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는 한의사 제도가 없으며
양의사들이 한약을 처방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 제22회 일본뇌신경외과한방의학회 학술집회(2013) 강연 기록집> 의 내용중 일부입니다.
글을 읽기 편하게 하기 위해 조금 각색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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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을 못잔지가 2년 정도 된것 같아요. 수면제를 여러가지 먹어보았는데 별 효과도 없었고요 "
진료실을 들어오는데
'팬더'가 생각났습니다.
다크 써클이 너무 심해서요
" 변비도 심하고, 치질도 괴롭지만, 잠 좀 잤으면 좋겠어요 "
28세 여자 환자는
2년전 남자친구와 헤어진뒤로 잠을 제대로 못잤다고 합니다.
병원약들을 여러가지 먹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구요.
당시에 저는 한의학 공부를 막 시작했었고, 한약 처방이 어려웠습니다.
책을 펴놓고, 문진을 하고, 공부를 해가며,
불면에 효과가 있을것 같은 처방들을 차례차례 써보았습니다.
이 처방을 써보고,
저 처방을 써보고,
2주 단위로 처방을 계속 바꾸어 가며 3개월이 지나는 동안
6가지 처방을 모두 써 보았는데
전혀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제 자신도 이미 치졌는데,
환자는 달리 방법이 없으니 제게 매달리는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복진을 하느라고, 배꼽아래를 살짤 눌렀는데,
" 아 !!!! 아파요 "
하면서 제 손을 쳐내더군요.
' 혹시 한의학에서 말하는 어혈이 아닐까 '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혈과 관련된 00000이라는 처방을 찾아 냈습니다.
제가 본 책에서는 이 처방 적응증에 불면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한약을 처방했습니다
그런데
그 한약을 먹은 다음날 자궁출혈이 있었습니다.
그것도 상당히 심한 출혈을 5일동안 했습니다.
그리고 출혈한 그날부터 잠을 잘수 있게 되고,
결국 양약 수면제도 끊게 되었습니다.
그것 뿐만이 아닙니다.
치질도 좋아지고, 변비도 좋아졌습니다.
어깨 경직도 상당히 좋아져습니다.
그리고 8일째 찾아왔을때는
깜짝 놀랐습니다.
인디언 처럼 검었던 얼굴이 하애져 있었습니다.
단 하나의 처방으로
불면, 변비, 치질, 어깨통증, 다크 써클이 동시에 치료되었습니다.
마쓰다 구니오(松田邦夫)
1929년 도쿄 출생. 1954년 東京大學 의학부 졸업. 제3내과(당시 오키나카내과) 의국원, 오리건대학 의학부 연구원 이후, 1969년부터 大塚敬節 선생에게 한의학을 사사. 1972년 한의학 전문으로 개업, 지금에 이르고 있다.
(社) 일본동양의학회 회장. (財) 일본한방의학연구소 상무이사. 北里연구소 부속 동양의학 종합연구소 객원부장. 東京女子醫科大學 객원교수. 동아의학협회 상임이사.
〔저서〕『임상의를 위한 한방〔기초편〕』(稻木一元 공저, Current therapy), 『萬病回春解說』(創元社) 외.
(松田邦夫 『증례에 의한 한방치료의 실제』創元社 1992, 153-154)
아래는 원문 직역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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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증례는 28세 여성으로, 실연한 뒤 불면증에 걸렸습니다.
물론 수면제를 여러 가지 복용하고, 점점 효과가 없어져서 왔습니다. 들어오는 얼굴을 봤더니 우선 전신이 거무칙칙하고 양쪽 눈 주위가 검습니다.
「팬더가 왔다!」. 마침 그 해 우에노上野동물원에 팬더가 와서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밖에 변비와 치질이 있다는 것과 여러 가지를 말했지만,
물론 목적은 불면.
체격이 좋은 사람으로 여러 약이 효과가 없었다고 썼지만, 이것은 3개월입니다. 저는 한의학을 막 시작했고 자신이 없어서, 환자 앞에서 한의학 책을 몇 권이나 펼치고 또 질문도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불면에 들을 것 같은 약을 차례차례 썼습니다. 자신이 없어서 2주, 2주에 효과가 없으면 다음 약. 따라서 3개월이라는 것은 여섯 가지 처방을 다 써버린 것이죠. 그러나 전혀 잠을 못 잤습니다. 이제 슬슬 안 오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본인은 매달리는 듯한 얼굴로 왔습니다.
그런 3개월 뒤에 어쩔 수 없나, 생각하며 복부를 늘 하던 것처럼 진찰했더니, 「아파요!」라고 말하며 느닷없이 손을 쳐내는 겁니다. 그 때 나는 화가 났습니다. 스승님께서 복부는 부드럽게 만지라고 해서, 제가 누르는 방식은 절대 세지 않습니다. 그게 이렇게 아프다는 것은 어쩌면 한의학에서 말하는 어혈, 古血, 울혈 호소는 아닐까? 그때까지 어혈이라는 것은 별로 믿지 않았지만, 새삼 생각을 하면 하복부를 누르면 아파한다. 여러 책을 뒤졌지만 소위 実證 유형으로 변비는 없었습니다. 00000이 좋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00000으로 잠자게 했다는 것은 쓰여 있지 않고, 오히려 불면증인 경우에 000000은 적응으로 삼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밖에 쓸 약도 없어서 이번에는 1주일만 주었습니다.
다음날부터 자궁출혈을 하는 겁니다. 그것도 상당히 심한 출혈을. 그리고 그 날부터 잠을 잘 수 있게 되었고, 수면제를 중지할 수 있었습니다. 치질도 좋아지고 변비도 좋아졌습니다. 어깨 경직도 좋아졌습니다. 1주일이던가 8일째던가 본인이 왔을 때,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얘져 있었습니다. 격이 떨어지는 말이지만, 인디언 같은 검은 사람이었다고 생각했던 것이 제법 하얘졌고, 무엇 때문에 실연했을까 따위의 쓸데없는 생각을 했지만 상당히 하얘졌는데, 잘 수 있게 된 것도 물론이지만 저는 놀랐습니다. 이런 것이 한의학의 어혈이라는 개념은 꼭 황당무계한 것은 아니지 않나 처음으로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불면증에 00000
28세 여성. 2년 전 실연 후 불면증에 걸려서 수면제 상용. 안색, 눈 주위가 검은색으로 팬더 같다. 변비, 어깨 경직, 치질출혈 동통. 実證, 臍上悸가 강하며, 좌측 하복부에 강한 압통 있음.
여러 약 무효, 00000 투여. 2일째 대량 자궁출혈이 있었고, 산부인과로 달려갔다. 출혈은 5일 동안 지속. 복약 다음날부터 잠을 잤고 수면제 중지. 치질 전부 치료. 변비와 어깨 경직 소실. 7일째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하얘졌다. 총 40일에 종료, 그 후에도 순조로움.
(松田邦夫 『증례에 의한 한방치료의 실제』創元社 1992, 153-154)
☆ 한의학의 어혈이라는 병태 개념은 꼭 황당무계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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