기병진. 이세자살.
[解釋] 또 말하기를, 「처자식과 함께 백성이 되어, 여러 공자들과 함께 하고 싶소.」라고 했다. 염락이 말했다. 「신은 승상의 명령을 받들어 천하를 위해 족하를 죽이려고 온 것이니, 족하가 비록 여러 말을 할지라도 신은 감히 보고드릴 수 없소.」 그리고는 병졸들에게 앞으로 나아가도록 지휘하였다. 2세 황제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註解] ①比 : 나란히 하다. ②麾 : 지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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閻樂歸報趙高, 趙高乃悉召諸大臣公子, 告以誅二世之狀. 曰 : 「秦故①王國, 始皇君天下②, 故稱帝. 今六國復自立, 秦地益小, 乃以空名爲帝, 不可. 宜爲王如故, 便.」 立二世之兄子公子嬰爲秦王. 以黔首葬③二世杜南宜春苑中. 令子嬰齋④, 當廟見⑤, 受王璽.
염락귀보조고, 조고내실소제대신공자, 고이주이세지상. 왈 : 「진고①왕국, 시황군천하②, 고칭제. 금륙국부자립, 진지익소, 내이공명위제, 불가. 의위왕여고, 편.」 입이세지형자공자영위진왕. 이검수장③이세두남의춘원중. 영자영재④, 당묘견⑤, 수왕새.
[解釋] 염락이 돌아와 조고에게 보고하니 조고는 여러 대신과 공자들을 모두 불러 모아, 2세 황제를 죽인 정황을 알렸다. 말하기를, 「진나라는 본래 제후국이었으나 시황이 천하를 다스렸기에 帝라고 칭하였던 것이오. 지금 6국이 다시 왕으로 자립하고 진나라의 땅은 더욱 좁아졌으니 이제 헛되이 황제로 칭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소. 마땅히 이전처럼 왕이라 부르는 것이 옳을 것이오.」라고 했다. 2세 황제의 형의 아들 공자 嬰을 진왕으로 세웠다. 2세 황제의 장례는 평민의 장례의식으로 杜縣 남쪽의 宜春苑에 장사 지냈다. 조고는 자영에게 재계한 뒤, 선조의 사당에서 참배하게 하고 옥새를 받들도록 했다.
[註解] ①故 : 본래. 종전. ②君天下 : 천하를 통치하다. ③以黔首葬 : 평민의 장례의식으로 매장하다. ④齋[戒] : 부정한 일을 멀리하고 심신을 깨끗이 함. ⑤廟見 : 선조의 사당에 참배하다.
齋五日, 子嬰與其子二人謀曰 : 「丞相高殺二世望夷宮, 恐群臣誅之, 乃詳①以義立我. 我聞趙高乃與楚約, 滅秦宗室而王關中. 今使我齋見廟, 此欲因廟中殺我. 我稱病不行, 丞相必自來, 來則殺之.」
재오일, 자영여기자이인모왈 : 「승상고살이세망이궁, 공군신주지, 내상①이의립아. 아문조고내여초약, 멸진종실이왕관중. 금사아재견묘, 차욕인묘중살아. 아칭병불행, 승상필자래, 내즉살지.」
[解釋] 재계 후 닷새째 자영은 두 아들과 의논하며 말했다. 「승상 조고가 망이궁에서 2세 황제를 죽이고 신하들이 자신을 죽이지 않을까 겁이 나서 대의를 가장하여 나를 왕으로 세운 것이다. 내가 듣자 하니 조고가 초나라와 약조해 진나라의 종실을 없애고 관중의 왕이 되려고 한다. 지금 내게 재계하고 종묘에 참배하게 하는 것은, 이를 기회로 사당 안에서 나를 죽이려는 것이다. 내가 병을 구실로 가지 않으면, 승상이 틀림없이 스스로 찾아 올 테니 오는 즉시 그를 죽여라.」
[註解] ①詳 : 佯과 통한다. 가장하다.
高使人請子嬰數輩①, 子嬰不行, 高果自往, 曰 : 「宗廟重事②, 王柰何不行?」 子嬰遂刺殺高於齋宮, 三族③高家以徇咸陽.
고사인청자영수배①, 자영불행, 고과자왕, 왈 : 「종묘중사②, 왕내하불행?」 자영수자살고어재궁, 삼족③고가이순함양.
[解釋] 조고가 사람을 보내 자영을 여러 차례 청했으나 자영이 가지 않자, 조고는 과연 자신이 와서 말했다. 「국가의 대사인데 왕께서 어찌하여 가지 않습니까?」 자영이 마침내 조고를 齋宮에서 찔러 죽이고 조고의 삼족을 멸한 다음 함양 저자거리에 본보기로 보여주었다.
[註解] ①數輩 : 여러 차례. ②宗廟重事 : 국가의 大事. ③三族 : 삼족을 멸하다.
子嬰爲秦王四十六日, 楚將沛公破秦軍入武關, 遂至霸上, 使人約降①子嬰. 子嬰卽系頸以組②, 白馬素車, 奉天子璽符, 降軹道旁. 沛公遂入咸陽, 封宮室府庫, 還軍霸上.
자영위진왕사십륙일, 초장패공파진군입무관, 수지패상, 사인약항①자영. 자영즉계경이조②, 백마소거, 봉천자새부, 항지도방. 패공수입함양, 봉궁실부고, 환군패상.
[解釋] 子嬰이 진왕을 즉위한 지 46일째에 초나라의 장수 패공 유방이 진나라 군대를 격파하고 무관에 진입하여 마침내 覇上에 이르러 자영에게 사람을 보내 투항을 권유했다. 자영은 곧 인끈을 목에 감고서 흰말이 끄는 흰 수레를 타고 나와 천자의 옥새와 부절을 받들고 軹道 부근에서 항복했다. 패공이 마침내 함양에 입성하여 궁실의 창고를 봉쇄하고 군대를 다시 패상으로 물렸다.
[註解] ①約降 : 투항을 권유하다. ②系頸以組 : 고대 군주의 항복의 예절. 組는 인끈을 말하며 오색의 실을 사이사이 섞어 짜서 옥새를 묶어서 허리에 띠는 것이다. 係頸[목에 묶다]은 항복을 하여 자살하고 싶다는 것을 보인 것이다.
居月餘, 諸侯兵至, 項籍爲從長①, 殺子嬰及秦諸公子宗族. 遂屠咸陽, 燒其宮室, 虜其子女, 收其珍寶貨財, 諸侯共分之.
거월여, 제후병지, 항적위종장①, 살자영급진제공자종족. 수도함양, 소기궁실, 노기자녀, 수기진보화재, 제후공분지.
[解釋] 한 달 여가 지나자 제후들의 병력이 이르렀으며, 項籍은 합종의 우두머리가 되어, 자영과 진나라의 공자들 및 왕족들을 죽였다. 이어 함양성을 도륙하고 궁실을 불태우고 자녀들을 포로로 잡았으며, 진기한 보물과 재물들을 거두어 제후들과 나누었다.
[註解] ①從長 : 합종의 우두머리. 즉 제후의 盟主를 말한다.
滅秦之後, 各分其地①爲三, 名曰雍王、塞王、翟王, 號曰三秦. 項羽爲西楚霸王, 主命②分天下王諸侯, 秦竟滅矣. 後五年, 天下定於漢.
멸진지후, 각분기지①위삼, 명왈옹왕、새왕、적왕, 호왈삼진. 항우위서초패왕, 주명②분천하왕제후, 진경멸의. 후오년, 천하정어한.
[解釋] 항우는 진나라를 멸망시킨 후 그 땅을 셋으로 나누어, 雍王、塞王、翟王을 명하고 三秦으로 불렀다. 項羽가 西楚覇王이 되어, 천하를 분할하고 제후왕을 봉하는 일을 주관하니, 진나라는 결국 멸망하였다. 그 뒤 5년 후, 천하는 漢나라에 의해 평정되었다.
[註解] ①其地 : 원래의 秦나라의 땅. ②主命 : 주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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太史公曰 : 「秦之先伯翳, 嘗有勳於唐虞之際, 受土賜姓. 及殷夏之閒微散①. 至周之衰, 秦興, 邑于西垂②. 自繆公以來, 稍蠶食諸侯, 竟成始皇. 始皇自以爲功過五帝, 地廣三王, 而羞與之侔③. 善哉乎賈生推言之也! 曰:
태사공왈 : 「진지선백예, 상유훈어당우지제, 수토사성. 급은하지간미산①. 지주지쇠, 진흥, 읍우서수②. 자목공이래, 초잠식제후, 경성시황. 시황자이위공과오제, 지광삼왕, 이수여지모③. 선재호가생추언지야! 왈:
[解釋] 태사공은 말한다. 「진나라의 선조 伯翳는, 일찍이 요임금과 순임금 시대에 공을 세워 봉지와 성을 하사 받았다. 이후 하나라와 은나라에 이르러 쇠퇴하여 흩어졌다. 주나라가 쇠퇴할 무렵 진나라가 일어나 서쪽 변경에 도읍을 정했다. 秦繆公 이래 차츰 제후들을 잠식했고, 결국 시황이 성취했다. 시황은 스스로 공적은 五帝를 뛰어넘고 땅은 三王보다 넓다며, 이들과 함께 비교되는 것조차 수치스러워했다. 훌륭하도다! 가생의 평론. 가생은 過秦論에서, 이렇게 말했다.
[註解] ①微散 : 쇠락하다. ②垂 : 陲와 같다. 邊境. ③羞與之侔 : 비교되는 것이 수치스럽다. 侔는 가지런하다.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