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고성 가진회센터를 찾은 관광객이 횟감을 고르고 있다. | 고성군 죽왕면에 위치한 ‘가진항’은 전국에서 물회가 가장 유명한 고장이다. 관광객들은 물론 현지인들도 자주 이곳을 찾아 물회를 즐길 만큼 오징어나 가자미 등으로 만드는 다양한 물회의 참맛을 느낄 수가 있다. 가진항은 공현진과 간성읍 사이에 위치한 항구로, 그곳을 찾아가는 길은 국도 7호선에서 마을로 통하는 도로를 이용해 직접 갈 수도 있고 공현진 마을을 지나 새로 생긴 해안도로(우회도로)를 이용하여 바로 갈 수도 있다.
오징어·가자미 등 맛 볼 수 있어 수산물센터 건립 관광명소 부상
가진항이 물회로 유명세를 떨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7년 1단계 어촌종합개발사업으로 활어판매장이 들어서면서부터 이다. 가진어촌계에서 운영하는 활어판매장은 가진회센터라는 이름으로 1호집에서 10호집까지 어촌계 80가구가 3년마다 추첨을 통해 돌아가며 운영한다.
가진앞바다에서 나는 자연산만을 고집하는 가진회센터는 양식이나 외지 물고기는 찾아볼 수가 없다. 새콤달콤하게 무쳐내 얼음을 띄운 물회는 한여름철 음식이라지만, 정신이 번쩍 날만큼 차가운 물회 한 그릇은 겨울철의 별미이기도 하다.
탱글탱글 뼈째 썰어 먹는 회(세코시)는 입안에서 오도독거리며 씹히는 맛이 그만이다. 가진항의 물회는 경매가 끝난 뒤 너무 작아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자연산 잡어를 세코시 형태로 쳐서 물회로 팔기 시작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바닷가 아낙네들이 솜씨 좋게 생선회를 뜨고 큼직한 사발 한가득 야채와 함께 고추장 양념을 푸짐하게 담아내고 여기에 삶은 국수를 얹어 먹으면 그야말로 별미이다.
2호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귀녀(65) 씨는 “여기 회는 어느 집이나 다 맛난데 물회는 집집마다의 손맛과 손님들의 입맛에 따라 좋아하는 집이 달라질 수 있다”며 “하지만 자연산 물회에 맛들린 손님들은 다른데 가서 물회를 못먹는다”고 말했다.
이렇게 전국적인 물회명소로 자리잡은 가진회센터는 가진항 수산물유통센터가 완공되며 관광명소로 재탄생을 준비하고 있다.
고성군은 접경지역 개발사업의 하나로 국비와 지방비 등 10억원을 들여 죽왕면 가진리 46의7 가진항 주차장 일대에 활어회센터 2동을 신축했다.
지상 2층 연면적 900㎡ 규모의 가진항 수산물유통센터에는 가진활어판매장 10개 업소와 건어물 판매장 1개소 등 11개 점포와 , 어촌계 사무실이 입주할 예정이다.
고성군 관계자는 “기존 횟집들이 너무 오래되고 관광객들이 와도 불편한 점이 있어 바다 전망도 보고 자연스럽게 돈을 쓰고 갈 수 있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가진항 수산물유통센터를 건립하게 됐다”며 “해수 인입관 등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주민들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해 자연산 횟집 명소로 만들어가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고성/김진영 king@kado.net
|
 |
|
▲ 가진 수산물유통센터. |
|
 |
|
▲ 가진 앞바다에서 난 자연산 물고기. |
“자연산만 취급 믿고 잡수세요” 오성택 가진어촌계장
|
 |
|
▲ 오성택 가진어촌계장 | “자연산 회를 믿고 먹을 수 있다는 소비자들과의 신의를 지키겠습니다.”
고성군 죽왕면 가진어촌계 오성택(54) 계장은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 가진어촌계원들 만큼은 성공한 어민들이라고 자부한다.
3년마다 추첨을 통해 계원들이 횟집을 한번씩 운영하면 많게는 1억5000만원의 순수익을 올리며 자녀 학자금과 생활비 등에서 다른 어민들보다 풍족하게 생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 계장은 지난 1997년 활어판매장을 유치할 때도 가진관리장(어촌계장)을 맡아 온갖 굳은 일들을 처리하고 지난해 다시 4년 임기의 어촌계장을 맡아 수산물유통센터 건립·운영 등에 대한 일들을 맡게 됐다.
가진회센터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어촌계는 매일 조를 나눠 횟집을 순찰하는 등 관리가 철저하다.
오 계장은 “양식이나 다른 지역 물고기를 팔다가 적발되면 1차에는 40만원의 벌금을 물고 2차는 한 달간 영업정지, 3차는 운영권을 취소하고 이런 집을 신고할 경우에도 월세 감면혜택 등을 주고 있다”며 “그러나 지금까지 단 한집도 적발건수가 없을 정도로 주민들의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전했다.
가진항 수산물유통센터로 횟집과 어촌계 사무실이 입주하면 깨끗하고 더 나은 가진항의 브랜드로 관광객에게 감동을 주겠다는 오 계장은 내년부터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물회를 이용해 축제를 만들 계획이다.
또 현재 어촌계 사무실은 낚시점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인터넷을 통한 홍보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가진어촌계는 어민들도 잘 살 수 있다는 성공 모델”이라는 오 계장은 “자연산만을 쓴다는 자부심으로 계원들이 단합해 가진항의 브랜드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고성/김진영 king@kado.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