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탄4동에 봉사활동을 위한 새로운 보금자리가 생겼어요
경기교육자원봉사단체협의회 봉사자 인터뷰
넓진 않지만 아주 효율적으로 꾸며진 깔끔한 공간이었다. 앞쪽은 앉아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회의실이고 뒤쪽은 100인분 이상 대량으로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주방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게다가 수도가 있는 마당으로 연결된 문이 있어 많은 식재료를 준비하거나 김장을 담그기에도 손색이 없어보였다. 더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것들이 봉사자들과 후원자들의 자발적인 손길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녹음이 짙어지는 6월 28일 볕이 좋은 오후, 매탄4동 행정복지센터 가는 도로변에 자리 잡은 경기교육자원봉사단체협의회(이하 경자협) 공간을 찾아 원순자 상임대표와 서울꽃동네사랑의집 이해숙 원장을 만났다.
25년 전인 1998년 12월 교사들을 중심으로 학생 학부모가 함께 봉사활동을 하는 경자협이 탄생했다. 후원단체가 십시일반 모아주는 후원금으로 경자협이 식재료를 구입하고 직접 조리하여 남문 한식뷔페에서 매주 일요일 수백명의 노숙인들에게 무료급식을 했다.
2012년 이후부터는 비용도 자체 부담하며 꾸준히 무료급식 봉사활동을 이어오다가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한식뷔페가 문을 닫고 작년 4월부터는 수원역 정나눔터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다. 그러나 수백명 분의 음식을 조리할만한 시설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마음껏 대접하고픈 마음에 결국 올해 6월 주방시설을 갖춘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6월 24일을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 수원역 정나눔터에서 좀 더 맛있고 따뜻한 한 끼 식사를 수백명의 노숙인들에게 대접할 수 있게 되었다. 경자협 네트워크 단체들이 돌아가며 당번을 맡는데 지난 7월 1일에는 박광온의원과 이재준시장 부인이 봉사활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경자협은 그동안 다양한 활동들을 펼쳤는데 교사들이 학생들의 봉사활동을 통해 인성교육을 실현하는 데에 주되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2001년부터 봉사활동시범학교 384개교를 운영했다. 원순자 상임대표가 산남중학교 교장으로 재직 당시 첫 활동으로 강원도 정선과 결연을 맺어 ‘사랑의 집짓기’ 사업을 펼쳤는데 참여 학부모와 학생들의 호응이 매우 좋았다고 한다. 또 해외로 눈을 돌려 모금을 통해 아프리카 가나의 한 마을에 우물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월드비전과 함께 ‘한 학급 한 생명 살리기’ 운동도 전개했다.
2010년부터 서울꽃동네사랑의집 노숙인 섬김봉사를 진행했다. 경자협의 초대회장이었고 지금은 서울꽃동네사랑의집 원장이 된 이해숙 씨는 “경자협을 통해 수십 년째 열심히 봉사하시는 교사들, 학부모와 학생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경자협은 대한민국 최초로 고등용 자원봉사 교과서 ‘자원봉사와 생활’을 개발하기도 했다. 지금은 (가칭)수원꽃동네와 함께 가나꽃동네를 만드는 일에도 동참하고 있다.” 라며 열정적으로 활동을 소개했다.
오랫동안 매탄동에서 살아온 경자협 원순자 상임대표는 “내가 사는 곳 근처에 경자협의 숙원이었던 봉사활동의 터전을 마련하게 되어 너무 기쁘다. 많은 분들의 도움의 손길을 잊지 않고 올해 사단법인을 설립하여 더욱 활발하게 활동을 해 나가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서지연 주민기자
사진1 : 매탄4동에 터를 잡은 경기교육자원봉사단체협의회 조리실 모습
사진2 : 매주 토요일 수원역 무료급식을 진행하고 있는 봉사자들. (아래 오른쪽 두 번째 원순자 상임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