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10월 15일(목)~(1일째... St-jean-Pied-De-Pot~ Roncevaux: 26.5km
알베르게(순례자숙소: Collegiale-론센스바예스 성당수도원, 10유로)
'산티아고' 가는 길(Camino de Santiago)...
오늘은 프랑스 '생장'에서 스페인 '론세스바예스'까지 첫째날 하루 여정이 시작된다.
꿈의 미답의 길이 펼쳐지는 순간이다.
아침 7시경에 일어나 아침식사가 차려진 식탁에 들어서니 달랑 아주 딱딱한 빠케트와
우유, 딸기잼이 전부이다.
사설 알베르게라서 적지 않은 숙박비와 식사비를 받아놓고 이런 지경이라니... 어이가 없다.
그래도 빈속에 걸을 수는 없기에 먹는둥 마는둥...
원래 이곳 '생장'이 세계각국의 카미노들이 모여들여 '산티아고'로 출발하는 길목이라 이런 푸대접을 받기가
일쑤이기도 한듯 하다.
조금 늦은시각...
오전 8시 30분경 다시 순례자 협회 사무소에 들러 그곳에 출근한 자원봉사자 두분과 기념사진을 남겼다.
활짝 웃는 얼굴로 '부엔 카미노' V자를 보이며 배웅해준다.
어제 '바욘'에서 만난 일행과 함께 길을 나서니 '피레네' 산맥을 넘기위해 많은 카미노 친구들이
서로 반갑게 웃으며 인사를 나눈다.
모두가 밝은 표정의 모습들이 보기가 좋다.
'피레네' 산맥 가는 길... 첫 걸음의 발품을 시작하다.
'산티아고' 그 매혹의 풍경을 찾아서...
울긋불긋 단풍이 물든 길을 걸어간다.
그길의 동선은 어떤 풍경으로 다가올까... 사뭇 설레인다.
저만치 한적한 길을 카미노 셋이서 걸어가고 있다.
가을이 농익어간다.
고운 길이다...
'꿈'을 그리는 사람들... 그소망의 염윈이 '산티아고'를 향하고 있다.
아직은 요원한 바램이건만...
살짝 아침 안개가 드리우니 이곳 또한 몽환적인 그윽한 풍경을 자아낸다.
거의 한고개를 넘을즈음 한국에서 원정온 산악자전게팀을 만났다.
서로 반가운 마음에 사진한장 찰칵...
점점 날이 화창해지고 8km여를 걸으니 그 유명한 '오리손' 산장이 보인다.
그곳에서 호박죽 비슷한 스프를 시켜 한그릇 비우니 속이 든든하다.
털털하고 넉살좋은 주인장에게 셀요(스템프)를 부탁하니 기분좋게 '부엔 카미노' 하며
순례자 여권(Credencia)에 반듯하게 찍어준다.
ps~ 원래 '산티아고'는 성인 '야곱'의 스페인식 이름이며 스페인의 서쪽 땅끝 '피니스테레'로
전도를 위해 순례를 떠났던 고행의 길이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daum)'이나 네이버(naver)에서 '산티아고 가는 길'을 검색해 보시면
그 성인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므로 참고 하시기를...
그렇게 '오리손' 산장을 남기고 Ej난다. 언제 다시 오려나...
이곳에 오기전 인터넷에서 무수히도 익혔던 풍경이라 그리 낯설지가 않다.
친숙함이란 바로 그 시선의 머무름이기도 하다.
얼마쯤 걸어왔을까... 오후의 햇살이 따스하다.
이미 길은 프랑스를 넘어 스페인으로 넘어온것 같다.
국경을 넘는데 푯말 하나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우리의 현실과는 너무나 다른 평화로움을 느낀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국경은 '롤랑의 샘'을 지나면서 경계를 이룬다.)
쉼터...
무엇이 그리 바쁠일도 없거니와 그길을 함께 걷는다는 이유만으로도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며
카미노의 우정을 듬뿍 쌓아간다.
이 또한 작은 인연의 맺여짐이기도 한데... 웃는 모습들이 보기가 좋다.
산길이 점점 웅장함을 더하고 그곳에 펼쳐지는 비경에 와!하는 감탄사의 연속이 감동 그 자체이다.
맑고 파란 하늘에 바람선선 산아래 계곡과 계곡사이로 피어오르는 안개의 군무가
마치 영화의 한장면을 보는듯 하다.
산등성이에 뛰엄뛰엄 자리잡은 유럽식 목가적 집 풍경들이며 구불구불한 카미노의 동선들
마침 양떼를 몰고 내려오는 목동의 선한 표정과 어우러진 주변 풍광들을 담느라
디카의 셧터가 쉴틈이 없다.
하늘이 참으로 맑고 곱다.
그길 사랑하며 걸으며..!
이제 저 언덕을 오르고 나면 내리막길이 서서히 시작된다.
우리네 삶의 발자취도 한번쯤은 되돌아 보는 여유가 있었으면 좋으련만...
'롤랑의 샘' 가는길에 노란 야생화가 카미노 나그네를 반기듯 수줍어 피여있다.
낙옆 수북히 가을을 그리고 있다.
나홀로 고독히 사색의 길을 걷고있다.
이제 '롤랑의 샘'을 지나 프랑스와 스페인 국경을 넘어섰다.
눈물이 주루룩 흘러내린다.
이 길에서 내 이기적인 생각들을 버리고 사랑스런 토끼들에게 자상한 아빠,
아내에게 부드러운 남편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리라 몇번이나 다짐해본다.
마음 찡한 생각에... '산티아고' 길도 나의 이런 마음을 기특히 여겨 받아들이기는 할까.
눈물샘이 작은 도랑을 이루었다.
이 길에서 내가 무엇을 얻고 무엇을 내려놓아야 하는지 아직 난 모른다.
그저 내가 살아온 삶의 연륜만큼의 진솔한 마음을 얹여 이 길을 걸으려 할 뿐이다.
걸어걸어 '론세스바예스(Roncevaux)'가 지척인 듯 하다.
☞...
알베르게(Albergue)는 순례자 전용 숙소를 말한다.
공용 알베르게와 사설 알베르게로 나뉘며 가격은 대략 공용은 5~8유로
사설은 8~12유료 정도이다.
스페인의 화폐단위는 1, 2, 5, 10, 20, 50센트 및 1, 2유로 동전이 있으며
지폐는 5, 10, 20, 50, 100, 200, 500유로가 있음.
1유로: (환율변동에 따라 한국돈으로 대략 1,300원~1,400원 사이
첫댓글 빠게트는 내 체질은 아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