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정치인 -대덕의 살림꾼을 만나다
6.3 지방 선거 대덕구의원(나선거구) 진보당 이은영 후보 인터뷰
| "대전작가회의 르포작가단"은 지역의 현실과 중요한 현안을 알기 쉽게 취재하고, 또 새로운 지역 스토리 발굴 등을 통해 지역 현실과 이슈를 전달하고자 합니다.[기자말] |
2025.05.21.
대전작가회의 르포작가단 이예훈
지난 계엄 이후, 정치가 생각보다 훨씬 밀접하게 우리의 삶과 연결되어 있다는 걸 깨달아 가는 것 같다. 거대 담론 들이 지나간 자리에 결국 남는 것은 우리네 일상과 직접 연결된 지역의 살림살이이다. 다가오는 6.3 지방 선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우리 동네의 살림을 제대로 꾸려갈 진짜 일꾼은 누구일까. 이 질문을 품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인물이 있었다. 대덕구의회 의원 나선거구 (회덕·신탄진·석봉·덕암·목상동)에 출마한 진보당 이은영 후보다.
▲지역민과 만나는 대전 대덕구(나 선거구) 진보당 이은영 후보자 ⓒ 이예훈관련사진보기
그는 대화동 산업단지와 대전 3·4 산업단지 등이 산재해 있어, 노동 안전과 환경 문제가 가장 예민하게 맞물리는 대전 북부 지역에서 주민들과 함께 환경을 고민해 온 ‘이웃’이기도 하다. 선거운동이 한창인 어느 날, 제도 밖의 노동자, 장애아동, 다문화가정 등 소외된 이들의 곁을 지켜온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1. 현장에서 배운 정치는 '낮은 곳'을 향한다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소수정당 후보로 선거를 치르는 일은 녹록지 않을 터였다. 가벼운 안부와 건강관리 비결을 묻는 말로 인터뷰의 문을 열었다. 돌아온 후보의 답변은 예상외로 덤덤하고 담백했다.
"학교 다닐 땐 고시 패스해서 높은 자리에 올라 나랏일을 멋지게 하고 싶었어요. 행정학과에 들어간 것도 그 때문이었죠. 하지만 대학 시절 농촌활동을 가고, 장애인단체와 연대하고, 빈들교회에서 아이들을 만나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나랏일은 높은 곳이 아니라 가장 낮은 곳, 현장으로 가야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죠."
그는 청년 시절 '사랑의 몰래 산타' 대전본부장을 맡아 장애아동과 다문화가정을 찾아다니며 제도의 한계를 온몸으로 느꼈다고 회상했다.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려면 제도가 있어야 하고 정책이 바뀌어야 하겠더군요. 그래서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평소 하던 일과 선거가 크게 다르지 않아요. 일 년 전부터 매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며 주민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화가 나거나 답답할 땐 주민들이 알려주신 대로 숨을 깊게 쉬어요. (웃음)"
바쁜 일정 속에서도 주 2회 '슬로우 조깅'을 하며 생각을 정리하고, 밤이면 잠든 아이들을 한 번씩 안아준다는 그에게서 치열한 정치인 이전에 따뜻한 인간미가 묻어났다.
▲대전 대덕구의원(나선거구) 진보당 이은영 후보 ⓒ 이예훈관련사진보기
2. 거대 양당에 유리한 선거 제도, "정치에도 다양한 빛깔이 필요하다"
현재 지방의원 선거는 한 선거구에서 2~4명을 선출하는 중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한 선거구에 여러 명의 후보를 낼 수 있는 복수 공천제는 소수정당에 절대적으로 불리해 보인다. 이에 대한 생각과 어떻게 극복해 가는지 물었다.
"광장에 수많은 빛깔이 존재했듯이, 정치에도 다양한 빛깔이 필요합니다. 비례성과 광역성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복수 공천제는 소수정당의 진입을 근본적으로 어렵게 하는 제도입니다. 진정한 민주주의와 비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제도개혁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불리한 구도 속에서도 그가 자신감을 잃지 않는 이유는 '주민과 함께 만든 성과'가 있기 때문이다. 대덕구의 경비원 상생 조례 개정은 주민들이 직접 발의해 이뤄낸 전국 최초의 쾌거였다. 이 후보는 "주민이 공감하고 함께 움직이면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라며 눈을 빛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9세~24세 청소년 무료 교통 정책 도입’과 ‘평일 야간 동네 어린이병원 지정 확대’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기후 위기 대응과 이동권 보장이라는 거시적 목표부터, 밤마다 아이가 아파 유성까지 차를 몰아야 하는 부모들의 구체적인 애환까지 꼼꼼히 살핀 흔적이 엿보였다.
▲6.3 지방 선거 대덕구의원(나선거구) 진보당 이은영 후보대전 대덕구(나 선거구) 이은영 후보자의 유세 ⓒ 이예훈관련사진보기
3. 환경과 삶, 대립이 아닌 '상생'의 길을 묻다
인터뷰는 대덕구의 가장 뜨거운 현안인 에너지와 환경 문제로 이어졌다. 대전의 낮은 전력 자급률을 근거로 LNG 발전소 증설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 이 후보는 수치 뒤에 가려진 '에너지 불균형'을 지적했다.
"전력 자급률 100%라는 수치보다 중요한 건 분산형 전원과 재생에너지입니다. 대안 없이 특정 지역을 '에너지 식민지'로 만드는 방식은 옳지 않아요. 구의원이 되면 당장 지자체가 할 수 있는 공영주차장 태양광 설치조례부터 제정하고, '에너지 전환 마을'을 육성해 현실적인 대안을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현재 목상동 체육공원 내 파크골프장 건설계획을 둘러싼 갈등에 대해서도 그의 철학은 확고했다. 생활체육 시설을 원하는 주민들의 요구와 맹꽁이 습지 등 생태계를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팽팽히 맞서는 곳이다.
"일방적인 행정도 안 되지만, 갈등을 부추기는 정치도 안 됩니다. 한쪽을 희생시키고 다른 한쪽만 위하는 것은 진보 정치가 아닙니다. 이미 2023년에 주민들이 맹꽁이 습지 보호를 포함한 요구안을 낸 것으로 압니다. 그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었는지 최적의 입지인지 주민들과 함께 몇 번이고 만나 상생안을 찾겠습니다. 그 노력을 귀찮아하지 않는 것이 구의원의 진짜 역할이니까요."
▲지역민과 만나는 대전 대덕구(나 선거구) 진보당 이은영 후보자 ⓒ 이예훈관련사진보기
4. 취재 후기: 현장의 발걸음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이은영 후보와의 대화는 화려한 수식어나 날 선 비판 대신, 현장에서 길어 올린 구체적인 단어들로 채워졌다. 그는 거창한 권력이나 좇는 정치인이 아니라, 우리 동네 구석구석의 아픔을 가장 먼저 발견하고 쓰다듬는 '살림꾼'에 가까워 보였다.
낮은 곳에서 주민의 숨소리에 귀 기울여온 그의 뚝심이 과연 이번 6.3 지방 선거에서 대덕구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 그의 느리지만 단단한 달리기의 결말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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