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 마커스 보그: "신앙적 예수로의 주관적·실존적 재해석"
마커스 보그와 같은 자유주의/신약학자들에게 오면 부활의 무게중심은 '객관적 역사 사실'에서 '성도들의 주관적 체험'으로 이동한다.
예수의 십자가 죽음 이후, 부활을 기점으로 제자들은 역사 속 랍비였던 예수를 '신앙의 그리스도(Christ of Faith)'로 새롭게 깨닫고 고백하게 된다. 빈 무덤의 물리적 사실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예수의 죽음 이후에도 그의 삶과 정신이 제자들의 삶 속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쉬며 새로운 영적 해석을 낳았다는 사실이다.
3. 브루노 바우어: "인간성을 억압하는 교리적 폭력의 시발점"
데이비드 리트와의 책에서 만난 브루노 바우어의 시선은 매섭고도 서늘하다. 헤겔 철학에 깊이 매료되었던 바우어에게 인간의 가장 숭고한 가치는 '자유로운 자아의식'이었다.
그런 바우어의 눈에 교회가 만들어낸 부활과 신격화는, 역사 속 한 인간 예수를 우상화하여 인류 위에 군림시키는 "비인간적인 괴물(horror)"을 만들어낸 사건이었다. 교회가 강제한 교리적 판계(Decrees)가 진짜 인간 예수의 생생한 의식을 찢어발겼다고 보았기에, 바우어에게 부활은 인간의 자유를 박탈하는 교리적 폭력이 시작된 두려운 날이었다. 그는 결국 "이런 존재는 역사에 존재할 필요도, 존재해서도 안 된다"며 예수를 역사 밖으로 지워버렸다.
💡 원서를 읽으며 얻은 안목: 이분법의 함정을 넘어서
세 학자의 시선을 나란히 놓아보면 현대 신약학의 거대한 스펙트럼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톰 라이트 >>>>> 마커스 보그 >>>>> 브루노 바우어
역사적·우주적 실재 >> 신앙적·실존적 재해석 >> 역사적 부정이자 교리적 폭력
대학 단상에서 쫓겨나 농사를 지으며 외롭게 임종을 맞았던 바우어의 일생은 처연하지만, 그가 빠졌던 '극단적 이분법'은 오늘날 나에게 소중한 교훈을 준다. "복음서의 옷이 신화적이고 수사학적이니 역사적 예수는 허구다"라고 단칼에 베어버린 바우어의 오류를 범하지 않는 안목을 얻었기 때문이다.
복음서가 1세기 그리스-로마 세계의 수사학적 틀(Synkrisis)과 호메로스의 문학적 모방(Mimesis)이라는 옷을 입고 있다고 해서, 그 옷을 입고 계신 역사적 예수의 실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