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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로 인하여 농장은 풀밭천지가 되어가고 있는데
그래도 꽃들이 활짝 피어 있는 곳도 있었다.
새로 피어나는 꽃이 주인의 마음을 밝게 해준다.
어두움이 있기에 밝음도 있는 것이다.
채소밭의 도라지는 잡초 속에서도
자주색과 하얀 색의 꽃을 피워있었고,
봉선화와 원추리도 새로 꽃을 피우고 있었다.
그리고 주인이 직접 가꾸는 꽃밭에도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있었다.
잡초로 인하여 어수선하기도 했지만
아름다운 꽃들이 있어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것이다.
농장을 한 번 둘러보고 오늘 하루 일을 시작했다.
잡초가 많이 자랐을 것을 예상하고
오늘은 형님과 조카도 함께 왔다.
형님과 조카에게는 남은 감자를 캐어서
나무그늘에 말려두게 하고,
친구와 나는 꽃밭과 농장 주변에
우거져가는 풀부터 대충 잡기로 하였다.
그리고 오후에는 상추이랑에 차광막을 치기로 계획을 하고
작업을 시작하였다.
그런데 날씨가 참 덥다.
가족들이 함께 오다보니
농장에 좀 늦게 도착하게 되었다.
그래서 전업농부라면 오전 일을 끝내고
쉴 시간에 우리는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일을 시작하자마자 땀이 비 오듯 주룩주룩 흘러내린다.
일이 좋고 식물을 가꾸는 것이 좋아 농장에 왔지만
더위에 일을 하는 것은 힘이 들었다.
‘무엇 때문에 내가 이렇게 사서
고생을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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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경이 엄마(함께 농사짓는 친구부인)가
중참 먹으로 오라는 소리가 기다려진다.
게으름을 피울 명분을 찾게 되는 것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중참 준비가 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구세주의 복음 같은 소리였다.
일도 얼마 하지 않고 쉬려고 하니
명분이 서지 않았는데
선경이 엄마가 이 위기에서 구해준 것이다.
여느 때 같으면 하던 일을 마저 마치고
몇번이나 독촉을 받고나서야 하던 작업을 중지하고 일어서는데
오늘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일어나 나무그늘로 갔다.
나무 그늘은 참 시원했다.
채소밭의 일터와는 지옥과 천국 같은 차이였다.
평상에 모이니 선경이 엄마가
찌짐(전, 혹은 부침개의 경상도 사투리)을 구워서 내어놓았다.
농장에 함께 왔는데 그 사이 언제 부추를 배고
고추를 따서 찌짐을 구웠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더운 날 일찍 불러주어서 고마웠고,
맛있는 찌짐과 시원한 농주를 내어놓아서 고마웠다.
모두들 땀을 닦으며 평상에 둘러앉아
농주를 한 잔 하고 찌짐을 안주삼아 먹었다.
날씨가 더웠기에 나무그늘이 고마웠고,
배가 출출했기에 찌짐이 더욱 맛이 있었으며,
땀을 흘렀기에 농주의 짜릿한 맛이
더욱 진하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여름날의 일은 힘든 것이 사실이지만
이렇게 일을 하고 나서 중참을 먹는 맛이 있기에
일을 하는 재미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말이 있듯이
힘든 일을 하였기에
휴식은 더욱 달콤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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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날씨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중참을 먹고
다시 잡초를 매고 그리고 점심을 먹은 후에
차광막을 설치하기 위해
상추가 심어져있는 이랑으로 갔다.
상추는 긴 장마로 인하여 녹아내렸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다행히 아직은 건재해있었다.
이것을 그냥 방치해두면 머지않아
더위에 모두 녹아내릴 것이다.
상추는 30℃이상이 되면 생육에 지장을 받는 것으로 되어있다.
그래서 상추이랑에 차광막을 쳐서
한더위에 온도를 조절을 해줄 생각을 하였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상추 옆에 심어져있는
수확기가 된 열무를 모두 뽑아내고 그 자리에
다시 상추 씨앗을 뿌려볼 계획을 하였다.
이 여름에 상추를 재배해서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해발 450m의 고지대 특성을 살려 차광막을 쳐두면
가능할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처음으로 시도를 해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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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광막을 설치하기 위한 자재는
작년에 비닐하우스를 짓고 남은
자재를 잘라 사용하기로 하였다.
먼저 쇠파이프를 1m25cm 길이로 잘라서 기둥을 세우고
또 가로세로로 쇠파이프를 걸쳐 조리개로 엮어 매고
그리고 차광막을 덮어 클립으로 고정시켰다.
주말농장 6년차에 비닐하우스를 지어본 경험이 있기에
차광막을 설치하는 것은 힘들거나 어려운 작업은 아니었다.
날씨가 더워서 열무를 심어둔 이랑에 열무를 뽑고
다시 땅을 파서 이랑을 조성하여
상추를 심는 것이 힘 들긴 하였지만
새로 시도해보는 재미가 있어
더위를 극복하고 해낼 수 있었다.
태풍이 와도 끄덕하지 않도록
단단하게 차광막을 설치한 후에
우리의 작품을 보니
아주 깔끔하고 만족스러웠다.
그늘아래 자리를 깔고
낮잠을 자도 될 것 같은 안정감도 있었고
시원한 느낌도 들었다.
올 여름 상추를 기대해봐도 될지 모르겠다.
무엇을 심어두면 내일이 기다려지는 것이 농사일이지만
이렇게 새로운 시도를 하게되면
더욱 내일이 더 기다려지는 것이다.
아주 소박한 기다림이지만
농장은 이렇게 꿈이 자라고 있어 좋은 것이다.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계설이 여름이지만
생각을 달리 하고 새로운 도전을 해보게 되면
여름에도 봄을 느낄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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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더위에 일을 하는 우리들의 고생을
남들은 이해할 수 없을 것이고
우리도 일을 하는 동안 고개를 넘을 때의
산행처럼 힘들기도 했지만
하루를 지나고 보니 오늘 하루도 즐거웠다는 느낌이 들었다.
땀을 흘리면서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즐거웠고,
일을 하고 나서 시원한 휴식을 가지는 시간도 즐거웠으며,
또 농장에서 일을 하고 맛있는 중참을 먹고
점심을 먹는 것도 즐거웠다.
그리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내일의 기대와 꿈을 꾸게 되는 것도 즐거운 것이다.
하루 일을 마치고 몸을 씻고
부산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으면서
오늘을 되돌아보니
육체는 힘든 여름날의 하루였지만
마음은 봄과 같은 하루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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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더운여름 땀흘린뒤 막걸리 한잔에 침이 넘어갑니다.
아버님이 삼량진밭에 갔다오시면 기분이 확 풀리시는것 같습니다.
땀흘리고 막결리랑사이다 섞어서 한사발 단숨에 마셨어여 !
이 기분 상쾌했고요 첫 맛은 너무 시원해서 잊을수가 업네여
이 여름이 다가기전 나도 함 가야 하는디... ㅋㅋ 또 갈일 있으면 연락해줘라.ㅎㅎ