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월 스무 이렛날 익산 만중리 황사성의 집에 이르시니 마침 어떤 사람이 노기를 띠고 있거늘 그 마을 정춘심의 집으로 옮겨가시니라. 원래 사성의 부친 숙경이 전주 용진면 용바위 황참봉에게 빚이 있었더니 황참봉이 죽은 뒤에 그 아들이 사람을 보내서 빚을 재촉하며 만일 갚지 아니하면 경무청에 고소하여 옥중에다 썩히면서 받겠다고 위협하는지라 이날 밤에 사성 부자가 춘심의 집에 와서 천사께 이 일을 아뢰며 무사하도록 끌러주시기를 간청하거늘 천사 숙명에게 명하사 무명 베 한 필을 사다가 옷 한 벌을 지어 입으시고 숙경에게 일러 가라사대 일이 잘 풀리리니 근심을 놓으라 무명 베 한 필은 채권과 채무 사이에 길을 닦는 것이니라 하시더니 그 뒤에 순검이 와서 숙경을 잡아 가려고 하거늘 숙경이 순검으로 더불어 채권자의 집에 가서 갚을 기한을 물리기로 하고 화해를 청하여도 채권자가 듣지 아니하고 고집하거늘 그 모친이 아들을 불러 꾸짖어 가로대 저 어른은 네 부친의 친구인데 이제 옥에 가두려 하니 이는 금수의 행위를 하려 함이라 하고 그 증서를 빼앗아 불살라 버리니 채권자가 할일 없어 숙경에게 사과한 뒤에 드디어 고소를 취하하고 빚을 탕감하여 버리니라
구월 열흘날 함열 회선동 김보경의 집에 가시니 보경이 여쭈어 가로대 이 근처에는 요사이 도적이 출몰하여 밤마다 촌락을 터는데 내 집이 비록 넉넉치는 못하나 밖에서는 부자인 줄 알므로 실로 두려워서 마음을 놓지 못하오니 청컨데 도난을 면케하여 주옵소서. 천사 웃으시며 문 앞에 침을 뱉으시고 일러 가라사대 이 뒤로는 마음을 놓으라 도적이 저절로 멀리 가리라 하시더니 과연 그 뒤로는 도적의 자취가 없어지니라.
동짓달에 전주부에 이르시니 마침 민요가 일어나서 인심이 소동하는지라 보경에게 일러 가라사대 김병욱이 국가의 중진에 처하였으니 소동된 인심을 잘 진압하여 그 직책을다하여야 할지라 그 방략을 어떻게 정하였는지 물어오라. 보경이 병욱을 찾아 명하신 바를 전하니 병욱이 천사께 와 뵙고 가로대 무능한 저로서는 물끓듯 하는 민요를 진압할 수 없으니 오직 선생의 힘만 믿나이다 . 천사 가라사대 내가 가름하여 진압하리라 하시고 이날 저녁부터 비와 눈을 크게 내리시며 기후를 혹독히 춥게 하시니 방한설비가 없이 한데 모였던 군중은 할일 없이 해산하여 집으로 돌아가고 비와 눈은 사흘동안을 계속하므로 군중은 다시 모이지 못하고 소동은 스스로 진정되니라.
섣달에 원평에 계실 새 그 때에 어사 박재빈이 전라북도 일곱 고을 군수를 파면하고 장차 전주에 출도하려 함에 군수 권직상의 지위도 위태하게 된지라 김병욱은 이때에 전주 육군 장교로서 권직상과 친분이 있을 뿐 아니라 권직상이 파면되면 자기의 일에도 또한 낭패될 일이 많으므로 그 일을 근심하여 천사께 그 대책을 묻거늘 천사 가라사대 그 일은 무사하도록 끌러주리니 근심치 말라 하시더니 그 뒤에 박어사가 권직상을 파면하려고 전주부에 들어오자 때마침 박어사의 면관비훈(免官秘訓)이 전주부에 이르니라.
하루는 종도들을 데리시고 모악산 용안대에 이르사 여러날 머루르실 새 마침 눈이 크게 내려 교통이 두절케 되었는데 양미가 두끼 지을 것 밖에 남지 아니 하였으므로 종도들이 서로 걱정하거늘 천사 들으시고 그 남은 양식으로 식혜를 지으라 하시니 종도들은 부족한 양식을 털어서 식혜를 지어 올리는지라 천사 종도들과 나누어 잡수시니 곧 눈이 그치고 일기가 화난케 되어 장설로 쌓인 눈이 경각에 다 녹아 도로가 통하므로 곧 돌아오시니라.
을사 정월 그믐날 형렬로 더불어 부안 성근리 이환구의 집에 가사 여러날 머무르실 새 환구가 부안읍 사람 신원일을 자주 천거 하거늘 천사께서 원일을 부르시니 원일이 와 뵙옵고 천사를 자기 집으로 모셔오니 원일의 부친과 아우는 천사를 믿지 아니하고 오래 머무르심을 싫어하는지라 원일이 청하여 가로대 가친이 본래 고기잡이를 즐겨하여 해마다 경영하다가 거년에는 폭풍으로 인하여 큰 손해를 보았으니 금년에는 풍재를 없게 하여 고기잡이를 잘되게 하여주시면 가친을 위하여 다행이겠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그 일은 어렵지 아니하니 많은 이익을 얻은 뒤에 천냥을 나누어 오라 장차 쓸데가 있노라. 원일 부자가 기뻐하여 허락하더니 이 해에 과연 풍재가 없고 칠산 바다에서 원일 부친의 고기잡이가 제일 잘되어 큰 돈을 번지라 천사 원일 부친에게 사람을 보내어 허락한 돈 천냥을 보내라 하시니 원일 부친이 전언약을 어기고 보내지 아니하거늘 천사 원일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는 대인을 속임이라 내 일은 모든 것을 신명으로 더불어 작정하는 것이므로 한가지라도 사사로히 못하노니 이 뒤로는 그대 부친의 고기잡이가 철폐하게 되리라 하시더니 그 뒤로는 고기가 한마리도 잡히지 아니하므로 마침내 고기잡이를 폐지하니라.
삼월에 일진회원과 전주 아전이 서로 다투어 정창권이 부중 백성을 모아 사대문을 잠그고 일진회원의 입성을 막으며 사방으로 통문을 돌려서 민병을 모집하여 일진회를 초멸하려 하거늘 천사 가라사대 어렵게 살아난 것이 또 죽게되니 구원하여 주리라하시고 화정리 이경오에게 돈 일흔냥을 청구하시니 경오가 돈이 없다고 거절하거늘 다른데서 일곱 냥을 주선하여 오사 가라사대 이 일곱 냥이 능히 일흔 냥을 대신하리라 하시고 형렬을 데리고 전주 용머리 고개 주막에 이르사 행인을 많이 청하여 술을 먹이시고 종이에 글을 써서 그 집 문 돌저귀와 문고리를 연결하시더니 이날 석양에 이르러 일진회와 아전이 화해하여 사대문을 열고 일진회원의 입성을 허락하니라. 이날에 쓴 돈이 엿냥이라 천사 형렬에게 일러 가라사대 옛 사람은 바둑 한점으로 십만병을 물리쳤다 하는데 이제 나는 돈 엿냥으로 일진회와 아전의 싸움을 끌렸으니 내가 옛사람만 같지 못하다 하시니라.
이날 밤에 도적이 화정리 이경오의 집을 털어서 돈 일흔 냥을 빼앗아 갔다 하거늘 천사들으시고 가라사대 그 돈이 적신이 범하였음을 알고 사람 살리는 일에나 쓰기 위하여 청구하였더니 경오가 듣지 않고 없다고 거절하였다 하시니라.
이 뒤로 두어달 동안 손바라기 앞 주막에서 공사를 행하실 때 종도들의 내왕이 빈번하여 주막주인 오동팔이 돈을 많이 모았더니 그 뒤에 경비가 부족함을 보고 심히 냉대하거늘 종도들이 그 무의함을 성낸대 천사 일러 가라사대 어리석은 자가 의리를 알리요 우리가 만일 그 무의함을 성내면 그가 반드시 큰 화를 받으리니 나의 지나는 길에 덕을 흘리지 못하고 도리어 화를 끼치면 어찌 온당하리오 하시니라.
이 뒤에 태인읍에 이르사 밤중에 종도들을데리고 산에 올라 공사를 행하신 뒤에 일러 가라사대 이제 대신명들이 모였으니 그 해산 끝에는 참혹한 응징이 있으리라 말씀을 마치시자 문득 태인읍에서 군중의 고함소리가 나는지라 종도들이 천사를 모시고 산에서 내려와 사유를 탐문하니 김기년의 주막이 군중에게 엄습되어 세간과 술독이 모두 부서졌더라 원래 기년이 술장사를 함에 읍내 소년들의 동정을 얻어서 많은 돈을 벌었더니 그 뒤에 소년들이 궁핍하여짐에 기년이 심히 냉대하거늘 소년들이 그 무의함에 성내어 이렇게 엄습함이라 이튿날 천사 기년의 집에 가시니 기년부부가 울며 다른 데로 옮기려 하거늘 천사 일러 가라사대 원래 이해득실이 모두 제 몸에 있고 위치에 있지 아니하나니 이 뒤로는 삼가하여 모든 사람에게 온정을 베풀라 그러면 앞길이 펴지고 영업이 흥왕하리라 하시니라.
자료출처 : 대순전경 제이장 천사의 성도와 기행 이적 2:31~2:40 |
첫댓글 민초들의 아픔을 살피시며 은혜를 베푸시는 증산상제님의 행적을 잘 읽었습니다.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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