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가던 길 시간이 여의치 않아 경주 안강에서 하룻밤 묵기로 했다
옥산서원을 이번엔 다녀가려는 의도이다
근처 양동마을을 두 세번 다녀가는 동안 계속 들렀으면 했는데 아직 못 들렀던 곳이기 때문이다
서원 근처로 들어가니 한쪽 개천가로 고풍스런 나무 때문에 흡사 오래된 절로 들어서는 기분이다
옥산서원은 경상북도 경주시 안강읍 옥산리에 있는 서원이다
2019년 7월 6일, 오늘날까지 한국에서 교육과 사회적 관습 형태로 지속되어온 성리학과 관련된 문화적 전통의 증거이며 성리학 개념이 여건에 맞게 바뀌는 역사적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인정되어 다른 서원 8곳과 함께 한국의 14번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경주 옥산서원(玉山書院)은 회재(晦齋) 이언적(李彦迪, 1491~1553)의 덕행과 학문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서원으로 그의 사후 20년 뒤인 1572년 경주부윤(慶州府尹) 이제민(李齊閔, 1528~1608)과 이언적의 문인 권덕린(權德麟, 1529~1573) 등이 힘을 모아 옥산서원을 건립하였다. 1574년 사액 서원이 되었고 사적 154호이다.
1871년 대원군이 서원을 철폐할 때 훼철되지 않고 존속된 47개 서원 중의 하나이다.
경내의 건물로는 정문인 역락문(亦樂門), 이언적의 위패를 봉안한 체인묘(體仁廟), 화합·토론 등 서원 내의 여러 행사 때 사용하는 강당인 구인당(求仁堂), 제기를 보관하는 제기실(祭器室), 유생들이 거처하면서 학문을 닦는 곳인 민구재(敏求齋)·은수재(誾修齋), 유생들의 휴식공간인 무변루, 이언적의 신도비를 모신 신도비각(神道碑閣), 내사전적(內賜典籍)과 이언적의 문집 및 판본을 보관하던 경각(經閣)·판각(板閣) 등이 있다.
무변루 옆으로 들어서니 회재의 신도비가 있다 신도비각은 선조 때 옮겨와 세운 것이란다
이 신도비는 1577년 대학자 회재 이언적의 업적을 기리기 위하여 후학(後學)들이 뜻을 모아 건립한 것이다. 비문(碑文)은 호남(湖南)의 거유(巨儒)였던 고봉(高峰) 기대승(奇大升)이 짓고, 아계(鵝溪) 이산해(李山海)가 썼다. 한편 이 신도비는 건립 당시에 옥산서원 앞 계류(溪流) 옆에 있었으나, 훼손을 막기 위하여 서원 안으로 옮겨졌다.
문원공 회재 이언적(1491~1553)은 조선 중종~명종대를 대표하는 성리학자이자 사림파 관료로 동방오현(東方五賢)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그는 주자의 주리론(主理論) 근본을 두면서 당시 성리학의 거두였던 조한보(曺漢輔)와의 무극태극논쟁(無極太極論爭)을 통하여 이선기후설(理先氣後設)과 이기불상잡설(理氣不相雜說)을 강조 하였다.
이는 조선조 성리학사에서 최초의 본격적인 논쟁으로 평가되었으며, 그의 이우위설(理優位說)은 이후 퇴계(退溪) 이황(李滉) 의해 계승 발전 되어 영남학파 성리학의 선구가 되었다.
구인당의 정면에 걸린 '옥산서원' 편액(扁額)은 원래 이산해(李山海)의 글씨였으나, 1839년 불에 타버린 구인당을 새로 지으면서 김정희(金正喜)가 다시 썼다. 구인당 안 대청마루에는 한호(韓濩)가 쓴 '구인당' 편액이 걸려 있다.
이언적은 경상북도 경주 출신으로 본관은 여강(驪江: 여주(驪州)). 초명은 이적(李迪)이었으나 중종의 명으로 언(彦)자를 더하였다. 자는 복고(復古), 호는 회재(晦齋)·자계옹(紫溪翁). 회재라는 호는 회암(晦菴: 주희의 호)의 학문을 따른다는 견해를 보여준 것이다. 할아버지는 참군 이수회(李壽會)이고, 아버지는 생원 이번(李蕃)이며, 어머니는 경주손씨(慶州孫氏)로 계천군(鷄川君) 손소(孫昭)의 딸이다.
무변루는 끝이 없는 누각이라는 뜻으로 한석봉이 쓴 편액글씨이다 처음 이름은 납청루이었으나 노수신이 스승이 남긴 뜻에 맞지 않다고 중국 주돈이의 풍월무변을 따와 무변루로 하였단다
서원에 보관되어 있는 김부식(金富軾) 원저 〈삼국사기〉 완본 9책이 국보 제322-1호로, 이언적의 수필고본이 보물 제586호로, 1513년 간행된 활자본 〈정덕계유사마방목(正德癸酉司馬榜目)〉이 보물 제524호로, 〈해동명적(海東名蹟)〉 2책이 보물 제526호로 지정되어 있다.
옥산서원이 포함된 경주 양동마을은 201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전에도 2010년 7월 31일 브라질에서 열린 제34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안동 하회마을과 함께 한국의 10번째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옥산서원 문 밖에는 회재선생이 명명하고 퇴계선생이 돌 표면에 삼곡이라 글씨를 새긴 세심대가 있다
온통 넓은 반석의 돌판들이 널려있고 그 사이 깨끗한 옥천이 흐른다
서원 한편 산길로 독락당 가는 길이 있어 회재 선생처럼 발자취를 따라 한가하게 소요하며 올랐다
곳곳에 옥산구곡으로 명명된 공간이 있다 이곳엔 3곡에서 9곡까지 있단다
오늘도 겨울답지 않은 쾌청하고 기온 17~8도의 따스한 날씨로 계정 주변을 완상하기에 최고였다
선인들의 자연과 함께하는 여유로움과 학문탐구 실천에 저절로 숙연해지고 숭모하는 마음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