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노초 단풍, 수목원, 바다까지 보는 하루 여행
곱게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 계곡마다 붉은빛이 물들었다. 수도권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의 강화 석모도. 가을이 석모도를 점령했다. 이 계절이 가기 전에 시간을 잠시 붙들어 두고 낭만의 섬 석모도로 하루여행 떠나보자.
자연휴양림 전월 1일부터 인터넷만으로 예약 가능
2017년 6월에 개통된 석모대교 덕분에 한결 가까워진 석모도. 해무로 몸을 감추고 있던 석모도가 모습을 드러내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대도시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렇게 아름다운 섬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석모대교
먼저 2011년에 개장한 석모도 자연휴양림을 방문했다. 울창한 숲 사이에 쾌적한 분위기의 산림문화휴양관이 자리 잡고 있다. 여행 좀 안다는 사람들이 엄지척 하는 숙박시설이지만 복작거리지 않다. 조금 가쁜 숨을 쉬며 전망대에 올랐다. 서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번잡한 일상에 답답했던 마음이 뻥 뚫린다.
이 호젓한 자연휴양림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 관리사무실에 문의했다. 사용 예정일 전월 1일 00시부터 인터넷으로만 예약이 가능하다. 워낙 인기 시설이라 성수기 예약은 쉽지 않으니 비수기를 적극 활용하라는 꿀팁과 2차 휴양림에 있는 수목원 방문을 추천한다.
▲석모도 수목원
석모도 자연휴양림에서 차로 오 분 거리의 2차 휴양림에는 알프스 산장 같은 아기자기한 숲속의 집과 2019년 오픈 예정인 수목원이 있다. 특히 아직 정식 개장 전인 석모도 수목원은 골이 깊고 인적이 드물어 마치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요정의 숲을 연상시켰다.
노랗게, 빨갛게 물든 가을의 입구로 들어가니 절로 힐링이 된다. 지금 이 계절 아니면 결코 볼 수 없는 풍광이다. 소슬바람이 부니 낙엽이 비처럼 떨어진다. 지난 봄, 여름 동안 부지런히 키웠던 푸른 잎을 떨어뜨리고 겨울나기를 준비하는 나무들. 고운빛깔 두고두고 감상하고 싶어 가을이 천천히 흘렀으면 좋겠다.
▲숲해설사 프로그램
▲생태체험관
유리온실, 고산습지원, 고사리원 등 총 12개의 테마로 이뤄진 수목원을 느긋하게 걸었다. 어디선가 긴 금발머리의 엘프가 등장할 것 같다. 생태체험관 1층의 작지만 알찬 내용 가득한 전시실을 관람했다. 동절기를 제외하고는 숲해설사의 체험프로그램도 참가할 수 있다.
옆에는 주중에만 운영하는 목공체험교실도 있다. 내년 정식 개장 전까지는 수목원 입장료는 물론 목공체험교실도 무료로 진행된다. 사전 예약은 필수니 참고하길.(032-932-5432)
탁 트인 바다 바라보며 먹는 회 맛 일품
평소에 안 쓰던 다리를 사용하니 근육이 비명을 지른다. 금강산도 식후경. 가을여행도 배가 든든해야 더욱 즐거운 법. 연도교를 건너 왔기 때문에 실감나지 않지만 엄연히 이곳도 섬이다.
▲어류정항 회센터
바닷가에 오니 싱싱하고 고소한 회가 당긴다. 회를 먹기 위해 어류정항으로 향했다. 개발이 덜 된 한적하고 조용한 항구일 것으로 예상 했는데, 어떻게 알고들 왔는지 의외로 방문객들이 많다. 푸드 트럭 앞에는 주전부리를 맛있게 먹고 있는 관광객들의 웃음이 가득하다. 알록달록한 간판의 아담한 회센터. 갓 잡은 신선한 회를 주문했다.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맛본 해산물이 일품이다.
▲어류정항
식사 후에는 항구를 걸었다. 물위에 떠있는 고깃배들도 평화롭고 한가로워 보인다. 빨강 노랑, 하얀색 등대에 눈길이 갔다. 빨강 등대는 항로 오른쪽에 장애물이 있으니 왼쪽으로 다니라는 뜻, 하얀 등대는 빨간색과 반대로 항로 왼쪽에 장애물이 있으니 오른쪽으로 다니라는 뜻, 노란색은 선박들에게 주변 해상상황에 주의하라는 신호라고 한다. 어류정항은 서해의 해돋이 명소. 다음번에는 시간을 맞춰서 일출을 감상해보리라 마음먹었다.
▲아로니움
이대로 석모도를 떠나려니 아쉽다. 뮤지엄 카페 아로니움에서 분위기 있게 차를 마셨다. 올해 6월에 오픈한 아로니움은 직접 딴 아로니아로 아로니아청 만들기 체험교실이 운영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자녀들과 함께 온 가족들이 많다. 건물 전체가 유리로 되어 있어 확 트인 느낌이다. 아로니아 밭을 비롯하여 석모도의 가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코발트빛 하늘과 어우러진 계절풍경을 바라보며 행복했던 하루를 마무리했다.
문의전화 032-933-6256
글 김세라 I-View 객원기자, 사진 나윤아 자유사진가, 석모도자연휴양림관리사업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