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밍 구조물 욱일기 형상 논란...서경덕 "IOC에 항의"
2021년 08월 09일 10시 25분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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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AP
2020 도쿄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스포츠클라이밍 경기에서 욱일기 형상 구조물이 등장해 논란인 가운데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항의 메일을 보냈다고 밝혔다. 욱일기는 일본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한 군기로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깃발이다.
지난 5일 아오미 어반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남자 콤바인 결선. 이날 볼더링 경기에서 등장한 세 번째 과제 암벽 구조물이 일본 욱일기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볼더링은 암벽에 설치된 인공 구조물을 로프 없이 맨몸으로 오르는 종목이다.
볼더링에서 난이도가 가장 높았던 3번 구조물은 가운데 노란 원을 중심으로 한 방사형의 원 모양으로 돼 있었다.
유럽 스포츠 전문 채널 유로스포츠나 스포츠 클라이밍을 다루는 외신 플래닛 마운틴 등도 해당 구조물을 '라이징 선'(rising sun, 욱일기) 모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공식 홈페이지에도 볼더링 3번 구조물이 '회색 돌출부와 작은 노란색 홀드(손잡이)로 구성된 일본의 욱일기(Japanese rising sun) 모양'이라고 명시돼 있었다. 다만 현재는 욱일기가 '태양'(sun)이라고 수정된 것으로 보인다.
서 교수는 항의 메일에서 "IOC는 평화의 상징인 올림픽에서 전쟁 범죄에 사용된 욱일기를 스포츠클라이밍 구조물로 형상화한 것에 대해 즉각 사과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일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해달라"고 촉구했다.
서 교수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전 세계 IOC 위원, 자크 로게 전 IOC 위원장 등 IOC 명예회원에게 항의 메일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기존의 붉은 원에 16갈래로 퍼져 나가는 욱일기만 문제가 아니라 욱일기를 의도적으로 형상화한 디자인도 큰 문제"라며 "대한체육회 등에서도 강력한 항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도쿄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해설을 맡은 김자인 KBS 해설위원은 이 볼더링 과제를 보고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위원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림픽 공식 방송 해설자가 이 구조물을 두고 욱일기(rising sun)라고 언급하는 영상을 올렸다. 그러면서 "올림픽 무대에서 이 디자인과 멘트는 절대 쓰지 말아야 하며 관련 책임자는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YTN PLUS 문지영 (moon@ytn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