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90년대 초반으로 기억을 하는데 사부님과 전라도 평도의 갈퀴섬에 2박3일 일정으로 낚시를 갔다.
고흥 녹동에서 약 2시간은 소요된 듯한 꽤 먼거리의 섬 으로 비교적 낚시인들이 즐겨 찾는곳 이기도 하지만 거리상 1박2일 낚시로 다니기엔 아쉬운 곳이기 때문에 우리는 하루를 더 일정을 잡아서 왔다.
그당시 사부님은 낚시 장비가 많았지만 나는 딸랑 두대의 낚싯대로 따라 다녔는데 이날도 사부님은 홈통 안쪽에 자리잡고 나는 우측 바다쪽의 자리에 앉았다.
시간이 흐르고 옆의 사부님께서는 돌돔 35센티급을 연신 뽑아내어 부러움이 있었고 나도 잔뜩 기대를 하며 낚시에 열중했는데 하루의 시간이 다 갈때까지 한마리도 물어 주지 않아서 은근히 속상하기 시작했다.
내가 가진 장비로는 돌돔을 잡을수 가 없다는걸 시간이 한참 지난후에 알았다.
어떤 어종의 고기들도 노는 수심층이 있는데 내가 가진 장비로는 그 수심층의 고기를 노릴수가 없었다.
요즘의 지식 같았으면 얼마든지 대처가 가능하여 가지고 있는 릴 낚싯대로 수심층을 맞춰서 찌낚시로 시도하면 얼마던지 대상어종을 잡을수 있었는데 그때 그당시에는 알길이 없었다.
그래서 함께 낚시를 계속한다 해도 결과는 뻔해서 다음날 배가 한번 더 온다고 해서 나는 혼자 자리를 옮기기로 하고 짐을 꾸리고 손죽도 등대밑 홈통으로 이동했다.
이자리는 사부님께서 전국 바다낚시 대회에서 1등을 한 장소여서 나에게도 행운이 있기를 내심 기대하며 내렸다.
점심 무렵이라 대충 식사를 해결하고 조금 휴식을 취하고 저녁시간을 기다리며 망중한을 즐겼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 질무렵 나는 낚시를 시작해 봤지만 단순한 낚시기법으로는 고기가 잡히지 않았다.
잡히는건 고작 잡어 몇마리가 전부였고 서서히 밤은 깊어 가고 시간이 지날수록 알수 없는 두려움도 밀려오기 시작 했다.
원래 담력이 좀 약한편이라 혼자있는 경험도 없고 홈통이 길게 이어져서 파도가 한번씩 철석이면 울려 퍼지는 소리가 엄청커서 두려움이 더 크게 느껴졌다.
이 상태로는 낚시를 할 수가 없어서 낚싯대를 접고 앉아 있으니 맨붕이 와서 에라 모르겠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 치기겠지뭐 라는 오기가 생겨서 침낭을 뒤집어 쓰고 잠을 청했는데 잠이 올리가 없었다.
온갖 생각을 하며 침낭속에 있는데 이노무 밤은 왜 이렇게 길며 시간은 더디게만 흐러고 이럴땐 차라리 수면제라도 먹고 잠을 잤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수면제를 들고 다니는 낚시꾼은 한명도 없다.
여기 홈통은 안쪽에 동굴형태로 되어있어 파도가 쳐서 부딛치는 소리가 천둥소리와 비슷하여 엄청 크게 울려서 잠을 청하는데 무척이나 장애요인이 되었다.
거의 날밤을 지세운듯 보내고 나니 몸이 엄청 무거웠고 빨리 철수하고 싶은맘 뿐이었다.
이순간을 생각하면 그때 낚시를 끝냈어야 하겠지만 불과 며칠만 지나면 또 낚시를 다니고 싶어 진다는게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다.
그 이후로는 갯바위에 혼자는 절때로 내리지 않으며 고기 보다 안전을 생각해서 라도 낚시는 항상 두명이상 하는것을 추천한다.
카페 게시글
나의 추억 소환하기
손죽도 등대밑 홈통에서 무지 긴 밤을 보냈다^
산여울
추천 0
조회 41
25.01.13 08:44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