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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의 아름다운 산 원문보기 글쓴이: 사르리
□ 자구지맥 제1구간 고항치에서 분기점 묘적령 그리고 한티재까지 산행 ○ 산행일시 : 2019. 7. 28(일) ○ 행정구역 : 경상북도 영주시 봉현면, 예천군 상리면, 감천면 ○ 산행구간 : 고항치~묘적령 분기점~생태통로~옥녀봉~달밭산~자구산~733.7m(부춘산)~한티재 ○ 산행거리 : 22.7Km ○ 산행인원 : 13명(최학주님, 산중님, 조영애님, 유주열님, 김운용님, 풍류객님, 산바래님, 산들바람님, 산동네님, 마루님, 김양호님, 신화섭님, 사르리) ○ 산행시간 : 6시간 03분(09:21~15:25) ○ 산행난이도 : ★★.★/2 ○ 산행감상평 : ★★★.★/2 ○ 산행추천시기 :봄, 여름(춘화산행, 산림욕 산행) ○ 날 씨 : 흐림, 비, 흐림(24℃~30℃ 예천날씨 기준) ○ 자구지맥(子求枝脈)은 ? 백두대간 묘적령(1020m)에서 남쪽으로 가지를 쳐 고항치,옥녀봉(888m), 자구산(786m), 부용산(688.1m), 매봉산(340.9m) ,냉정산(191.3m), 남산(130m) 을 거처 예천군 계포면 담암리에서 맥을 다하며 한천의 우측 분수령을 이루는 도상거리 39.8km되는 산줄기를 자구지맥이라 한다. 산세로 보나 높이로 치면 옥녀봉 남쪽 1.9km에 있는 달밭산이라고도 불린다는 974m봉이 높이도 제일높고, 서천의 좌측 분수령이되는 천부산,용암산,연화산으로 이어지는 제법 긴 산줄기(26km)도 이봉에서 분기하니 이봉이 정식 산이름을 얻었다면 지맥이름은 자구지맥이 아니고 달라졌을지도 모를일이다 ○ 자구지맥 개념도 ○ 제1구간 산행지도 ○ 고도표 ○ 트랭글 기록자료 ○ 오룩스맵 기록자료 ○ 산행사진 괌에서 발생한 태풍 다나스는 소멸되었지만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에 걸쳐있어 국지성으로 많은 비가 내려 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오늘 산행하는 영주와 예천지역도 새벽까지 비가 내리다 아홉시 이후에는 1~4mm정도의 비가 온다는 예보로 잘하면 비가 내리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산행준비를 하고 수원에서 전철을 타고 죽전역에서 내려 고속도로 정류장에 도착하니 비 예보로 인하여 등산객이 많이 보이 않는다. 잠시 후 우리를 태우고 갈 버스가 도착하고 차량은 잠시 후 영동고속도로에 진입을 합니다. 휴가철이 시작되는 계절이라 동해안으로 휴가를 떠나는 차량으로 인하여 정체되는 구간 임에도 불구하고 차량은 평소보다 빠른 속력을 내면서 달려가는 속도만큼 새벽에 설쳐떤 잠이 빠르게 찾아 온다. 중간에 몇번을 눈을 뜨니 오늘 산행 들머리인 고항치에 도착을 한다. [고항치 산행준비] 아직 비는 내리지 않아 다행으로 생각을 하는데 하늘을 보니 비가 내리기는 내릴 모양이다. 일기예보대로 적은 양만 내렸으면 하는 마음으로 산행준비를 한다. 너무 무거운 수증기를 품고 있는지 묘적령 윗 부분은 보이지 않고 산아래로 박무가 내려 앉기 시작을 한다. [고항치] 고항치에 내려 앉는 박무가 나무잎을 감싸면서 쓸쓸함을 함게하고 있다. 이 길을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이 지금 같은 날씨가 아닌 즐거운 기분으로 넘어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 일행도 오늘 하루 이 길에서 시작하는 짧은 여정이 모두가 만족스러운 길을 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겨 놓는다. [백두대간 등산 안내도] 백두대간 등산 안내도라는 문구에 벌써 백두대간 길을 걷고 있는 기분이 든다. 나만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지만 백두대간을 종주했던 사람들이라면 백두대간 근처에만 가도 아련한 산행 추억이 떠오를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남자 둘만 만나서 군대 얘기를 해도 시간 가는줄 모른다고 한다. 백두대간 종주를 했던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산행에 많은 추억을 간직하고 있어 자신이 걸었던 산행 얘기를 밤세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구지맥 분기점 표지판] 자구지맥 분기점에 도착을 한다. 고항치에서 힘들게 올라와 백두대간 묘적령에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다시 올라왔던 길을 따라 다시 고항치로 내려가야 하지만 제일 짧은 거리로 올라오는 등산로는 이 길뿐이라 자구지맥을 찾는 모든 사람들이 여기에 흔적을 남겨 놓고 간다. 마음설레면 백두대간길 묘적령에 도착을 하였지만 기억이 가물거린다. 2016. 10. 1일에 여기를 지나 갔으니 벌써 1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으니 기억이 가물거리는 것은 당연하다. [묘적령 표지석] 그당시에는 표지석이 없었고 이정표에 표시되어 있었는데 지금은 예천군에서 설치가 되어 있다. 강산이 한번 변했으니 달라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동안 수많은 백두대간종주하는 등산객이 이 길을 지나갔을 것이며 지금은 생각을 못하지만 내가 지나갔을 때와 같은 생각을 하면서 그사람들도 지나가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본다. 세월이 흘러 강산은 변하지 않고 이 길을 함께했던 사람들만 변한 것 같다. 나이를 먹는 것은 늙어 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 간다고 하지만 세월에 눈이 멀어진다고 생각을 한다. [김양호님] 그동안 살아온 경험에 의한 자의적인 판단으로 모든 사물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하는 사고가 좁아질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사랑에 눈이 멀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세월에 눈이 멀면 모든 것을 사랑할 수 있는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산중회장님] 수많은 고개를 힘들고 즐겁게 넘어 앞으로 넘을 고개에 서 있다. 때로는 잔잔한 파도처럼 때로는 갑자기 불어나는 계곡의 흙탕물처럼 높낮이를 달리하면서 달려왔다. 어떻게 흘러 왔는지 기억도 나지 않겠지만 그래도 지금에 이자리에 앉아서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다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를 드린다. [유주열님] 세월에 눈이 멀어서 앉아서 보이지 않을때는 서서 바라보고는 한다. 사랑하는 것을 모두가 멀어지는 것도 세월이 흐르기 때문이다. 집착보다는 버림의 미학이 삶의 중심이 되어야 하는데 아직도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사르리] 버리지 못하는 것의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도 세월에 집착하고 있어서 일 것이다. 시각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라 마음의 아름다움이 가슴속에 자리를 잡고 있어야 세월의 아름다움을 느낄수 있을 것이다. [김양호님] 세월이 흘러 분별력이나 판단력이 떨어지면 판단의 희미함이 더욱 강해질 것이다. 어쩌면 바라보고 있는 것이 현실에 대한 인지가 아닌 가상의 세계를 인지하면서 살아가고 있을 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이 가상의 세상 이었을지도 모른다. 어느날 내가 걸어온 길이 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허상으로 비쳐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자구지맥 분기점 백두사랑산악회 표지판] 지금이야 확실하게 인지할 수 있지만 여기서 한발자욱만 지나도 잠시 머물던 시간은 사라져 허공속에 있게 된다. 내가 보고 만지면서 확신하던 것들도 구름속에 있는 수증기같이 변해 버린다. [고항치 안내판] 갔던 길을 다시가고 왔던 길을 다시 가고는 반복을 하면서 살아간다. 누구나 착오가 있기 마련이지만 착오의 크기를 얼마나 줄이냐에 따라서 결과는 크게 달라지고는 한다. 갔던 길을 다시 내려 올때 이 길이 내가 갔던 길인지 자세히 기억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갈때와 같이 착오가 생기고는 한다. [옥녀봉 정상 표지석] 언제나 마찬가지로 내리막이 있으면 다시 오르막이 시작된다. 수증기를 가듣 품은 구름은 옥녀봉을 삼켜버릴 기세로 주변을 감싸기 시작할 무렵 정상에 도착을 한다. 옥녀봉이라는 낮설지 않는 지명에 어느 내용의 설화가 담겨져 있나 궁금함을 유발한다. [김양호님] 옥녀봉이라고 하니 당연히 여자와 관계가 있을 것이다. 힘들게 만들어 놓은 표지석 만큼이나 슬프거나 아니면 권선징악으로 끝나는 어떤 줄거리가 담겨 있는지 생각을 해본다. 설화의 내용을 보면 이루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애절한 사연들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 흥미를 유발하여 듣는 이로하여금 솔깃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구성을 한 것인지 기본 바탕에 한이라는 정서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서 안타깝고 슬픈 결말을 맺게 만드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르리] 예로 부터 구전으로 전해오던 많은 얘기들이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많은 곳에서 기록으로 남기고 있지만 머릿속에 담겨져 있는 사람들이 사라지면 자연적으로 없어지기 때문에 많은 자료를 확보하여 후세에 남겨줄 필요성이 있다. [유주열님] 지금이야 정보통신이 발달하고 스마트폰이 하루가 다른 버전으로 출시하여 초등학생부터 노인들까지 전국민이 이용하고 있어 구전이야기를 하면 구시대 사람으로 취급을 받을 것이다. 우리네 정신이 담겨져 있는 구전설화야 말로 우리민족의 정신이 그대로 담겨있는 정신문화로 우리가 기록보존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산중회장님] 어린시절 할머니나 동네 어르신들에게 들었던 옛날 얘기들이 머리에 스쳐 지나간다. 어릴적에 들었도 아직도 얘기들이 귓가에서 생생하게 들리는 것 같다. 오늘도 낮선 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겨 놓는 것도 옛날 얘기를 찾아 떠나는 것과 같은 이유는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아침식사 후] 뿌연 운무는 사라질지 모르고 우리를 따라오고 있다. 어쩌면 오늘 걷는 내내 따라 다닐 것 같은 생각을 해본다. 새벽에 일찍 나오면서 대충 먹었던 밥들은 어느새 사라져 배고픔을 알리는 소리가 가죽으로 느끼게 한다. [마루님] 흘린 땀만큼이나 입으로 넘어가는 밥알도 힘들게 넘어 간다. 여름 내내 식사는 물과 함께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목으로 넘기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그래도 오늘 남은 거리를 걷기 위하여 물과 함께 보다 더한 것이라도 먹어야 한다. [금빛치유숲길 안내판] 경북 영주와 예천 일원에 산림청에서 백두대간의 풍부한 산림자원을 활용하여 국민건강 복지증진을 위하여 국립산림치유원을 조성하여 다양한 시설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별도의 숲길을 조성하여 이용하게 하고 있다. 산림욕 자체만으로도 정신건강을 치유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시설은 분명한 것 같다. 이용을 해보지 않아서 알 수는 없겠지만 인위적인 시설보다는 자연에 가까운 시설로 운영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산중회장님] 치유의 숲길이 아니라도 우리는 걷고 있다. 걷는 동안 모든 것을 잊게 하기 때문에 정신건강에는 최고인 것 같다. 누가 돈을 주고 걸으라고 해도 이렇게 걷지 못할 것이다. [문필봉방향 이정표] 누구를 위하여 걷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고 건강을 위하여 걷는 것도 아니다. 그저 산이 있어서 걷는 것이다. 누구는 길이 있어 걷는다고 한다. 길이 없었도 만들어 가면서 걷기 때문에 길에 대한 소중함을 더욱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건강을 위하여 걷는 다고 말을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달밭산 정상 표지석] 그렇게 걷다 보면 또다른 정상에 도착을 하게 된다. 한걸음이 백걸음이 되어 정상에 도착할 수가 있다. 아무도 반겨 주지 않는다고 서운하게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반겨주는 풀과 나무만 있어도 함께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를 한다. [달밭산 삼각점] 우리들이 찾아 헤매는 삼각점도 이곳을 지키고 있다. 여기는 삼등급 삼각점이다. 삼각점도 태어나면서부터 등급이 매겨진다니 금수저와 흙수저로 나뉘는 것과 똑같다. 하위등급으로 태어난 삼각점은 자신을 원망하고 있을까 아니면 자신이 주어진 급수에 맞는 역할에 만족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 진다. [달밭고개 이정표] 삼각점과 달리 이정표로 만들어진 것은 기능은 다르지만 또다른 등급에 차이가 발생하여 서로를 멀리할 수 있다. 인간과 달리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 인간이 만들어 놓은 조형물들이다. [산중회장님] 아무때나 변덕을 부리는 사람들보다 묵묵히 주어진 자기 역할을 하고 있는 조형물들이 기능면에서는 더 뛰어난 것이다. 누군가가 일부러 파괴를 하지 않는 이상 이곳에서 눈비를 맞으면서 그역할을 다하고 있을 것이다. [사르리] 오늘도 누군가가 찾아 주기를 바라면서 비를 맞으면서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나를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나로 인하여 이곳이 어디인지를 알 수 있기 바라는 마음이 클 것이다.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이 나를 바라 보는 것도 아니고 상호간을 인지하는 것으로 크게 만족할 것이다. [유주열님] 그리고 그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가리지 않는다. 사람만이 아니라 동물과 비람이 불어도 움직이지 않고 말없이 다가 오기를 기다릴 것이다. 내가 먼저 다가서지 못하지만 도망가지는 않는다. [산동네님] 그냥 있는데로 오가는 모든 것을 맞이 할 것이다. 처음처럼 똑같은 자세로 모두에게 공평하게 할 것이다. 발걸음마다 힘겹게 걸어온 길에 대한 보답으로 함께하겠다. [산들바람님] 슬퍼도 웃을 수 있는 내공이 있다면 아무리 힘든 상황이 찾아와도 이겨낼수 있을 것이다. 지나온 일보다 아직 찾아온 내일 아닌 오늘에 충실할 수 있다면 웃는 모습도 매일 만들어질 수 있다. [운무 가득한 등산로] 기다린 것은 아니지만 멀리서 가깝게 들려오는 천둥소리와 우리가 걷고 있는 등산로 주변으로 몰려드는 운무가 곧바로 비가 내릴것 같은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 [974봉 달밭산] 하나의 이름에 두개의 산이 있는 것은 아닌데 정상을 알려주는 표지석이 두 곳에 설치가 되어 있다. 지역을 달리하면서 동명의 산이 많이 있지만 한곳에서 두개의 산이 있다는 것은 반드시 정비를 해서 정확한 지점에 표시를 해야겠다. [준희님 표지판] 태풍은 지나가고 장마는 끝나면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 푸르름을 만끽하고 흐르는 땀으로 범벅하는 계절만 남은 것 같다. 그래도 작년보다는 더위가 들한 것 같아 산행을 하는데 다행이다. 근래에 들어와서 계곡을 알탕을 해본적이 없다. 높은 산으로 올일이 별로 없으니 계곡이 있는 곳을 만나기가 여간 힘든 상황이 아니다. 그래서 회원들 모무가 물통에 물을 받아서 노상에서 샤워를 하고는 한다. [821.8봉 정상] 천둥소리가 요란하게 울리더니 요란스럽게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적은양의 비 예보로 준비한 우의 등은 차량에 놓고 1회용 우비만 가지고 왔는데 생각보다 많은 비가 내리기 시작을 한다. 등산화 윗부분을 비닐로 감싸으나 양말을 타고 빗물이 등산화로 들어오기 시작을 한다. 어쩌면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결과가 그대로 현실로 나타났다. 그래도 무더위 보다는 비가 내리는 것이 산행하기에 더 났다. 등산화에 들어온 빗물 때문에 다소 불편한 것을 빼고는 산행하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고항재 방향 임도] 그렇게 내리는 빗방을은 멈출지 모르고 하늘에서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비가 그치기를 바라는 마음보다는 등산화에 빗물이 조금만 들어 갔으면 하는 바램으로 계속해서 발걸음을 옮겨 놓는다. 이곳에 만들어 놓은 임도의 정확한 용도는 모르겠지만 이 길을 따라 계속해서 걸어 간다면 고항치로 갈 수 있다는 것을 이정표가 알려주고 있다. 임도로 내려섰다 다시 오르막을 올라서면 잡목과 풀잎에 맺혀있던 빗방울이 등산복으로 스며들어 다리에 달라붙고 흘러내려 발가락에 감각으로 느껴진다. [자구산 정상 표지석] 그칠지 모르던 빗방울은 어느새 가늘어 지더니 멈춰지만 빗물과 땀으로 입고 있는 등산복에서는 알 수 없는 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다. 이 냄새는 느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냄새다.
[자구산 정상 표지석] 이 지겨운 냄새도 산행의 일부분으로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것을 산행의 향기라고 생각을 한다. 어쩌면 이 냄새가 살아 있는 동안의 활력소가 될 수도 있다. 말없이 정상을 지키고 있는 표지석은 이 냄새를 맡지 못하지만 어떠한 상태에서 생겨났는지 알고는 있을 것이다. [사르리] 살아가면서 좋은 것만 하고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생은 선택의 여지가 없이 주어진 환경에 맞게 살아가야 한다. 내가 하고자 하는 것도 주어진 환경에서 선택하는 최선의 방법 중에 하나에 불과하다. 선택의 폭이 무궁무진한 것이 아니라 선택된 환경에서 선택지를 하나 뽑는 것과 같다. [유주열님] 그래서 선택한 결과에 대하여는 모두가 자신의 책임이다. 외부 환경에 의하여 변하는 것도 자신이 선택한 것과 같은 것이다. 결과에 대하여 부정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김양호님] 결과의 차이는 반드시 생기기 마련이다. 좋은 것이 있으면 나쁜 것이 있고 되는 것이 있으면 안되는 것이 결과로 나타난다. 우리는 결과로 지나온 과정은 무시하고 결정을 한다. [신화섭님] 이 산을 찾는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단순히 지맥을 완주하기 위하여 이 힘든 여정을 이어가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내면에 쌓여 있는 다른 이유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알지 못하고 찾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 [산들바람님] 지금까지 힘들면 힘든데로 편하면 편한데로 있는 그대로 길을 따라 걸어 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걸을 힘이 있으면 계속해서 길이 있던 없던 간에 가고자 하는 길을 갈 것이다. 그 길을 누가 먼저 갔던지 아니면 새로 가는 길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즐기면서 갈 것이다. [산동네님] 아무런 의미가 없는 길을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차피 세월도 시공간속에서 잡을 수 없이 흐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힘들면 어떠랴 지금 여기에서 이 모습이 지금 이순간의 최상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최학주님]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의 미소에서 지금까지 힘겹게 살아온 것들은 모두 사라지는 모습이다. 배우들이 감정표현을 아무리 잘한다들 자연스러운 이모습은 연출하지 못할 것이다. [산바래님] 우비를 입고 땀을 뻘뻘 흘려서 냄새가 지독하게 나면 어떠냐 그냄새가 나에게는 샤넬 향수 보다 더 좋은 냄새로 나의 코를 자극하고 있다. 그냄새에 증독되어 다른 냄새와 구별하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국토지리정보원지도 자구산 표지 봉우리] 어차피 그냄새는 여기서만 맡을 수 있는 냄새이다. 우리가 맡고 있는 냄새에 대한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어느 냄새가 좋다고 단정을 지을 수는 없을 것이다. [잠시 쉬었다 가고] 그냄새도 바람에 날려 보내고 등산화와 모자에 배어 있는 빗방울도 짜서 없애 버리고 목젖에 물도 축일겸 잠시 쉬었다 간다. 아무리 빨리가도 도착하는 지점이 있으니 거기서 마냥 기다릴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생긴다. 출발하는 지점은 같은데 도착하는 시간은 모두가 다르다. [유주열님] 혹시나 다시 올지 모르는 비에 대비하여 착용하고 있는 빗물받이 등을 점검하고 가방안에 있는 스마트폰, 카메라 등의 상태를 살펴본다. 스마트폰은 비닐로 잘모셔나서 아무런 지장은 없지만 카메라는 수시로 꺼내는 바람에 렌즈에 물끼가 하루 종일 묻어 있다. 마른 천으로 닦아내도 금세 습기가 차고는 한다. [659.9봉 표지판] 이제는 더이상 많은 비는 오지 않을 것 같은 상태이지만 일기예보에는 오후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 다고 하였는데 비가 온 것으로는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예상을 할 수 없다. 1000고지에서 시작한 산행은 고도를 낮춰서 600고지를 걷고 있다. [송전탑] 바람을 가르는 송전탑은 주변을 자신의 위치를 알리려는 듯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내고 있다. 송전탑이 소리를 내는 것인지 바람이 소리를 내는 것인지는 소리의 주체를 누구라고 단정을 짓을 수는 없지만 이 곳에 있는 모두에게 노래 소리로 귓가에 맴돌게 한다. [733.7봉 대삼각점] 금수저로 태어난 국방부 대삼각점이 빗물에도 굳굳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자리를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의 남다른 시선을 받았을 것이다. 주변에 쓰러져 있는 풀들에게 호위를 받고 있는 것 같다. [733.7봉 표지판] 앞뒤로 읽어도 같은 숫자인 733.7봉 정상이다. 숫자를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해석하는 것을 달리하고는 한다. 숫자에 의미를 크게 부여하여 자신이 좋아하는 숫자에 대한 애착심이 큰 사람도 있다. [장뇌삼밭 철조망] 장뇌삼을 심어 놓은 울타리를 계속해서 지난간다. 여기는 철조망만 설치한 것이 아니라 철조망 위로 원형철조망까지 설치를 해놓았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들어왔으면 이렇게까지 설치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한티재] 오늘의 산행목적인 한티재에 도착을 한다. 카메라 렌즈에 뿌연 습기로 인하여 화면의 일부를 흐리게 가리고 있다. 여기서 1km를 도로를 따라서 내려가야 차량이 있는 곳에 도착을 한다. [한티재 임도] 여기도 차량 통행이 간간이 있는지 육교까지 만들어 놓았다. 다리 난간에는 건강한 삶이라는 문구도 보인다. 여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건강안할려고해도 건강해질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 살고 있다. 맑은 공기가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첫째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한티마을 가는 도로] 해발 500고지가 넘는 지역 대부분이 사과와 호두 농사를 짓고 있다. 주렁주렁 열린 사과 열매를 보니 올해는 풍년인 것 같다. 비가 많이 내리지 않고 태풍이 올라오지 않아 대부분의 농작물이 잘됐다고 한다. 농작물이 잘되면 농부들이 기뻐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생산량이 늘어나리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어서 많은 걱정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보호수 전경] 수령미상의 보호수에 다다르니 우리가 타고온 차량이 기다리고 있다. 배낭을 정리하려니 다시 빗방울이 떨어진다. 많이 내리는 비는 아니지만 간간히 내리는 비를 맞으며 지금까지 맞아던 빗방울과 땀을 닦기 위하여 잠시 산속으로 들어가서 노상에서 샤워를 하고 내려온다. 많은 땀을 흘린 것을 보충하기 위하여 가져온 맥주 몇잔을 마신다. 언제나 마찬가지로 조금은 더 있어야 후미가 도착을 할 것 같다. 남은 맥주를 다 마시고도 한참을 지나서 후미가 도착을 한다. 후미 일행을 태운버스는 풍기IC인근 식당으로 이동을 하여 삼계탕과 인삼주와 소주를 곁들여서 식사를 마치고 버스는 다시 서울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산행을 모두 마친다. [한티마을 보호수 아래 주변 동영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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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멋진 글...감동입니다...사진 고맙습니다...
시인되겠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오랜만에 빗물에 푹 젖어봤네요
발은 불편했지만 시원하니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