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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수언어]

한부모·조손가정 아동·청소년, 그리고 의사소통에 관해 생각하기

김화수

대구대학교 재활과학대학 언어치료학과 교수

가정이란 어떤 한 개인의 발달에 있어 최초의 사회적 관계가 시작되는 곳이며 자아가 발달하는 하나의 터를 마련해 주는 기본적인 존재의 틀이 될 것이다. 그 가정을 이루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결국 가족에 대한 이야기에 다름 아닐 것이며 여기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은 어느 시대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또 어느 사회에서나 거론될 수 있는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 될 것이다(김화수, 2009). 즉, 우리의 삶의 변화는 시대가 변하면서 성취감, 보편성, 특이성, 감정의 중립성, 그리고 자기중심적 사회가치를 증가시켰으며, 이에 따라 가족 형태도 많은 변형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가족의 형태나 가족의 유형에 대한 학문적, 사회적 관심이 증가되고 가족 유형에 따른 아동?청소년들의 양육환경에 대해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한부모 가정 및 조손가정 그리고 빈곤가정 등 돌봄이 필요한 가정의 증가는 위기청소년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한부모·조손가정 청소년에 대한 생활실태와 대책을 깊이 들여다 보며 함께 고민해 볼 기회를 갖는 것은 중요한 일임에 틀림이 없다.

본고에서는 한국청소년연구원 성윤숙 연구위원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한부모가정 및 조손가정 아동·청소년 생활실태 및 대책에 대해 요약해 보고 결과에서 도출할 수 있는 시사점에 대해 몇 가지 논의를 하고자 한다.

먼저, 첫 번째 연구에서는 한부모가정과 조손가정의 아동청소년의 생활실태를 따로 분석하기에 앞서 양친부모가정과 비교하여 조사를 실시하였는데 이러한 조사결과는 대부분 다른 가족유형보다는 양친부모가정유형이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가족관계, 가족에 대한 만족도, 학교생활에서의 인간관계 만족도, 지역사회에 대한 만족도 등 모든 것에서 고르게 나타났다. 한편 문제행동과 관련하여 가장 문제가 되는 가족유형이 한부모가정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부모로부터의 경제적 도움이 상대적으로 낮아 아르바이트를 하는 비율이 높았고, 실제 가족관계에서의 만족도는 낮았다. 이러한 한부모가정의 자녀들은 학교에서 물공평한 대우, 친구들로부터의 관심부재를 느끼는 등 인간관계의 만족도가 떨어져 있었으며 학교생활에서의 개인적인 불만족이 학업중단에 대한 생각을 높였고 다른 학생들에게 폭력이나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나 오히려 스스로 가해자가 되는 경우도 높았다. 선생님에 대한 반항적 사고나 불만도 높음을 확인하였다. 지역행사에 대한 참여도나 만족도, 이웃과의 관계 등에서도 양친부모가정뿐만이 아니라 조손가정과 비교해서도 부정적인 결과를 나타냈다. 한부모가정의 자녀들은 한달 휴대전화이용요금도 가장 많이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조손가정 자녀들보다 의사소통하고자 하는 욕구가 큼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했다. 또한 오히려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통로가 제한되어 있음을 시사해 주는 결과일 수도 있겠다.

두 번째 연구에서는 가족유형에 따른 아동·청소년 생활실태를 한부모·조손가가정 아동·청소년을 중심으로 실시하였다. 이는 전국의 한부모가정 및 조손가정 아동·청소년 총 602명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배경변수는 성별, 학교급, 학교소재지, 가족유형, 경제적수준을 중심으로 설정하였다. 실태조사영역은 크게 가정생활, 학교생활, 지역사회생활, 문제행동, 여가생활, 기본배경으로 구분하였다. 특히 이러한 조사에서 생계형 아르바이트 경험이 많으며 외부의 경제적 도움 증가, 낮은 가정화목도 등의 문제를 가족생활과 관련하여 주목할 수 있다. 또한 연구자는 학교생활에 대하여 학업중단생각, 학교내 폭력사용, 방과후 학교활동의 만족도 저하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제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은 음주와 흡연의 과다, 절도나 폭력사용, 가출 등이었으며 여가시간 활용에서 컴퓨터나 인터넷 활용이 높게 나타남을 주목하였다. 특이한 점은 학교문제에서 오히려 피해(한부모가정: 13.1%, 조손가정: 10.8%)보다 가해(한부모가정: 17.6%, 조손가정: 16.2%)를, 욕설을 당한 경우(한부모 및 조손 가정 남자: 34.7% )보다 욕설을 한 경우(한부모가정: 45.2%, 조손가정:40.5%)가, 집단따돌림 피해(한부모가정:8.9%, 조손가정: 8.1%)보다 집단따돌림 가해(한부모가정:15.6%, 조손가정:16.3%)를 더 많이 보고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자기보고들의 진실성에 대해서는 더 고려해 보아야 하겠지만 또래나 성인과의 의사소통의 문제에 대해 제고해 볼 수 있겠다. 특히 성연구위원은 문제행동 중 유해업소 출입에 대한 보고내용에서는 조손가정(21.1%)가 한부모가정에 비해 두 배 정도 높은 비율로 나타나 조손가정 아동·청소년들이 한부모가정보다 더 방치됨을 우려하면서 전반적으로 위기가정 아동·청소년들을 위해 고민 상담, 생활지도를 해줄 수 있는 생활지도 도우미 파견 및 지역사회의 인적 자원을 활용하여 멘토링 지원을 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한부모가정 아동·청소년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성윤숙 연구위원이 제안한 지원 방안은 크게 경제적 지원 및 자립지원 정책, 문제행동 예방 및 치료 정책, 학교생활 지도, 여가생활 지도 등을 중요사항으로 하였다. 가정생활 지원정책을 위하여는 감면혜택의 범위 확대실시 및 대학생 장학금지급 등 교육비를 획기적으로 지원하고, 저소득 위기가정 양육비 지원을 현실화하며(아동양육비의 상향조정, 조부모와 아동 모두 지원, 이혼 등으로 인한 자녀 양육비 선지급제도 도입), 자녀양육자 취업관련 지원하기, 자녀양육자 수급관련 지원하기, 자녀양육 가족서비스 지원하기 등을 제안하였다. 지역사회 안전망 지원정책으로 지역사회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하였으며, 학교생활 지원정책, 문제행동 지원정책, 여가생활 지원정책에 대한 여러 가지 의견을 제시하였다.

연구자의 제안을 지지하면서 몇 가지 의견을 덧붙이고자 한다.

첫째, 한부모가정을 위해서는 발달단계별 상담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연구자의 제안은 매우 중요한 것 같다. 연구자는 특히 1단계에 소요되는 비용 지원은 국가나 지자체가 긴급서비스 측면에서 무상으로 실시하고, 2단계는 자녀양육과 돌봄 서비스를 중심으로 실시하고, 3단계는 자녀교육활동 지원서비스를 중심으로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였다. 상담방법에 있어서는 지금까지 기관이나 상담자가 중심이 되어 추진하는 것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이를 보완하여 같은 형태의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집단상담(group counseling)(예 : 부자가정, 모자가정)이나 자조집단(self-help group), 지지집단(support group), 성장집단(growth group) 등을 구성하여 운영, 활성화함으로써, 서로 유사한 가정에서 비슷하게 경험하는 문제점들을 공유하고 스스로 문제해결방안을 모색하면서 서로가 도울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마련될 수 있도록 추진하자는 의견을 내었다. 토론자는 여기에 덧붙여 이러한 발달단계별 서비스를 위해서는 지역아동센터나 한부모가족지원센터의 설립과 확대가 필요하며 자립지원, 복지지원뿐만이 아니라 심리정서지원, 양육지원이 이루어 지려면 이러한 센터내에서 실시하는 각 프로그램에 대하여 복지 바우처제도를 적용시켜야 할 것임을 제안하는 바이다.

둘째, 성윤숙 연구위원은 황은숙(2010)을 인용하며 건강가정지원센터와는 달리 한부모가정지원센터는 치료적 목적으로 이혼가정, 사별가정, 미혼모부가정, 조손가정, 별거가정, 이혼전 가정, 재혼가정 등을 지원하도록 기관의 특성을 살려 운영해 나갈 필요가 있음을 주장한다. 그러기 위해서 한부모가족지원법 상에 한부모가정지원센터 설치근거를 마련하고, 한부모가정지원센터 종사자 규정을 둘 필요가 있다. 한부모가정지원센터에는 훈련된 한부모가정지도사와 의사소통전문가가 배치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셋째, 양육비지원이나 취업지원책, 자녀양육자 수급관련 지원정책제안에 덧붙여 독일의 예를 통해 가족의사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한다. 독일의 경우에는 2005년 현재 전체가구의 20%에 해당하는 약 250만 가구가 한부모가족이며, 독일의 가족구조와 인구구조의 변화로 인해 나타나는 가족기능의 약화를 국가정책을 통해 해결되어야 할 시급한 당면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가족문제는 자녀양육과 보호노동으로 인한 가족의 빈곤화, 그리고 여성취업문제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바, 독일의 노력은 부모들이 직업노동과 가사노동을 병행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주된 것이다. 즉 아동양육수당(Erziehungsgeld), 아동수당(Kindergeld)과 아동조세감면(Kinderfreibetrag)을 통한 경제적 지원과 부모휴가(Elernzeit)기간에도 연방부모수당을 받을 수 있는 취업지원이라든가 질병수당(Krankgeld)등의 지원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아동?청소년복지법(Kinder-und Jugenhilfegesetz)에 의거한 사회적 서비스, 법률부조법(Beistandschaftsgesetz)에 따른 법률서비스 등의 생활지원, 양육비선급지원법(Unterhaltsvorschussgesetz)에 따른 양육비지원과 선급 등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시행되고 있지 않다. 특히 독일은 가족의 재생산기능을 장려하기 위한 부모들의 직업에 관련된 영역을 지원해줄 뿐만 아니라, 자녀양육을 위한 배려를 하고 있다. 즉 아동양육수당수령을 위한 조건으로 주당 취업활동시간을 30시간 이내로 제한한다는 점이 그것이다. 이는 아동의 가정교육을 중시하는 사회적 태도를 반영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취업활동시간의 제한은 아이들과의 의사소통시간을 증가시킬 수 있을테고 의사소통 부재에서 발생된 여러 가지 문제들이 해결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넷째, 학교생활 지원을 위해 제안한 성연구위원의 의견에 찬성한다. 분명 학교생활과 문제행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부모에 의한 가정생활지도일 것이다. 캐나다는 부모대상 의무 프로그램으로 ‘별거 후 양육세미나(Parenting After Separation Seminars: PASS)’를 통하여 이혼 후 자녀와의 관계 유지에 대한 방법을 제공하거나 ‘For the Sake of the Children’을 통하여 의사소통 방법과 감정 및 분노 조절에 대해 배우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토론자는 여기에 덧붙여 전반적인 언어능력, 특히 화용 및 의사소통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학교내에 의사소통전문가가 필요하며 이러한 의사소통전문가는 부모자녀 의사소통을 위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학교내에 개설하여 도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평가를 통해 걸러진 위험군 아동청소년의 경우는 지역 한부모가정센터 내에 상주하는 한부모가정지도사와 의사소통전문가들에 의해 중재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바이다.

참고문헌

김화수(2008). 외국의 한부모가족 복지정책을 바라보며. 한국한부모가정학회창립학술대회, 2008. 한국한부모가정학회.

성윤숙(2012). 한부모·조손가정 아동·청소년 생활실태 및 대책. 한국한부모가정학회.

황은숙(2011). 한부모가족지원법 개정으로 본 한부모가정복지정책. 제 4회 한부모가정의 날 기념행사 주제발표. 2011. 5. 24. 프레스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