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시작되는 멋진 순간이다.
가을에 찾아오는 모든 것들을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
자연의 역습.
지난 여름의 유례없는 폭염으로 농어촌의 피해가 심하다고 한다.
덕영이의 주말농장에서도 고추, 가지, 감자 등 작물들이 말라 죽었다고
한다.
광훈이의 상실감이 전해지는 듯 가슴이
먹먹하다.
집 건물 옥상정원에서 수년간 애지중지 정성을 다하여 가꾸었던
예쁜 꽃들이 무더위 때문에
95% 가까이 시들어버렸다고 한다.
우리들에게 즐거움을 주던, 꽃피는 카페가 어떻게 복구될 지 궁금하다.
지구의 온난화는 일시적인 문제가 아닌 것 같다.
다행히 모두들 건강한 모습이다.
2차는 당구팀, 음료팀, 두 갈래로 나뉘어졌다.
이제 추석이 일주일 정도 남았다.
즐거운 명절 연휴 보내길...
8월 27일(토) 강화도 나들이
초가을의 청량함을 혼자 독차지한 기분이다.
참으로 시간은 경이롭다.
하루
이틀 사이에 지겹던 폭염이 완전히 물러나고, 한 달 넘게 지속되던 열대야도 사라졌다.
오늘은 최광훈, 이영희와 함께 강화도에서 홀로 지내고 있는 김종준 부장을 만나보기로
하였다.
모하비(기사: 광훈)는 오전 10시쯤 합정동을 떠나 상암동을
거쳐, 날개 달린 백마가 달리듯
강화도를 향해 질주하였다.
모하비는 합정구락부 행사때 마다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다.
재작년 가을, 강원도 양양에서 남녀 10명을 태우고 이동한 재미난 기록을 남기기도
하였다.
지나가 버리는 차창 밖 풍경들.
한강, 가양대교, 경인 아라뱃길 조망, 김포 한강로, 초지대교, 강화도.
종준이 집 앞 노천카페는 그야말로 천국이었다.
가을 티가 나는 전원 풍경과 시원한 바람이 몸과 마음을 안락하고 쾌적하게
해주었다.
냉커피와 일반커피는 각자 취향대로 마시고, 감자, 거봉으로
간단히 요기하였다.
마침 상대가 가족끼리 강화도에서 주말을 보내고
있었다.
점심에는 뭘 먹을건지? 전화해 보니, 전등사 아래 한정식
집에서 산채 등 향토음식으로
식사하고 있다고 하였다.
우리 일행 4명은 강화도 선두리 포구에 있는 종준이의 단골 횟집인 보광호에서
조금 늦은 점심을 먹었다.
광어회, 해산물, 꽃게탕 그리고 소주, 맥주.
'맛없으면 공짜' 라는데 한 마디도 못 하고 계산하고 말았다.
보광호에서 하선한 후 잠시 드라이브를 하고 다시 종준집으로
돌아왔다.
오전의 노상카페에는 햇볕이 들고
있었다.
그늘에 놓인 평상에 걸터앉아 커피의 여유를
즐겼다.
일주일 예정으로 국내 여행을 하자는 제안이 나왔고, 대체로
공감한다는 흐름이 있었다.
두어 달 전부터, 매사에 사려깊고 감동을
주는, 수호천사 같은 친구들인 광훈이와 영희는
한 달에 한 두번 강화도를 찾았다고
한다.
앞으로는 나도 동참하기로 하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강화도에서
종준이와 만나기로 하였다.
'우정이란 인생을 살아갈 가치를 깨닫게 해
주는 것이다.'
기분좋은
8월 마지막 토요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