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스커피>
시 . 이돈형
- 라떼
밥은 먹었니?
간헐적으로 먹고 다녀요
말을 적게 할수록 사람다워질까 참는 연습을 한다
어제는 하루를 깜빡이다 코를 골았고. 오늘은 똥 싼 바지처럼 아래가 헐렁한 마음이 켜졌다 꺼지고 죽었다 살아나
죽으나 사나 참는 연습을 오래 하기로 한다
밖과 그 바깥이 섞이면 안은 배시시 풀어지는 연습을 하겠지 이 다정에서 저 다정을 보거나 한 사람의 머리맡에 놓인 의미를 다한 노래처럼
저어 볼래요?
사람이 제일 힘들다고 해요 기대면 마주보는 일이 더 어려워진대요
<
거듭나는 세윌을 같이 보내는 일이라 내 시간의 잔병은 오간 데 없고
사람다워질까 나는 다 앓고 난 세월을 닮고 싶었는데
맘이 닳아 몸이 길들여진다
아직 젓고 있니?
내 최애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지안이는 하루의 고단함과 허기를 달래기 위해 믹스커피를 마신다.
몸에 안좋은 걸 알면서도 나도 가끔 하루가 고단하다고 느껴질때 당보충을 핑계로 믹스커피를 마신다.
그때 마시는 믹스커피는 달아서 그냥 좋다.
인생의 쓴맛같지 않아서 그냥 좋다.
오늘은 유난히 부고 소식이 많았다.
나의 아저씨 박동훈, 이선균이 또 생각나 우울해지던 하루.
나의 아저씨인 그에게도 믹스커피 한잔 타서 바치고 싶다.
어떤 때는 어떤 말들보다도 시 한편이 훨씬 위로가 될때가 있다.
그래서 어떤 말도 듣고싶지않고, 하기도 싫은 날엔시를 읽는다.
그런 날에 시는 믹스커피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