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년 2월 앞산과나코님의 게시글 ##
스포 있습니다. 나중에 영화 보실 분은 뒤로가기 눌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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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죽음이라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삶의 숭고함이 드러난다' 였던 것 같습니다.
인간의 생명조차 국가의 냉정한 경제논리 속에 쳐 박아버림으로서 그제서야 그 시스템 속의 개인들은 그 생명을 가진 주체로서의 가장 본능적이고 원초적인 삶의 가치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중간에 주인공 할머니랑 여직원이랑 통화하는 장면에서 극장은 말 그대로 울음바다입니다. 손수건 필히 준비바람)
다만 화장유골을 산업폐기물로 버린다는 등의 몇몇 설정이나 장면들은 주제를 부각시키기 위해서였겠지만 지나치게 오버한, 작위적인 느낌도 있었습니다. 이미 플랜75라는 기본 설정만으로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었고, 그 안에서 다양한 인간의 모습들만 담담하게 그려내도 충분히 좋지 않았을까 합니다.
노인들을 죽이는 회사의 일자리를 통해 어린 아픈 딸을 치료할 수 있게 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잔인했으니까요. 그리고 그것이 냉정한 현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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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저도 우리나라의 인구문제, 저출산 문제 관련해서 비슷한 잔인한 상상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와는 반대되는 설정이었습니다.
우수한 유전자의 정자와 난자를 국가에서 모집해 건강한 대리모로부터 출산하게 하고(대리모에게는 수유기간까지 포함해서 그 기간동안 평균임금 지급), 국가에서 그 아이들을 키우고 각자의 지능과 적성에 맞춰 교육하고 산업 일꾼으로 성장시킨다. (그 과정에서 성장하는 개인의 역량에 따라 고급 인력도 양성이 되고 단순 노동자도 양성이 됨)
이들은 당연히 자신의 부모가 누구인지도 모르며 세상에는 국가에서 성장한 사람과 일반적인 가정에서 성장한 두 부류의 사람들이 존재하고 이들은 자연스럽게 공존한다. 이로써 국가의 장기적인 정책에 따라 필요에 따라 인구 조절 및 산업 인력 조절이 수월해진다.
생각해보면 이러한 설정은 그나마 인간의 생을 마감하는데 개입한다는 설정보다 더 끔찍하고 디스토피아적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