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마지막 잠을 청하고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떠날 채비를 했다. 신주쿠 가부키초에서 리무진을 타고 공항까지 가기로 되어 있었다. 아침 일찍 윤민임 선교사님과 남편 되시는 박한문 선교사님이 호텔 로비로 마중 나와 계셨다. 따뜻한 스벅 라떼와 맛있는 간식도 준비해 주셨다. 왠지 서늘한 아침이었던 차라, 따뜻한 커피가 반가웠다.
호텔 바로 옆에 있는 카부키초 타워에서 하네다와 나리타로 가는 리무진들이 출발한다. 우리는 몇 걸음 안 되는 그곳으로 향했다. 선교사님은 여러 말씀을 해 주시면서 일본을 향한 주님의 마음을 전해 주셨고 박선교사님께서도 끝까지 내 짐을 챙겨주시는 등, 따뜻한 환대를 보여주셨다. 30분 정도, 아쉬운 교제를 뒤로 하고 리무진이 출발했다.
굿 바이, 가부키초!
나리타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바라본 도쿄는 생각보다 참 한산한 곳이었다. 내가 바쁘지 않은 시즌에 갔는지 모르겠지만 차가 막힌다든지 하는 일이 없었고 전체적으로 고요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가부키초 빼고)
생각보다 공항에 일찍 도착했고 셀프로 짐을 부치는 곳에서 수하물을 맡기고 일찌감치 출국장으로 들어섰다. 면세점을 돌아봤지만 별 흥미가 없었다. 기다리는 동안 인터넷이 되는 바람에 여러 일 처리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드디어 탑승, 그리고 이륙! 내려다보는 나리타 공항은 뭐랄까, 유럽 분위기도 나고 정말이지, 멋있다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매력이 있었다. (사진은 없음. 죄송)
굿 바이, 도쿄!
김해공항까지 비행은 고작 1시간 40분. 너무 아름다운 일본 열도를 내려다 보며, 나는 여러 생각에 잠겼다. 1%밖에 안 되는 복음화율 때문에 마음 한쪽은 계속 시리고, 아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에 머무는 일주일간 이상하게 매 순간 마음이 벅찼다. '항상 새 일을 행하시는 여호와, 그분은 일본을 향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실까? 일본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나카이 교회를 위해 동역자로서 나는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여러 생각에 비행 내내 마음이 바쁘게 움직였다.
드디어 김해공항 도차쿠! 택시를 타고 집으로 오는 데 갈 때보다 나뭇잎의 초록이 더 짙어졌다. 일주일이 지났을 뿐인데 여름 향기가 나는 듯했다. 숨을 들이시며 마음속에서 이렇게 외쳤다.
'아... 좋다. I am home!'
이제 돌아온 지 벌써 2주가 지났다. 2주간 정리된 내 계획을 나누자면, 일단 선교사님이 부탁하신 일본어 영혼몸이 세상에 나오게 하기 위해 필요한 일들을 알아 볼 예정이다. 내가 이고 지고 간 책들을 소개하며 선물할 때마다 항상 이 멘트를 해야 했다. "일본인 성도님들께는 정말 죄송하지만...." 왜냐면 일본어로 번역된 단행본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 '제자삼는 전도'는 번역되어 무료 다운로드가 가능하지만 그 교제는 매우 학구적인 편이라 일반 성도님들에겐 따분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에 이미 앤드류 워맥 미니스트리의 해당 부서에 여기저기 연락을 취해 봤지만 사실상, 별 답이 없다. 아마 일본에 CBC 졸업생이 없거나 영혼몸을 일어로 번역할 만한 일본인을 찾지 못하는 것 같다. 조금 더 기다려 보고 별수가 없으면 내가 나설 예정이다.
이번에 가면서 5월 1일 후원자 메세지에 아래와 같은 기도제목을 나누고 갔다.
1. 은혜의 말씀을 조리 있게 잘 전달할 수 있도록
2. 월요일에는 청년들과 시간을 보내고 Q and A 시간도 가질 예정인데, 그 아이들에게 주님의 소망과 비전을 심어 줄 수 있도록
3. 일본의 기독교 비율이 처참하지만, 일본에 계신 한국인 성도님들과 일본인 성도님들께 일본 복음화에 대한 소망과 믿음을 심어줄 수 있도록
4. 그곳에서 만나게 될 사역자들에게 힘과 용기, 격려를 나눌 수 있도록
5. 이번 여정 가운데 주님의 특별한 뜻이 계시다면 정확히 깨닫고 돌아오도록
이렇게 적으면서 나도 5번은 무엇일까 궁금했는데 어쩌면 지금으로서는, 일본어 영혼몸이 세상에 나오게 하는 일이 아닐까 한다. 이 일에 어떤 진행 사항이 생기면 여러분께 꼭 나누도록 하겠다.
지금까지 나의 첫 사역일지를 읽어주시고 마음을 함께 해 주신 것에 감사드리며, 사진이 없어도 너무 없는 (선교) 여행 포스팅을 이만 마치도록 하겠다.
- The end -
p.s. 기도제목 1번에서 4번까지도 모두 응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