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교육청 청렴 에세이 공모작
돈나무 속 우리 아버지
저에게는 집에서 키우고 있는 돈나무와 관련된 잊지 못할 경험이 있습니다.
금전 운을 가져온다는 그 나무의 꽃말로
우리 집 돈나무에는 다른 집과 다르게 돈이 끼워져 있습니다.
돈이 놓여 있으면 돈이 열릴 거라는
아버지의 재미있는 생각으로 지폐와 동전이 놓여 있는 이 나무는
보는 이 마다 웃음을 감추지 못하게 합니다.
그런데 돈이 눈앞에 있으면 누구나 그렇듯이
가져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는 가끔씩 돈이 필요할 때마다
돈을 조금씩 가져가곤 했었습니다.
처음에는 아버지께서 알아 채실까봐
조마 조마하고 불안했지만
두 번째부터는 원하는 것을 살 수 있다는 기쁨에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아슬아슬하게 아버지의 눈을 피하며
돈의 즐거움을 맛 보고 있던 중
어느 날 꼬리가 길면 밟힌다는 말이 있듯이
아버지께서 제가 돈을 가져간 것을 알아채 버렸습니다.
그때서야 저는 후회하며 잘못했다고 아버지께 빌었는데
아버지께서는 조용히 방으로 따라오라는 말씀만 하셨습니다.
그리고 저를 꾸짖을 줄 알았던 아버지께서는
이런 말을 해 주셨습니다.
“처음에 사람들 마음 속에는
양심의 물이라는 아주 맑고 깨끗한 물이 담겨져 있어.
그런데 사람들이 나쁜 행동을 할 때마다
조금씩 물이 더럽혀진단다.
처음에는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오염되어 가면서
결국에는 전체를 오염시킨단다.
이렇게 더럽혀진 물을 다시 깨끗한 상태로 만들 때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아빠는 네가 돈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줄 수 있어.
하지만 너의 그 잘못된 생각은
내가 고쳐 줄 수도 없고
네가 어른이 될 때까지 이어질까봐
아빠는 걱정 된단다.”
그때의 아버지는
진심으로 저를 걱정하는 표정이셨습니다.
평소에도 늘 저에게 물건을 아끼고
거짓 없이 살라는 말을 하시던 아버지가
그 순간 누구보다도 존경스럽고
자랑스러운 아버지로 보였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다는 뜻의 청렴이란 단어를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리고,
비리를 저지르는 등
여러 가지 청렴하지 못한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만약 그 사건이 없었다면
저도 지금쯤 그런 행동들을
아무렇지 않게 반복하고 있을 것입니다.
지금도 여전히 청렴한 생활을 실천하고 계신
아버지를 보면 돈나무가 생각이 납니다.
다른 이들에게는 그냥 나무로 보일 돈나무는
저에게는 이제 특별한 의미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우리 집 돈 나무에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 돈이 자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