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택시 운전사와 실랑이를 하다가 우리는 공항 밖으로 택시를 잡으러 걸어 나갔다. 블루버드 택시를 타면 3만 루피아도 안 되는 거리다. 그런데 아까 요금 실랑이를 벌였던 그 택시가 우리 곁으로 오더니 “좋아요. 3만루피아. 타세요.” 아마 손님이 없는 모양이다. 우리는 그 택시를 탔다.
“유, 자판?”
“노오, 코리아.”
“아, 코레아! 강남스타일!!!!”
그는 강남스타일하며 싱긋 웃더니 자신의 이름이 시디(CD)라고 소개했다. 나는 내 이름의 앞 이니셜을 따서 ‘오케이’라고 소개를 했다. 그러자 그가 갑자기 웃으면서 큰소리로 말했다. 발리의 거리는 여전히 차량과 오토바이로 꽉 차서 마치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당신 오케이, 나는 시디, 오케이 시디. 하하하 오케이, 당신은 강남스타일! 나 강남스타일 무지 좋아해요.”
그러면서 그는 갑자기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틀었다. 싸이의 서울공연과 인도네시아 말로 제작한 강남스타일이 번갈아 화면에 나왔다.
“당신도 말춤을 좋아하느냐?”
“호스댄스! 나 그거 무지 좋아해요.”
그러면서 시디는 운전대를 놓고 손을 X자로 올려놓고 궁둥이를 들썩거리며 말춤 추는 흉내를 냈다. 이거야 정말, 운전이나 잘했으면 좋겠는데. 그는 말춤을 추다가 “오빠 강남스타일”을 부르다가 하며 법석을 떨었다. 그러는 중에 어느 새 택시는 머큐어 호텔에 도착했다.
“오케이, 내일 내 차로 발리 관광 안 갈래요.”
“하루 렌트하는데 얼마인데요.”
“50만 루피아. 싸요.”
“너무 비싸요. 40만루피아면 모르지만.”
“그러면 내가 믿쪄서 안 돼요. 45만 루피아로 해요.”
“40만루피아로 한다면 내가 당신에게 전화를 할게요.”
“45만루피아로 해요. 여기 명암 드릴게요. 오빠 강남스타일! 내일 전화주세요.”
“하하, 40만 루피아라면 생각해보고 전화하지요.”
그렇게 그와 나는 말춤 추는 흉내를 내며 흥정을 하다가 유쾌하게 웃으면서 해어졌다. 택시를 하루 렌트하는데 운전수, 기름까지 다 해서 45만 루피아 이면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5만원이 채 안 된다. 한국 돈으로 환산을 하면 그리 비싼 편은 아니지만 발리에 왔으니 발리 식으로 계산을 해야 한다. 하지만 그 영업용 택시는 아무래도 4명이 타려면 비좁을 것 같았다.
하여간 싸이의 강남스타일 덕분에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그 쪽 이쪽 하며 여행가방 때문에 골치가 아팠는데 싸이 덕분에 머리가 정리가 되는 것 같았다. 싸이의 말춤이 이렇게 위력이 폭풍처럼 거세다니 놀랍다. 그는 온 지구촌을 춤추게 하고 있다. 오빠, 강남스타일! 싸이는 정말 애국자야.
-<계속>-
첫댓글 싸이의 인기도를 들을 때마다 정말 신기하기만 해요. 물론 기분은 너무 좋고요. 가방이 바뀌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지만 이제 즐거운 여행 출발이죠?
ㅎㅎ싸이 덕분에 발리 여행이 좔좔 잘 플려갑니다요^^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이탈리아에서도...전엔 밀라노 두오모 앞에서 2만명이 넘는 이탈리아 젊은이들이 싸이의 강남 스타일에 맞춰서 춤을 추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