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조선 후기 한국에 전래된 가톨릭은 당시의 유교적 전통에서 가장 중요한 의식인 제사를 부정했다. 조상신 숭배로 인식한 탓이다. 극심한 박해의 빌미를 제공한 것은 물론, 상당수 조선인들의 반발을 샀다.
결국 가톨릭은 제사가 조상신 숭배가 아닌 조상을 공경하는 것으로 인정, 조선 선교와 토착화의 발판을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단, 망자를 뜻하는 '~신위(神位)'에서 '신(神)'이라는 단어는 쓰지 않도록 했다.
비신자들은 천주교가 조상 제사를 허락하고 있다는 사실만 알뿐 정확한 내용은 잘 모른다.
설을 맞은 천주교 가정은 아침 일찍 일어나 집 안팎을 깨끗이 청소하는 등 준비를 한 뒤 차례를 지낸다. 온 가족이 함께 성당을 찾아 조상을 위해 합동 위령 미사를 봉헌한다. 그 다음 집으로 돌아와 조상을 위해 기도한다.
◇준비
1. 집 안팎을 깨끗이 청소하고 차례 지내는 방을 잘 정돈한다.
2. 목욕재계하고 단정한 옷으로 정장한다.
3. 고해성사로써 마음을 깨끗이 한다.
4. 정성껏 차례상을 차리되 너무 형식을 갖추려 하지 말고 평소에 가족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차린다.
5. 차례상에는 촛불(2개)과 꽃을 꽂아 놓으며 향을 피워도 좋다.
6. 벽에는 십자고상을 걸고 그 밑에는 선조의 사진을 모신다. 사진이 없으면 이름을 정성스럽게 써 붙인다.
7. 차례상 앞에는 깨끗한 돗자리 또는 다른 깔개를 편다.
◇차례
1. 성호
2. 성가: 가톨릭 성가에서 하나를 선택해 부른다. (28번, 423번, 480번, 50번 등)
3. 독서: 아래 제시하는 성경 구절 중 하나를 선택하여 봉독한다. (요한 14,1-14; 요한 15,1-12' 요한 17,1-26; 루카 2,41-52; 마태 5,1-12; 로마 9,1-18; 로마 12,1-21; 1코린 13,1-13; 에페 5,6-20 등)
4. 가장의 말씀
㉠ 선조들을 소개하고 가훈, 가풍, 선조의 말씀을 전해 줌.
㉡ 오늘의 집안 현실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하여 이야기함.
㉢ 하느님의 말씀과 선조의 유훈에 따라 성실하게 살아감에 대해 이야기하고 서로의 대화를 통하여 사랑과 일치를 다짐.
5. 큰절: 서열순으로 영전에 큰절을 드린다. (남녀 가리지 말고)
6. 사도신경, 부모를 위한 기도, 자녀를 위한 기도, 부부의 기도, 가정을 위한 기도를 바친다.
7. 참석자는 모두 보편 지향 기도를 바친다.
8. 성가: 가톨릭 성가 중에서 하나를 택한다. (50번 등)
9. 주님의 기도: 다 함께 바친다.
10. 식사: 차례 음식을 나눈다(음복)-사랑과 일치의 식사
11. 성호 긋기
◇미사
가족이 모두 함께 아침 미사에 참여해 본당 공동체와 함께 선조와 후손을 위해 기도하며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린다.
주교회의 이정주 홍보국장 신부는 "설이나 추석에 조상을 기억하고 차례를 드리는 것은 통공(通功)이라는 교리에 바탕을 둔다. 이 세상 사람들과 천국에 있는 영혼, 그리고 연옥에 있는 영혼들의 공로와 기도가 서로 통한다는 교리"라며 "이것은 현 세상의 신자들 사이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천국에 있는 이들은 지상의 신자들을 위하여 은총을 빌어주고, 지상의 신자들은 연옥 영혼을 위해 기도와 자선을 하며 공을 쌓아줘 하루 빨리 연옥의 벌을 면하고 천국으로 가기를 기원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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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국민이 불행한 것은 못된 성직자들 때문이라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너도나도 출세하고 돈벌이하러 성직자가 되지말고 참진리를 펼칠분만 성직자가 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