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0년전 여행 자유화의 붐이 일어날때 직장내 산악반
이 있었는데 맴버중 4명이 뜻을 맞춰서 해외원정 산행을 가자고 합의를 하여 3박 5일 일정으로 보루네오섬에
있는 키나발루산에 가기로 하여 준비를 하였다.
산악반 회원중 몇명이 그곳을 다녀와서 산행에 필요한 것
들은 미리 하나하나 준비를 해놓고 출발일을 기다렸다.
드디어 출발일이 다가와서 각자 5일간 휴가를 내어놓고
김해공항에 집결을 했다.
요즘은 부산에서 직항이 있지만 그때는 김포공항에서 출발하여 가야만 했다.
여기서 보루네오섬에 대해서 잠시 소개를 할까 한다.
보루네오섬은 세계에서 3번째 큰섬으로 섬의 2/3 면적은
인도네시아 땅이고 1/3 은 말레이시아 땅인데 이땅에서
아주 일부 조그마한 나라가 하나 있는데 세계에서 GNP
즉 국민소득이 가장 높은 "부루나이 공화국"이 있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산은 말레이시아 사바주에 있는산
인데 고도는 약 4,100미터 이고 동남아에서 가장높은
산이고 관리사무소가 있는지점은 1980미터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 말레이시아 영토에 국제공항이 두곳이 있는데 하나는 사바주에 있는 코타키나발루이고 또 하나는 사라왁주에 있는 쿠칭이다.
우리일행은 김포에서 하루밤을 자고 다음날 출발했다
김포에서 코타키나발루 까지 거리는 대략 6시간 소요
되어 그곳에 내려서 숙소를 잡으니 저녁 시간이 되어
우리는 숙소에서 가져간 라면으로 식사를 하고 다음날 산행을 위해 일찍 휴식을 취했다.
아침일찍 택시를 타고 약 2시간쯤 달려서 관리사무소에
도착해서 입산 수속을 하고 현지 가이드 한명을 배정받아
등산을 시작했다.
택시를 타면서 적혀있는 영어를 보았는데 우리나라에서
한글을 소리나는 대로 적는 표현과 같아서 신기했다.
TEKSI, POLIS 미국이나 영국식도 이렇게 표현을 한다면
우리가 영어단어 암기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봤다.
산행 첫날은 해발 3,300 미터에 위치한 "라바나타" 산장
까지 가야 되는데 소요시간은 6시간쯤 걸렸다.
산장까지 등산로는 잘 정비가 되어있어 서로 교행 하는데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폭으로 일정거리에 휴게소가 있어
누구나 오를수 있는 코스 였다.
우리는 산에서 먹을 양식과 간식 그리고 마실 물 등 짐이
제법되어 서로 일정량을 나누어 베낭에 담아서 무리없이
산장에 도착을 했다.
그곳 산장은 샤워시설도 구비되어 있어서 그런대로 하루
를 지내기는 불편함이 없었는데 옛날 우리의 여인숙 정도
의 수준 이었다.
일출을 보기위해 내일 새벽 3시에 출발을 해야 하기 땜에
간단히 맥주 한잔씩 마시고 잠을 청했다.
여기까지 걸어 오면서 피곤해서 그런지 잠은 금새 들었고
다음날 새벽 3시 무렵에 산장에 숙박한 인원들이 일시에 일어나 등반 준비에 주변이 소란 스러웠다.
우리도 등반에 꼭 필요한 물과 간식을 챙겨서 다른일행들
과 함께 등반을 시작했다.
새벽이라 모두 각국의 후레쉬를 켜고 조심스런 이동을
시작하는데 산장위의 길은 모두 암벽으로 이루어져 길이
조금은 험난 했지만 크게 위험한 구간은 없었다.
산장에서 하루밤을 자는것은 고산의 적응을 하는 의미도
있다고 하는데 등반을 시작한지 30분 정도가 지나니까
피로도가 순식간에 밀려와서 진행하기가 무척 힘들어서
포기를 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정상 까지는 대략 3시간 소요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제 겨우 1/6 정도 왔는데 맨붕이 왔다.
산소부족에서 오는 피로감을 처음 느껴보는거라 어찌할
바를 모르고 걷다 쉬다를 반복할 수 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일행까지 놓쳐서 반쯤 정신이 나간사람 처럼
몽롱한 상태로 갔는데 이대로 포기하면 일행들에게 쪽
도 팔리는 지경이라 초인적인 정신력으로 전진 했다.
기진맥진하여 쉬다 가다를 수십번 반복하여 가다보니
먼저간 일행들이 반겨 주는데 이곳이 정상 이란다.
정상의 기쁨을 맞이할 여력도 없었는데 산에서 먹을려고
준비해간 단팥죽을 주는데 이렇게 맛있는 단팥죽은 처음
먹어보는듯 했다.
일출을 볼려고 갔지만 해발 4100미터 에서의 일출이 아무나 볼수가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우리나라의 명산에서 보는 일출도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가 있다고 하는데 이국땅에서 일출을 기대한 우리들의
잘못은 아니지만 어쨋든 일출은 볼수가 없었다.
어쩔수 없이 정상에서 잠시 머물며 기념사진 촬영도 하고
하산을 했는데 그렇게 힘들게 올라갔는데 하산은 쉬웠다
산장에 와서 아침을 먹고 공원 관리사무실로 하산을 하고
등산을 했다는 인증서를 받아서 시내로 귀환했다.
시내에 와서 숙박지를 잡아놓고 시내투어 및 인근의 섬
투어를 갔는데 주변에 3개의 섬이 있는데 한군데씩 차례
로 잠시 들렀다가 왔는데 사피섬, 마누칸섬, 마누틱섬을
둘러봤는데 사피섬은 원숭이가 사람주변을 호시탐탐 노려봐서 신경이 써였고, 마누칸섬은 골프장도 있어서
관광객들이 꽤 찾는섬 같았다.
마지막섬 마누틱은 그때 당시에는 개발이 안되어 그다지
볼꺼리가 없었다.
그때와 지금의 코타키나발루는 아마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변하지 않았을까를 생각하며 30년전의 추억을
소환하여 글을 적은점 이해하고 읽어줬음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