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년 1월 앞산과나코님의 게시글 ##
1960년대 지휘자 브루노 발터와 레너드 번스타인에 의한 말러 재조명이 있었고 우리나라에서도 뒤늦게 2000년대 들어서 2,30대 젊은 음악 애호가들을 중심으로 말러 붐이 불었습니다.
당시 젊은 말러교 신도들은 수많은 말러 음반, 영상들을 섭렵하였으며 저 역시 방구석에서, 동호회, 콘서트 등지에서 온갖 말러 덕질들을 하였더랬죠. 아무래도 말러의 음악이 낭만주의 음악의 끝자락에서 세기말 정서와 맞닿아 있었기에, 이제 세상에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한 청춘들은, 아름답지만은 않은, 온갖 부조리와 모순으로 가득찬 세상을 마주하며 말러교에 빠져들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추천할만한 다양한 해석의 수많은 말러 음반과 영상들이 있지만 여기서는 일단 2000년대 말러 하면 빠질 수 없는, 그 때 인간계에서 천상계 지휘자로 승천하신 클라우디오 아바도(Claudio Abbado)의 음반 몇 개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교향곡 9번, 베를린 필(1999)(1악장)
https://youtu.be/9zE2E4kEtQU?si=LWzJeD9AFg9fHzJG
(4악장)
https://youtu.be/SY301g42vO8?si=W6V0kMZe7cS9cpSI
'작별'이라는 주제가 전 곡을 관통하는 교향곡 9번, 관조적이고 탐미주의적인 아바도만의 해석이 드디어 빛을 발하기 시작한 역사적인 음반입니다. 특히 4악장의 아름다움은 말로 형언할 수가 없습니다. 죽기 전 병실에서 하얀 커튼 사이로 쏟아지는 눈부신 햇빛을 바라보며, 그래도 삶은 아름다웠노라.. 라고 되뇌이는 듯한..ㅠㅜ
교향곡 2번 '부활',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2003) (5악장 final part)
https://youtu.be/cIkCcJIqUeI?si=554KKDs5Mfr_o-1r
베를린 필에서 온갖 고생을 하다가 결국 사임하고 위암 수술로 죽을 고비를 넘기고 나서의 복귀 연주입니다. 말 그대로 '부활(Resurrection)'입니다. 5악장 말미에서 스스로의 감정에 복받쳐 지휘하는 모습이 너무나 감동적입니다. 지휘자도 울고, 나도 울고, DVD도 울고ㅠㅠ
교향곡 4번, 베를린 필(2005)(3악장)
https://youtu.be/i9Ghy4MbD7E?si=XRUbDMHqJYOMKhl8
(4악장)
https://youtu.be/Zq-LHtwxNyY?si=6UXIt3d2uXg35dfn
이 음반을 처음 듣는 순간 진짜 아바도가 신의 경지에 올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우아함과 유려함은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습니다. 특히 3악장의 섬세한 현의 떨림, 음색, 4악장 도입부의 행복감은 너무나 황홀해서 어질어질할 정도입니다.
이거 너무 아바도 빠 심한거 아니냐 하실 분도 있겠지만ㅋ 암튼 말러교에 빠졌던 20년 전의 저에게 다시 빙의해서 글을 쓰다보니 이렇게 되었습니다. 부디 뻘글 너그러이 보시고 말러 많이 사랑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