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을 치료 후 재발하지 않으면 그 치료가 유효한 치료입니다. 그러나 재발하면 그 치료는 유효하지 않은 치료입니다.
재발 후 치료하면 또 재발하지 않으면 좋은 치료입니다. 그런데 재발 후에는 치료해도 낫지 않으면요? 그게 무좀이나 피부염증 같은게 아니고 생명에 치명적인 것이면요. 그래서 암이 무섭습니다. 혈액암은 재발하면 낫지 않습니다. 물론 오래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다발골수종은 어떨까요? 약이 많아지고 해서 재발 후에 평균으론 약 3,4년 사는 거 같습니다. 참 무서운 일이지요.
다발골수종은 재발을 벗어나기 힘든 병입니다. 이제 막 확진된 분이 자기는 재발한다고 생각하고 치료한다 라고 얘기해서 이 병이 참 그런가 보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표준치료 후 재발하지 않으면 완치인데 그 재발이 다발골수종은 거의 일어난다는 거지요. 왜 거의 모두 재발이 될까요?
골수종 암세포를 암약케 하는 염색체 변이가 여러개 있는데 이걸 한꺼번에 치료하기 어렵습니다. 항암제에 죽는 변이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암세포들은 항암 후 더 무섭게 성장해 옵니다. 치료가 계속될수록 더 세어져서 사실 나중에는 어떤 항암제도 듣지 않게 됩니다.
또한 중요한 것으로 골수종 세포는 골수 안에 있는데 골수 자체가 여러가지 암세포를 도와주는 물질도 있는 등의 이유로 항암제가 완전히 잘 작동하기 어려운 면도 있습니다.
암세포 증식에 관여하는 염색체 변이가 많이 일어나는데 그중에서 특히 14번 염색체에 위치한 IgH 유전자가 다른 염색체와 위치를 바꾸는 변이(t(4;14), t(11;14), t(14;16) 등)가 악성화를 유발합니다. 13번 염색체의 결실도 악성 진행의 원인이 됩니다. 확진 시 이들 염색체 변이 유무를 알아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들이 없으면 평균 생존기간을 넘어서기 때문에 정말 좋습니다.
현재의 항암제로 이들 변이를 다 없애지 못하는 것이 다발골수종의 재발을 막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더구나 살아 남은 암세포는 더욱 강력해 지기 때문에 이후 치료로 제어하지 못 하는 상황이 되어 버립니다. 따라서 골수종 항암제가 치료 과정에서 암세포의 다른 돌연변이를 만들지 않아야 하는데 그런 일이 생깁니다. 항암 치료가 오히려 사람을 잡는 셈입니다. 그렇다고 치료를 안할수도 없고요. 아무튼 제약사들이 그맇게 노력하려도 돌연변이를 막으면서 암세포를 죽이는 기술이 아직 없습니다.
지금은 면역치료가 대세입니다. 그래서 티세포와 같이 몸안의 면역세포를 활성화해서 암세포를 잡아먹게 하려 합니다. 카티도 그런 맥락의 항암기술입니다.
저는 이 면역세포 항암이 치료 초기에 사용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도 재발을 완전히 막을수는 없지만 늦출수는 있을겁니다. 나중에 사용하면 강해진 암세포를 몸의 면역세포들이 이겨 내기에는 어렵다고 봅니다.
다발골수종은 그래서 첫 치료가 중요합니다. 여기에서 얼마나 많이 죽이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입니다. 처음 대충 치료하고 나중에 잘 하자가 안 되는 병입니다. 그래서 자가이식도 암세포를 죽이는데 꼭 필요한 치료입니다. 처음에 모든 것을 때려 부어야 그나마 좀 좋을 확률이 높아집니다. 다잘렉스가 신규 확진환자들에게 보험이 되는건 정말 좋은 일입니다. 유지요법도 그런 관점에서 하는게 안 하는거 보단 좋은 확률이 커집니다. 물론 가장 좋은건 나쁜 염색체 변이가 없고, 유전자 변이가 다양하지 못하고, 무엇보다 얌전한 변이여야 합니다. 엠거스가 그겁니다. 골수종으로 커지기 전에 모두 이미 형질세포가 암세포화 된 엠거스 단계를 거치는데 그냥 그대로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10년, 20년 그대로 암세포가 얌전히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항암하지 않고 골수종으로 악화될때 까지 지켜 봅니다. 이론적으로는 엠거스 중 일년에 약 1 프로만 골수종으로 발전된다고 합니다. 그런게 복이지요. 다 참 자기 운입니다.
카티를 신규 확진자들에게 써 본다고 하는데 여기에서 효과가 있어야 합니다. 다른 항암제들도 같이 쓸거니까 생존기간은 꽤 길어질거 같습니다. 완치가 되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요. 그래도 완치율이 십년은 지나야 판명되겠지만 상당히 좋아질겁니다. 카티가 실패하면 다른 치료 방안들이 고안되어 실제 항암제로 생산되기 까지는 좀 시간이 걸릴수 있어 안타깝습니다. 카티가 치료비가 엄청 큰데 이도 빨리 해결되기를 바래야지요. 다발골수종에 완치가 되는 항암제나 치료법을 간절히 기다립니다.
재발을 막기 힘들면 그 다음 방법은 재발을 최대한 늦추는 것입니다. 1차 치료에서 다 약을 쓰고 자가이식이 가능하면 꼭 하고, 유지요법도 하는 것입니다. 재발을 막거나 늦추기 위한 첫 조건은 MRD를 최대한 좋게 하는 것입니다. 엄격한 수준의 완전관해도 좋습니다. 엄격한 수준의 완전관해가 안되면 MRD 수준이 아주 좋을수는 없습니다. 같은거니까요. 피검사로 완전관해 수준을 보면 대충 MRD 수준을 알수 있습니다. 저 때는 MRD 검사가 없었는데 아무튼 비싼 검사인거 같습니다. 싼 피검사로 일단 알아보면 대충은 그 수준을 알수 있습니다. 노력 보다는 본인이 원래 가진 암세포의 공격성 정도가 좌우합니다. 문제는 그거에 관계없이 항암제가 작동해야 하는데 못 미친다는 겁니다.
항암제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생존기간이 많이 늘어 났습니다. 완치자도 그만큼 많아 질겁니다. 아직은 성에 안 차지만 곧 항암제가 반수 정도는 재발 없이 완치의 길로 이끌어 주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