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늘로 수영을 배운지 2주가 되었습니다.
현재 진도는 키판 잡고 음파음파 하며 발차기, 팔돌리기 하는 수준입니다.
그러나 팔을 돌리다보면 발차기를 까먹고
발차기에 집중하고 팔을 돌리다 보면 음파음파를 까먹고
그 셋을 어찌저찌 다 한다 해도 25m 풀을 세번은 끊어서 가야하는 그런 상태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수영장에 갔더니
유유히 저를 지나쳐가는 아이들...
보조풀에서 아쿠아로빅이 끝나기 전까지 저는
긴 풀에서 걸어다니고 때때로 발차기를 연습했습니다.
속도가 느린 저를 담이가 챙겨주었습니다.
할줄 아는 묘기 (물 안에서 한바퀴 돌기 같은)도 보여주고, 장풍 쏘는 것도 보여줬습니다.
담이가 온수풀이 있다는 사실도 알려줘서 구경가서 잠수하고 대결하고 놀았습니다.
아쿠아로빅이 끝난 후에는 보조풀에 가서 이번주 배운 내용을 연습했어요.
담이와 솔이가 제 자세를 보더니..
"아니 선생님은 지금 이렇게 하고 있잖아요. 제가 따라해볼게요"
(담이가 저를 따라하면 옆에서 은우가 아니라며 다시 따라하고
그 옆에서 솔이가 저를 다시 따라하느라 우리는 길을 막는 민폐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
그리고 아이들은
손 모양 하나하나
발가락 모양 하나하나
물에 겨우 떠있는 제 다리를 덥석 잡고
자세를 교정해주었어요.
그리고 하나하나 해볼때마다 아끼지 않는 칭찬을..
이렇게 친절한 선생님이라면 금방 자유형을 마스터할 수 있을텐데요.
"선생님 이제 출발하세요"
"가세요"
아이들이 시키는대로 계속 왔다갔다 하다 보니까
정말 제 몸에서 땀이 나는거예요..
다람쥐 선생님이 땀난다고 했을 땐 그저 신기했는데
아 이렇게 하면 정말 땀이 나는구나를 느꼈어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나 이제 못해!" 하며 유아풀로 도망갔어요.
담 솔 규랑 재원 규리와 '잠수해서 과일 이름 맞추기 게임'을 하며 남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샤워를 하고 나오니
머리가 핑
다리가 후들후들
금방이라도 잘 수 있을 것 같은 상태가 되었어요.
겨우 바로그집까지 걸어가 떡볶이를 먹었습니다.
오늘도 오수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